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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기사 없는 택시가 온다…도로 위 달구는 AI전쟁

택시를 불렀는데 차 안에 운전기사가 없어요. 빈 택시가 스스로 핸들을 돌리며 다가와 멈춥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이제는 현실이 됐어요. 인공지능(AI)이 길을 찾아서 달리는 ‘로보택시(Robotaxi, 자율주행 택시)’가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승객을 태운 채 운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성인이 된 무렵에는 로보택시를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로보택시는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같은 다양한 센서를 이용해 주변 상황을 인식한 뒤 AI가 분석해 자율주행하는 차량입니다.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교통 신호를 지키고 장애물을 피해 가며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어요. 이제 시범운행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대와 실망을 오간 자율주행 기술이 최근 AI의 눈부신 발달에 힘입어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까지 진입했거든요.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단연 미국과 중국입니다. 두 국가는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에 더해 기업들의 활약도 눈에 띕니다. 우리는 기술 개발과 제도 정비를 통해 이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로보택시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70%에서 최대 108%에 이르는 폭발적 성장이 예상됩니다. 물론 우려스러운 점도 많습니다. 최근 중국 우한 시내에서 로보택시 수십 대가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승객들이 차에 갇히는 사고가 발행했거든요.로보택시는 단순히 새로운 교통수단이 아니라 AI와 전기차, 교통, 통신, 빅데이터 등이 결합된 미래 산업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 교통의 변화는 곧 우리 삶과도 직결되겠죠. 로보택시가 가져올 편리함뿐 아니라 사회적 논의와 책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전 세계 모빌리티 경제의 미래를 바꿀 로보택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게요.로보택시가 불러온 운전기사의 종말?편리함 커지지만 안전 책임은 누가 질까수십 년 동안 자율주행 기술은 굉장한 기대감과 차가운 회의론 사이를 오갔습니다. 2009년 구글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면서 세상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2018년 자율주행차 보행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것에 비해 기술 발전도 더뎠고요. 이후 우버, 애플,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은 자율주행 사업을 포기하거나 매각했습니다.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파운데이션 모델과 현실 세계의 물리적 법칙을 이해하는 피지컬 AI 같은 최첨단 기술이 자율주행에 도입된 게 반전의 결정타가 됐습니다. AI 덕분에 기술적 도약을 이룰 수 있었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들에 다시 막대한 투자금이 몰린 겁니다.미국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로보택시는 ‘내부 시험주행→무료 시범 서비스→유료 시범 서비스→무인 상업 서비스’의 4단계를 거칩니다. 선도국들은 안전요원 없이 승객에게 요금을 받는 최종 상업화 단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어요.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전용 차량, 호출 서비스 플랫폼이 필수입니다.미국은 연방정부가 큰 지침을 제시하면 각 주정부가 규제를 풀고 테스트를 허가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입니다.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Waymo)가 로보택시 시장에서 압도적 1위입니다. 2020년 첫 상업 운행을 시작한 이후 2024년부터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현재 도시 10곳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연말까지는 이를 2배로 늘릴 계획인데요, 승객들이 돈을 내고 타는 횟수도 2023년 1만 건에서 현재 50만 건으로 급증했습니다.웨이모에 도전장을 낸 기업은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아예 핸들과 페달을 없애버린 2인승 로보택시 전용 차량인 사이버캡(Cybercab)의 양산을 최근 시작했어요. 비싼 라이다 센서 대신 카메라와 AI만으로 주행하며 비용을 크게 낮췄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과 관련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정밀 조사를 받고 있거든요.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미국을 추격 중인데요, 미국과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정부 주도하에 베이징과 우한 등 주요 도시를 자율주행 테스트 구역으로 지정하고 상업화를 촉진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어요. 톱다운(Top-down) 방식입니다. 바이두, 위라이드, 포니.ai 등 이른바 ‘중국 로보택시 3총사’는 주요 대도시에서 각각 1000대 이상을 운행하고 있어요. 중국 기업들은 차량의 생산 단가를 절반 가까이 낮추면서 영업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올 초부터 아부다비 등 중동에도 진출했죠. 하지만 최근 우한에서 자율주행차 수십 대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중국 정부는 신규 면허 발급을 중단했습니다.걸음마 한국 … 해결 과제도 많아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자율주행차가 합법적으로 달릴 수 있는 시범운행 지구가 전국 55곳으로 늘었지만, 정작 국내 기업들의 누적 주행거리는 글로벌 기업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미국과 중국은 승객이 부르면 어디든 가는 택시형 구역형 사업이 활발하지만, 한국은 정해진 길만 오가는 순환버스 형태의 노선형 사업이 84%를 차지하거든요. 기술 수준뿐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쌓은 데이터양도 턱없이 부족해요.그사이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웨이모는 고정밀 지도를 확보했고, 중국의 바이두와 포니.ai는 국내 기업과 손잡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도시 전체를 실험 공간으로 삼아 다양한 교통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사실 풀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규제입니다. 현재 법과 제도는 ‘운전자는 사람’이라는 전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완전 무인 운행을 허용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갈등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로보택시 때문에 택시 기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을 텐데요, 새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적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1930년에 처음 사용한 말로, 자동화·로봇·AI 등 노동을 절약하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속도보다 빠를 때 발생하는 실업을 뜻해요. 안전성 확보와 사람들의 신뢰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만 로보택시는 진정한 미래 교통으로 자리 잡을 겁니다.NIE 포인트1. 차량 자율주행 기술 6단계를 찾아보자. 3단계부터 자율주행차로 분류된다.2. 파운데이션 모델과 피지컬 AI를 설명해보자.3. 영국 산업혁명 때 발생한 러다이트운동에 대해 알아보자.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대입 전략

SKY 대학, 정시 문 좁아지고 수시 문 넓어져

내신 5등급제, 수능 개편,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전형 계획이 발표되었다. 서울대의 정시 선발 비율은 2027학년도 41.5%에서 34.3%로 낮아졌다. 정시 선발 인원은 242명(15.6%)이나 줄었다. 연세대도 정시 선발 비율이 43.1%에서 33.8%로 낮아졌으며, 정시 선발 인원은 331명(19.6%) 감소했다. 고려대의 정시 선발 비율은 2027학년도 40.1%에서 40.0%로, 현 수준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서연고에서만 정시 선발 인원이 2027학년도 대비 576명(11.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시·정시 지원자 수, 합격 점수 등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최상위권 입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서연고 수시 확대, 지역의사제 수시 확대2027학년도부터는 지역의사제가 도입되어 수시 선발 지형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지역의사제 전형은 최상위권 입시에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다. 지역의사제 전형은 수시 전형에 배치되기 때문에 서연고 정시가 줄고 수시가 늘어나는 상황과 맞물려 현 고2부터 적용되는 최상위권 수시 입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올해는 현행 대입제도 마지막 해로, 금년도 고3 학생들이 내년도에 재수할 경우 재수 유불리에도 학생마다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 지원 단계부터 수험생마다 유불리에 따른 지원 전략이 매우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연세대 수시 교과 전형 선발 인원은 2027학년도 500명에서 564명으로 12.8% 증가했고, 고려대도 2027학년도 648명에서 672명으로 3.7% 늘어났다. 2028학년도 입시에서 내신이 우수한 학생들이 유리해진 상황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서울대가 2116명에서 2429명으로 14.8% 증가했다. 연세대는 1210명에서 1652명으로 36.5%나 늘어났다. 반면 고려대는 1651명에서 1609명으로 소폭(42명) 줄었다. 최상위권 수시 전형에서 학교 내신 성적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 영역 비중이 대폭 확대된 상황이다. 학교 내신등급 관리뿐 아니라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 특성에 맞는 비교과 영역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정시도 수능 비중 줄고, 내신 영향력 증가정시에서도 상당한 선발 방식의 변화가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된다. 서울대는 정시 일반전형에서 수능보다 학교 내신 변별력을 크게 강화했다. 먼저, 1단계 수능 3배수 선발에서 수능점수 적용이 표준점수에서 등급 점수로 변경되었다. 1단계 수능 3배수도 2027학년도까지는 2배수였다. 그만큼 수능 변별력이 약화된 것이다.2단계에서는 수능 60점, 교과 역량 평가 40점이 적용된다. 교과 역량 평가 40점은 정성 평가로 매겨진다. 사실상 당락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현행 2단계 교과 역량 평가 20점보다 2배 높아졌다. 2단계에서 수능점수 반영도 백분위 점수로 변경되었다. 현행 표준점수에서 백분위 점수로 변경되어 수능 변별력이 대폭 약화되었다. 교과 역량 평가는 A+ 40점, A 39점, B+ 38점, B 37점, C+ 36점, C 35점 총 6개 등급으로 발표했다. 서울대 의대는 2단계에서 수능 60점, 교과 역량 평가 20점, 인적성 면접 20점으로 선발한다. 의대 교과 역량 평가는 A+ 20점, A 19.5점, B+ 19점, B 18.5점, C+ 18점, C 17.5점이다. 수능 등급이 적용되는 1단계 3배수 선발에서 반영되는 과목에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뿐 아니라 한국사도 포함된다. 한국사 등급도 상황에 따라 상당한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연세대 정시 일반전형은 수능 900점, 서류 100점으로 선발한다. 2027학년도에서는 수능 950점, 학생부(교과) 50점으로 선발했다. 수능이 약화되고 학생부의 비중이 높아졌다. 서류 100점 또한 교과학습 발달 상황과 출결 등을 바탕으로 하는 정성 평가로 명기되어 발표했다. 학교 내신성적뿐 아니라 전공 적성에 적합한 비교과 영역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연세대 의예과는 1단계 수능으로 2.5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수능 850점, 서류 100점, 면접 50점이며, 면접은 제시문 기반 면접으로 진행한다.고려대 정시 일반전형에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수능 100%로 선발한다. 그러나 수능 교과우수자전형에서는 현재 표준점수 활용에서 백분위 점수로 수능점수 적용이 변경된다. 수능 변별력이 현재보다 약화되었다. 선발 방식은 수능 80%, 학생부(교과) 20%로 선발해 수능이 약화되고 학생부 비중이 높아졌다. 고려대 정시 교과우수자전형의 경우 N수생 지원은 2028학년도부터 불가능하다.2028학년도 최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학교 내신, 본인의 전공 적성에 부합하는 학생부 비교과 관리, 수능 준비 등 세 가지 모두를 고1 때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목표 대학과 학과를 빨리 결정하는 게 유리하다. 고1 때는 학교 내신에 대한 최우선 관리, 고2·3 때는 비교과 영역에 대한 선택과목 관리와 수능 준비를 병행하는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시사이슈 찬반토론

종교계의 AI 활용, 수용해야 할까

인공지능(AI)이 신의 영역이라 여겨지는 종교의 문턱까지 넘어서고 있다. 미국 테크 기업 저스트라이크미는 ‘AI 예수’ 영상통화 서비스를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불교 경전을 학습한 ‘로봇 스님’이 신도들에게 법문을 전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종교계 사제와 목회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AI가 이 같은 공백을 메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종교의 본질인 영성을 훼손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AI가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의 신앙까지 파고드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종교계의 AI 활용이 포교의 지평을 넓히는 혁신적 도구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종교 고유의 신비감과 진정성을 파괴하는 위협이 될 것인가. 종교계 AI 활용 사례를 통해 찬성과 반대 입장을 정리해본다.[찬성] 포교 대중화, 접근성 확대에 기여…종교 문턱 낮추는 기술적 도약인공지능(AI) 기술의 종교적 활용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AI를 ‘21세기판 인쇄술’이라고 말한다. 과거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성경을 대중화해 신앙 확산과 종교개혁을 이끌었듯, AI도 역시 복잡한 교리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내고 언제 어디서든 종교적 조언을 주는 혁신적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으로 정기적인 종교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I는 24시간 깨어 개인의 상황에 맞춰 경전 문구를 제시함으로써 신앙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종교의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된다.AI는 또 종교계가 직면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활용 가능하다. 성직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단순한 행정 업무나 기초적 교리 교육, 반복적 의례를 분담할 수 있다. 성직자는 신도들에 대한 영적 돌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동국대가 개발한 AI 스님 ‘혜안’이나 일본의 ‘붓다로이드’(휴머노이드 로봇 스님) 같은 사례는 인구 감소 시대에 종교가 생존하기 위한 고육책이자 진화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AI가 생성한 메시지는 수천 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에 인간 성직자의 지식 한계나 개인적 편향을 보완해 좀 더 객관적이고 풍부한 신학적 해석을 제공할 수도 있다.AI는 인간 성직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조력하는 기술로 봐야 한다. 신기술을 배척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의 고민에 실시간으로 답해주는 것은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길이다. AI를 이용해 종교 콘텐츠가 더 널리, 더 범용적으로 전파되면 이는 종교 쇠퇴가 아닌 새로운 부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다. 기술은 신을 경배하는 새로운 방식일 뿐이다. 도구 자체가 신앙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신앙의 가치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 통로가 될 수 있다.[반대] 영성의 신비와 진정성은 결여…기계적 메시지의 태생적 한계종교의 핵심은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영적 체험’과 ‘교감’에 있다. 인공지능(AI)은 정교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신학적 문장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그 문장 뒤에 숨겨진 인간적 고뇌 같은 실존 문제는 이해할 수 없다. 성직자의 권위와 설교의 힘은 그가 삶 속에서 신의 뜻을 실천하며 겪은 고난과 성찰에서 나온다. 고통을 겪어본 적 없는 기계가 전하는 위로의 말은 껍데기뿐인 정보에 불과하다. 이는 종교를 단순한 상담 서비스나 데이터 처리 과정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 결국 종교계의 AI 도입은 ‘초월적 존재(신)’에 대한 경외감을 사라지게 할 우려가 크다.윤리적·신학적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 특정 편향이 섞여 있거나 잘못된 해석이 포함될 경우, 자칫 왜곡된 교리가 신도들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될 수 있다. AI는 돌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최근 AI끼리 서로 대화할 수 있게 고안된 사이트 ‘몰트북’에서는 자체 교리를 만들고, 가상 종교까지 제안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잘못된 교리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또 ‘AI 예수’ 서비스 같은 사례에서 보듯 신성한 신앙의 영역이 상업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소비될 위험도 크다. AI가 사죄권을 행사하거나 미사를 주관하는 수준까지 간다면 이는 종교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일이 될 것이다.무엇보다 인간의 사유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 설교 준비나 영적 고민을 AI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인간의 비판적 성찰 능력과 영적 근육은 퇴화하게 된다. 어떤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스스로 돌아보고 질문하는 과정이다. AI가 실시간으로 내놓는 답변만 수용한다면 인간은 수동적 존재로 변질될 수 있다. 영적 성장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만남, 신과의 내면의 대화를 통해 이뤄진다. 종교의 영역마저 기술에 내주는 것은 인간 고유의 존엄성과 영적 성찰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생각하기 - 기술 활용하되 인간의 경험·감정 중시해야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물결은 이미 종교의 담장 안으로 들어왔다. 이를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시대착오적일 수 있다. 하지만 무비판적 수용은 종교의 존립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를 목적이 아닌 ‘도구’로 명확히 규정하는 윤리적 가이드라인이다. 종교계는 AI가 행정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고해성사나 설교의 핵심 가치인 진정성과 영성은 인간의 영역으로 엄격히 보호해야 한다. 결국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한 온기와 깊은 성찰의 가치는 더욱 소중해질 것이다. 종교계는 AI라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되 본질적 가치는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혁신적 문명의 도구를 활용하면서도 종교는 인간의 경험과 감정이 중요한 영역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AI가 신과 인간의 역할을 모두 대체하면 종교의 의미도 사라질 것이다.안정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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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머니 속 작은 펀드…ETF 열풍 속으로

여러분, 상장지수펀드(ETF)라고 들어보셨죠? 우리 말보다는 ETF란 용어가 익숙할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이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소액이라도 금융투자 경험을 쌓아두면 이후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ETF란 용어 자체에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증시에 상장된 기업 하나하나를 개별종목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들 종목 여러 개를 자산으로 보유해 수익을 내는 금융투자상품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OOO200’으로 이름 붙은 ETF는 대개 코스피시장 대표 종목 200개에 투자한 것을 말합니다. 개별종목보다 변동성이 낮아 훨씬 안전한 데다 개별종목처럼 사고팔면 되기 때문에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ETF 시장 규모는 대개 순자산(NAV) 총액으로 표시합니다. 이는 상장된 ETF들이 보유하고 있는 실제 주식의 가치를 모두 더한 것입니다. 2002년 국내에 처음으로 ETF가 등장한 이후, ETF 시장이 100조원대로 커지는 데 21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200조원을 뚫더니 올 1월엔 300조원, 4월엔 4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ETF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과 금액이 급속도로 늘어나니까 ETF가 사들이는 주식 자산 규모도 덩달아 커지는 거죠.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은 약 71% 성장해 같은 기간 글로벌 ETF 시장(31%)보다 2배 이상 빠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국내 ETF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2000억원대로, 작년(5조4910억원)의 3배 이상입니다. 이는 코스피시장 개별 주식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29조3000억원대)의 약 60%에 해당합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10개 종목을 산다면 그중 6개는 ETF란 얘기죠.이어지는 3면에서는 국내 ETF 시장의 급성장 배경, 투자 과정에서 나타나는 투기성 문제, 효과적인 투자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간접투자 확산 퇴직연금 가세로 'ETF 신바람'시장 이기려 하기보다 '오래 머무는 법' 배워야국내 ETF 시장은 작년부터 성장세가 가팔라졌습니다. 원인은 크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초호황을 이어가는 국내 증시의 영향입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4월 초 2280대에서 시작해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6600을 넘기며 거의 3배 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었고, ETF로도 수요가 몰린 겁니다. 둘째는 개별 주식 직접투자에서 ETF를 포함한 간접투자로 사람들의 투자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점입니다. 주식시장은 투자자 수와 금액이 늘어나면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ETF는 상대적으로 간접투자이기 때문에 투자 위험이 개별 주식보다 낮습니다.개별 주식보다 위험 낮은 ETF셋째는 퇴직연금의 가세입니다.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로 오르자, 안정적 노후 자산 형성을 목표로 하던 퇴직연금 가입자도 수익성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약정이율형과 같은 안전자산이 아닌 실적배당형 상품, 특히 ETF에 투자를 늘린 거죠. 2022년 11%대이던 퇴직연금의 실적배당형 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 25%대로 급증했습니다. 퇴직연금 내 ETF 투자액도 전체의 47%에 달합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말 500조원을 넘긴 점도 호재입니다. 연금 납입액으로 ETF를 저축하듯 꾸준히 매입하는 구조여서, 결과적으로 시장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수요를 만들어냅니다. 마지막으로 자산운용사의 역량이 커져 코스피지수 등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지향하는 액티브(active) ETF가 다양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방산·원전·항공우주 등 테마별로 자산을 구성해 투자자를 많이 유치했습니다.ETF 거래 90%가 레버리지로국내 ETF 시장이 발전하는 것은 좋은데,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바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다는 점입니다. 하루 변동 폭의 2배로 주가가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 주가가 내리면 수익률이 올라가는 인버스 ETF의 거래량이 전체 ETF 거래량의 89.5%를 차지합니다. 미국·이란 전쟁 등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단기투자 성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레버리지 민족”이란 말까지 있을 정도죠. 레버리지 ETF 등 투자에 ‘1000만원 이상 예탁금 보유’ ‘금융투자 사전교육’ 등 제한을 두고 있지만 높은 투기 거래 비중은 여전합니다.레버리지 투자는 더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제자리걸음을 하더라도 ETF의 순자산 가치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지수가 20% 하락한 뒤 다시 20% 상승하면 일반 ETF 상품의 가격은 100에서 80으로 내렸다가 96으로 올라 손실을 4% 보게 됩니다. 그런데 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이게 100에서 60으로 갔다가 84까지밖에 오르지 못합니다. 결국 손실이 16%가 됩니다. 시장이 등락하는 상황에선 이런 상품들의 누적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요.인덱스 리밸런싱의 마법국내 투자자들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보다 액티브 ETF를 더 선호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시장지수는 상승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인데요, 여기에서 하나 놓치는 게 있습니다. 미국 S&P500이나 우리나라의 코스피200 지수는 편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을 정기적으로 퇴출하고 우량 기업을 새로 편입합니다. ‘망하는 종목’을 자동으로 걸러내고, 우량 종목은 ‘알아서 척척’ 담는 겁니다. 지수가 자체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이런 현상을 ‘인덱스 리밸런싱 효과(Index Rebalancing Effect)’라고 합니다. 또한 유진 파마가 정립한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은 시장가격이 이미 모든 정보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누구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선 시장 전체를 그대로 보유하는 인덱스 투자가 합리적 선택입니다. 실제로 액티브 ETF의 80~90%가 수익률 면에서 장기적으로 지수를 이기지 못한다고 합니다.ETF 투자에 성공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위의 얘기 속에 답이 있습니다. 먼저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적어도 이기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깨닫고 한쪽 방향성만 기대하고 투자하는 유혹을 경계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처럼 일정 금액으로 ETF를 기계적으로 사는 것도 방법입니다. 청소년들도 ETF의 가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볼 만합니다.NIE 포인트1. 인덱스 ETF·액티브 ETF·레버리지 ETF 등에 대해 공부해보자.2. 인덱스 리밸런싱 효과에 대해 친구들에게 설명해보자.3. ETF는 기초자산 가격을 어떻게 따라가는지 메커니즘을 공부해보자.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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