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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국가의 흥망성쇠, 인재에 달렸는데…

    미국이 외국인에 대한 유학비자 발급 심사를 전격 중단해 큰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려는 사람의 정치적 성향 등을 검증하는 절차를 마련한 뒤, 미국 사회의 가치에 맞지 않는 사람은 솎아내겠다는 겁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내 유명 대학들이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주의에 오염됐다고 봅니다. PC주의는 종교, 인종, 성적 취향 등을 차별 없이 존중하자는 운동입니다. 크리스마스 때 ‘메리 크리스마스’가 아닌 ‘해피 홀리데이즈’라고 인사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트럼프는 그러나 백인 개신교도가 세운 나라에서 이러는 것은 문제라고 여깁니다. PC주의의 뿌리는 미국 대학 사회에 있고, 명문대의 경우 20%가 넘는 외국 유학생들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반대하는 하버드대 학생들을 ‘반(反)유대주의’로 몰아가며 학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끊으려 합니다.세계 최강국의 흥망성쇠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회의 개방성과 인재의 유입은 중요한 조건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현대의 강대국들 역시 오랫동안 전 세계 인재들이 모여드는 ‘인재 허브’ 역할을 했습니다. 그 첨병인 대학 사회를 공격하고, 미국 발전의 초석을 제공한 세계 인재들을 내친다면 미국이 지금처럼 건재할 수 있을까요? 이는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닙니다. 고급인재 유출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4·5면에서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세계 최강국의 조건 '개방과 포용'폐쇄·군사팽창 땐 경제부터 몰락역사 속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연구한 학자들은 대중적으로도 유명했습니다.

  • 경제 기타

    원가가 가격결정?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다

    이번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때아닌 커피 원가 논란이 있었다. “커피 한 잔에 8000~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알아보니 원가가 120원이더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커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우리가 폭리를 취한다는 거냐”며 반발했고, “인건비와 임차료는 원가에 안 들어가느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 후보나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이나 원가, 가격, 이윤에 대해 오해하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그들은 무엇을 착각하고 있을까.커피 원가는 얼마일까커피 원가부터 따져보자. 자영업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커피점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저렴한 것도 1㎏짜리 한 팩에 1만7000원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더블샷)에는 원두 20g이 들어간다. 사용 과정에서 버려지는 양을 감안하면 원두 1㎏으로 커피 40잔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커피 한 잔당 원두 가격은 최소 425원이다. 고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원두 가격은 ㎏당 3만원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3만원으로만 잡아도 한 잔당 750원이다.라테에는 우유가 추가된다. 라테 한 잔에 보통 우유 200mL를 넣는다. 우유 가격을 L당 2000원으로 잡으면 잔당 400원이다. 생두를 사서 로스팅하면 원두 원가를 낮출 수는 있다. 그러나 로스팅 장비 하나에 수천만원이 들어간다.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소규모 카페는 오히려 손해다.또 있다. 원두와 우유는 커피 판매량에 따라 변하는 비용, 즉 가변 비용이다. 이것 말고 고정 비용이 있다. 아무리 작은 카페도 전기요금이 한 달에 수십만원 들고, 임차료도 내야 한다. 카페 인테리어에 1억원은 우습게 깨진다. 이런 것은 커피를 한 잔도 못 팔아도 들어가는 비용이

  • 숫자로 읽는 세상

    "6월 모평 국어·수학 지난해 수능과 비슷"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국어·수학 영역이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불수능’이라 불리던 2024학년도 수능보다는 쉬웠으며, 비교적 평이하다고 평가된 2025학년도 수능과는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는 분석이다.EBS 수학 대표 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수학 영역과 관련해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골고루 출제됐다”며 “전체적인 난이도는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밝혔다.2023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으로, 전년(148점) 대비 8점 낮았다. 같은 해 9월 모의평가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으로, 수능보다 다소 쉬운 수준이었다. 심 교사는 “작년 9월 모의평가에서는 만점자가 많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라며 “2023 수능 당시 만점자 수인 1522명보다 조금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문항들이 출제된 반면, 일부 문항은 다소 까다롭게 느껴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EBS 측은 공통과목인 수학Ⅰ의 22번, 수학Ⅱ의 15번,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미적분의 30번 문항 등을 최상위권 변별 문항으로 꼽았다. 이들 문항은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합답형·완성형 문항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메가스터디와 대성학원 역시 이번 수학 영역에 대해 “작년 수능보다 약간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

  • 숫자로 읽는 세상

    세계 100대 벤처투자자 중 한국인 '제로(0)'

    글로벌 100대 벤처투자자 중 한국인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내수 유니콘’ 배출에만 집착해온 국내 벤처캐피털(VC)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대형 VC가 주도하는 글로벌 혁신 생태계에서 소외돼 있다 보니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조차 해외로 날아가 글로벌 VC 자금을 받는 추세다.2일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가 발표한 ‘미다스 리스트 2025’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톱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선정된 100명 중 74명이 미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활동 지역 기준 중국 14명, 영국 6명, 이스라엘 2명 순이다. 독일, 우루과이, UAE에서도 한 명씩 나온 반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투자자는 100명 중 단 한 명도 없다.미다스 리스트는 글로벌 VC업계에서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벤처투자자 명단이다. 최근 5년간 회수 실적과 업계 평판, 투자 다양성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다. 국적별로 분석해도 한국인 투자자는 없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베네수엘라 국적의 투자자가 5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테크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VC판에 영향을 주는 한국계 빅샷이 없다”며 “실리콘밸리에선 국적별로 서로 끌어주는데 한국 투자자의 입김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명단에 이름을 올린 스타 투자자는 주로 오픈AI(앨프리드 린), 에어비앤비(리드 호프먼), 팰런티어(피터 틸)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에 초기 투자로 들어갔다. 중국에서도 바이트댄스·디디추싱 등 대형 기업이 나왔고, 이를 통해 중국 투자자들이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한국 유니콘기업은 대부분 내수기업이다. 이들 기업

  • 경제 기타

    연기금 영향력 막강…주식시장 왜곡 우려도

    국민연금공단이 내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14.4%로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그만큼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를 확대해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조정이 국내 자산 투자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해 국민연금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이 안은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13%로 높이는 게 핵심이다.-2025년 5월30일자 한국경제신문-국내 300여 개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투자 비중을 줄이지만 투자액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기존 9%에서 13%로 높이는 연금 개혁이 이뤄지면서 당초 1882조원(2041년)이던 기금 규모 ‘정점’이 3659조원(2053년, 기금운용수익률 4.5%→5.5% 가정 시)으로 2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입니다.국민연금이 이 중 10%만 국내 주식에 투자해도 366조원으로, 올해 투자액(153조원) 대비 2배가 넘습니다. 연금개혁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더 커지게 만드는 셈입니다.보험료 인상은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동시에, 적극적 투자로 수익률을 높여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시각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연금 개혁이 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들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른바 ‘연기금 거대화의 문제’입니다.문제의 시작은 거대해진 연기금이 ‘가격’을 매개로 한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메기&rsq

  • 경제 기타

    두 나라 화폐 교환비율…통화가치와 반대로 움직여

    경제 현상을 개방경제로 확대해 설명하기 시작한 이후에 지금까지 무역의 발생 및 자금의 이동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살펴봤다. 하지만 대외거래에 활용되는 화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가와 국가 사이에 상품이나 자금거래가 발생하는 경우 어느 나라 화폐로 대금을 지불할 것인지, 한 나라의 화폐를 어떤 비율로 다른 나라 화폐로 교환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환율(exchange rate)이다. 환율은 두 나라에서 사용하는 각기 다른 화폐를 교환하는 비율로, 국가 간 상품과 자금의 거래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번 주부터는 환율의 결정 과정과 환율의 변동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환율의 표시환율은 두 나라의 화폐가 교환되는 비율이다. 환율 표시는 자국의 화폐를 기준으로 하거나 자국의 화폐와 교환되는 다른 나라의 화폐를 기준으로 할 수도 있다. 어느 쪽 화폐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돈 1000원이 미국 1달러와 교환되는 경우 우리나라 돈을 기준으로 하면 1원이 0.001달러와 교환되므로 환율을 0.001달러라고 표시한다.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1달러가 1000원과 교환되므로 환율은 1000원이 된다.기축통화와 환율기축통화(vehicle currency)는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는 중심 화폐다. 현재는 미국의 화폐인 달러가 전 세계 수많은 상품과 자금거래에 주로 사용되므로 기축통화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환율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와 각국의 통화 간 교환 비율이다.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카리나 패션이 부른 공인의 정치색 논란…괜찮을까

    대선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7일, 유명 걸 그룹 에스파의 카리나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한 장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검은색과 빨간색이 혼합된 점퍼에 새겨진 숫자 ‘2’와 장미 이모티콘은 순식간에 정치색 논란을 낳았다. 일부 누리꾼은 “애국 보수 카리나” 등의 댓글을 남기며 이를 퍼 날랐고, 정치꾼들은 카리나가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달았다. “스타일링이나 상징을 정치와 억지로 연결하지 말라”는 상식적 의견은 선동적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놀란 카리나와 소속사가 즉각 게시물을 삭제하고 “일상적인 내용을 SNS에 게시한 것일 뿐 다른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번 일은 단순한 연예인 논란을 떠나 디지털 시대 공인의 표현 자유와 사회적 책임 사이의 균형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찬성] 비난은 민주주의 가치 부정하는 것…연예인도 표현의 자유 있어연예인의 단순한 패션 선택을 정치적 메시지로 과잉 해석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리적 현상이다. 카리나와 소속사는 무심코 입은 의상일 뿐이고, 옷에 표시된 ‘2’는 특정 대선 후보의 기호와는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그런데도 네티즌이 작위적으로 생성한 ‘2번 지지’ 내러티브가 그럴듯한 현실로 작동했고, 알고리즘 증폭 메커니즘을 통해 확산했다. 글로벌 패션 트렌드인 넘버링 프린트를 정치적 상징으로 왜곡한 것도 모자라 가짜 현실의 자기 증식이 확산한 것이다. 이처럼 어이없는 허구적 선동의 물결 앞에 이성과 상식은 무력화됐다.게시물 삭제 후에도 정치인들의 발언이 논란을 증폭했

  • 커버스토리

    증가속도 최고 '나랏빚' 더 쓰고 보자는데…

    우리나라 경제가 많이 어렵습니다. 미국이 주도한 관세전쟁 영향으로 수출이 위협받고, 내수는 구조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복되는가 싶던 경제성장률은 올해 1%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률 최대치인 잠재성장률도 2040년엔 0%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마저 있습니다.그렇다 보니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이 내거는 경제 공약에 더욱 주목하게 됩니다. 빚(국가부채)을 내서라도 재정 투입을 늘리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기업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성장을 이끌게 해야 한다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주장이 맞섭니다. 이 와중에 미국과 일본에선 각각 대규모 감세를 추진하고 거액의 국채 발행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려다 지난달 21일 국채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맞았습니다. 재정적자가 심화하면 최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도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웠죠. 나랏빚을 함부로 늘려선 안 된다는 경고입니다.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비율은 2010년대 중반 34%를 유지했습니다. 이게 지금은 46%까지 늘어났어요. 비(非)기축통화국 가운데 두번째로 빠른 증가속도입니다. 한국의 나랏빚은 어느 정도가 적정할까요?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는 것과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이어지는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정부 돈 풀면 '경기 마중물' 될 수 있지만지속 발전 위해선 재정 건전성도 중요거시경제이론에서 국내총생산 또는 국민소득(Y)은 소비(C), 투자(I), 정부지출(G)의 합으로 구성됩니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Y=C+I+G’입니다. 민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