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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경제 예측은 왜 틀릴까?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가 경제를 관리 조정하는 기획재정부는 2019년 말 ‘2020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발표했어요. 한은과 KDI는 “경제가 전년에 비해 2.3% 성장할 것”이라고 했고, 기재부는 “2.6%는 될 것”이라고 낙관했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2020년이 열리자마자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습니다. 그해 경제성장률은 2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0.9%)을 하고 말았습니다. 두 달 앞도 내다보지 못한 예측은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됐습니다. 한국의 예측만 틀렸던 것은 아닙니다. 저명한 경제학자, 세계 각국 중앙은행, 국제기구들의 전망도 폐기됐습니다. 처참한 경제 예측 실패는 이전에도 많았습니다. 1920년대 미국 대공황, 1970년대 석유파동, 1990년대와 2008년의 금융위기를 내다본 전문가는 거의 없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의 “나는 틀렸다”일 겁니다. 그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부동산 예측, 주식시장 예측, 세계 경제 예측은 과연 별자리를 보고 길흉화복을 짐작하는 점(占)과 다를까요? 경제 예측은 왜 잘 맞지 않을까요? 무엇이 경제 예측을 틀리게 만들까요? 그렇다고 경제학자와 경제 예측이 필요없는 것일까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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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틀리는 경제 예측, 기업가의 '촉'이 정확할 때 많죠

“내 인플레이션 예측은 틀렸다(I was wrong about inflation).” 뉴욕타임스에 이 같은 제목의 기고문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다. 세계적 석학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 틀렸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기고문에서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책으로 마련한 1조9000억달러(약 2498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자신의 예측이 틀렸다고 썼다. 당시 그는 대규모 재정지출에도 물가가 크게 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계는 소비보다 저축할 가능성이 높고,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재원을 점진적으로 사용해 시중 통화량이 급증하지 않을 것이란 게 이유였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9.1% 급등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과거의 경제 모델들이 들어맞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과거 모델을 적용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세상에서는 안전한 예측이 아니었다”고 시인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지난달 CNN과의 인터뷰에서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 공급망 병목 현상 등으로 경제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다”며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한 나의 과거 예측은 틀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7월 23일자> 위 제시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예측이 틀렸다’ ‘코로나19가 변수였다’ ‘예기치 못한 충격’입니다. ‘폴 크루그먼의 반성문’으로 알려진 이 작은 글 안에는 경제 예측이 왜 어려운지, 왜 자주 틀리는지가 잘 드러납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라도 별수 없는 거지요. 경제 예측이 틀릴 때마다 예측자가 반성문을 써야 한다면, 반성문 길이가 서울~부산 고속도로를 채우고도 남을 겁니다. 대표적인 예측 오류 사례를 훑어봅시다. 2007년 하반기 경제학자와 경제전문가들은 이듬해인 2008년 세계 경제는 2~3%, 한국 경제는 5% 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했어요. 그러나 곧 미국 금융위기가 지구촌 경제를 덮쳤습니다. 모든 예측은 무의미해졌죠. 금융 대가(guru)로 알려진 앨런 그린스펀 당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도 예측 오류를 범했어요. 별일 없을 것이라고 했죠. 그 많은 경제학자, 금융전문가가 죄다 침묵했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 예측도 엉터리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 집값이 하락하자 전문가들은 “아파트 시대는 끝났다”고 했어요. 집 사면 손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아파트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버렸습니다. 10여 년 전 한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 경제학자 171명은 “미국과 FTA를 맺으면 경제주권을 잃고 속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어요. 현실은 반대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이 너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경제주권을 잃었다는 증거 역시 없습니다. 171명 중 폴 크루그먼처럼 반성문을 쓴 학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새뮤얼슨은 가장 유명한 예측 실패자일 겁니다. 그는 공산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러시아의 전신)의 경제가 1984년, 늦어도 1997년 미국을 제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소련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기 직전까지도 예측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미래의 시장 예측은 직접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민간기업이 오히려 잘하기도 합니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미래를 보고 아이폰을 만들어 냈고 삼성은 ‘스마트폰이 지배할 것’으로 보고 추격전에 올인했습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회장은 반도체의 미래를 보고 투자해 성공했지요. 포드 자동차 창업자인 헨리 포드와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가솔린 자동차와 전기차의 미래를 보고 밀어붙였습니다. 기업가들의 ‘촉’이 경제학자의 분석보다 나은 경우도 있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1. 폴 크루그먼의 반성문(I was wrong)을 영어 원문으로 찾아 읽어보자. 2.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을 경제속국화라고 주장한 경제학자들을 비판해보자. 3. 폴 새뮤얼슨은 소련 경제가 미국을 앞 설 것이라고 예측했다가 소련이 해체되자 망신을 당했다. 이유를 알아보자.

2023학년도 대입 전략

2022 수시 결과 분석, 내 등급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수시모집 원서 접수까지 한 달 남았다. 학과까지는 어렵더라도 최소 지원 대학은 결정하기를 권한다. 특히 학생부위주 전형은 내신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지난해 합격생의 평균 내신 등급을 참조하면 내가 지원할 만한 대학 수준을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022학년도 수시 전국 대학별 내신 합격선을 분석해본다. 원서 접수까지 한 달 … 지원 대학은 확정해야학생부교과 전형은 내신 석차 등급(1~9등급)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교과) 점수가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특목·자사고 등 고교 유형, 동아리·독서 등 비교과에 따른 변수가 가장 적은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서류를 20~30% 반영하는 고려대·성균관대·건국대·동국대 등 일부 대학은 비교과 영향력이 일부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고 학생 관점에서 본다면, 고교 유형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고 입시 결과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적합하다는 뜻이다. 내 내신 성적으로 지원 대학의 수준을 가늠하기에 가장 객관적인 입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수시 대학별 입시 결과(학과별 70%컷 평균)에 따르면 서울권 대학 학생부교과 전형의 내신 합격선은 인문계 학과의 경우 대학별로 최고 1.26등급(서울교대)에서 최저 3.62등급(한성대)의 분포를 보였다. 자연은 최고 1.39등급(한양대)에서 최저 3.93등급(한성대)에 위치했다. 인문계 학과를 등급대별로 나눠보면 1등급대 합격선은 서울교대 1.26, 한양대 1.45, 연세대 1.60, 서강대 1.64, 성균관대 1.83, 이화여대 1.83, 고려대 1.86, 중앙대 1.87, 경희대 1.89, 세종대 1.91, 덕성여대 1.92, 건국대 1.96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연세대는 2단계에서 면접 40%를 반영하고, 고려대는 서류 20%를 반영해 비교과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대학이다. 2등급대는 서울시립대(2.11) 숙명여대(2.20) 홍익대(2.30) 국민대(2.36) 숭실대(2.52) 등 13개 대학이 해당한다. 서울여대가 2.96등급으로 2등급대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자연계 학과를 등급대별로 살펴보면 한양대가 1.39등급으로 가장 높다. 그다음으로 가톨릭대(서울·1.50) 연세대(1.50) 서강대(1.56) 덕성여대(1.59) 중앙대(1.66) 고려대(1.68) 경희대(1.71) 성균관대(1.71) 이화여대(1.82) 건국대(1.86) 순으로 높다. 2등급대에는 서울시립대(2.05) 홍익대(2.09) 세종대(2.11) 숭실대(2.12) 숙명여대(2.23) 국민대(2.29) 등 13개 대학이 자리한다. 학생부종합 전형은 서류평가 영향력 커학생부종합 전형은 학생부종합평가 등 서류평가의 영향력이 커 합격생 내신 평균 등급 분포가 학생부교과와 비교해 더 넓게 퍼지는 특성을 보인다. 특히 특목·자사고 학생은 부족한 내신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동아리, 진로활동 등 수업 기록과 비교과로 극복하고 합격하는 사례도 많다. 대학이 발표하는 입시 결과는 특목·자사고 학생을 포함한 평균값이다. 이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은 입시 결과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서울권 학생부종합 전형의 내신 합격선은 인문계 학과의 경우 최고 1.63등급(서울교대)에서 최저 4.61등급(삼육대)의 분포를 보였고, 자연은 최고 1.84등급(연세대)에서 최저 5.06등급(성공회대) 사이에 위치했다. 학생부교과의 인문 1.26~3.62등급, 자연 1.39~3.93등급과 비교하면 합격생의 내신 등급은 더 듬성듬성하게 분포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서울권에서 1등급대 대학은 인문 서울교대(1,63), 자연 연세대(1.84) 성균관대(1.98) 등 세 곳뿐이다. 이외 주요 대학은 2~3등급대에 몰려 있다. 인문 2등급대는 서울대(2.00) 연세대(2.25) 세종대(2.70) 한양대(2.73) 고려대(2.88) 이화여대(2.94) 서강대(2.96) 성균관대(2.99)가 해당한다. 자연도 이와 비슷한 추세다. 자연 2등급대는 서울대(2.00) 서강대(2.37) 이화여대(2.41) 건국대(2.54) 홍익대(2.56) 한양대(2.64) 고려대(2.67) 숙명여대(2.78) 중앙대(2.93) 세종대(2.94)의 분포로 나타났다. 수도권·지방 상위 40개 대학 학생부교과 인문 2.37~4.22, 자연 1.92~4.09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과 지방권 대학에서 상위 40위까지를 봤을 때 학생부교과는 2등급 전후에서 시작해 4등급대까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부교과 전형에서 수도권 및 지방권 2등급대 학교는 인문의 경우 경희대(국제, 2.37) 단국대(죽전·2.60) 인하대(2.83) 부산대(2.90) 경기대(2.92)가 해당한다. 자연 상위권 그룹에는 경희대(국제·1.92), 가천대(메디컬·2.43) 인하대(2.47) 부산대(2.49) 한국항공대(2.59) 단국대(죽전·2.68) 경북대(2.74) 한양대(에리카·2.81) 전남대(2.85) 연세대(미래·2.91) 등이 포함됐다. 수험생 입장에선 비슷한 입시 결과를 보인 이들 대학과 서울권 대학의 지원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인문의 경우 명지대(서울·2.65) 성신여대(2.78) 서경대(2.85) 상명대(2.92) 서울여대(2.96) 등이 고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경우의 학생이라면 서울권과 그 외 상위권 대학을 모두 후보군에 올려두고 전년 대비 모집인원 변화, 최근 3개년 충원율 등 추가적인 판단 요소까지 꼼꼼하게 점검해 최대한 합격 가능성이 높은 곳을 추려내야 한다. 학생부종합의 경우 인문계 학과는 교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경인교대가 1.68등급으로 가장 높은 내신 평균을 보였고, 전주교대(1.92) 대구교대(2.00) 부산교대(2.09) 청주교대(2.09) 진주교대(2.15) 광주교대(2.16) 공주교대(2.21) 순으로 높은 모습을 보였다. 교대는 졸업 후 진로가 사실상 교사로 제한되다 보니 매해 경쟁률이 높지는 않지만 진로 목표가 뚜렷한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구조다.

시사이슈 찬반토론

불법 파업 손해배상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타당한가

기업 활동에 피해를 준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과 가압류 소송을 제한하는 법안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이 추진 중인 일명 ‘노란봉투법’이다. 이 법안대로라면 기업의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는 데다 불법 파업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노조 파업권에 대한 가장 현실적 견제 장치가 파업 시 불법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규명으로, 통상 명백한 파업 손해 발생 시 사측이 제기하는 소송이다. 이걸 법으로 막으면 불법 파업을 용인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사유재산에 대한 훼손 방지와 손실 보상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데, 노조를 예외로 하면 보편성을 부정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찮다. 입법 추진론자들은 노조의 파업권 존중 논리를 편다. 파업에 따른 배상책임을 덜어주는 법은 현실 타당한가.[찬성] 파업 손배 소송, 노동자 부담 너무 커…소송 쉽게 못 하도록 '방어법' 필요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추진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기본 내용은 노조 활동을 좀 더 포괄적으로 보호하자는 취지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린다. 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 때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노조 조합원을 돕기 위해 사회단체들이 나섰는데, 당시 노란 봉투에 지원 성금을 담아 보낸 것에서 유래한다. 그런 사정 그대로 노조가 파업을 끝낸 뒤에도 점거 등에 대한 손해배상 규모가 너무 클 때가 있다. 이런 상태를 막기 위해 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에는 배상 책임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합법적 노조 활동 범위의 확대, 법원 결정 손해배상의 기준 제시와 노조 규모에 따른 손해배상 상한액 규정, 노동자 개인과 가족 신원 보증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이다. 법안이 국회에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 파업 사태 때문이었다. 하청기업 노조의 파업 사태가 51일 만에 봉합됐지만 회사 측은 파업을 벌인 하청 노동자들을 상대로 무려 7000억원의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설 태세다. 회사 측은 이 손실에 대해 소송을 통해서라도 배상받지 않으면 스스로 배임죄에 걸린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판결 여하에 따라 노조 피해가 너무 크다. 이게 법 규정에 따른 현실이라면 결국 다른 법을 제정해서라도 이런 소송을 막아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가뜩이나 영세한 하청 노조 등의 노동자들은 무슨 수로 손해배상을 할 수 있겠나. 노동권이 정당한 권리로 자리잡은 만큼 파업권을 가로막는 장치 격인 소송제도가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게 노동권 보호가 된다. 월 급여가 수백만원 수준인 노동자에게 파업 과정의 불법 여부를 문제 삼아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하고 가압류 청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해외에서도 이런 법을 만든 선례가 있다. 영국이 그렇다. 형사 처벌도 쉽게 발동되지 못하도록 제동 걸 필요가 있다.[반대] 재산권 침해에 불법 파업 면죄부 주는 꼴…국제 기준과 멀어지는 입법‘노란봉투법’은 문제가 많은 악법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법이 불법적 집단 행위로 인한 특정 경제 주체(기업)의 손해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지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사유재산권의 침해다. 재산권 보호는 대한민국 경제, 나아가 한국 사회의 기본 운영 원리다. 특정 계층이나 특별한 대상의 재산권은 보호되고, 특정 주체의 재산권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논리가 되면 법적 안정성이 없어진다. 그 자체로 위헌이다. 야당이 의원 숫자만 믿고 억지로 밀어붙여 법을 만든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이 날 수밖에 없는 엉터리법이 될 것이다. 이 법의 또 다른 문제는 노조의 불법 파업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수시로 불법을 불사하는 한국의 강성 노조가 그나마 불법 점거 등을 나름 자제하는 것은 기물 파손과 영업 방해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때문이다. 법이 있고, 소송이 가능해도 불법 행위는 쉽게 근절되지 않는다. 다만 명백하게 불법 행위를 한 노동자나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가능하기에 작업장·영업장 파괴 같은 일이 조금은 자제되는 측면이 있다. 이런 판에 노조의 파업에 따른 것에는 손해배상을 아예 못하게 하고 가압류 소송까지 제한한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지겠나. 법이 불법 행위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꼴이 돼선 안 된다.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특히 불법 파업으로 인한 기업의 직간접 손해가 얼마나 막대한가. 파업 피해에 대한 경제단체와 학계의 연구와 조사가 산처럼 쌓여 있다. 해외 사례가 있다지만,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법으로 제한하는 나라는 영국 정도뿐이다. 한마디로 국제 기준과 동떨어진 입법 움직임이다. 불법적 쟁의 행위를 기획·지시·지도하거나 손해의 발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하는 것은 사용자의 재산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국회 자체의 법률 검토 보고서도 있다. 전면 철회가 답이다. √ 생각하기 - 헌법의 기본권 '재산권'과 '노동 3권' 충돌…법이 불법 부추겨선 안 돼대우조선해양의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고되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상반된 움직임이 나오는 게 걱정스럽다. 정부와 여당은 불법행위 엄단, 책임 규명 강화 분위기가 강하다. 친노조 입장을 견지해온 야당 쪽에서는 결국 손배 소송을 막는 법까지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기업 보호’와 ‘친노조’의 대립이다. 한편으로는 ‘재산권’과 ‘노동3권’의 대립이다. 재산권은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고, 노동3권도 기본권이라는 주장이 만만찮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불법행위를 법이 부추겨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보편적 국제 기준과 달리 가면 대(對)한국 투자에서 해외 자본이 발길을 돌려 고립무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노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간에서 공정한 심판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은 정부도 국회도 언제나 중요하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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