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조금은 어눌하던 AI의 답변과 글이 이젠 웬만한 전문가 뺨칠 정도입니다. 회계 서비스 시장에선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뒤 사람이 일일이 기입하는 작업은 AI가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수준을 넘어 자료의 문맥상 논리까지 파고들고 정리해내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요즘 로펌의 신입 변호사 수요가 많이 줄고 있다고 합니다. 판례 분석, 법률 조항 검색 같은 업무를 주로 신입 변호사에게 맡겼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이 AI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입을 뽑아 차근차근 가르쳐가며 전문 인력을 양성하던 시스템이 AI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국내 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상용직 근로자 수는 총 167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7000명 감소했습니다. 이런 일이 2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30대 상용직 근로자 중 전문·과학·기술 서비스 업종에서만 7만6000명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다수가 연구개발·건축·엔지니어링·법무·회계 서비스 등 고숙련 전문직에서 발생했습니다. 혹시 AI 영향 때문은 아닐까요?이런 현상을 놓고 ‘화이트칼라 전문직 노동의 종말’, ‘화이트칼라 대학살’이란 자극적 표현도 나옵니다. 과연 그렇게 봐야 할지 아직은 헷갈립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챗GPT 출시 이후 전체 고용률 자체엔 뚜렷한 변화가 없었지만, AI 노출도가 높은 직군에서 초년차 근로자의 고용이 16%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적어도 전 직종의 붕괴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분명한 것은 “AI는 내 동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AI가 사람과 함께 출근하고 어떤 경우엔 사람 대신 출근하는 시대가 얼마 안 있어 펼쳐질 것 같습니다. 이는 생글생글에서 몇 번 다룬 주제인데요, 변화 속도가 너무나 빨라 한 번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AI라는 망치, 제대로 때릴 줄 아는 능력이 중요" 분야의 본질을 아는 숙련자 될 때 생존할 수 있죠 인공지능(AI)이 ‘직장 동료’가 되고 있는 곳은 회계사와 변호사 업계뿐이 아닙니다. 뉴스 앵커와 기자가 활동하는 언론계, 가수가 일하는 녹음실, 학교 현장 등에도 AI가 침투했습니다. 부산 지역방송인 KNN은 지난해 6월부터 메인 뉴스 ‘뉴스 아이’의 마지막 부분을 AI 앵커가 전담하도록 했습니다. 한 종합편성채널은 간판 앵커의 영상 10시간을 AI에 학습시켜 ‘AI 앵커’를 만들었습니다. AI 앵커는 저녁 메인 뉴스의 헤드라인을 정리해 전하는 코너를 맡고 있습니다. 미국 폭스의 지역 계열회사는 AI 가상 특파원 리바 휴스턴을 통해 매주 뉴스 하이라이트를 제공합니다. 심층 취재나 직접 인터뷰, 현장의 판단이 중요한 보도는 여전히 ‘사람 기자’의 몫이지만, 속보성 기사와 정형화된 짧은 리포트는 AI에게 바통이 넘겨지고 있습니다.음악시장에선 AI의 상업적 성과가 숫자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에 따르면 전 세계 플랫폼에는 하루 평균 5만 곡의 AI 생성 음악이 업로드됩니다. 이는 하루 신규 업로드 트랙의 34%에 달합니다. 품질도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8개국 9000명을 대상으로 한 디저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선 응답자의 97%가 인간이 만든 음악과 AI 생성 음악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일반인이 AI로 작곡한 곡을 동호인 등과 공유하며 즐기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빌보드는 이에 대해 “더 이상 실험적 장르가 아닌, 흐름의 가속화”라고 평가했어요.“AI는 조력자”…재편되는 일자리직업별로 AI를 활용하는 사례를 보면 일자리가 소멸한다기보다 재편되는 쪽에 가깝습니다. 교사를 돕는 AI가 대표적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의 AI 학습 플랫폼 ‘하이 러닝’의 AI는 학생별 학습 데이터를 진단해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게 맞춤형 보충 콘텐츠와 챗봇 기반 학습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사람 교사는 학생의 상황을 이해한 다음,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지요. ‘AI는 거들 뿐, 교육은 교사가 한다’는 원칙이 작용한 결과인데요, 사람과 AI 간에 적절한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습니다.세계경제포럼(WEF)은 ‘미래 일자리 보고서 2025’에서 전 세계 일자리의 22%가 5년 안에 새로 창출되거나 소멸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가장 빠르게 줄어드는 직군은 데이터 입력원, 비서직, 계산원처럼 반복적인 사무직입니다. 반면 빠르게 늘어나는 직군은 AI 전문가, 재생에너지 엔지니어, 돌봄·교육 관련 직무입니다. 이런 AI가 과연 ‘일자리 파괴자’인지, ‘사람의 최대 조력자’인지 따져볼 일입니다.‘경력 사다리’ 유지도 중요그렇다면 사람 노동자는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한때 AI 엔지니어는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에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각광받기도 했습니다. 기업이 AI 모델로부터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정교한 질문(프롬프트)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일을 맡는 전문가입니다. 그런데 거대언어모델(LLM)이 점점 더 대화를 잘 이해하고 맥락을 잘 읽게 되면서 완벽한 질문을 던지는 기술은 전문가만이 아닌, 모든 사용자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됐습니다.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AI를 활용해 생산성이 가장 향상된 집단은 AI 공학 기술은 부족해도 특정 분야의 지식은 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즉 AI라는 망치를 쥐었을 때 어디를 때려야 하는지 아는 사람, 분야의 본질을 아는 사람이 AI로부터 가장 큰 효용을 얻은 것이죠. 질문의 기술이 아니라,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 아는 안목이 진짜 경쟁력입니다.위에서 예로 든 회계·법률시장에선 고도의 판단과 자문 능력을 갖췄느냐가 생존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 지표와 법 조문 너머의 맥락을 읽고 책임을 지는 인간 노동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방송에선 속보 전달 외에 뉴스 현장의 판단력, 깊이 있는 취재력 등이 부각되고, 교육에선 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고 신뢰를 쌓아가는 관계 형성과 윤리적 판단이 더 중요해질 겁니다. 물론 AI 때문에 견습과 신입 단계의 노동자를 숙련된 일꾼으로 길러내는 시스템이 파괴될 위험성은 있습니다. 각 분야의 ‘경력 사다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NIE 포인트 1. AI가 잘하는 일과 사람이 잘하는 일은 어떻게 구분될까?2. AI는 노동자를 대체하는가, 생산성 향상을 돕는가?3.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정부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회적 찬반 논쟁도 재점화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재정이 소요될지 실무 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는 이재명 대통령의 2022년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실질적인 혜택 지원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을 지지하는 찬성론자들은 탈모는 대인기피증을 유발해 개인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질환’인 만큼 국가가 나서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암이나 심뇌혈관 질환 같은 중증·희귀 질환 환자를 위한 재정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노화나 유전 성격이 짙은 탈모로 보장 범위를 넓히면 정작 생사 경계에 있는 위급 환자들이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찬성] "탈모 치료는 미용 목적만이 아냐"…장기간 약 복용해야 하는 부담도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취업 등을 앞둔 청년층에게 탈모 치료는 미용이 아닌 생존과 사회 진출을 위한 필수 치료라고 강조한다. 탈모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대인기피증, 우울증을 유발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탈모약은 장기간 또는 평생 복용해야 해 경제적 부담이 크다. 현재 자가면역질환인 원형 탈모나 지루 피부염으로 인한 질병성 탈모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유전·노화에 따른 탈모는 비급여로 분류된다.해마다 병원을 찾는 탈모증 환자와 치료비 규모는 증가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사 처방이 필요한 탈모치료제 공급액은 2022년 2164억2582만원에서 2025년 2568억3331만원으로 늘어났다. 환자들의 병원 진료비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탈모증 총진료비는 2022년 366억9794만원에서 2025년 392억7527만원으로 늘었다. 이는 약국 처방이나 직접 조제 비용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병원에서 발생한 진찰료와 검사비 등을 합친 금액이다. 지난해 환자들이 쓴 약값과 병원 진료비를 합치면 탈모 치료 비용은 연간 2900억 원을 넘는다.정 장관은 “탈모가 청년층의 건강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해 건보 적용이 시급하다는 시각과 재정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중증 질환 위주로 건보를 적용해야 한다는 신중론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한 긍정적 답변을 얻었으며, 내달 행정안전부 주관 토론회의 첫 안건으로 탈모 급여화 이슈를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대] 수천억 혈세 추가 투입 불가피…비만 치료 등 급여화 요구 나올수도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건보 재정의 부실 우려를 내세운다. 건보 재정은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생 추세가 맞물려 장기적 고갈 위기에 처해 있다. 잠재적 탈모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장기간 또는 평생 복용해야 하는 탈모 약제에 건보 혜택을 제공할 경우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혈세가 추가 투입된다는 지적이다. 결국 국민 전체의 건보료 인상 폭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 올해 수천억 원의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이사장이 수천억 원 적자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총수입은 102조8585억원, 총지출은 102조3589억원으로 4996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5년 연속 흑자이지만 흑자 규모는 2021년 2조8000억원에서 급감했다. 올해 당기수지 적자가 현실화하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4000억원 적자)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급여 형평성도 문제다. 암, 백혈병, 희귀 난치성 질환이나 중증 외상 등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비급여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와 가족이 많다. 생사의 기로에 선 중증 환자들을 외면한 채 당장 생명 유지에 지장이 없는 탈모 치료에 건보 재정을 우선 배분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다. 탈모약에 건보 적용의 문을 열어주면 라식·라섹 같은 시력 교정술, 치아 교정, 여드름이나 비만 치료 등 삶의 질 개선이나 미용 성격이 짙은 다른 영역들의 급여화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 생각하기 - 건보 재정 고려해 대상 선별, 단계적 시행해야건보 제도는 ‘생명과 직결된 치명적인 질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사회적 안전망이다. 당장 생사가 달린 위태로운 중증 질환자를 지원하기 위한 재정도 부족한 상황에서 탈모 치료 지원에 재정을 쏟는 것이 복지 우선순위에 부합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건보 재정 고갈에 대한 국가적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보공단 이사장이 언급한 대로 저출생·고령화 영향으로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잠재적 탈모 환자까지 감안하면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은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일단 정부가 추진 방향을 확정한 만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세밀하고 단계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일정 소득 기준 이하의 청년층을 선별 지원하는 식으로 적용 범위를 더 좁히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이정호 논설위원
반도체 계약학과는 삼성전자가 연세대·성균관대에, SK하이닉스는 고려대·서강대·한양대에 개설했다. 한국과학기술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광주과학기술원·울산과학기술원·포항공대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2026학년도 반도체 계약학과 중 수시와 정시 합격 점수를 공개한 곳은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이며, 나머지 대학은 비공개했다. 2026 5개대 반도체학과 합격점 공개2026학년도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최종 등록자 70%컷 기준 학교 내신 합격 점수는 삼성전자 연세대 추천형 시스템반도체공학과(20명 선발) 1.14등급, SK하이닉스 한양대 추천형 반도체공학과(6명 선발) 1.16등급이었고, 2곳 모두 수능최저가 요구되는 전형이다. 두 대학의 평균 합격 점수는 1.15등급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2026학년도 경인권 의대 학생부교과전형 커트라인 평균이 1.00등급이었고, 서울권 의대가 1.01등급이던 것에 비해 반도체학과 합격 점수는 1.15등급으로 수도권 의대에 비해서는 다소 낮았지만 지방권 의대 1.20등급에 비해 높았다.학생부종합전형 커트라인 점수는 SK하이닉스 고려대 학업우수전형 반도체공학과(14명 선발) 1.73등급, 삼성전자 연세대 활동우수형 시스템반도체공학과(38명 선발) 1.79등급이었고, 두 대학의 평균은 1.76등급이었다. 두 전형 모두 수능최저를 요구한다.학생부종합전형 중 수능최저 없이 선발하는 커트라인은 SK하이닉스 서강대 일반전형 시스템반도체공학과(14명 선발) 3.08등급, SK하이닉스 한양대 서류형 반도체공학과(22명 선발) 3.17등급, 삼성전자 성균관대 탐구형 반도체시스템공학과(15명 선발) 3.66등급, SK하이닉스 고려대 계열적합형 반도체공학과(14명 선발) 4.02등급, 삼성전자 성균관대 과학인재 반도체시스템공학과(30명 선발) 4.52등급이었다. 5개 전형의 평균은 3.69등급이었다.2026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커트라인 평균은 서울권 의대 1.34등급, 지방권 의대 1.48등급, 경인권 의대 1.71등급이었다.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최저 있음) 1.76등급, 서울대 자연 1.79등급,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최저 없음) 3.69등급으로 나타났다. 정시 합격점, 지방 의대 > 반도체학과2026학년도 정시 합격 점수는 국수탐 백분위 평균 70%컷 기준으로 한양대 98점, 고려대 97점, 성균관대 96점, 연세대 95점, 서강대 95점으로 5개 대학의 평균점수는 96.2점이었다. 상위 50%컷 기준으로는 연세대 98점, 고려대 98점, 한양대 97점, 성균관대 96점, 서강대 95점이었고, 5개 대학의 평균은 96.8점이었다. 2026학년도 정시 합격 점수 70%컷 평균은 경인권 의대가 99.0점, 서울권 의대 98.8점, 지방권 의대 97.2점,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96.2점, 서울대 자연 95.8점이었다.통합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부터 반도체 계약학과 정시 70%컷 평균점수는 2022학년도 95.5점, 2023학년도 96.0점, 2024학년도 94.7점, 2026학년도 96.2점이었고, 2025학년도는 합격 점수를 비공개했다. 지방권 의대 평균점수는 2022학년도 97.4점, 2023학년도 98.1점, 2024학년도 97.7점, 2026학년도 97.2점이었고, 2025학년도는 비공개였다. 2022학년도부터 2026학년도까지 점수가 공개된 4년간 지방권 의대의 합격 점수가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 점수보다 높았다. 지방권 의대와 반도체 계약학과의 정시 합격 점수 격차는 2022학년도 1.9점, 2023학년도 2.1점, 2024학년도 3.0점으로 줄곧 지방권 의대가 높았다. 하지만 2026학년도에는 이 격차가 1.0점으로 크게 좁혀졌다.2027학년도에는 지역의사제 도입 등으로 의대 모집 정원이 2026학년도에 비해 확대될 예정이다. 반도체 계약학과는 지난해부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및 성과급 이슈 등으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선호도 증가와 합격 점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축구 팬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대회는 여러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고, 본선 참가국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습니다. 경기 수는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대폭 증가하면서 수익화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많아졌습니다.올해 대회부터 새로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시간)’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전·후반 22분 무렵에 선수들에게 3분간 의무적으로 휴식을 주겠다는 게 FIFA의 시행 취지이지만, 일각에서는 축구의 흐름과 전술 리듬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광고 친화적인 설계가 축구에도 본격적으로 이식되면서 이 시간에 경기당 30초짜리 광고를 12회나 더 내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중계권료, 입장권 판매, 스폰서십, 라이선스 상품 판매 등 FIFA의 예상 수입이 130억 달러(약 19조6000억 원)에 달할 정도니 이젠 명실상부한 ‘슈퍼 월드컵’의 시대가 열린 셈입니다.우리가 중계 화면을 통해 마주하는 짜릿한 골 장면과 승리의 환호 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움직임이 숨어 있습니다. 월드컵이 만들어내는 파생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매출이 급증하고 광고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물론, 식음료와 유통업계도 전례 없는 특수를 누립니다. 여기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유튜브, 숏폼 플랫폼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까지 가세하며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단순한 스포츠 이벤트처럼 보이지만, 사실 월드컵은 경제와 정치, 외교, 문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국제 프로젝트입니다. 축구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천문학적 자본이 움직이며, 각국의 이해관계와 국제정치가 치열하게 충돌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월드컵에 열광하면서도, 그 이면에 깔린 지나친 상업주의와 정치성을 우려하는 걸까요. 경제학과 정치학의 시각을 통해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무대의 이면을 들여다보겠습니다.'하얀 코끼리'의 위협과 '스포츠 워싱'의 그늘축구를 넘어 경제·정치가 얽힌 거대 프로젝트이번 월드컵에서는 어느 나라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까요? 돈이 많은 나라가 축구도 잘할까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가의 축구 경쟁력은 경제력이나 인구같은 조건의 영향을 받지만, 결국 개방성과 다양성이 강팀을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실 인구가 14억 명에 달하는 중국과 인도, 중동의 산유국들이 세계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죠.지난 대회에서 아프리카 최초로 4강 신화를 쓴 모로코는 선수 26명 중 14명이 해외에서 태어났습니다. 프랑스 대표팀 역시 이민자 출신 선수들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축구를 넘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인재의 이동에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일수록,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빛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문화 팀이 패배할 때 쏟아지는 극심한 인종차별적 비난처럼, 다양성은 때로 갈등의 도화선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축구장은 한 사회의 포용력과 성숙도를 가감 없이 비추는 거울인 셈입니다.흉물로 남게 된 최첨단 경기장그렇다면 이 거대한 월드컵 축제의 수익은 과연 누구의 몫일까요? 안타깝게도 중계권과 스폰서십 수익의 대부분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글로벌 파트너들의 주머니로 들어갑니다. 반면 경기장 건설과 교통, 보안 등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인프라 비용은 온전히 개최국이 떠안게 됩니다. 수천억 원을 들여 지은 최첨단 경기장들이 대회가 끝난 후 막대한 유지비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일은 허다합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아마존 정글 한복판에 조성한 마나우스 경기장이 단적인 사례입니다. 이 경기장은 이후 활용처를 찾지 못해 대표적인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의 예시로 전락했습니다. 하얀 코끼리란 고대 태국 국왕이 미운 신하에게 관리가 까다롭고 돈이 많이 드는 흰 코끼리를 선물해 파산하게 했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말로, 오늘날 외형만 화려할 뿐 실익이 없는 대형 시설물을 뜻합니다.물론 월드컵 기간에 항공, 숙박, 외식 등 일부 업종이 단기 특수를 누리기는 합니다. 하지만 국가경제 전체에 미치는 순효과는 대체로 제한적이고 일시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 역시 메가 스포츠 이벤트들이 예산 초과를 반복하며 개최국에 재정적 부담을 안겨왔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보건, 교육, 복지처럼 더 시급한 민생 분야에 투입되어야 할 공공 재원이 단발성 축제 인프라로 쏠린다는 점입니다. 월드컵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개최국에게는 도리어 뼈아픈 경제적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국제정치 소용돌이 속 월드컵FIFA 헌장에는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이 명시돼 있지만, 현실에서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는 쉽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가슴에 국기를 달고 입장하고, 우승국 국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장면만 봐도 국제 스포츠 대회는 국가 정체성과 긴밀히 맞물려 있습니다. 메가 이벤트를 활용해 국내 결속과 국가 이미지 개선을 꾀하는 전략은 낯설지 않습니다. 독재정권이나 인권탄압 국가가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를 개최해 자국의 부정적 민낯을 가리고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행위를 ‘스포츠 워싱(Sports Washing)’이라고 합니다.스포츠가 늘 평화를 증진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과열된 민족주의는 상대국에 대한 적대감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19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월드컵 예선전을 계기로 무력 충돌까지 벌인 적이 있습니다. 북중미 월드컵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FIFA의 밀착 논란 등으로 정치적 색채가 짙은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이란 대표팀의 미국 입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베이스캠프를 멕시코로 옮기고 경기 때만 미국을 방문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그럼에도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월드컵이 지닌 무형의 가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리 응원은 IMF 외환위기로 실의에 빠진 한국 사회에 집단적 자신감을 회복시켜준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관광 브랜딩,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 제고 등 긍정적 외부효과와 더불어 최근에는 스포츠 관람을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스포츠케이션(Sportscation)’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도 생겼습니다. 월드컵을 온 지구촌이 공정하게 즐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축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자리한 정치역학적 관계에 대한 성찰과 시스템적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NIE 포인트1. 월드컵의 무형적 가치를 경제적으로 평가해보자.2. 다양성은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까?3. FIFA 시스템은 ‘지속 가능한 월드컵’을 만들고 있나?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