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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수량설로 본 서울 집값

아파트 가치가 올랐다?
화폐 가치가 떨어졌다?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 월세가 많이 올랐습니다. 지역에 따라 오름폭이 다릅니다만, 대부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부동산 가격도 다른 재화와 서비스처럼 오르기도, 떨어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이냐”에 있죠. 집을 가진 사람은 집 가격이 많이 올라서 좋기도 하지만,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이 너무 늘어서 걱정입니다. 세들어 사는 사람은 전·월세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서 괴로워합니다. 무엇인가의 가격이 너무 오르는 것은 많은 후유증을 남기는 법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집값은 왜 오를까요? 집 모양은 변한 게 없는데 가격은 왜 폭등한 것일까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겁니다. 생글생글은 ‘화폐수량설’이라는 내시경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미국 경제학자 어빙 피셔(Irving Fisher)가 고안한 화폐수량설을 적용해보면,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왜 변했는지를 잘 볼 수 있답니다. 2022학년도 수능 국어 비문학 경제 지문처럼 수능에 나올 만한 주제이지요. 대학별 논술에도 나올 가능성이 높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화폐수량설로 본 서울 집값

강남 아파트값 10배 오른 이유, '이것' 늘었기 때문

화폐수량방정식을 공부했으니 이제 이것을 실물 부동산 가격에 적용해 봅시다. 부동산 중에서도 아파트는 실물 자산을 대표하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과 통화량 간의 관계를 보면 좋겠죠. 4면에서 우리는 통화량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른다고 했어요. 기억 나세요?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격 비교 시점은 1999년과 2021년입니다. 통화량 역시 같은 시점을 적용합니다. 1999~2021년이죠. 1999년 우리나라 통화량 M1(현금성 통화+요구불 예금+수시입출금식 요구불 예금)은 123조5470억원입니다. 2021년 M1은 약 1197조8280억원입니다. 통화량 M1이 9.7배가량으로 증가했습니다. 22년 만에 거의 10배나 늘었군요. 그럼 사례 분석을 통해 통화량과 아파트 가격 변화를 살펴봅시다. #사례1: 수서까치마을 진흥아파트 17평형1999년 당시 수서까치마을 진흥아파트 시세표를 보면, 17평형 아파트가 1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옵니다. 21평형은 1억6000만원 정도였군요. 당시 아파트 가격이 1억원대였다니 놀랍군요. 그럼 22년 뒤인 2021년 진흥아파트의 시세는 얼마일까요? 통화량이 물가를 결정한다는 화폐수량이론(M=P)에 따라 가격이 정말로 움직였을까요? 우리는 앞에서 1999년 통화량 M1이 123조5470억원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22년 뒤 이것이 9.7배로 늘었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진흥아파트는 대충 10억7000만원 정도가 될 겁니다. 그런지 봅시다. 얼마 전까지 진흥아파트 저층은 10억7000만원, 로열층은 11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그럼 다른 사례를 봅시다. #사례2: 대치동 선경아파트 31평형다시 반복해 봅시다. 1999년 당시 대치동 선경아파트 31평형 시세는 3억2000만원 정도였습니다. 대치동 아파트가 3억원에 불과했군요. 지금 이 돈으로는 서울 시내 아파트를 사기는커녕 전세도 들기 힘듭니다. 22년 뒤인 2021년 대치동 이 아파트의 시세는 어떻게 형성돼 있을까요? M=P를 다시 적용하면 대치동 아파트 가격은 3억2000만원의 9.7배 정도가 돼야 할 겁니다. 29억원을 웃도는군요. 2021년 시세는 30억원입니다. M=P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3억원대가 30억원대로 됐습니다. #사례3 압구정 구현대 33평형당시 시세표를 보면, 이곳 33평형의 매매가는 3억원이었습니다. 43평형은 4억원 정도였죠. 전세가격은 각각 1억2000만원, 2억원이었습니다. 매매가가 3억원, 4억원이었는데 지금 이 돈으로 노원구 상계동 주공 20평형대 아파트도 못 삽니다. 그랬던 가격이 22년 뒤인 올해 현대 3차 29억~30억원대에 매매가가 형성됐습니다. 통화량 증가폭보다 오름폭이 조금 더 크군요. 왜 강남 아파트로만 비교하나“왜 서울 강남 아파트로만 비교하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입니다. 아파트 가격은 전국적으로 천차만별입니다. 입지 조건에 따라, 지역에 따라, 선호도 등에 따라 실물자산 가격은 달라집니다. 서울 강남 아파트는 우리가 화폐수량설을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이며, 강남 아파트가 통화량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이죠. 일종의 대표 비교 대상인 것이죠. 그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한번 봅시다.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 평균은 12억1693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렇다면 1999년 서울 평균 매매가는 얼마였을까요? 그때부터 평균 매매가를 조사한 통계는 없습니다만, 까치마을 아파트 매매가가 1억10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평균 매매가는 최대로 잡아도 1억원 미만이었을 겁니다. 평균 매매가격도 매매가격처럼 많이 올랐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통화량과 부동산 가격의 비교에서 우리가 얻을 교훈은 한 가지입니다. ‘돈을 많이 풀면 안 된다’이죠. 경제가 잘되려면 ‘돈 풀기’가 아니라 ‘생산 하기’를 잘해야 합니다. 정부가 돈을 많이 푸는 나라에서 현금을 쥐고 있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돈의 가치가 뚝뚝 떨어지기 때문이죠. 1999년 1억원을 지금까지 쥐고 있는 사람을 상상해보세요. 화폐수량설은 옳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1. 통화량 M1이 본원통화와 개념상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자. 2. 1999년 서울 지역 아파트 시세와 2021년 시세를 비교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찾아보자. 3. 통화량이 증가할 때 현금을 가진 사람과 실물자산을 가진 사람 중 누가 어떻게 유리한지 비교해보자.

2022학년도 대입 정시

SKY 등 주요대 가군이 43.5%… 정시 지원 전략은?

10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정시 가, 나, 다군별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목표 대학 수준과 본인의 성향에 따라 세 번의 지원 기회에서 안전·적정·상향 지원을 적절하게 섞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정시 군별 선발 현황을 살펴보고, 정시 최종 지원전략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를 짚어본다. 연세대·고려대 등 주요대 가군 선발 43.5%로 가장 많아정시 군별 지원전략을 짜는 데 있어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재수를 각오하더라도 목표 대학 지원을 우선할 것이냐는 문제다. 상향 지원 카드를 3장 쓸지, 2장까지 쓸지 결정하는 것이 먼저다. 올해 군별 정시 선발 현황을 살펴보면,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가·나군에서 뽑는 인원이 많다. 전국 대학 정원 내 기준으로 인문계는 가군에서 전체 선발 인원 중 37.9%(1만1161명)를 선발하고, 나군에선 39.3%(1만1582명)를 뽑는다. 다군 선발 비중은 22.8%(6707명)로 가장 적다. 자연계도 이와 비슷하다. 가군은 36.6%(1만4006명), 나군은 40.1%(1만5337명), 다군은 23.3%(8895명)를 선발한다. 군외 선발로는 KAIST(15명), 광주과학기술원(20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10명), UNIST(10명), 한국에너지공과대(10명) 등이 있다. 군외 선발은 가, 나, 다군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세 번의 지원 기회 외에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 주요 21개대로 좁혀보면 가, 나군 쏠림은 더 크다. 주요 21개대 인문, 자연계 기준 전체 정시 선발 인원 1만9280명 중 연세대 고려대 등이 속한 가군에서 43.5%(8378명)를, 서울대가 있는 나군에선 39.7%(7656명)를 선발한다. 다군은 16.8%(3246명)에 불과하다. 가, 나군에서 적정·안전 1곳, 상향 1곳이 바람직다군은 선발 대학 및 인원 자체가 적다 보니 매해 경쟁률이 높고, 의외의 변수가 발생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특성이 있다. 다군은 주요대 중 중앙대, 홍익대, 건국대 등 일부 대학, 학과만 선발하기 때문에 이들 대학으로 몰려 경쟁률이 높다. 주요대 대부분이 가, 나군에 있다 보니 가, 나군에 합격해 빠져나가는 인원이 많다. 충원율이 높고, 최저 합격점수의 변동이 매해 크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가 자주 나온다. 이 때문에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 가군과 나군에서 1곳은 적정 또는 안전 지원을, 다른 1곳은 상향 지원을 하는 전략이 많이 쓰인다. 적정 지원 범위를 찾을 때는 통상 SKY권, 주요 10개대, 주요 15개대, 주요 21개대 등 범위를 넓혀가며 지원 가능성을 따진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올해 수능 가채점 국어, 수학, 탐구 원점수 합 기준(300점 만점)으로 SKY 인문계열 정시 지원 가능 점수는 평균 270.2점(286~257점), 자연계는 평균 265.4점(291~261점)으로 추정된다. 주요 10개대 인문은 평균 246.9점(282~236점), 자연은 평균 260.6점(289~252점)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국수탐 가채점 원점수 합이 250점대 중·후반 인문계 학생이라면 정시 지원선 평균이 250점대에 속하는 성균관대(평균 254.1점, 264~247점), 서강대(평균 255.8점, 262~252점), 한양대(평균 251.4점, 262~246점) 등에서 적정 지원 1곳을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성서한 라인에서 적정 1곳을 정했다면, 성서한 상위권 학과 또는 SKY 중하위권 학과를 상향 지원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는 가채점을 기준으로 대략적인 가, 나, 다군별 지원전략을 짜도록 한다. 10일 수능 성적표가 나오면 실채점 기준으로 세세하게 조정을 거친다. 정시 최종 지원전략에서 수시이월, 실시간 경쟁률 점검 중요적정, 상향 등 지원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선 가급적 모집 규모가 크고, 지원 경쟁률이 최근 3개년 평균과 비슷한 곳을 위주로 지원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선 12월 28~30일 대학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는 수시 이월 인원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수시 이월은 중복 합격에 따른 이탈, 수능 최저 미충족으로 인한 불합격 등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해 선발하는 인원이다. 현재 발표된 정시 인원은 최초 계획이다. 여기에 수시 이월이 더해져 정시 최종 선발 인원이 확정된다. 지난해 서울 소재 대학 중 수시 이월이 가장 많았던 대학은 세종대로 321명이 이월돼 정시 인원은 최초 1022명에서 최종 1343명으로 불어났다. 최초 인원 대비 31.4%가 늘었다. 다음으로 연세대 207명(최초 1284명, 최종 1491명), 동덕여대 204명(최초 673명, 최종 877명), 홍익대 190명(최초 983명, 최종 1173명), 고려대 151명(최초 786명, 최종 937명) 순으로 많았다. 이처럼 수시 이월은 대학에 따라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르기 때문에 정시 원서 접수 직전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항목이다. 이월 결과에 따라 정시 선발 계획이 없던 학과가 정시 선발을 하기도 한다. 정시 원서 접수 기간에 대학별로 발표하는 실시간 경쟁률도 필수 점검 사항이다. 올해 정시 원서 접수는 12월 30일(목)부터 이듬해 1월 3일(월) 사이 대학별로 3일 이상 진행한다. 각 대학은 통상 하루 2~3번 경쟁률을 발표한다. 경쟁률이 최근 3개년 평균보다 높아진다면 합격선의 상승을, 떨어진다면 합격선의 하락을 예측해볼 수 있다. 이에 맞춰 적정, 상향 지원을 최종 점검해봐야 한다. 올해는 첫 통합형 수능, 약대 첫 학부 선발 등 변수가 많아 경쟁률 점검에 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모의고사 내내 이어졌던 수학의 이과생 강세가 수능에서도 재연됐다. 수능 수학 1등급 내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 비율은 89.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과생들이 수학에서 강점을 내세워 경영·경제 등 인문계 주요 학과에 교차 지원해 합격한 뒤 이공계 전공을 복수 전공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 주요대 경영·경제학과를 목표하고 있는 문과생들은 목표 대학, 학과의 경쟁률 추이를 꼭 지켜보기를 권한다. 평년과 비교해 경쟁률이 치솟았다면 이과생들의 교차 지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지원 전략을 재검토해봐야 한다.

시사이슈 찬반토론

점점 늘어나는 소년 범죄… 처벌 강화해야 하나

범죄를 저질러도 일정한 나이가 되지 않으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 대신 가정법원 등을 통해 감호위탁,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는다. 한국은 일본과 같이 그 기준이 만 14세다. 10~14세 미성년자 중 범법 행위자를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고 한다. 이런 촉법소년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흉악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많아졌다. 촉법소년의 나이 기준을 낮춰 형사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겠다는 대선 공약도 나왔다. 비슷한 법안까지 발의돼 있다. 반대론도 만만찮다. 처벌 강화로 소년 범죄를 줄이기 어렵고, 성장 단계 미성년에 대해서는 최대한 훈육·교화를 해야 한다는 논리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고 처벌을 강화하는 게 실효가 있을까. [찬성] "범죄 저질러도 교도소 안간다"…소년 범죄 3명 중 1명 다시 범행최근 벌어진 몇 건의 소년 범죄를 돌아보면 무엇이 해법이고, 어떤 결론이 필요한지 바로 알 수 있다. 대구의 한 식당에서 13~15세 중학생 3명이 주인을 위협하고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식당 앞에서 자주 담배를 피우다 주인이 타이르자 두 차례에 걸쳐 손님을 내쫓고 식당 집기를 파손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우리는 사람 죽여도 교도소에 안 간다”고 했다는 것이다. 촉법소년 제도를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서울 일대에서 이틀 새 차량 4대를 훔치고, 무면허 운전까지 하다 붙잡힌 촉법소년 3명도 있었다. 이들도 여러 차례 잡혔지만 형사 처벌을 받지 않으면서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무면허 운전, 절도, 사기 등으로 장기보호관찰, 야간외출제한 명령을 받은 뒤에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행태의 소년도 적지 않다. 이런 촉법소년이 매년 늘어난다. 경찰청 집계를 보면 2018년 7364명에서 2019년 8615명, 2020년엔 9176명으로 급증했다. 곧 연간 1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재범률도 높아 최근 3년간 통계를 보면 33%, 3명중 1명꼴로 범죄를 다시 일으킨다. 3회 이상 재범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성년자라며 엄벌하는 대신 ‘봐주기’로 대응해온 결과다. 결국 촉법소년 제도를 없애거나 최소한 더 강화해야 한다. 소년 범죄라지만 상습화되고 갈수록 지능화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보호자 위탁 등 보호 제도도 보호자의 의지나 능력이 제대로 갖춰졌을 때 효과를 낼 뿐, 어려운 가정에서 방치되면 많은 촉법소년이 재차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소년보호시설에 상담과 인성 위주의 교육, 사회 진출 및 타인과의 교류 관련 프로그램이 있지만 재범률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호처분 상태로 위탁시설에서 서로 범죄를 배우는 일도 있다. 처벌 강화로 일벌백계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적 대응책이다. [반대] 인격·신체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처벌 강화보다 보호와 훈육에 중점을청소년은 인격적으로 신체적으로 미성숙한, 말 그대로 미성년자다. 선악과 가치 판단이 부족한데, 범죄에 노출되기는 쉬운 시기다. 성장 과정에있는 이런 학생은 사회 전체가 책임을 더 느끼며 교화와 지도, 훈육 중심으로 정상적인 성인이 되도록 이끌고 살펴줄 필요가 있다. 그런 노력을 당사자는 물론 개별 가정에만 맡겨둘 수도 없다. 예전과 달리 부모 중 한쪽과만 생활하는 경우도 많고, 사회·경제적으로 양극화되면서 형편이 어려운 가정도 적지 않다. 학교와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가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심정으로 보살피면서 안고 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처벌 강화만이 해법은 아니다. 그렇게 본다면 소년 범죄는 예방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재범률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과 이런 방향에서의 복지 확대가 필요하다. 각급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국가에서도 좀 더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프로그램을 강구해나가야 한다. 청소년 범죄, 촉법소년 문제는 가정-학교-지역사회-국가 모두가 관련된 종합적 사회문제다. 미국엔 촉법소년 개념이나 법·제도는 없지만, 낮은 연령의 청소년 범죄 행위에 대한 지역사회 차원의 대응 프로그램이 지역별로 잘 갖춰져 있다. 법원이 어떤 처분을 내리기에 앞서 어떤 프로그램을 적용할지 살피는데, 이 같은 관행을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 처벌 강화로 촉법소년이 줄어들고 이들의 재범률이 떨어진다면 처벌 수위를 높이도록 촉법 연령을 낮추면 그만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당장의 현안만 봐서는 뚜렷한 해법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과제로 꾸준히 보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교가 더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청소년과 비행 청소년 대응 전문가를 국가 사회적으로 잘 육성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 생각하기 - 촉법소년 '보호처분' 종류만 10여 가지…정부·국회 관심 더 가져야문제 청소년을 사실상 방치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보호시설이 존재하지만 갇혀 있는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 학생이 적지 않다. 형법·소년법 등에 따르면 촉법소년에 대한 보호처분은 10여 가지에 달한다. 보호자 위탁부터 소년원 송치에 이르기까지 방식도 다양하다.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해법 마련이 어렵다는 의미도 된다.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 심지어 만 12세로 낮추자는 형법 개정안도 국회에 이미 두 건이나 발의돼 있지만 논의는 없다. 법적 제도는 없지만 지역사회가 나서 보호 관찰 교육을 해나가는 미국의 교정 문화를 보면 법률에 전적으로 기댈 문제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차분하고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게 성숙한 사회다. 하지만 정부도 국회도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표만 생각하는 한국적 정치풍토의 한계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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