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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복지국가
“공짜 뷔페는 없다”

프랑스 국민은 왕을 단두대에 세운 역사를 자랑스러워합니다. 진짜 혁명은 러시아가 아니라 프랑스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극렬 시위는 우리나라도 둘째가라면 서러운데요, 파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과격 시위가 자주 벌어지는 곳입니다.그런 프랑스인들도 이번 시위는 과거 경험해 보지 못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민자의 나라’라서 그런 건지, 혁명의 피가 프랑스 국민 몸속에 흘러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높아지는 생활비와 연료 가격, 교육환경에 대한 불만이 “엘리제궁 마크롱 침대에서 편히 자보자”라는 혁명적 구호로 변하고 있습니다.이를 두고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의 종말’이라는 평가도 많습니다. ‘프랑스 재정적자 EU 2배 육박, 민생까지 삼켰다’ ‘구조개혁 미룬 대가...프랑스가 불탔다’는 신문 제목이 이를 대변합니다. 수십 년 간의 복지 중독에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 및 연금개혁 실패가 중첩되며 프랑스 복지정책이 길을 잃고 있습니다. 정부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8%로, EU 권고치 상한의 2배 가까이 되며 경보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물가가 급등하며 시민들이 도로로 쏟아져 나왔고, 전국 시위로 확산 중입니다.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은 왜 쇠퇴했으며, ‘폐기’가 아닌 개선과 ‘치료’의 여지는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복지국가 출현 배경과 사상적, 이론적 기초를 짚어보고 복지국가의 장단점, 대안으로 삼을 성공사례와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금기 지나 쇠락하는 유럽 복지모델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은 크게 5단계를 거치며 발전해 왔습니다. 먼저 ‘씨앗’은 19세기 독일 비스마르크 시대에 도입한 질병·산업재해·노령보험이었습니다. 전투적 노동운동의 확산을 막고 노동자를 달래는 일종의 ‘당근 전략’이었죠. 비슷한 시기 영국 런던에선 혁명이 아닌 점진적 개혁으로 사회주의를 이루자는 페이비언 협회(Fabian Society)의 주장이 공감대를 넓혔습니다. 다음으로 1920년대 후반 대공황은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의 정당성을 키워주었습니다. 즉, 시장 기능에만 기대서는 실업 등 경제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했죠.세 번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말로 유명한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의 발간입니다. 1942년 발간된 이 보고서는 전후 복지정책의 청사진을 담았으며, 1940년대 후반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출범하는 계기가 됐습니다.영국 사회학자인 토머스 험프리 마셜은 1950년 <시민권과 사회계급(Citizenship and Social Class)>이란 저술에서 복지국가의 사상적 기초를 다졌습니다. 18세기 시민권은 신체·재산·계약·표현의 자유를 뜻했으며, 법원 등 사법제도의 정착에 기여했습니다. 19세기의 시민권은 투표권, 참정권 등 정치적 권리에 주목했고, 의회제도의 발전을 가져왔죠. 그리고 20세기 시민권은 최소한의 경제적 복지와 안전, 사회구성원으로서 문명화된 삶을 누릴 권리로 확대됐다고 주장합니다. 복지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향유해야 할 권리라는 얘기죠. 이게 교육과 의료 등 사회보험을 중심으로 한 복지국가의 사상적 기초가 됩니다.네 번째는 2차대전이 끝난 뒤, 오일쇼크 직전인 1970년대까지 이어진 황금기입니다. 전후 고성장과 높은 출산율, 젊은 인구층 덕분에 복지제도의 확대가 가능했습니다. 특히 1971년 출간된 존 롤스의 <정의론>은 가장 불리한 사람의 처지를 개선하는 불평등만이 정의롭다고 봤는데요, 당시의 복지정책 확대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경제이론의 토대도 만들어졌습니다.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와 조지 애커로프는 의료보험 시장에서 생겨나는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시장에만 맡기면 의료서비스의 공급이 실패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사회보험의 경제학적 근거를 제시한 거죠. 뮈르달 부부 등은 복지를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 투자로 보았고, 이는 이른바 ‘스웨덴 모델’로 통칭되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의 근간이 됐습니다.그런데 이후 오일쇼크, 스태그플레이션, 고령화 가속으로 인해 복지국가 모델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유럽병, 유럽동맥경화증(Eurosclerosis)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복지국가 모델이 한계에 봉착한지 이미 30년 이상 됐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비유로 알아보는 복지국가 모델의 장단점 이번엔 복지국가 모델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볼까요? 비유를 들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첫 번째 장점으로 ‘서커스 그물 효과’가 있습니다. 그물이 있으면 곡예사가 공중 기술을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듯, ‘복지 그물’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한다면 창업 등 경제적인 도전을 더 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다음으로 ‘사회적 접착제 효과’입니다. 복지제도로 인해 빈곤과 불평등이 감소하면 범죄가 줄고 사회적 갈등이 완화됩니다. 부의 불평등이 다음 세대로 이전되지 않고 경제적 신분 상승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계층 간 대립과 반목을 줄여줍니다. 또 복지제도를 통해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이 개선되면, 이는 인적자본을 늘리는 투자와 같은 효과를 내게 됩니다.마지막으로 ‘자동안정화 효과’입니다. 경제가 불황을 겪을 때 실업급여가 풀리면 소비가 갑자기 감소할 위험을 줄여줍니다. 경기 하락을 막는 일종의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겁니다.한편, 복지국가 모델의 단점도 선명합니다.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비유한 ‘새는 양동이’가 있습니다. 부자로부터 물을 퍼 가난한 이에게 나르는데, 그 양동이에 구멍이 나 있다면 낭패일 겁니다. 복지제도 운영을 위한 세금 부과가 근로자의 근로의욕과 자산가의 투자의욕을 꺾고 적지 않은 행정비용을 유발한다는 점을 그렇게 비유했습니다.다음으로 복지제도가 ‘그물’이 아니라 편히 쉬기만 하는 ‘해먹’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업급여, 고용보호 등 사회안전망이 두터우면 일할 의욕이 줄게 된다는 거죠. 실제로 프랑스의 연금제도는 은퇴 전 소득의 70%를 보장하는데, 이 때문에 프랑스 은퇴자는 일하는 근로자의 중위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고 합니다. 또한 취업 때 실질소득이 늘어나는 비율이 약 24.5%에 불과해 일하려는 인센티브 자체가 크지 않습니다. ‘해먹’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사례입니다.세 번째는 뷔페 식당을 떠올려보면 쉽습니다. 뷔페에선 먹는 양에 관계 없이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습니다. 의료서비스의 경우, 이용과 급여 수급이 과도해지고, 한번 늘린 복지는 줄이기 어려워집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공유지의 비극’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마지막 본질적인 문제는 저출생·고령화와 저성장에 따른 복지국가 모델 유지의 어려움입니다. 현 세대가 은퇴 세대를 부양하는 복지재원의 마련은 젊은 층 인구가 많고 인구구조가 피라미드형일 때 유지됩니다. 그렇지 않고 인구구조가 항아리형이나 역피라미드가 되면 부양해야 할 노년층이 청년층보다 많아 유지가 어렵습니다. 재정지출에도 한계가 있죠. 독일 메르츠 총리는 “현재의 생산력으로는 오늘 누리는 복지국가의 재정을 충당할 수 없다”고 솔직히 고백했습니다. 복지국가 지속불가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럽병' 고치기 힘들까? 그렇다면 ‘유럽병’이라 불리는 복지국가 모델의 문제를 개선, 치료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눈을 돌려 북유럽 국가들의 복지 모델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덴마크에선 근로자 해고는 쉬운 반면 실업급여는 후하게 줍니다. 고용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거죠. 연금의 수급 연령을 기대수명에 연동되도록 해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 자연히 연급 수급이 늦춰지게 했습니다. 괜한 사회적 갈등 요소를 줄인 것이죠.스웨덴은 복지정책 때문에 국가재정이 파탄나지 않도록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1994년에 연금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강력한 복지제도를 유지하면서도 재정건전성을 회복한 사례로 꼽힙니다.이런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경제학자들은 몇 가지 부분에서 ‘유럽병 치료법’에 의견을 같이합니다. 첫째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완화입니다.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 장치를 줄임으로써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고 고용시장이 유연성을 되찾도록 합니다. 대신 재교육과 실업급여 지급을 강화해 고용불안을 줄이는 데 노력합니다.둘째는 연금개혁이 고통스럽더라도 북유럽 국가들처럼 적극 추진하는 겁니다. 장기적으론 국민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사회적 컨센서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위기가 닥쳐야 이런 개혁을 본격 추진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과제이긴 합니다.셋째, 복지 지출의 질 개선입니다. 복지예산을 많이 쓰는 게 능사가 아니라, 잘 쓰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위의 ‘새는 양동이’ 효과를 줄일 수 있도록 지출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현금을 쥐여주는 것보다 아동돌봄, 교육, 직업훈련처럼 미래의 생산성을 높이는 곳으로 복지예산이 쓰여야 합니다.근본적으로는 성장 기반의 강화가 중요합니다. ‘파이’가 커지지 않고서는 ‘다 같이 잘 먹고 잘사는 사회’를 이룰 수 없습니다. 다른 이의 부와 자산을 뺏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 되고 맙니다. 20세기 후반 복지국가 모델의 황금기가 가능했던 것은 고성장과 높은 출산율, 젊은 인구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복지제도 및 재정 파탄은 저성장이 본격화한 2000년대 이후 더욱 심각해졌습니다.지금처럼 전쟁이 일상화하고 진영 간 갈등이 격화하며 공급망 분리로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있는 세계 경제에서 서유럽식 복지모델의 유지는 더욱 힘듭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다시 회복될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서울에 파리가 오버랩되지 않으려면...그런데 경제학자나 정치권에서 이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즉, ‘허리띠 졸라매기’를 앞세우느냐, 아니면 부자증세를 통해 재원 늘리는 것을 강조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복지 지출 개혁을 주장하는 그룹에선 노동시장과 연금 개혁이 우선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부자증세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설득하긴 쉽지 않습니다.지금의 프랑스 시위대도 복지를 줄이라고 외치진 않습니다. “프랑스 사회의 부를 재분배해야 한다”고 합니다. 결국 부자증세로 복지제도 유지를 원하는 거죠. 지출 개혁을 강조하는 것은 당장의 고통을 줄여줄 수 없기에 정치적으로 인기가 덜한 문제가 있습니다.마지막으로 분명히 인식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서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은 나쁜 모델이 아니라 조건부 모델이란 점을 알아야 합니다. 즉, 젊은 인구, 고성장, 정치권에 대한 높은 신뢰와 사회적 합의 없이는 지속하기 힘들죠. 다음으로 복지모델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복지제도를 재설계했다는 점입니다. 더 일을 하도록 유인하고, 국가재정과 연금재정이 더 건전해지도록 지속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유럽식 복지제도의 장점이 더 부각되고 단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 없이는 우리도 곧 프랑스 시위와 같은 현실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파리의 불타는 건물과 자동차가 서울에서도 목격될 수 있습니다.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회원 대입 전략

'SKY 교과전형' 인문
교육학, 자연은 의대 강세

수시모집 중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큰 전형으로 학생부 교과전형과 학생부 종합전형이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내신뿐 아니라 서류, 면접 등도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반면, 학생부 교과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면 내신이 당락을 가른다고 해도 될 정도로 내신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의 학과 선호도를 살펴보는 데 좋은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5개년 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학생부 교과전형의 합격 점수(70% 커트라인) 1위 학과를 분석해 본다. 인문계 교과전형 1위의 40%가 교육 관련 학과먼저 서울대 지역균형의 인문계열 합격선 최고 학과는 2022학년도 영어교육과 1.11등급, 2023학년도 국어교육과 1.04등급, 2024학년도 영어교육과 1.02등급, 2025학년도 경제학부 1.11등급, 2026학년도 경제학부 1.00등급으로 나타났다. 2025학년도부터 최근 2년간 경제학부가 연속 인문계열 최고를 기록했다.서울대 지역균형은 학교별 추천 인원이 2명 이내로 제한된 탓에 사실상 각 학교 전교 1~2등과 같은 최상위권 학생들끼리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외형적으로는 학생부 종합전형에 해당하지만, 전형 특징과 경쟁 구도는 교과전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연세대 추천형 전형의 경우 2022학년도 교육학부 1.21등급, 2023학년도 사회복지학과 1.28등급, 2024학년도 사회학과 1.30등급, 2025학년도 언론홍보영상학부 1.16등급, 2026학년도 정치외교학과 1.20등급으로 확인된다. 고려대 학교추천 전형 1위 학과는 2022학년도 자유전공학부 1.54등급, 2023학년도 역사교육과 1.42등급, 2024학년도 교육학과 1.31등급, 2025학년도 미디어학부 1.31등급, 2026학년도 정치외교학과 1.23등급으로 분석됐다.특징적인 부분은 우리나라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SKY 인문계열의 최근 5년간 합격선 1위 학과 15개 학과 중 교육 관련 학과가 6개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최고 인기 학과로 꼽히곤 하는 경영학과는 5년 동안 각 대학 1위 학과엔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경제학부가 2개, 정치외교학과가 2개, 언론·미디어 관련 학과가 2개로 집계된다.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경영학과가 합격선 1위에 오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는, 먼저 인문계열 내에서도 모집 규모가 큰 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연세대를 예로 들면, 2027학년도 수시모집 추천형 전형의 경영학과 선발인원은 32명으로 인문계열 학과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했다. 모집 규모가 크면 합격선 평균은 높아도 커트라인은 다소 낮게 형성될 수 있다. 분석 기준으로 삼는 70% 커트라인은 최종 등록자 중 70등에 해당하는 학생의 성적이다. 또한, 인문계열에서 교육 관련 학과는 전통적으로 인기 학과에 속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자연계선 의대 외에 수학·컴퓨터학과 선호자연계열에선 의약학 계열 학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2022학년도부터 2026학년도까지 SKY 연도별 자연계열 합격선 최고 학과 15개 학과 중 13개 학과가 의대, 1곳이 수의대로 조사됐다. 의약학 외 학과는 수학교육과 1곳 뿐이다. 2026학년도 서울대에서 수학교육과가 1.05등급으로 1위에 올랐다.의약학 학과를 제외하고 SKY 자연계열 일반학과를 분석해 보면, 최근 5개년 각 대학 1위 학과 15개 학과 중 수학교육과가 4개, 컴퓨터 관련 학과가 4개로 많았다. 서울대는 2022학년도 화학생물공학부 1.17등급, 2023학년도 수학교육과 1.12등급, 2024학년도 항공우주공학과 1.07등급, 2025학년도 전기정보공학부 1.10등급, 2026학년도 수학교육과 1.05등급의 성적으로 1위에 올랐다.연세대 1위 학과는 2022학년도 컴퓨터과학과 1.35등급, 2023학년도 컴퓨터과학과 1.22등급, 2024학년도 컴퓨터과학과 1.31등급, 2025학년도 화공생명공학부 1.18등급, 2026학년도 천문우주학과 1.11등급으로 확인된다. 고려대는 2022학년도 수학교육과 1.38등급, 2023학년도 수학교육과 1.30등급, 2024학년도 바이오시스템의과학과 1.30등급, 2025학년도 컴퓨터학과 1.26등급, 2026학년도 바이오시스템의과학과 1.14등급으로 분석됐다.각 대학이 발표한 70% 커트라인 점수는 최초 합격자 기준이 아닌 최종 등록자 기준이다. 중복합격으로 타 대학 이탈과 추가합격 결과가 반영된 합격 점수다. 2026학년도 교과전형 기준으로 서울대 인문계열은 최초 합격생 중 7.2%, 자연계열은 21.3%가 타 대학 중복합격으로 빠져나갔고, 연세대 추가합격 비율은 인문계열은 122.2%, 자연계열은 141.8%에 달한다. 고려대도 인문계열 130.4%, 자연계열 169.3%로 타 대학 합격에 따른 충원이 매우 높은 편이다.타 대학 중복합격과 추가합격은 매해 다른 양상을 띠기 때문에 학과별 서열은 매년 불규칙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해도 인문계열에서는 교육 관련 학과가, 의대를 제외한 자연계열 일반학과에서는 수학교육과, 컴퓨터 관련 학과가 꾸준하게 강세를 보인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회원 시사이슈 찬반토론

K컬처 축제 '패노메논'
지속해야 할까?

정부와 하이브·SM·YG·JYP 등 K팝 4대 기획사가 내년 12월 글로벌 팬덤 축제 ‘패노메논(Phenomenon)’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팬(Fan)과 현상(Phenomenon)을 결합한 행사 이름처럼 전 세계 팬덤이 만들어내는 문화적 영향력을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대통령 직속 기구인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이 행사를 총괄한다. 패노메논은 미국의 음악 축제 코첼라를 본뜬 ‘한국판 코첼라’를 표방한다. K팝 공연과 팬덤 시상식, K컬처 기업의 전시·체험 프로그램 등을 결합해 전 세계 팬을 한국으로 불러 모으는 민간 주도의 대형 문화·관광 프로젝트다.K팝을 넘어 K컬처 전반의 산업화를 촉진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달 국정감사 등에서 150억 원대 정부 예산 지원을 둘러싼 특혜·사유화 논란이 불거졌다. JYP 설립자인 박 위원장이 이 행사를 총괄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지원이 일부 대형 기획사에 쏠려 K팝 생태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팬덤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찬성]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중요...K컬처 산업 선순환에 도움찬성 측은 K팝 산업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콘텐츠 소비에서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로 전환됐음을 부각한다. 패노메논은 4대 대형 기획사가 참여하는 전담 법인이 전액 민간 자본으로 추진하는 행사다. 수익을 차기 행사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지향한다. 박진영 위원장은 지난 7일 문체부 국감에 출석해 "민간 주도로 패노메논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하이브와 SM, YG, JYP엔터테인먼트 등 4대 기획사가 별도의 전담 법인을 만들었다"며 "민간 주도로 일을 하기 위해 4대 기획사가 동일한 자본금을 출연하고 동일한 의결권을 갖는 구조"라고 말했다.문체부는 패노메논이 전 세계의 K팝 팬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인바운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행사 한 차례로 약 1조원의 경제효과(이하 추정치)와 49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공연 티켓 판매를 넘어 숙박·외식·쇼핑·지방 관광 등 내수 전반으로 파급효과를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15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금도 대형 기획사의 수익 보전이 아니라 K뷰티·패션·푸드 등 중소기업의 전시 부스 설치와 신인·중소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의 해외 홍보 및 무대 기회 제공에 투입한다는 설명이다. [반대] 팬덤의 상업화는 위험...K팝 기획사 양극화 부를 수도반대 측은 정부의 개입 방식과 행사 개최로 발생하는 수익의 귀속을 둘러싼 문제를 제기한다.전액 민간 자본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지만, 150억원의 정부 예산과 행정 인프라 지원이 이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4대 대형 기획사의 프로젝트에 집중되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감에서 패노메논의 해외 상표권을 박 위원장이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가 독점 출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행사 사유화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추진하는 사업의 핵심 지식재산권을 특정 기업, 그것도 패노메논 행사를 총괄하는 박 위원장이 설립한 회사가 선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연예계 산업 내부의 양극화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중소 기획사들이 자금난과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행사에 예산 지원을 하면 산업 내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팬덤 문화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정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을 대상으로 ‘우수 팬덤’을 선정·시상하는 구상은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상업적 점수로 환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순수한 팬덤 문화가 자칫 상업적 순위 경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각해보기] K팝 지속가능성, 창작 생태계 기초체력에 달려 대중소 기획사 상생 기반 마련에 관심 기울여야K팝의 경쟁력은 이제 음악과 퍼포먼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음악 콘텐츠 소비를 넘어 K컬처 전반에 대한 관심과 한국 방문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K팝 팬덤을 기반으로 한 패노메논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정부의 예산과 행정 지원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그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 관광객의 실제 방문과 소비, 재방문율은 물론 중소 연예기획사의 참여 성과까지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공공 예산의 집행 내역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재권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민간 창의성이 꽃필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팬덤의 자발성을 훼손하거나 과열 경쟁을 부추기지 않도록 행사 기획과 운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K팝의 지속 가능성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국내 창작 생태계의 기초 체력에 달려있다. 대·중소 기획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기반을 마련할 때 패노메논이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로 자리 잡을 수 있다.이정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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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인데...
물가는 왜 오를까?

생글생글은 최근 커버스토리에서 “긴축의 시대가 온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등 주요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 세계 경제에 돈줄이 마르고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을 해봤습니다.그런데 요즘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긴축 시대’가 아닌, ‘인공지능(AI) 시대’입니다. AI가 인류 역사와 우리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꿔놓고 있어 정신이 온통 AI에 팔려있죠. 경제적으로 보면, AI 시대에는 이전과 똑같은 산출물을 얻기 위해 똑같은 노동력과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노동생산성이 높아지고 투입비용은 과거보다 줄어듭니다. 이는 모든 산출물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낳습니다. AI 시대에는 물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이런 점에서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에 대비한 긴축 시대에 접어든다고 하니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AI 시대와 긴축 시대는 공존할 것 같지 않은데 말이죠. AI는 각국의 생산성을 급격히 높이고 있는데, 요즘 물가는 왜 올라갈까요? 이번 주 탐구 주제입니다.유가가 끌어올린 물가, 그다음엔?물가상승세는 실제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보다 3.7% 올라 전문가 예상치(3.6%)를 웃돌았어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2.6% 올라 예상치인 2.5%를 넘어섰습니다.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다시 시장을 짓눌렀습니다. AI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부각되면서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에 매도세가 몰렸고, 우리나라 증시도 다음날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시야를 넓혀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의 물가 동향은 어땠을까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4년 말 1%대 초반까지 낮아졌다가, 2025년 높은 환율 때문에 석유류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2% 초중반까지 높아졌습니다. 올들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물가는 더 빠르게 올랐습니다. 6월엔 3.2%까지 상승했고, 7~9월은 2.8~3.1%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최근의 물가상승은 석유류 등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고환율 영향이 컸습니다. 이른바 ‘공급측 충격(Supply shock)’이 주요인입니다. 그렇다면 AI에 대한 투자와 보급, 활용이 확산하면서 생겨나는 생산성 향상, 그에 따른 소득 증대와 소비 증가는 언제쯤 나타날까요?생산성 향상은 물가 하락, 소비 증가는 물가 상승을 가져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최근 기준금리 인상은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을 막기 위한 용도에 그칠까요? 아니면 AI 호황이 몰고 올 소득과 소비 증가세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까요? 궁금해집니다.AI는 물가 하락, 상승에 모두 영향물가는 단기적으로 여러 요인에 의해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장기적으로 물가가 어떤 양상을 띨지 살펴보자는 겁니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이런 주제와 관련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Fed 의장이 되기 전인 작년 말,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AI를 ‘상당한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이라고 했습니다.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란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물가 수준 자체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Deflation)과 다르죠. AI 덕분에 똑같은 자원 투입량으로 더 많은 산출물을 얻게 되면 경제는 물가상승 압력 없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워시 의장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면 Fed가 금리를 올려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워시는 이를 ‘AI 디스인플레이션’ 또는 ‘생산성 주도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불렀습니다.비슷한 역사적 사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1990년대 미국의 신경제(New Economy) 시대에 인터넷 붐이 일었고, 이때의 생산성 향상이 물가 안정을 함께 가져왔습니다. 그러니 AI 시대에도 비슷한 전망과 기대를 해볼 수 있지요.물론 반론과 회의론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디스인플레이션은 논리의 비약이란 주장이 있습니다. 즉, AI가 비용을 낮출 수는 있어도 시장지배력을 둘러싼 기업의 경쟁 상황, AI 투자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문제 등으로 인해 실제 물가의 둔화 폭은 달라진다는 겁니다. 또한 AI 수요와 설비투자가 생산성 향상보다 먼저 나타나 경기 과열과 물가 상승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과연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시간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AI로 인해 생산성이 오르고 물가가 낮아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비와 소득이 먼저 늘어 수요를 증대시키고 물가를 밀어 올리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죠.AI로 인한 생산성 증대가 얼마나 빨리 나타날지 아직 불확실합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 MIT 교수는 AI가 10년간 생산성(총요소생산성)을 약 0.7% 높이는 데 그친다고 봅니다. 적어도 초기에는 생산성 증대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이 맞다면 AI 시대가 시작되더라도 물가가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오를 수 있습니다.우리나라 경제가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반도체 산업 호황이 소득(성과급 포함) 증대를 가져오고, 이는 소비 증가와 근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두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이런 연쇄효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 정도 설명이면 ‘AI 시대와 인플레이션, 긴축정책의 상관관계’를 대체로 이해할 수 있겠죠? 경제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이 한 번쯤 공부하고 자기 머리로 연역해볼 만한 주제입니다.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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