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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愛及屋烏 (애급옥오)
▶한자풀이 愛: 사랑 애 及: 미칠 급 屋: 집 옥 烏: 까마귀 오사랑이 집 위의 까마귀에까지 미친다누군가를 좋아하면 모든 것이 이뻐 보임 -<상서대전(尙書大傳)>고대 중국 상나라 말기 사치스럽고 방탕한 주(紂)임금이 정사를 돌보지 않자 서쪽의 희발(發)이 여러 제후와 부족을 규합해 상나라를 공격했다. 전쟁에 패한 주왕의 자살로 상나라는 멸망하고 희발이 무왕(武王)에 등극하면서 주(周)왕조가 시작되었다. 상나라의 유민과 주임금의 옛 신하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된 무왕이 대신들을 불러 논의했다.“상나라의 수도였던 은(殷)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소?”먼저 강태공(姜太公)이 말했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지붕 위의 까마귀까지 좋아하기 마련이고, 어떤 사람을 싫어하면 담벼락 모서리까지 미워지는 법입니다(愛人者兼其屋上之烏 不愛人者及其胥餘).” 무왕은 모두를 엄벌해야 한다는 강태공의 생각이 탐탁지 않았다. 소공(召公)이 말했다. “죄가 있는 사람은 죽이고 죄가 없는 사람은 살려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무왕은 이 또한 옳지 않다고 여겼다. 주공(周公)이 말했다. “그들이 예전부터 하던 생활을 그대로 이어가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원래 살던 집에서 그대로 살게 하고, 원래 하던 일을 그대로 하게 하면 됩니다.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어질고 덕 있는 사람을 많이 기용하면 나라를 평온히 다스릴 수 있을 것입니다.”무광은 주공의 말을 옳다고 여겨 주왕의 아들 무경을 은에 머무르게 하고 주왕의 이복형인 미자계에게 상나라 제사를 계승하도록 하는 등 상나라의 백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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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박빙의 승부를 말할 땐 'dead heat'
Coupang and Naver are in a dead heat in the race for South Korea’s e-commerce market lead.South Korea’s No. 1 e-commerce player Coupang is estimated to have posted 40 trillion won in sales in 2024, its highest-ever annual sales and a record high in the country’s retail market, including both offline and online stores.Its archrival, Korea’s largest search engine and internet portal Naver’s commerce business is also expected to report its largest gross merchandise value (GMV) of over 50 trillion won for 2024.Naver operates a commerce business that connects merchants with consumers without its own fulfillment centers and receives 4-5% commissions per purchase, which are recorded as its sales.Coupang, the Amazon of South Korea, generates over 90% of its sales from directly selling products stored in its logistics centers across the nation.쿠팡과 네이버는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선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국내 1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쿠팡은 2024년 매출 40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연간 최고 매출이자 온·오프라인 매장을 포함한 국내 소매시장 역대 최고치다.쿠팡의 경쟁자이자 한국 최대 검색엔진 및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또한 2024년에 50조원을 넘는 사상 최대 거래액(GMV)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네이버는 자체 물류센터 없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커머스 사업을 운영하며 구매당 4~5%의 수수료를 매출로 잡는다.‘한국의 아마존’으로 통하는 쿠팡은 전국에 있는 물류센터에 보관된 제품을 직접 판매함으로써 매출의 90% 이상을 창출한다. 해설국내 이커머스(e-commerce) 투톱인 쿠팡과 네이버가 모두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두 회사는 쇼핑부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음식 배달 등을 아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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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법 목적·내용도 정당해야…실질적 법치주의 대두
정치와 법 교과서의 1단원 주제들은 논술고사의 빈출 주제입니다. 법의 역할과 발전 단계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선 법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민주국가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해결할 때 법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법은 정의, 합목적성, 법적 안정성이라는 이념을 갖고 있습니다.----------------------------정의 법이 실현하고자 하는 최고 이념으로, 평등을 바탕으로 한다. 평등을 바탕으로 한 정의는 다시 평균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로 나뉜다. 평균적 정의는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우해주는 형식적 평등을 통해 실현된다. 반면 배분적 정의는 상대적·비례적·실질적 평등을 추구하는 것으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는 것을 말한다.합목적성 법은 시대나 국가가 지향하는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는 이념이다.법적 안정성 개인의 사회생활을 안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이념이다.------------------------이러한 법의 기본 요소들이 법치주의의 첫 시작부터 완비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법치주의가 발달하면서 초기에는 법 자체의 내용과 목적보다 의회 제정이라는 형식적 합법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왕정이나 독재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목적에서였지요. 그러나 오늘날에는 법의 목적과 내용도 정당해야 한다는 실질적 법치주의가 대두되고 있습니다.법의 형식적 요소를 중시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위해 상당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사건을 생각해봅시다.[사건1] 영국에는 무분별한 동물 남용과 학대에 반대해 조직적인 저항운동을 벌이는 동물해방론자들의 단체가 있다. ‘동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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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재래시장'은 왜 '전통시장'에 밀렸나
“설을 하루 앞두고 재래시장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입니다. 판매대에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물론 여러 종류의 수산물이 풍성합니다.” “설 연휴를 맞아 전통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명절을 준비하기 위해 시민들이 전통시장을 찾았습니다.” 지속적인 내수경기 침체에 계엄과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생계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로 불리는 지난 설엔 그래도 차례상을 준비하는 이들이 전통시장을 찾아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시대 변천 따라 ‘단어 인식’ 달라져두 방송사에서 전한 내용은 비슷했지만, 용어 사용에서 중요한 차이가 눈에 띈다. ‘재래시장’과 ‘전통시장’이 그것이다. 각각 제목으로 쓴 말도 마찬가지다. ‘설 대목 맞은 재래시장, 활기 가득’과 ‘설 연휴 전통시장 북적’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선 재래시장을 “예전부터 있어 오던 시장을 백화점 따위의 물건 판매 장소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로 정의한다. ‘전통시장’은 어찌 된 일인지 아직 올라 있지 않다.예전에 재래시장이라 부르던 말이 전통시장으로 바뀐 것은 이미 15년 전 일이다. 정부에서는 2010년 7월 1일부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시행하면서 ‘재래시장’을 버리고 ‘전통시장’을 쓴다고 밝혔다. 재래시장이라는 용어가 낙후된 느낌이 든다는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재래’라는 말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음을 뜻한다. 물론 ‘전통시장’이 법정 용어이자 공인된 말이지만 현실 언어에선 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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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수학적 참, 수식없이 그림으로도 증명해요
지난주 ‘2025년은 수학의 해(1)’에서 2025와 관련된 두 가지 수학 이야기를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2025와 관련된 또 다른 수학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452=2025인데, 45는 1부터 9까지 자연수의 합입니다. 그런데 1부터 9까지 자연수의 합의 제곱은 1부터 9까지 세제곱의 합과 같습니다.즉 2025=(1+2+3+…+9)2=13+23+33+…+93입니다.이 등식이 신기해서 SNS나 각종 수학 커뮤니티에 새해 인사 글로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등식은 처음 보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열의 ‘자연수의 거듭제곱의 합’ 내용입니다.여기서, 이므로 13+23+33+…+n3=(1+2+3+…+n)2인 것입니다.‘자연수의 거듭제곱의 합’에 대한 일반적 증명은 고등학교 수학Ⅰ의 수열 단원(2015 개정 교육과정 기준)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이를 그림으로 증명해보려고 합니다.다음 그림을 이용하면 13+23+33+…+n3=(1+2+3+…+n)2이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한 모서리의 길이가 각각 1, 2, 3인 정육면체의 부피는 각각 13, 23, 33이므로 세 정육면체의 부피의 합은 13+23+33 (… ㉠)입니다.세 정육면체를 밑면의 가로의 길이가 1인 직육면체 1개, 2인 직육면체 2개, 3인 직육면체 3개로 분해한 후 이 직육면체들로 만든 하나의 직육면체는 밑면의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각각 1+2+3, 1이고 높이가 1+2+3이므로 부피는 (1+2+3)2 (… ㉡)입니다.㉠, ㉡에서 13+23+33=(1+2+3)2입니다.같은 방법으로 한 모서리의 길이가 각각 1, 2, 3, …, n인 정육면체를 밑면의 가로의 길이가 1인 직육면체 1개, 2인 직육면체 2개, 3인 직육면체 3개, …, n인 직육면체 n개로 분해한 후 이 직육면체들로 하나의 직육면체를 만들면 다음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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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수능최저 적용, 실경쟁률 낮아져…기하·확통 대비를
한양대는 2026학년도부터 논술전형 전 모집 단위에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따라서 이전보다 실질 경쟁률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능최저를 확실하게 맞춰야 하는 부담이 따르는 만큼 수능 대비를 보다 철저하게 해야 한다. 또한 한양대는 기하와 확률과통계(이하 확통)가 출제 범위에 포함되므로 미적분을 중심으로 기하와 확통 모두 꼼꼼하게 학습해야 한다. 다만, 기하와 확통은 미적분에 비해 난이도가 평이하게 출제되기 때문에 기하와 확통을 내신으로 이수한 학생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대비가 가능하다.▶한양대 수리논술 대비 포인트◀1. 기하, 확통 기초개념을 빠짐없이 학습할 것.- 난이도는 평이하지만 전 범위에서 고르게 출제됨2. 미적분은 기초부터 심화 수준까지 학습 필요- 교과서 증명을 꾸준히 연습할 것.- 수능 문항을 서술형으로 답안 작성해 볼 것.- 최근 기출문항을 반복해서 풀어볼 것.- 공통범위에서 출제된 기출문항 위주로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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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외관상의 작은 변화를 말할 땐 'nip and tuck'
The IONIQ 5 will greet drivers this month with its retouched looks and enhanced functions. It got its first nip and tuck for the first time since its launch three years ago.Powered by a fourth-generation battery with a bigger 84.0 kilowatt hours (kWh) capacity, the new crossover EV sport utility vehicle (SUV) can drive 485 kilometers on a single charge, versus 458km on its previous version electrified by a 77.4-kWh battery.With a 350kWh super-fast charger, its battery can be charged by 80% in 18 minutes, Hyundai Motor said.Along with the performance improvements, its drivers will enjoy enhanced safety features such as a hands-on detection (HOD) steering wheel, lane keeping assist 2, remote smart parking assist 2 (RSPA 2) and forward/side/reverse parking collision-avoidance assist (PCA-F/S/R).아이오닉 5는 이번 달 새로워진 디자인과 향상된 기능으로 운전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출시 3년 만에 외양과 기능에 변화를 준 것이다.4세대 배터리를 탑재한 새로운 크로스오버 전기차 SUV인 아이오닉 5는 배터리 용량을 기존 77.4킬로와트시(kWh)에서 84.0kWh로 확장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458km에서 485km로 늘어났다.또 350kWh급 초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채울 수 있다고 현대자동차는 밝혔다.이러한 성능 향상과 더불어 운전자는 직접식 감지(HOD) 스티어링 휠, 차로 유지 보조 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RSPA 2), 전방·측면·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PCA-F/S/R) 등의 안전 기능을 누릴 수 있다.해설전기차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전기차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기차가 더 대중화될 수 있도록 자동차 회사들은 배터리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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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제주항공 참사' 대 '무안공항 참사'
#1. 2019년 12월 중국발 외신을 통해 신종 감염병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강력한 전파력이 심상치 않던 이 전염병은 처음엔 ‘우한폐렴’으로 불렸다. ‘우한(武漢)’은 중국 후베이성 성도(省都)로, 이 질병이 처음 발생해 보고된 도시다. 하지만 이 명칭은 오래가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곧바로 2020년 2월 공식 명칭을 ‘COVID-19’으로 결정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COronaVIrus Disease’를 줄인 말이다. ‘19’는 2019년에 처음 발견됐다는 의미로 붙었다.글쓰기에서 ‘관점’을 잘 살펴야한국 정부 역시 이를 받아 ‘코로나19’로 이름을 바꿨다. 우리 국민에게 ‘코로나’라는 이름이 익숙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COVID 대신 그리 정해 부르도록 했다. WHO의 공식 명칭 발표는 새 전염병 이름을 지을 때 특정 지역이나 사람, 동물 이름을 병명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른 결정이었다. 해당 지역이나 민족·종교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즉 낙인효과를 막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2015년에 도입한 것으로,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추구다.#2. 2025년 1월 10일 국토교통부 정례 브리핑에선 다소 이례적인 발표가 있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안공항 참사’라고 잘못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릇되게 불리는 것에 대한 지역의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고는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의 공식 명칭은 유가족과 협의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올해 1월 초 행정안전부에 사고 명칭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