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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어떤 언어보다 감동적인 장애아들의 두마디 말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는 크게 지체장애와 지적장애로 나뉜다. 지체장애는 ‘질병이나 외상으로 인해 골격·근육·신경 계통 등에 기능장애가 영구적으로 남아 있는 상태’로 몸이 불편한 경우를 뜻한다.지적장애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중추신경 계통에 장애가 생겨 정신 발달이 늦거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아빠 어디 가?>의 저자 장-루이 푸르니에의 두 아들은 태어나서 얼마 안 되어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몸도 불편해 지체장애도 동시에 갖게 되었다.장-루이는 프랑스인으로, 방송연출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약하며 많은 책을 펴냈다. 그의 모든 작품은 블랙 유머와 따뜻한 감동이 가득하다는 특징이 있다. 장애 아들 마튜와 토마의 이야기를 담은 <아빠 어디 가?>는 심각한 주제임에도 줄곧 유머가 흐른다. 웃다가 마음이 뭉클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이 책은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2008년 페미나상을 수상했다.장-루이와 아내는 아기와 함께 할 일을 생각하며 마음이 들떴다. 하지만 의사는 “온몸이 흐느적거리고, 목이 고무로 되어 있는 듯 머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마튜에 대해 “헛된 희망을 가지지 말라. 앞으로 계속 그런 채로 살아갈 것이다.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귀가 들리지 않는 마튜가 낼 수 있는 소리는 “부릉! 부릉!” 하는 차 소리밖에 없었다. 몸이 점점 굽어져 곧 호흡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게 될 마튜는 15세에 척추 수술을 했다. 몸을 펼 수 있게 되었지만, 수술한 지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두 아들에 대한 미안함마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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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노벨상 줘도 "안 가요"…역사상 가장 힙한 은둔형 작가의 명작(feat. 고도)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뮈엘 베케트가 47세이던 1952년에 출간되었다. 이듬해 1월 5일 파리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상연되자, 무명작가이던 그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 연극은 폭발적 인기를 누렸고, 파리에서만 300회 이상 선보였다. 지금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50여 개국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미국 초연 때 연출자 앨런 슈나이더가 “고도는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자 베케트가 “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에 썼을 것”이라고 답한 일화가 유명하다. 작가도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고도에 대해 관객들은 “신이다” “빵이다” “자유다” “희망이다”라며 끝없이 추측한다.사뮈엘 베케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데,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체의 인터뷰도 거절했다. 이후 1989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삶의 태도는 엄격한 청교도 가정과 적막한 환경 속에서 보낸 유년 시절과 관련이 있는 듯 보인다. 아일랜드 사람인 베케트는 작품을 영어, 프랑스어로 번갈아 가며 썼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처음에 프랑스어로 쓰고 이어서 영어로 다시 기록했다. 베케트는 “모국어의 고정된 첫 번째 의미에서 벗어나 언어의 정수에 도달할 수 있는 이야기가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아무것도 안 하는 고도 씨<고도를 기다리며>는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 두 남자의 무의미한 듯 의미 있는 대화가 끝없이 이어지는 작품이다. 희곡을 읽으며 베케트가 말한 ‘언어의 정수’가 어떻게 발현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독서 포인트다.이 작품은 2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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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뱃사람들이 폭풍우보다 더 끔찍하게 여겼던 '죽음의 바다' 정체[고두현의 인생명언]
“바람과 파도는 언제나 유능한 뱃사람의 편이다.”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영국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의 명언이다. “거친 파도가 유능한 뱃사람을 만든다”는 영국 속담과도 닮았다.기번은 독신 생활을 하며 26년 동안 로마사를 연구한 끝에 필생의 대작을 완성했다. 그가 찾은 로마제국의 강성 비결은 거센 바다의 폭풍우 같은 역경을 이겨낸 응전과 도전의 힘이었다. 로마가 멸망한 것은 이 같은 역경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돛에 의지하던 범선(帆船) 시절, 뱃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한 건 무풍지대였다. 맞바람이라도 불면 역풍을 활용해 나아갈 수 있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면 오도 가도 못했다. 바람 한 점 없는 적도 부근이나 북위·남위 25~35도는 ‘죽음의 바다’였다. 이곳에 갇히면 소설과 영화에 나오듯 선원들이 다 죽고 배는 유령선이 된다.동력으로 항해하는 기선(汽船) 시대에는 무풍 대신 폭풍과 파도가 가장 큰 적이 됐다. 세계기상기구(WMO)에 기록된 파도의 최고 높이는 29.1m로, 아파트 10층 규모였다. 영국 해양조사선이 2000년 2월 8일 밤 스코틀랜드 서쪽 250km 해상에서 관측했다.파도는 해수면의 강한 바람에서 생긴다. 그래서 ‘풍파(風波)’라고 한다. 파도의 가장 높은 곳은 ‘마루’, 가장 낮은 곳은 ‘골’, 마루와 골 사이의 수직 높이는 ‘파고(波高)’다. ‘파장(波長)’은 앞 파도 마루와 뒤 파도 마루 사이, 골과 골 사이의 수평 거리를 뜻한다. 뱃사람들은 파고와 파장을 눈으로 재면서 파도가 얼마나 세게 밀려올지 판단한다.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배가 부서지고 목숨을 잃는다. 서양인들이 “전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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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오드리 헵번은 왜 튤립을 먹었을까? 우리가 몰랐던 '꽃'의 진짜 역사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김춘수 시인은 ‘꽃’이라는 시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노래했다. 꽃이 활짝 피어나는 봄에 황인희·윤상구 작가가 꽃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담은 <꽃과 역사, 이야기꽃을 피우다>를 펴냈다.황인희 작가는 이 책에 실린 60편의 꽃 이야기를 읽고 나면 꽃은 “그저 흔해 빠진, 혹은 지천에 널린 꽃이 아니라 독자 여러분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의미 있는 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책에서는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잘 알려진 꽃을 다뤘다. 글은 황인희 작가가 쓰고, 사진은 윤상구 작가가 찍었다. 각 장 앞부분에 있는 QR코드를 접속하면 많은 꽃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다.봄이 되면 미국 워싱턴 D.C.의 포토맥 강변에도 일본이 1912년에 선물한 왕벚나무 3000그루가 활짝 피어난다. 포토맥 강변의 벚나무가 일본산이 아닌 한국산이라고 동양미술사학자 존 커터 코벨 박사가 자신의 글에 기록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미국이 왕벚나무를 다 베어버리려고 한 일이 발생했다. 당시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 “그 벚나무는 일본산이 아닌 대한민국 제주도산 왕벚나무”라고 밝혀 지금까지 포토맥 강변을 지키고 있다. 납북 남편 그리는 일편단심 민들레유럽 사람들이 성모마리아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긴 카네이션은 어머니에 대해 사랑과 존경을 상징하는 꽃으로 자리 잡았다. 1907년 미국의 사회운동가 안나 마리아 자비스가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에 어머니에게 흰 카네이션을 선물하면서 이 문화가 퍼져나갔고, 우드로 윌슨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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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최고의 작품은 가장 바쁠 때 나온다는 거 아세요?
도스토옙스키는 늘 돈과 시간에 쫓겼다. <죄와 벌>을 쓸 무렵에는 극한 상황에 몰렸다. 형과 함께 시작한 잡지와 출판사가 연달아 망하고, 갑자기 세상을 뜬 형의 빚을 떠맡은 데다 형수와 조카들의 생계도 책임져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도박 빚까지 짊어져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간신히 월간지에 <죄와 벌>을 연재하기 시작했지만 굶기를 밥 먹듯 했다. 1866년, 그의 나이 44세 때였다.돈이 급한 그는 그해 10월 4일 다른 출판사와 선불 계약을 맺었다. 조건은 ‘11월 1일까지 새로운 장편소설을 완성하지 못하면 향후 9년간의 출판권을 모두 넘긴다’는 것이었다. 마감까지는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죄와 벌>만으로도 밤을 새울 판인데, 그사이에 새 작품까지 써내야 하다니! 피가 말랐다.다급해진 그는 속기사를 구해 밤낮으로 구술하며 미친 듯 받아 쓰게 했다. 그렇게 해서 27일 만에 <노름꾼>을 탈고했다. 마감 하루 전 원고를 넘긴 그는 출판권을 빼앗기는 위기는 모면했다. 이 와중에 <죄와 벌>의 최종회 연재 원고까지 완성했다.그의 초인적 집중력은 압박과 몰입 덕분이었다. 시간 압박이 강할수록 몰입력은 커진다. 이런 ‘압박형 창작’ 유형은 의외로 많다. 프랑스 작가 발자크는 여러 소설을 겹치기로 연재하며 매일 마감 시간과 싸웠다. 출판과 인쇄업에 연거푸 실패한 그는 빚을 갚기 위해 하루 15시간씩 글을 썼다.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50잔이나 마셨다. 그렇게 전력투구한 결과 90여 편의 장편과 중편, 30편의 단편, 5편의 희곡을 남길 수 있었다.알렉상드르 뒤마도 신문 소설을 한꺼번에 연재했다. 43세 때인 1844년에는 <삼총사>와 <몽테크리스토 백작>,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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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편의점 알바만 하는 모태솔로 이야기[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아쿠타가와상은 일본 순수문학계 최고 권위의 신인상이다. 수상자 중에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오에 겐자부로, 마루야마 겐지, 무라카미 류 같은 쟁쟁한 작가가 많다.<편의점 인간>은 2016년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무라타 사야카는 37세에 이 상을 받았는데,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와 흡사한 상황이어서 화제가 됐다.다마가와대학교 문학부 예술학과를 다닐 때부터 편의점 알바를 한 무라타 사야카는 졸업 후에도 취업하지 않고 편의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썼다. 아쿠타가와상 시상식 당일에도 편의점에서 일한 뒤 참석해 놀라움을 안겼다.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 후루쿠라는 36세로,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인물이다.<편의점 인간>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잘 모르는 공간과 단순한 듯해 보여도 숙련된 기술로 무장한 점원들의 묘한 분위기를 잘 그려냈다. 일본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무라타 사야카 신드롬을 일으켜 30여 개 언어로 번역됐다. 국내에서 2016년 11월 1일 발간한 번역본도 한 달 만에 20쇄를 돌파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이는 물론 작품의 힘도 있었지만 2003년 <수유(授乳)>로 군조신인문학상, 2009년 <은색의 노래>로 노마문예신인상을 받은 탄탄한 글솜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군조신인문학상과 노마문예신인상, 아쿠타가와상까지 3대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는 무라타 사야카를 포함해 세 사람뿐이다.<편의점 인간>이 출간된 후에도 주 3회 편의점에 출근했던 작가는 2016년 여름 일본 도쿄의 한 편의점에서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모태 솔로에 아르바이트라니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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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구상 시인의 '홀로와 더불어' [고두현의 아침 시편]
홀로와 더불어 구상나는 홀로다.너와는 넘지 못할 담벽이 있고너와는 건너지 못할 강이 있고너와는 헤아릴 바 없는 거리가 있다.나는 더불어다.나의 옷에 너희의 일손이 담겨 있고나의 먹이에 너희의 땀이 배어 있고나의 거처에 너희의 정성이 스며 있다.이렇듯 나는 홀로서또한 더불어서 산다.그래서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그 평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구상(具常) 시인의 문학 정신을 한눈에 보여주는 시입니다. ‘홀로서기’와 ‘함께 있음’을 대비하면서 ‘대긍정’과 ‘조화의 철학’을 잘 드러낸 작품이지요.첫 연의 “넘지 못할 담벽”과 “건너지 못할 강”, “헤아릴 바 없는 거리”는 존재론적 간극을 상징합니다. “너”는 결코 내 안으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시인은 섣부른 화해로 건너뛰지 않고 홀로됨의 냉정을 먼저 인정합니다. 이것이 대긍정의 출발점입니다.그런 다음엔 바로 반대편을 제시합니다. “나의 옷에 너희의 일손”과 “나의 먹이에 너희의 땀”, “나의 거처에 너희의 정성”. 이것은 남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나는 홀로이되 홀로만으로 성립할 수 없는 존재이지요. 우리는 늘 관계망 속에서 살아갑니다.“그래서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 / 그 평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이럴 때 ‘평형’은 중간 지대의 타협이 아니라 ‘홀로’를 지키면서 ‘더불어’를 아우르는 균형을 의미하지요.최근 열린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창립 20주년 기념 강연에서 김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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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외모지상주의 시대와 '40년 전 못생긴 여자'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가 인기를 끌면서 원작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역주행 중이다. 이 소설은 2008년부터 6개월간 온라인 서점 예스24 블로그에 연재됐고, 2009년 7월 출간된 그해에만 15쇄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이후 스테디셀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소설은 2025년 11월 ‘요한의 17년 후 이야기’를 더한 개정판까지 나왔다. 오랜 기간 독자들의 가슴을 내내 저미게 한 작품이다.<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쓴 박민규 작가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문예잡지 편집장으로 일하다가 2003년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작가상,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문단에 등장했다. 이후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까지 주요 문학상을 두루 받았다.등장인물의 표정과 교감,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많은 걸 대신하는 영화 ‘파반느’는 말과 사건이 그리 많지 않은 조용한 영화인 데 비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448쪽의 꽤 긴 소설이다. 등장인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문장이 차분하게 이어져 수많은 독자가 공감과 감동을 쏟아 냈다.2009년 출간된 이 소설의 무대는 1986년이다. 무려 40년 전 풍경과 대면한 2026년의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인생 소설’이라며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설 속 등장인물이 현재와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이리라. 지독하게 못생긴 그녀<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는 3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나, 그녀, 요한이다. ‘나’는 매우 잘생겼다. 유명 배우가 되면서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를 닮아서다. 무명 시절 남편을 헌신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