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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급등락하는 '가격 발작'…
소비·생산 힘들어져요

가격이 춤추고 있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국제 가스와 석유 가격이 급등·급락을 반복하고, 매우 낮았던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햄버거·떡볶이·짜장면 같은 외식 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우리는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요동치는 ‘가격 발작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게 하는 가격 급변동은 지구촌 경제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가격이라는 숫자지만 이 숫자 안에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답니다.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가격이 하는 역할’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거죠. 여러분은 혹시 ‘가격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지요?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가격이 없다면 우리는 살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가스·아파트·햄버거·떡볶이·금·석유·비트코인 가격이 없는 세상 말이죠. 써도 써도 남아도는 풍족한 천국에서는 가능할지 모릅니다. 희소성이 존재하지 않으니 가격이 붙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격은 무엇을 얼마나 소비하고 생산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정보 덩어리입니다. 생산요소 가격과 생산물 가격을 보고 기업과 가계는 경제활동을 조절하죠. 가격은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격이 부리는 마술을 공부해 봅시다.매일 만나는 가격, 너는 도대체 누구니? 가격 안에는 수많은 정보가 들어있어요 우리가 매일 만나는 것 중 하나가 가격입니다. 버스·지하철을 탈 때도 가격, 군것질할 때도 가격, 참고서를 살 때도 가격을 접합니다. 우리는 가격을 상대로 ‘헤어질 결심’을 하기 어렵습니다. “가격, 너는 도대체 누구니?” [1]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경제학을 처음 배울 때 만나는 게 수요·공급 곡선입니다. 이 그래프는 가격(P)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x축과 y축이 만들어내는 2차원 공간에 그려진 수요곡선(D)과 공급곡선(S) 모양은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정해진다고 보면 좋겠습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이해가 만나는 지점이지요. 참고로 가격을 그래프로 처음 그려낸 사람이 영국의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1842~1924)이랍니다. 훌륭한 수학자이기도 했던 그는 말로 하던 가격을 그래프로 휙휙 그려버렸죠. [2] 가격은 정보다? 경제학을 조금 깊게 공부하면, 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곡선 몇 개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많은 변수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임금·소득·취향의 변화, 기술의 진보, 전쟁·천재지변, 새로운 기업과 기업가의 출현, 정치 격변, 인구 감소 같은 것들이죠. 어떤 것의 가격은 다른 것의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생산요소(예를 들어 철광석, 밀, 원유)의 가격은 이것을 이용해 만드는 생산물(TV, 수제비, 항공유)의 가격을 바꾼답니다. 우리가 늘 마시는 커피 가격에는 커피 산지의 임금, 수송비는 물론이고 수입할 때 들어가는 선적비, 카페에서 들어가는 임대료, 재료비, 가공비 등 수많은 원가가 포함돼 있어요. 각 단계에 붙은 작은 이윤도 가격에 들어 있죠. 가격은 정보 덩어리라고 해야 합니다. [3] 가격은 기업이 결정한다? 가격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기업이 가격을 정해 과도한 이득을 취한다는 겁니다. 자유롭게 경쟁하는 시장이라면, 정부가 특정 기업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가격을 정하는 주체는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입니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뜻입니다. 한 기업이 이익을 많이 거두겠다고 가격을 높이면 단기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시장에는 늘 경쟁하는 기업이 존재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는 기업이 있기 때문에 기업이 가격을 함부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좋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에 예민한 소비자들이 생산물을 사주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손실을 볼 겁니다. 명품 같은 사치재도 기업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것 같지만, 이것 역시 비싼돈을 주고 살 능력이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거죠. [4] 가격은 코끼리를 춤추게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마스크 가격이 폭등한 적이 있습니다. 마스크 자체를 구하기 힘들었죠. 높아진 가격은 크고 작은 기업을 춤추게 했습니다. 마스크를 만들지 않았던 기업들도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었습니다. “얼른 만들어서 높은 가격에 팔자”는 인센티브가 작동한 거죠. 부족했던 마스크가 넘치기 시작했고, 가격은 빠르게 안정됐습니다. 정부가 높은 가격만 보고 가격을 통제할 수도 있습니다. 그랬다면 마스크 수급 불균형이 그토록 빨리 해소되지 않았을 수 있죠. 가격은 크고 작은 코끼리들을 춤추게 합니다. [5] 과도한 가격과 적정 가격은 존재하는가? 가격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일으킵니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OO커피는 왜 다른 커피보다 훨씬 비싸게 받느냐는 거죠. 한마디로 왜 이득을 많이 취하느냐는 지적입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상인들의 과도한 이익을 맹렬하게 비판한 적이 있답니다. 그러나 시장에선 과도한 이익, 적정 이익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장에선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기업이 살아남습니다. 가격은 여러 얼굴을 가졌습니다.NIE 포인트1. 생산요소와 생산품, 서비스의 가격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정해질지 생각해보자. 2. 앨프리드 마셜이라는 경제학자가 누구인지 찾아보자. 3. 과도한 가격과 적정한 가격을 구분할 수 있는지를 토론해보자.'가격 발작' 보이는 금리·환율·석유·가스 정부 개입해야 할까, 시장에 맡겨야 할까?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모든 가격이 ‘발작 증세’를 보였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돈의 가격인 금리는 나라에 따라 3배 이상 뛰었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200~1400원대에서 널뛰었습니다. 6만달러를 웃돌던 비트코인은 2만달러대로 뚝 떨어져 3분의 1토막이 났고, 국제 가스와 원유 가격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하는 발작을 보였습니다. 물가(物價)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발작적 가격 동향이 알려주는 신호는 하나입니다. 세계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이죠. 가격 발작 증세는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1] 광기와 탐욕의 가격 가격은 종종 환상을 불러옵니다. “비트코인을 사면 대박을 터뜨리고 나는 금세 부자가 될 것”이라는 판타지는 언제나 달콤합니다. 대상이 조금 다릅니다만, 이런 판타지에 푹 빠졌다가 재산을 날려버린 물리학 천재도 있었습니다. 바로 만유인력을 발견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6)입니다. 뉴턴은 대항해 시대에 출범한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습니다. 미국 서부와 남미 일대 무역을 독점했던 남해회사의 주가는 1720년 여름부터 발작적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그해 첫달 200파운드 이하였던 주가는 7월 말 1000파운드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가격은 대중의 투자 광기(狂氣)를 불러왔습니다. 그중 한 명이 뉴턴이었습니다. 결론은 폭망. 그해 말 주가는 최고점 대비 5분의 1로 폭락했고 그제야 뉴턴은 깨달았습니다.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알 수 없구나(I can calculate the motion of heavenly bodies, but not the madness of people).” 이런 광기의 역사는 주기적으로 일어난다고 할 만큼 많았습니다. [2] 정부냐 시장이냐 가격이 발작할 때 정부가 나서야 한다, 그래도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논쟁은 경제학계의 단골 다툼거리입니다. 정부 개입을 옹호하는 측은 “인간은 탐욕에 노출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고, 기업과 개인은 공공선보다 사익을 추구하려 하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나서 가격 조절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20세기 초 발생한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도 기업들의 탐욕이 빚은 결과였고, 이를 극복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한 케인스식 처방이었다는 겁니다. 정부 개입 지지자들은 시장실패를 말하기도 합니다. 시장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가격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자는 거죠. 주택 가격이 폭등할 때 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이 필요하고, 기름값과 환율이 급등할 때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반대 측인 시장주의자들은 정부가 개입할수록 가격 회복이 더뎌진다고 맞섭니다. 예를 들어 집값과 임대료가 급등하는 이유는 주택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정부가 나서서 가격을 통제하면 주택사업자들이 집을 지어 공급하려 하지 않는다는 거죠. 정부 개입은 집값만 더 올려놓을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정부가 개입하면 단기적으로 효과가 반짝 나타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안정에 더 치명적이라는 설명입니다. [3] 사회주의 가격 논쟁 사회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체제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바로 가격 논쟁입니다. 자본주의는 시장 가격이라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가만히 놔둬도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남아도는지가 자동적으로 조절되지만, 사회주의 체제에는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이 과소·과다 생산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주의 체제는 국가가 모든 생산요소를 할당하고 생산량을 결정하는 체제입니다. 반면 자본주의 체제는 국가 지시가 없어도 시장이 자원 배분과 생산량을 결정하는 체제입니다. 두 체제를 비교하면 가격의 중요성이 드러납니다. NIE 포인트1. 아이작 뉴턴과 남해주식회사 이야기를 찾아보자. 2. 가격이 없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자. 3. 가격이 오를 때 정부가 개입하는 게 옳은지를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 토론해보자.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시사이슈 찬반토론

사용편의 VS 발행비용,
3만원권 지폐 필요한가

‘3만원권 화폐가 등장하면 열렬히 환영하지 않을까.’ 설 명절 한 연예인이 SNS에 올린 제안이 제법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세뱃돈으로 1만원 주기는 조금 적고, 5만원짜리를 주자니 부담이고, 두 장 세 장 세어서 주자니 좀스럽게 보일까봐 신경 쓰인 경우가 적지 않아 공감을 산 것이다. 고공 물가, 화폐 가치 추락이라는 현실이 반영됐다. 바로 정치권에서 3만원권을 찍기 위한 준비(발행 촉구 국회 결의안)를 하겠다고 움직이면서 언론도 반응했다. 미국 달러와 유럽 유로화가 각각 10·20·50 단위라는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1차 주체인 한국은행은 신중한 입장이다. 현금 사용이 현저히 줄어드는 데다 화폐 유통 인프라가 바뀌어야 하고, 여론도 성숙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국민 편의와 국가적 비용이 엇갈리는 3만원권 발행, 공론화해볼 만한가.[찬성] 여전히 사용처 많은 현금 '편의' 높여야…OECD 중 한국만 '1·2·5 화폐 체제' 안 써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고, 송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편리하게 이뤄지는 시대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현금은 유용하게 사용된다. 가령 전통시장에 가보면 아직도 현금 거래가 적지 않다. 각종 종교 단체·시설 같은 곳에서도 현금 기부가 많다. 명절에 어린이·학생에게 세뱃돈이나 용돈을 줄 때, 괜찮은 식당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다양한 서비스나 물품 거래에 따른 봉사료(팁)를 주고받을 때도 아직은 현금이다.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축의금 등 부조 문화에서도 지폐 종류가 더 세분화되면 지출이 편리해진다. 이런 경우에 대응하자면 현금 종류가 다양해지는 게 좋다. 금융 소비자인 국민이 편리하게 실생활에 사용하도록 화폐에서의 ‘선택권’ ‘선택의 자유’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 개인의 선택이 다양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온라인을 통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3만원권 발행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 경제 선진국과도 비교해볼 만하다. 미국은 10·20·50·100달러 지폐를 쓴다. 1·2·5달러 지폐가 있는데도 이렇게 다양하다. 유로화도 10·20·50 체제다. 일본도 1000엔 5000엔 1만엔권과 함께 이전에 발행한 2000엔권이 쓰인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2·5 단위 체제’를 쓰지 않고 바로 1만원·5만원으로 가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그래서 문제라는 게 아니라, 금융·경제 활동에서의 편리 증진 문제다. 5만원짜리가 나온 게 2009년이다. 그것도 1만원권이 나온 뒤 36년이 지나서였다. 화폐 제도에서 편의 도모가 그동안 없었다는 얘기다. 5만원 발행 당시 한은은 “1만원권 발행 이후 물가는 12배, 국민소득은 120배 올라 경제주체의 불편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제 변한 사회상을 반영해 선택의 편의를 더 증진시킬 때가 됐다. 3만원권 발행은 근대 이전의, 경제와는 상관도 없는 인물을 담은 화폐 도안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반대] 한은 정례조사, '부정적' 의견 더 많아…현금 사용 감소, 발행·유통 비용 부담 커화폐는 국민 전체의 상거래, 개인 간 이전거래에 보편적으로 폭넓게 쓰인다. 명절 용돈이나 경조사 현금 주고받기는 용도의 극히 일부분이다. 명절 때 연예인의 감성적 제안 직후 인터넷상의 작은 설문조사에서나 찬성론이 더 나올 뿐이다. 다수 국민을 대상으로 3년마다 정식으로 하는 한은의 ‘화폐 사용 만족도 조사’에서는 2·3만원 발행 수요가 거의 없다. 다수 국민은 화폐 추가 발행에 그만큼 신중하다. 발행 절차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친 뒤 기획재정부(정부)가 승인하면 되지만, 광범위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발행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만만찮다. 도안을 정하는 데만 최대 1년이 소요되는데, 화폐에 쓸 인물 선정도 어렵다. 위·변조 방지 장치, 시각장애인용 감촉 장치 등까지 갖추자면 새 돈을 내는 데 2~3년이 필요하다. 현행 5만원권도 2006년 12월 국회에서 ‘고액권 화폐 발행 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지 2년 반 만인 2009년 6월에야 선보였다. 발행에 드는 비용도 적지 않다. 막대한 초기 제작비용에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자판기를 수정·대체하는 데도 추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경제 규모에 비해 현금 사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 일본도 과거 2000엔권을 찍었지만 사용이 줄어 지금은 발행을 중단한 상태다. 한국의 경제 규모와 심각해지는 인플레이션 현상을 보면 더 시급한 것은 10만원권 지폐 발행 여부나 리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단위 변경) 논의 시작이다. 10만원권 추가 발행이나 돈 단위 변경도 화폐가치를 하락시키며 인플레 심리를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2022년 발표된 국민 1인당 월평균 현금 사용액은 51만원(2021년 지출)으로, 2018년의 64만원보다 크게 줄었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신용·체크카드 지출(58%)의 절반도 안 된다. 현금 없는 사회로 더 급속히 이행될 것이다. 이런 판에 막대한 발행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 생각하기 - 카드·페이 늘어도 현금 필요…'근대 인물'로 화폐 교체, 경제교육 계기로생활 속에 완전히 정착한 신용카드는 물론 각종 ‘페이 시스템’이 편리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숫자에서 숫자로 바로 옮겨지는 결제 시스템이 아무리 발전해도 현금은 살아남고, 필요도 할 것이다. 혹자는 ‘지하경제’와 범죄 등에 연루된 ‘검은 돈’ 배제를 이유로 현금 없는 사회를 재촉하지만, 현금은 경제주체의 본질적 자유 보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산화·온라인화되는 모든 거래는 어떤 식으로든 국가 통제에 들어갈 수 있고, 그런 국가는 결국 빅브러더 사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만원권 발행 논의가 화폐의 존재 여부 차원은 아니지만, 그런 속성의 화폐 제도 본질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3만원권 발행 논의에 앞서 근대 한참 이전의 유학자 등이 주축인 화폐 도안을 근대 이후 인물로 바꾸자는 논의야말로 공론에 부쳐볼 만하다. 이 주장은 경제와 금융, 돈의 진짜 가치를 주목하자는 것이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2024학년도 대입 전략

2024 대입, 서울대 학과별 내신 권장과목 분석

서울대는 올해 입시부터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의 고교 재학 중 이수 여부를 평가에 반영한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해당 모집단위에서 수험생에게 고교 재학 중 학교 수업을 통해 이수하기를 권하는 과목이다. 2023학년도부터 서울대는 정시에서도 교과평가를 도입했다. 수시뿐 아니라 정시에서도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 23개 학과 수학 선택과목 3과목 모두 권장과목 지정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핵심 권장과목’과 ‘권장과목’으로 나뉜다. 서울대 설명에 따르면 ‘핵심 권장과목’은 모집단위 전공 분야의 학문적 기초 소양을 쌓을 수 있는 필수 연계 과목이고, ‘권장과목’은 모집단위 수학을 위해 고교 교육과정에서 배우기를 추천하는 과목이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이 지원 자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당 과목을 이수하지 않아도 지원은 가능하다.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이 경쟁하는 서울대 입시에서 단 1점이라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요소라면 사실상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모집단위별 권장과목을 살펴보면, 자연계 학과의 과목 지정이 활발하다. 치의학과와 산림과학부를 제외하고 자연계 학과 모두 최소 1개 이상 권장과목을 지정하고 있다. 예컨대, 물리학전공은 핵심 권장과목으로는 물리학Ⅱ·미적분·기하를, 권장과목으로는 확률과통계를 지정했다. 자연계 학과는 특히 수학의 영향력이 커졌다. 의예과, 기계공학부, 수리과학부 등 23개 모집단위에서 수학 선택과목인 미적분·기하·확률과통계 세 과목 모두를 핵심 권장과목 또는 권장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미적분과 기하는 기존 이과 수학, 확률과통계는 문과 수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서울대 자연계열을 목표한다면 수학은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심지어 인문계 학과인 경제학부, 자유전공학부, 농경제사회학부는 미적분과 확률과통계 두 과목을 권장과목으로 요구하고 있다. 확률과통계는 문과생들이 수능에서도 주로 응시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부담이 덜한 편이지만, 기존 이과 수학으로 분류되는 미적분은 학습 부담이 만만치 않다. 과학Ⅱ 과목 이수 중요, 성적뿐 아니라 세특 기록도 경쟁력 갖춰야서울대 자연계열을 목표한다면 과학Ⅱ 과목 이수 여부도 중요해졌다. 의예과, 수의예과, 약학계열 등 의약학 주요 학과를 포함해 23개 학과에서 Ⅱ 과목 1개 이상을 핵심 권장과목 또는 권장과목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 중 약학계열 등 13개 학과는 Ⅱ 과목을 2개 이상 권장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약학계열, 응용생물화학부, 식품동물생명공학부는 핵심 권장과목으로 화학Ⅱ·생명과학Ⅱ 두 과목을 요구한다. 과학Ⅱ 과목은 Ⅰ 과목에 비해 학습량이 많고 난도가 높아 많은 학생이 기피한다. 실제 수능에선 서울대 또는 일부 의약학계열 지원자 등 최상위권 학생만 응시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학습 부담이 큰 과목이기 때문에 Ⅱ 과목 내신 대비는 쉽지 않은 편이다. 현재 과학Ⅱ 과목은 진로선택 과목으로 분류돼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성적 등급을 매긴다. 기존 상대평가일 때보다 학습 부담이 줄었지만 여전히 녹록지 않은 과목이다. 특히, 서울대가 권장과목을 평가할 때 이수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수 내용을 포함해 학업 충실도도 중요하게 평가하겠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성적뿐 아니라 세부능력및특기사항(세특)에 기록되는 수업 중 활동 전반을 살피겠다는 뜻이다. 즉, 권장과목의 성적뿐 아니라 세특 기록의 풍부함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단지 A만 받는다고 다가 아니다. 지원 학과 및 전공과 연관한 탐구활동, 심화학습 등으로 세특 기록의 양과 질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 수시·정시 모두 학생부 영향력 커지면서 권장과목 더 중요서울대는 2023학년도 대입부터 정시에 교과평가를 도입했다. 지역균형은 ‘수능 60점+교과평가 40점’, 일반전형은 1단계(2배수): 수능 100%, 2단계: 1단계 성적 80%+교과평가 20%’의 방법으로 선발한다. 교과평가는 성적에 따라 기계적으로 나뉘는 정량평가가 아니라 학생부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정성평가다. 서울대는 내신 등급뿐 아니라 발표·토론 등 수업 중 활동과 진로·적성과 연관된 과목의 이수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방향을 제시한다. 사실상 수시 학생부종합 평가와 유사한 방식이다. 정시에서도 지원 학과 및 전공과 연관한 학생부 기록이 중요해졌다. 정시에서도 학생부 영향력이 커지면서 서울대 입시에서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중요한 한 축이 됐다. 모집단위별로 권장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희망 학과에 따른 맞춤 준비가 더욱 중요해졌다. 예를 들어 같은 인문계 최상위학과로 평가받는 경제학부와 경영대학은 권장과목이 다르다. 경제학부는 수학 미적분과 확률과통계를 권장과목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경영대학은 권장과목이 없다. 올해 1~2학년 학생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희망 학과를 결정짓고, 큰 틀에서 2~3학년 때 선택과목 수강 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내신 경쟁을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에 맞춰 방학 중 예·복습 계획도 세워두는 것이 좋다. 올해 3학년 학생이라면 1학기에 주로 많이 듣는 과학Ⅱ 과목 등에서 지원 학과에 맞춰 탐구활동, 주제발표, 토론활동 등을 기획하고 세특 기록을 풍부하게 남기도록 한다. 한편, 서울대를 목표하지 않아도 서울대의 전공별 권장과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장과목은 각 학과의 교수 등 전문가들이 해당 전공과 관련해 고교 수업에서 연관성이 높다고 추천하는 과목이다. 학생부종합 전형을 준비 중인 학생이라면 꼭 서울대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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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국민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새해 들어 뜨거운 이슈 하나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바로 국민연금 개혁 문제입니다. 국민연금? 중·고교 생글 독자들은 “그게 뭔데?”라고 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만큼 여러분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 정책도 없답니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시행하는 공적 복지제도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돈을 버는 삶의 전반전에 매월 연금을 붓고, 은퇴하는 삶의 후반전에 매월 돈을 받는 제도입니다. 개인들이 자기 계획에 따라 자유롭게 가입하는 사적연금 상품과 달리 국민연금은 소득 행위를 하는 국민이 의무적으로, 즉 강제적으로 가입하는 연금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국민연금이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가 국민연금 실태를 전면적으로 파악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국민연금 재정추계 발표라고 합니다. 정부는 5년마다 국민연금이 잘 굴러가고 있는지를 분석해 발표하도록 돼 있답니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여러분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포인트인데요. 여러분이 직장을 얻고 연금을 붓기 시작할 때쯤 연금이 고갈될지 모른다는 걱정입니다. 연금을 받는 사람은 많은데, 내는 사람이 적어서 생기는 적자 구조가 2040년께 시작되고 2057년쯤이면 지급할 돈이 고갈된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연금이 운영된다면 말이죠. 그래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이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연금 자체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보험료율·소득대체율·재정추계는 뭐예요?프랑스 정부가 어제 연금개혁안을 공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한 지 8개월 만이다. 집권 1기(2017~2022년) 때 추진했다가 총파업 등 엄청난 반발에 부딪혔고, 지금도 국민 72%가 반대하는 사안이다. (중략) 프랑스는 ‘은퇴자 천국’으로 불리는 나라다. 연금 소득대체율이 월평균 소득의 62%(한국은 40%)에 달한다. 은퇴자 연금을 현직 근로자들이 걷어 지급한다. 지금은 근로자 2.1명이 은퇴자 1명을 부양한다. 보험료율이 28%로 한국의 3배다. 하지만 인구구조 고령화로 2070년엔 1.2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지속 불가능하다. 마크롱 개혁안의 핵심은 지금과 똑같이 받도록 하되, 법정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춰 더 일하고 더 오래 보험료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중략) 한국의 연금개혁이 얼마나 시급한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새 정부도 연금 장기 재정추계 결과 발표를 2개월 앞당기는 등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야당과 노조 반발 등 프랑스에서 예상되는 똑같은 난관이 불 보듯 뻔하다. 프랑스 연금개혁 과정을 백서를 쓰는 자세로 철저하게 모니터링하며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사설> 위 사설은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혁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금도 프랑스처럼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는 겁니다. 연금 이슈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용어를 잘 알아야 합니다. ○연금: 개인이 사적 혹은 공적으로 돈을 붓고 받는 일종의 금융상품입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을 공적연금이라고 하고 개인이 별도로 가입하는 것을 사적연금이라고 합니다. 사설에서 문제가 된 것은 공적연금입니다. 노후 생활을 대비하기 위해 연금제도를 이용하는 것이죠. ○국민연금 가입자: 국민연금은 1988년 생겼어요.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가입자 수는 2222만여 명, 가입자들이 낸 적립금은 915조여원입니다. 원칙적으로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이면 모두가 가입해야 합니다. 18세 미만이라도 가입하고 싶으면 가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적용 제외자도 있습니다. ▷학생이나 군인으로 소득이 없는 사람 ▷만 60세 이상자(임의계속 가입은 가능) ▷국민연금 가입자의 무소득 배우자(전업주부) ▷다른 공적연금 가입자(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있습니다. ○보험료율: 연금도 일종의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가입자는 매달 돈을 부어야 합니다. 그것을 보험료라고 부릅니다. 보험료율은 매달 받는 월급 중 보험료로 나가는 액수를 %로 나타낸 것입니다. 프랑스는 월급의 28%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낸다고 사설은 말합니다. 월급이 100만원이라면 28만원을 낸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입니다. 프랑스가 우리의 세 배이군요. 주요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보험료율은 18% 정도라고 합니다. ○소득대체율: 월평균 소득의 몇%를 연금으로 받는지를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소득대체율이 50%면 연금액이 연금 가입자가 받은 평균 소득의 절반이라는 의미입니다. 프랑스는 소득대체율이 62%, 우리나라는 40%라고 하는군요. ○국민연금 수령 시기: 우리나라에선 나이대별로 다릅니다. 1952년 이전 태어난 사람은 60세, 1953~1956년생은 61세, 1957~1960년생은 62세,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5세부터 받습니다. 가입 의무기간은 만 60세까지입니다. ○법정 정년: 프랑스는 62세, 우리나라는 60세입니다. 정년을 늘린다는 것은 직장생활을 더 하도록 해서 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기간을 늘린다는 의미입니다. 국민이 반대하는 보험료 인상보다 정년 연장이 낫다는 거죠. ○연금 재정추계 발표: 우리나라 정부는 5년마다 국민연금 상태를 평가합니다. 연금이 얼마나 들어오고 나가는지를 알아보죠. 올해가 이런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해입니다. 결과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개혁안을 협의합니다.NIE 포인트1. 4대 공적연금에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 2. 프랑스가 왜 연금제도를 개혁하려는지 토론해보자. 3. 연금 보도에 등장하는 전문 용어를 정리해보자.연금제도는 19세기 비스마르크가 만들었어요 "끝없는 개혁…국가가 가입 강제하는 게 문제"연금제도는 19세기 프로이센에서 생겼습니다. 그것을 만든 사람은 오스트리아와 프랑스를 전쟁에서 이긴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1815~1898)입니다. 1870년 프랑스를 꺾은 뒤 비스마르크에게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쟁은 끝났는데 젊은 군인들이 갈 곳이 없었던 겁니다.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맛본 화려한 도시 모습은 고리타분한 시골과 대비되었고, 젊은이들은 도시에서 자유를 만끽하려 했습니다. 군인들은 점차 정치적, 사회적 불안 요소가 되었습니다. 비스마르크는 이들에게 직장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상황이 나빴습니다. 전쟁 뒤에 불황이 닥쳤거든요. 철혈재상은 늙은 노동자를 고향으로 보내고 젊은 실업자를 빈자리에 넣자고 생각했습니다. 늙은 군인과 노동자를 집으로 보낼 ‘당근’이 필요했죠. 그래서 만든 게 정년과 연금제도였습니다. 그냥 은퇴하라면 누가 하겠어요. “은퇴하면 연금을 주겠다. 청년도 좋고 은퇴자도 좋다”였습니다. 비스마르크가 만든 정년은 65세였습니다.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는 거였죠. 이후 ‘65세 정년=65세 연금’은 많은 나라에서 고령, 정년, 연금 수령 나이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금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연금뿐 아니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이 대동소이한 문제를 노출했습니다. 첫째 문제는 적자와 자금 고갈 이슈입니다. 국민연금은 매월 내는 보험료율보다 가져가는 소득대체율(4면 용어설명 참조)이 높은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1988년 복지제도의 하나로 국민연금을 만들 때 그렇게 설계했죠. 이게 두고두고 문제가 됐습니다. 초기 가입자는 보험료율 3%, 소득대체율 70%의 혜택을 누렸습니다. 내는 것은 월급의 3%인데 받는 것은 월급의 70%였으니 말이죠. 이 말은 적자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초기에는 받아가는 연령대 인구가 적고 내는 사람이 많아서 괜찮았죠. 시간이 가면서 받아가는 사람이 많아져 줄 돈이 모자라게 되는 거죠. 뒷사람이 더 많이 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뒷사람의 부담은 더 늘어납니다. 지금처럼 가면, 2040년부터 국민연금 적자가 나타나고 2057년께 연금이 바닥난다고 합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런 구조 탓에 2070년 4대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총 재정수지는 242조7000억원 적자라고 합니다. 공무원연금은 만성 적자여서 세금으로 충당해줍니다. 둘째 문제는 연금개혁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는 겁니다.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를 올리는 겁니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선진국 수준인 18%로 올리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반대합니다. 월급에서 더 떼가겠다는데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정치인들은 여론에 민감하기 때문에 보험료율 인상에 소극적입니다. 연금 액수를 낮추는 방법도 거론됩니다. 초기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연금으로 월 200만원 이상 받았습니다. 이게 갈수록 줄었죠. 100만원대로, 또 그 이하로 줄어들겠지요. 정년을 연장해서 보험료를 내는 기간을 늘리거나, 연금 받는 나이를 늦추는 방법도 있어요. 현행 60세인 정년을 더 늘리면 돈을 내는 사람이 많아지겠지만, 이것은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서 논란입니다. 받는 나이를 늦추는 것은 이전 수령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죠. 이런 고질적인 문제 때문에 국민연금 비판자들은 “국가가 왜 연금 가입을 강제하느냐”고 지적합니다. 개인의 노후는 각자 준비하면 되는데 왜 국가가 나서서 풀지도 못할 문제를 자초하냐는 거죠. 개인들이 알아서 저축하거나 사적연금을 들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수명이 늘지만 출산율은 떨어지는 시대(받을 사람은 많고 낼 사람은 적어지는 시대)에 연금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NIE 포인트1.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왜 연금을 고안했는지 알아보자. 2. 4대 공적연금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보고 사적연금과 무엇이 다른지를 토론해보자. 3. 연금개혁이 쉽지 않은 이유를 정치인과 가입자 시각에서 비교해보자.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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