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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有仙則名 (유선즉명)

    ▶한자풀이有: 있을 유  仙: 신선 선  則: 곧 즉  名: 이름 명신선이 살면 곧 명산이라는 뜻으로외형보다 안이 더 중요함을 이름 - 유우석의 <누실명(陋室銘)><누실명(陋室銘)>은 당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이 지은 운문적 격문 형식의 명문(銘文)이다. 유우석이 좌천 후 초라한 집에 살며 쓴 이 글의 도입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산은 높음에 있는 것이 아니니, 신선이 있으면 곧 유명해진다. 물은 깊음에 있는 것이 아니니, 용이 있으면 곧 신령스러워진다(山不在高有仙則名 水不在深有龍則靈).”이 말은 겉모습보다 내면에 품고 있는 가치와 본질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산에 신선이 살고 있으면(有仙) 곧 명산이 된다(則名)는 유선즉명(有仙則名)은 주로 산재부고(山不在高)와 짝을 이뤄 쓰인다.누실(陋室)은 더러운 방이라는 뜻으로, 자신이 거처하는 방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다. 처한 상황이 초라하거나 가진 조건이 화려하지 않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유선즉명을 현대적 의미로 풀면 형식보다 콘텐츠가 우선이라는 뜻이다. 산의 높이나 물의 깊이는 형식이고, 그 안에 담긴 것은 내용이다.유우석은 거처하는 곳이 누추하더라도 그 안에 덕(德)이 있는 사람이 살면 그 인품의 향기에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학력과 이력이 다소 부족해도 콘텐츠(신선·용)가 뛰어나면 쓰임이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공자는 군자의 덕목으로 문질빈빈(文質彬彬)을 꼽았다. 문(文)은 외형이고, 질(質)은 바탕이다. 군자는 안과 밖이 고루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말이다. 포장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안에 든 내용물과 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 영어 이야기

    미국 텍사스주의 별칭 'Lone Star State'

    South Korean solar cell company OCI Holdings has signed a deal with US power supplier CPS Energy to jointly build a 120-megawatt (㎿) solar cell plant and relat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BESS) with a 480-megawatt-hour (㎿h) storage capacity in Texas.Located in southeastern Bexar County, the BESS will be able to serve the energy needs of the San Antonio community for 20 years. CPS Energy will have enough battery storage to power more than 104,000 homes. The system will be able to discharge power for up to four hours at full demand. OCI has a long-standing relationship with CPS Energy. The Korean company operates a solar farm on 70 acres near Texas Loop 1604 that’s already powering homes in the Lone Star State. The Korean company’s US affiliate OCI Energy will be the battery facility’s owner and operator.국내 태양광 전문 기업 OCI 홀딩스가 미국 전력 공급 업체 CPS 에너지와 손잡고 텍사스주에 120㎿(메가와트)급 태양광발전소와 480㎿h(메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공동 건설하는 계약을 맺었다. 텍사스주 벡사(Bexar) 카운티 남동부에 건설될 BESS 시설은 향후 20년간 샌안토니오 지역 사회의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CPS 에너지는 10만4000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저장 용량을 확보하게 되며,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최대 4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OCI는 CPS 에너지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OCI는 이미 텍사스 루프 1604 인근 70에이커 부지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며 론스타 스테이트(Lone Star State) 전역의 가정에 전력을 공급해왔다. 이번에 건설되는 배터리 시설의 소유권과 운영권은 OCI의 미국 자회사인 OCI 에너지가 보유하게 된다.해설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신재생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포용이냐 착취냐' 국가와 제도의 본질

    단순히 교과서나 문제집 말고, 한 권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적이 언제인가요? 논술은 단기간의 기술 훈련으로 실력이 느는 과목이 아니에요. 독서를 통해 쌓인 사고의 깊이와 넓이가 곧 논술 실력입니다. 특히 인문논술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국가’입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권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좋은 정치 제도란 어떤 것인가-이런 질문들은 논술 지문에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뉴스에서 들려오는 정치 소식,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논쟁,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모두 ‘국가와 제도’라는 하나의 큰 주제로 이어져 있습니다.오늘 함께 읽어볼 책은 경제학자 다론 아제모을루와 정치학자 제임스 로빈슨이 공동 집필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입니다.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해 역사적 사례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하는 책으로, 두 저자는 이 연구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제도란 무엇이고, 왜 제도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걸까요? 그리고 ‘좋은 제도’는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유지되며, 또 어떻게 무너지는 걸까요? 책의 가장 중심적인 개념은 포용적 제도(inclusive institutions)와 착취적 제도(extractive institutions)의 구분입니다. 이는 어떤 사회가 번영을 지속할 수 있느냐, 서서히 쇠락할 수밖에 없느냐를 가르는 분기점입니다.포용적 제도란 경제적으로는 사유재산권이 보장되고 공정한 경쟁과 혁신이 장려되는 시스템을, 정치적으로는 권력이 분산되고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며 시민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

  • 학습 길잡이 기타

    무작위의 결과엔 정말 규칙이 없을까?

    동전을 다섯 번 던진다고 생각해봅시다. 다음 두 결과 중 어느 쪽이 더 ‘무작위’ 같을까요? ① 앞뒤앞뒤앞 ② 앞앞앞앞앞. 대부분의 사람은 첫 번째를 고릅니다. 두 번째는 왠지 이상해 보입니다. 누군가 일부러 만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학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동전을 한 번 던지면 앞면이 나올 확률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2분의 1로 같습니다. 따라서 다섯 번을 던질 때 특정한 순서가 나올 확률도 모두 32분의 1로 동일합니다. ① 앞뒤앞뒤앞 ② 앞앞앞앞앞 ③ 앞뒤뒤앞앞 ④ 뒤앞앞뒤뒤, 이 모든 결과는 각각 같은 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작위 잘 만들지 못하는 인간동전을 다섯 번 던질 때 가능한 결과는 32가지이고,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이상하게 느끼는 결과는 보통 ‘앞앞앞앞앞’ 같은 연속입니다. 하지만 사실 ‘앞뒤앞뒤앞’처럼 지나치게 규칙적인 패턴도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결과 역시 확률은 완전히 같습니다.그렇다면 우리는 왜 ‘앞앞앞앞앞’을 특별하게 여길까요? 사람은 ‘무작위’를 떠올릴 때 보통 잘 섞인 상태를 상상합니다. ‘앞뒤앞뒤뒤앞’ ‘뒤뒤앞뒤뒤앞뒤앞’ 같은 결과가 더 자연스럽다고 느낍니다. 반면 같은 결과가 계속 이어지면 어딘가 조작된 느낌을 받죠. 하지만 실제 무작위에서는 특별한 일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습니다.흥미롭게도 인간은 무작위를 잘 만들지 못합니다. 사람에게 동전을 던진 것처럼 보이게 앞과 뒤를 적어보라고 하면 대부분 ‘앞뒤앞뒤뒤앞앞뒤’처럼 씁니다. 무작위를 만들기 위해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으레'의 정체는 고유어 같은 한자어

    “금과 은은 전쟁 발생과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 으레껏 안전자산으로 추천됐다.” “대전역에 있는 성심당 빵집. 대전을 찾는 방문객들은 으례 이 역사(驛舍) 빵집에 들러 빵을 사 간다.” 두 문장에 공통으로 들어간 말이 있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다. ‘으레껏’과 ‘으례’는 형태는 살짝 다르지만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란 의미로 쓰인, 같은 말이다. 이 말은 또 ‘으레’ ‘의례’ ‘으례히’ 등 여러 형태로 쓰여 헷갈리게도 한다. 이 중 ‘으레’ 하나만 바른 말이고, 나머지는 다 비표준어다.어원은 ‘의례(依例)’ … 한자 의식 흐려져표준어 ‘으레’는 원래 한자어 ‘의례(依例)’에서 온 말이다. 이 말이 조금씩 형태를 바꿔 여러 가지로 쓰여, 1988년 현행 한글맞춤법 개정 때 ‘으레’ 하나로 통일했다. 말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발음이 변하기도 하는데, 이에 맞춰 표준어도 바꾼 것이다. ‘으레’의 경우는 모음이 단순화한 형태를 표준어로 삼았다(복모음 ‘의례’ → 단모음 ‘으레’로). 과거 ‘미류(美柳)나무’로 써오던 것을 ‘미루나무’로 바꾼 것도 이때였다. 부사인 ‘으레’에 접미사 ‘-이/-히’를 붙여 ‘으레이’ ‘으레히’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았다.‘의’가 ‘으’로 바뀐 것은 좀 더 빨랐다. 1973년 양주동 감수 <새국어대사전>과 1982년 민중서림 <국어대사전>만 해도 ‘으례’가 표준어였다. 지금도 ‘으레’ 표기가 헷갈리는 까닭은 이 말이 애초에 한자어

  • 영어 이야기

    주식시장이 크게 반등할 때 'rally'

    South Korea’s stock market extended a historic rally on Wednesday, with the benchmark Kospi index closing above 6,000 for the first time.Semiconductor stocks, including 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rallied on expectations for their higher profits.Since the start of this year, the Kospi has climbed 44.3%. By late October, it had surpassed 4,000 and entered a year-end “Santa rally” in late 2025. By Jan. 22, the index had crossed 5,000 for the first time.Robot-related stocks also rallied amid expectations for broader adoption of physical AI.Individual investors bought a net 1.14 trillion won worth of shares, while institutional investors added a net 1.02 trillion won. However, foreign investors sold a net 2.39 trillion won in stocks.수요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해 마감하며 한국 증시는 역사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관련 주식들은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했다.올해 들어 코스피는 44.3% 상승했다. 작년 10월 말에는 4000선을 넘어섰고, 2025년 말에는 이른바 ‘산타랠리’에 진입했다. 이어 1월 22일에는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피지컬 AI의 확산 기대감 속에 로봇 관련 종목들도 상승했다.개인투자자들은 1조14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투자자들도 1조200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2조39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해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주식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져 연초 두 달간 코스피(Kospi)는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주가가 강하게 오르는 현상을 ‘랠리(rally)’라고 부릅니다.rally는 다시(re-)+ 결합하다/편들다(rally)가 합쳐진 단어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자정'보다 '밤 12시'가 좋아요

    “지난 2월 27일 오후 3시 38분(미국 동부 시간 기준). 이란 공격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명령이 미 중부사령부에 하달됐다. … 2월 28일 새벽 1시 15분(이란 시간 오전 9시 45분). 육·해상에서 100대 넘는 미군 항공기가 이란을 향해 일제히 출격했다.” 국내 한 언론이 전한 미국의 대이란 작전 개시 상황도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여기 등장하는 오전·오후·새벽 같은 ‘시간을 나타내는 우리말 표현’이다. 특히 ‘새벽 1시 15분’이란 말의 쓰임새가 어색하다. 새벽은 동틀 무렵…‘새벽 1시’ 어색오전이나 오후, 정오 같은 말은 일상에서 늘 쓰는 어휘다. 이들 말에는 우리말의 과학적 용법이 담겨 있다. 우선 공통으로 들어 있는 ‘오’의 정체는 무엇일까. 한자어 ‘오(午)’는 낮을 가리키는 동시에 십이지에서 일곱째 지지인 말(馬)을 뜻한다. 올해가 ‘병오년(丙午年)’으로 ‘말의 해’라고 하는 것을 떠올리면 알기 쉽다.‘오시(午時)’라고 하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의 시간을 나타내는데, 여기서 낮이라는 뜻이 나왔다. 한자 ‘午(오)’는 원래 절굿공이를 그린 것이라고 한다. 절굿공이 같은 막대를 꽂아 한낮임을 알았다는 데서 ‘낮’을 뜻하게 됐다. 여기에 ‘바를 정(正)’ 자를 붙여 정오라고 하면 그 낮의 한가운데, 즉 낮 12시를 말한다. 해가 뜨고 져서 다시 해가 뜨는 동안을 하루로 삼았는데, 해가 떠 있는 동안이 낮이고 해가 진 상태가 밤이다. 그 하루 낮과 밤을 편의상 24시간으로 나눠 낮의 한가운데를 12시로 삼았다. 그렇게 생긴 말이 ‘정오(正午)’다.낮의 한가

  • 학습 길잡이 기타

    알함브라의 붉은 성벽 속에 숨겨진 수학적 설계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가우디의 대성당이나 바르셀로나의 웅장한 건축물 사이에서 쉽게 순위를 매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높은 고원 위에서 붉은 벽돌의 위용을 자랑하며, 주변 환경과 완벽하게 어우러진 알함브라 궁전을 단연 으뜸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 궁전이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단순히 건물의 화려함이 아니라, 높은 곳에 자리하면서도 정원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정교하게 가꿔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생명력 넘치는 정원을 가능하게 한 핵심은 바로 곳곳에서 넘실대는 맑은 물입니다.9세기경에 세워진 작은 요새를 기반으로 나스르 왕조의 창시자 무함마드 1세는 1238년에 성벽과 궁전의 기틀을 잡으며 메마른 고원 위에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거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생명을 불어넣을 물을 확보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였고, 이를 위해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정교한 수로 시스템이 설계됐습니다. 알함브라의 물은 수 킬로미터 떨어진 다로강에서 ‘아세키아 레알(Acequia Real)’이라는 메인 관로를 통해 들어옵니다.수로를 건설하던 설계자들이 깊은 골짜기라는 거대한 장애물을 만났을 때, 그들은 포기하는 대신 수학적 통찰력이 담긴 ‘역사이펀 구조’를 탄생시켰습니다. 관을 U자 형태로 땅 밑 깊숙이 매설해 떨어지는 물의 압력이 다시 반대편 높은 곳까지 물을 밀어 올리도록 한 이 설계는 참으로 경이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이는 수압의 가중치를 정교하게 계산해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되고 다시 위치에너지로 복원되는 물리적 법칙을 완벽하게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이성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