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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고교생도 읽을 수 있는 '쉽게 쓴' 반도체 스토리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산업 용어를 들라면 단연 ‘반도체’일 것이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벌써 몇십 년째 이어지는 현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학과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간 곳도 삼성반도체 평택공장이었다. 반도체로 인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년 만에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이라는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도 나온 바 있다.반도체가 뭐길래 국가의 GDP 순위를 바꾸고, 국가원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20여 년간 반도체산업계에서 일한 뒤 인하대 신소재공학과로 자리를 옮긴 최리노 교수는 반도체 공부를 원하는 고등학생과 반도체를 더 많이 알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정확히 표현하면 이 책은 ‘반도체 소자’에 관한 책이다. 반도체는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적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을 뜻한다. 부연설명하자면 도체와 부도체 사이의 전기전도도를 지니는 물질로, ‘전기전도도를 인위적으로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능한 물질’을 말한다.반도체 소자는 반도체 물질을 이용해 만든 ‘전자 소자’를 뜻한다. 소자란 ‘어떤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제작된 부품’이란 의미다. 반도체 소자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량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산업이다. 많은 국민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전에 자부심을 느끼며 응원하고 있다. 진공관을 대체한 반도체 소자1900년대 초 등장한 전자제품의 기능은 매우 단순했다. 50여 년 동안 진공관 소자를 기반으로 전화, 라디오, TV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스무 마리 동물 속에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는 매우 독특한 소설이다. 모두 스무 종류의 동물이 등장하는 짧은 소설 모음인데, 주인공 이름은 동일하게 ‘비스코비츠’다. 잘생겼거나 용감한 수컷 비스코비츠가 좋아하는 상대의 이름은 리우바, ‘꿈결처럼 아름답고, 하품처럼 달콤하고, 베개처럼 부드러워’ 매우 매혹적이다. 그리고 친구 페트로빅, 주코빅, 로페즈가 수시로 등장해 다양한 상황을 만든다.돼지, 사자, 앵무새 같이 자주 들어본 동물도 나오지만 잠쥐, 되새, 쇠똥구리, 전갈같이 특성을 잘 몰랐던 동물도 줄줄이 등장한다. 스무 마리 동물 주인공의 특성에 맞춰 이야기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아 보이지만, 생물학을 공부하고 2년 동안 동물유전학연구소에서 일한 알레산드로 보파에게는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었다.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공부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태국 등지에서 산 보파는 친구들에게 엽서를 자주 보냈는데, 한 친구가 “좀 더 긴 글을 쓰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래서 쓰게 된 ‘낙타 이야기’를 통해 글쓰기에 흥미를 느껴 소설가가 됐다.생물학을 기묘한 우화로 재탄생시킨 보파의 첫 소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가 출간되자마자 천재 작가가 등장했다는 갈채가 쏟아졌다. 이 소설에 대해 평론가들은 ‘다양한 동물이 지닌 본능과 습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욕망뿐만 아니라 악하고 약하고 모순적인 면을 다각적으로 그려냈다’고 평했다. 동물들의 특성에 맞춰 쓴 각기 다른 오묘한 이야기 속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카멜레온과 앵무새의 고민색깔을 조금 섞고 기관지를 부풀리면 가족도 자신을 못 알아보자 카멜레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타임머신을 타고 간 80만 년 뒤 지구에서 만난 사랑

    소설이나 영화가 예측한 것 가운데 실제로 이뤄진 게 많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일이 수십 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것투성이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전화기를 손에 들고 다니며 통화하는 건 소설 속 일이었다. 운전자 없이 달리는 차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했으나 이미 운전석이 텅 빈 자동차가 시험 운행되고 있다.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차용되지만 실현되지 않은 대표적인 것으로 타임머신을 꼽을 수 있다. 조선시대 왕족이 서울 도심을 활보하고, 아날로그 시대의 그와 사랑을 나누는 일은 그야말로 판타지일 뿐이다. 미래로 날아가서 체험한 기이한 일을 담은 최초의 소설은 다름 아닌 《타임머신》이다. 《타임머신》이 1895년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세기 말엽 영국에서 무의식에 대한 많은 저서가 나왔다. 꿈과 무의식, 육체이탈 체험에 대한 고찰이 넘치는 상황을 허버트 조지 웰스는 ‘탈것을 이용한 여행’으로 구체화해 비범하고 독창적인 공상 이야기를 만들어냈다.《타임머신》으로 유명해진 웰스는 《투명인간》 《우주 전쟁》 등 여러 편을 연이어 펴내 공중폭격과 화학무기, 레이저 광선, 산업견학, 우주여행, 유전자 공학, 성형수술, 지구온난화, 진동하는 우주 등의 상상을 펼쳤다. 과학발견 시대와 과학지식이 바탕웰스가 선구적인 과학소설을 쏟아낸 건 전무후무한 과학발견이 이뤄진 빅토리아 왕조 말기라는 시대와 무관하지 않다. 과학사범학교 출신으로 과학 교사, 생물학 강사를 지내며 《생물학 교본》을 낸 웰스의 해박한 과학지식도 《타임머신》을 쓰게 한 바탕이다.21세기 사이버 소설의 원조, 사이버펑크의 대부로 불러도 무방한 웰스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한국 사회의 미래를 지배할 존재, Z세대의 잠재력

    요즘 Z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묶은 MZ세대로 쏠리던 열기가 어느 틈엔가 Z세대를 감싸고 있다. 저자들마다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조금씩 차이 나는데 《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의 김용섭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1982~1996년 출생자), Z세대(1997~2012년)로 구분한다.자신의 세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린 시절을 지나온 뒤에야 그 시절이 보이듯 한 걸음 떨어져 있어야 비로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지금 나의 세대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으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안다면 경쟁사회를 헤쳐나가기 수월해질 것이다. 가장 핫한 세대인 Z세대에 대한 분석에 귀 기울이고 오해를 이해로 바꾸며 새로운 길을 찾아보라.저자는 이미 ‘파워 Z세대의 활약이 시작되었다’고 공표했다. 만 10세부터 25세까지 Z세대 인구는 830만 명으로 전 국민의 16%를 차지한다. Z세대는 어느새 교사와 5급 공무원에 진입했다. 7급 공무원 합격자 5명 가운데 1명이 Z세대이며 9급 공무원과 생산직·서비스직 고졸 취업자는 6~7년차가 되었다. Z세대 스타트업 창업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유명 유튜버로 활약하는 경우도 많다. 인성 문제에 엄격대학에 입학한 Z세대의 90%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고. 내돈내산(내가 번돈으로 내가 산다)과 명품 소비에 관심이 많다. 공정을 중요시하는 Z세대는 기성세대의 ‘내로남불과 선민의식’을 혐오한다. 10대의 강력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Z세대는 과거 인성 문제를 용서하지 않는다. 다른 세대와 달리 ‘학폭’ 사실이 들통난 20대 연예인은 거의 재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윗세대가 철모를 때 한 일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K컬처를 다진 조용한 실력자 X세대

    MZ세대가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X세대를 분석한 《다정한 개인주의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70년부터 1979년 사이에 태어난 중년들의 얘기에 왜 귀 기울이는 걸까.우선 X세대가 요즘 가장 핫한 Z세대의 부모 세대라는 걸 환기하자. ‘생글생글’ 독자들의 부모 얘기를 담은 《다정한 개인주의자》를 통해 X세대가 어떤 특성을 지녔고 어떤 고민과 소망을 안고 있는지 파악한다면 가족 간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다.세대는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 30년 정도 되는 기간’을 뜻한다. 세상의 변화가 극심하다 보니 10년 단위, 때로는 5년 단위로 세대를 나누는 시대가 됐다. 김민희 저자는 이 책에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86세대(1960~1969년생), X세대(1970~1979년생), 밀레니얼 세대(1980~1989년생), Z세대(1990년 이후 출생)로 세대를 구분했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이름이다.X세대는 국외적으로 냉전이 종식되고 국내적으로 반독재 정치가 막을 내린 1990년대에 20대를 맞아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마음껏 펼치며 젊음을 보냈다. 정치·경제 만능주의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 풍토에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문화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X세대는 문화 세대, 정보화 세대, 탈정치 세대로 불리며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고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패션,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이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달라 ‘신인류’라는 별칭까지 얻었다.이전 세대가 ‘우리’와 ‘시대정신’을 부르짖었다면 X세대는 본격적으로 ‘나의 욕망’을 노래했다. 최근 들어 MZ세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시인과 우편배달부의 따뜻하고도 위대한 만남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는 실제 인물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파블로 네루다가 등장한다. 소설 속 네루다의 삶은 실제와 큰 줄기에서 일치한다. 상원의원을 지낸 네루다는 칠레 공산당에 입당해 1969년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가 살바도르 아옌데를 민중연합의 단일 후보로 세우면서 사퇴했다. 1970년 아옌데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네루다는 주프랑스 대사로 부임했고, 1971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쿠데타가 발발한 1973년 네루다는 지병으로 죽음을 맞았다.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모든 언어권을 통틀어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한 바 있는 네루다는 삶 자체만으로도 많은 조명을 받고 있다.《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쓴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는 네루다보다 36년 늦은 1940년 태어났다. 존경하고 동경하는 시인을 기리고 싶은 마음에 네루다 이야기로 연극과 라디오극을 만들고 저예산 영화를 찍어 15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따스함과 인간적인 유머가 넘치는 네루다를 작품 속에 담고 싶었던 스카르메타의 열정이 마침내 27개 언어로 번역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만들어냈다. 메타포로 사랑을 사로잡다소설 속 네루다는 칠레의 작은 어촌 마을 이슬라 네그라로 이사 와서 노벨문학상 소식을 기다린다. 유명인사인 네루다에게 우편물이 폭증하고, 마리오 히메네스는 그 우편물을 전달하는 배달부로 취직한다. ‘실제 노벨문학상 작가와 상상 속 인물인 우편배달부가 펼치는 우정’이 이 소설의 골격이다.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우편물 전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그를 존경해 마지않는다. 네루다의 시집에 사인을 받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픈 마음도 가득하다.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끝나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소녀들의 용기

    “이 집에 살던 열일곱 살 난 딸이 죽었단다.”갑자기 차를 세우고 둘러봤던 폐가를 구입한 엄마가 들려준 말이다. 세간살이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으스스한 한옥, 마루 한가운데 놓여 있는 허옇게 빛이 바랜 여자 구두, 등짝이 선득해지는 장면이다. 이어서 발견한 붉은 나무 상자, 뚜껑을 여는 순간 비밀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붉은 무늬 상자》는 초강력 베스트셀러 《시간을 파는 상점》을 쓴 김선영 작가의 최신작이다. 참신한 스토리와 섬세한 문장으로 청소년소설의 품격을 높인 작가가 이번에는 스릴러와 추리 기법에 묵직한 질문을 담아 찾아왔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둑어둑한 저녁, 텅 빈 집에서 읽기 시작한다면 재미와 감동과 오싹함이 배가 될 것이다. 아토피 치료를 위해 작은 산골 중학교로 전학 온 여학생 김벼리. 어릴 때부터 아토피 피부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았지만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강한 정신력으로 잘 이겨냈다. 원주민 아이들의 텃세에다 자기들끼리 공유하는 소문에 끼어들기 힘들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한마디로 쿨한 소녀다. 오래된 다이어리에서 발견한 진실김선영 작가가 소설을 통해 하려는 얘기는 ‘진정한 용기’에 관한 것이다. 어떤 상황을 목격했으면서도 “묻지 않아 답하지 않았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나서지 않았다”고 하면 상관없는 걸까?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며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벼리는 전학 온 첫날부터 친절하게 대해준 세나가 좋지 않은 소문에 시달리는 걸 알고 거리를 둔다. 지친 세나가 행여 나쁜 선택을 할지 몰라 걱정하면서도 다른 아이들의 눈총을 받고 싶지는 않다. 개학을 하고 사흘이 지났는데도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6·25전쟁의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전투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금순아 어디를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홀로 왔다.’‘굳세어라 금순아’의 1절 가사다. ‘흥남부두, 일사’라는 단어를 보고도 어떤 상황인지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복거일 저자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사회평론가다. 역사학자가 아닌 그가 6·25전쟁에 관한 책을 쓴 이유는 서문에 잘 나와 있다. ‘그동안 북한으로 기우는 지식인들이 북한의 침입으로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감추거나 왜곡하려고 시도해서, 우리 사회에선 그 전쟁의 과정보다 오히려 기원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답답함에 직접 6·25전쟁을 기록하게 됐다는 저자는 ‘시간에 쫓기는 일반인들이 그 전쟁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역사학자가 아닌 나로선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하며 ‘오랜 모색에서 나온 해법은 전쟁의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전투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방안이었다’고 방법론을 전한다. 6·25전쟁의 기원에 이어 춘천지구 전투, 다부동 전투, 인천상륙작전, 운산 전투, 장진호 전투, 흥남 철수작전, 지평리 전투, 임진강 전투, 용문산 전투, 휴전 회담을 차례로 기술했다. 3일 만에 적에게 넘어간 서울인천상륙작전과 흥남 철수작전은 영화로 만들어지고 언론에서도 많이 다뤘지만 다른 전투들은 자료를 찾아보기 전에는 잘 알 수 없다. 최근 중국에서 장진호 전투를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었는데 중국 시각에서 전쟁을 왜곡해 ‘비뚤어진 애국주의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리 땅에서 일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