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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구글·소니·레고…부활 원동력은 어디서?

    구글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0’이 화두입니다. 지난달 중순에 선보인 이 모델은 그간 AI 최강자로 인정받아온 챗GPT를 성능 면에서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AI 평가 잣대인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 제미나이 3.0 프로는 정답률 37.5%를 기록하며 챗GPT 5.1 프로(30.7%)를 앞섰습니다.제미나이 3.0은 특히 추론 능력이 뛰어납니다. 어떤 질문을 받으면 사용자가 왜 그런 질문을 던졌는지 깊이 생각해본 뒤, 가장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해보려고 제미나이와 챗GPT에 같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요즘 많습니다.사실 AI 기술 개발의 포문을 연 곳은 구글이었습니다. 2014년 AI 연구 스타트업인 딥마인드를 인수하고, 2016년 바둑 AI 알파고로 이세돌 기사를 꺾었죠. 그런데 3년 전 챗GPT가 혜성처럼 나타나면서 AI 분야에서 구글은 잊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미나이 3.0의 공개는 AI 분야에서 구글이 권토중래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언론은 벌써부터 구글이 AI 분야 선두권에 복귀했다고 보도합니다.기업 경쟁에서 주도권을 회복한 선발 업체의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업계를 다시 선도하는, 또는 부활하는 기업의 역동성엔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요? 이어지는 4·5면에서 깊이 파보겠습니다.칩까지 직접 개발하며 AI 경쟁력 키운 구글이미징·콘텐츠 집중한 소니, 지속가능 기업 변신구글은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가장 강력한 빅테크로 성장했습니다. 인수합병(M&A) 전략도 잘 활용해 검색·클라우드·동영상·자율주행차 등 팔을 뻗지 않은 분야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 초

  • 키워드 시사경제

    구글의 반란…엔비디아 'GPU 제국'에 금 가나

    “잠자던 거인이 완전히 깨어났다.”한동안 인공지능(AI) 경쟁에서 “감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다가 전방위 추격전에 나선 구글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이 내린 한 줄 평이다. 구글이 지난달 내놓은 최신 AI 챗봇 ‘제미나이3’는 추론 성능, 코딩 실력 등에서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챗GPT 5.1’보다 낫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건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인 텐서처리장치(Tensor Processing Unit, TPU)다. 제미나이3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신 TPU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만능 칩’ GPU vs ‘특화 칩’ TPUGPU는 애초 게임 그래픽 처리용 칩으로 개발됐다가 복잡한 AI 연산을 동시에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만능 칩’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가 세계 1위 시가총액 기업에 등극한 것은 GPU 시장의 90% 안팎을 장악한 덕분이었다. 반면 TPU는 AI의 핵심 연산만 빠르게 처리하도록 만든 ‘특화 칩’이라 할 수 있다. 범용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GPU만큼 다재다능하진 않지만, 가격이 절반 이하인 데다 전력을 덜 먹는다. 구글은 수천 개의 TPU 칩에 슈퍼컴퓨터와 초고속 통신망을 연결해 초대형 모델인 제미나이3를 효율적으로 훈련시키는 데 성공했다.TPU는 어느 날 갑자기 뚝딱 나온 물건이 아니다. 구글은 이 칩을 2015년 처음 선보인 이후 검색·유튜브 등 자체 서비스에 활용해왔으며, 올해 7세대 제품까지 나왔다. 엔비디아의 핵심 고객사이기도 한 구글은 TPU 성능을 꾸준히 개선하며 외부에 판매하는 방안도 모색해왔다. 최근 앤스로픽에 최대 100만 개의 TPU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메타 데이터센터에 TPU가 들어갈 수

  • 경제 기타

    임대료 규제의 역설…서민 집 마련 더 힘들어진다

    “뉴욕 유권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에서 밀려난 요리사, 배달원, 택시 운전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미국 뉴욕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의 승리 연설 중 일부다. 뉴욕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위한 맘다니의 핵심 공약이 100만 가구 임대료 동결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대료 규제는 저소득층을 도시 바깥으로 더욱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임대료 규제의 오랜 역사맘다니의 임대료 규제 공약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뉴욕에는 오래전부터 임대료 규제가 있었다. 시작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대였다. 전쟁 특수로 많은 근로자가 뉴욕으로 밀려들었는데 건설사들이 군수 지원에 집중하느라 주택 공급이 부족했다. 이에 뉴욕시는 세입자가 임대료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법원이 ‘합리성을 기준으로’ 적정성을 판단하도록 했다.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3년엔 미국 연방 정부가 식료품과 연료, 원자재 가격 그리고 주택 임대료를 통제했다. 참전 군인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할 목적으로 미국 전역의 주택 임대료를 동결했다. 전쟁이 끝난 뒤 연방 정부는 가격 통제를 해제했지만, 뉴욕시는 임대료가 계속 오르자 시 차원에서 임대료 인상률의 상한을 정했다.1969년엔 임대료 안정화법을 제정해 임대인 대표와 세입자 대표, 공공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임대료 인상률을 결정하도록 했다. 1990년대 이후 규제를 완화한 시기도 있었지만, 2019년부터는 임대료 인상률을 1.5~2.5%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자기 집에 불을 지른 집주인이런 규제는 단기적으로 임대료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낸다.

  • 시사 이슈 찬반토론

    대학가 흔든 'AI 커닝'…교육에 AI 활용, 괜찮을까

    대학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르며 교육체계 전반을 흔들고 있다. 국내 최상위권 대학에서 적발된 AI 기반 부정행위는 단순히 단속 문제를 넘어 대학이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어떤 방식으로 교육과정에 통합할 것인지, 학생들의 학습 역량을 어떻게 재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챗GPT, 제미나이 등 대규모 언어 모델이 등장한 이후 AI는 빠르게 일상의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활용이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AI 활용이 창의력 향상과 학습 효율 극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깊이 있는 사고와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능력을 약화하고 학점 따기를 위한 편의적 도구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찬성] AI 활용, 돌이킬 수 없는 대세…학습 효율·미래 역량 강화에 필요AI 활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AI가 학습 효율을 높이고 학생들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AI는 개인 맞춤형 학습 조력자로 기능하며, 초기 아이디어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사고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단순히 정답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사고 과정 전반을 보완하고 깊이를 더해주는 ‘생산적 상호작용 도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반복적이고 기초적인 작업을 AI가 대신함으로써 학생들은 보다 창의적이고 심화한 학습에 집중할 수 있다. 데이터 수집, 참고 문헌 정리, 기본적인 페이퍼 구성처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작업을 AI에 맡기면 학생들은 보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 논리 구성 등 ‘고차적 학습활동’에

  • 숫자로 읽는 세상

    '영어 1등급 비율' 최저…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에서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이 3.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넘어선 불필요한 학습과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절대평가인데 1등급 3%뿐올해 수능에서 가장 어려운 영역은 영어였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영어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시험 난이도를 목표로 했다”며 “그러나 애초 취지와 의도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올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상대평가 1등급 기준인 4%보다 낮아 1994년 수능이 도입된 이후 전 과목 통틀어 가장 낮은 1등급 비율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수능의 1등급 비율은 6.22%였다. 평가원 내부적으로는 6~10% 선에서 1등급이 정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올해는 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올해 수능에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상대평가로 치러지는 과목보다 적은 인원이 1등급을 받게 됐다. 1등급 인원은 2만8587명에서 1만5154명으로 대폭 줄었다. 상대평가로 실시된 국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2만2935명(4.67%), 수학 1등급 수험생은 2만1797명(4.62%)이다. 수시전형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하게 된 수험생들은 ‘비상’이 걸렸다.‘불국어’ ‘물수학’으로 과목별 유불리국어와 수학의 난이도 격차도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국어’라는 평가를 받은 국어의 표준점수 최

  • 숫자로 읽는 세상

    환율이 끌어올린 물가…석유류 5.9% '껑충'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으로 치솟으면서 지난달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물가가 6% 가까이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수입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지난 8월 1.7%로 떨어진 물가는 9월(2.1%), 10월(2.4%)에 이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고환율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11월 1394원30전에서 지난달 1460원40전으로 1년 새 4.7% 올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물가가 줄줄이 상승했다. 환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석유류는 5.9% 올라 2월(6.3%) 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5.3%, 경유가 10.4% 상승했다.원유는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유가만큼 환율도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 지난달 국제 유가는 1년 전보다 10% 넘게 떨어졌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5%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웃돌 정도로 치솟으면서 국제 유가 하락분을 반납했다. 정부가 유류세 감면 폭을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농축수산물은 5.6% 올라 작년 6월(6.5%)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수입 소고기는 6.8% 상승해 작년 8월(8.1%)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망고(8.8%), 키위(12.0%) 같은 수입 과일도 환율 영향이 두드러졌다. 수산물 중에서는 수입 비중이 높은 갈치(11.2%), 조기(18.2%), 고등어(13.2%) 물가가 크게 올랐다.코코아, 팜유, 커피 등 식품 가공업체의 원재료 수입 가격도 올라 가공식품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밀가루, 설

  • 사진으로 보는 세상

    "희망을 올려요"…광화문 '사랑의 온도탑'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날 ‘희망 2026 나눔캠페인’ 출범식을 열고 상징 조형물인 사랑의 온도탑을 점등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목표액(4500억원)의 1%인 45억원이 모일 때마다 수은주가 1℃씩 올라간다.   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 경제 기타

    정책의 효과, 시장 변수 예측할 때 모형 활용

    올해 실시한 수능 국어의 높은 난도로 인해 수험생들이 시험장에서 꽤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비문학 지문은 원래 배경지식이 없어도 풀 수 있도록 출제되지만, 처음 보는 개념이 나오면 당황스럽기 마련입니다. 특히 경제·금융 관련 지문이 수험생으로선 더 생소할 텐데요, 오늘은 경제 전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경제는 어떻게 전망할까요. 경제 전망은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겠다고 예측하는 겁니다. 하지만 숫자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왜 그 숫자가 나오게 됐는지 배경을 설명하는 게 전망의 목적이죠. 예를 들어 내년 경제성장률을 2%로 예상한다고 했을 때 왜 그런 전망이 나왔는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반도체 경기가 좋아질 것이다” 등 현재 상황을 토대로 한 전망이 중요하죠.문제는 경제가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경제는 데이터가 쌓여서 그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데이터가 아무리 쌓여도 정답이 아닐 수 있죠. 그래서 경제 전망을 ‘주사위 굴리기’라고도 해요. 확률의 문제인 셈이죠. 이렇게 복잡한 경제를 조금이라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경제모형입니다.경제모형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이론에 맞는지를 따지는 모형, 다른 하나는 데이터에 부합하는지를 중시하는 모형입니다. 이론 관련 모형에는 DSGE(동태확률일반균형) 모형이 있어요. 경제의 흐름을 수학적으로 따지는 접근 방식이죠. 가계와 기업이 어떻게 소비하고 투자하는지, 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숫자로 따져가며 균형점을 찾으려고 애쓰죠. 모든 게 수학 공식처럼 움직이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