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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접속어 '다만'의 용법 이해하기
“깔따구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된 황금정수장과 김천시 관내 배수장에서는 환경청과 낙동강 수도지원센터 관계자 등이 깔따구 유충 유입 경로를 확인하는 역학조사 중이다. 다만 오는 25일 개막을 앞둔 김천김밥축제 용수 공급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5일과 26일 이틀간 15만여 명이 방문해 폭발적 관심을 보인 김천김밥축제가 개최를 앞두고 한때 긴급 상황을 맞았다. 언론에서도 집중 조명을 했는데, 예문은 그중 한 대목이다. 여기에 그냥 넘어가기엔 어색한 말이 눈에 띈다.예외적 사항이나 조건 덧붙일 때 써‘다만’이란 표현이 그것이다. ‘다만’은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어다. 이 말의 용법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남발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의미상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글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고, 의미 전달을 어색하게 한다. 군더더기로 작용하는 셈이다.우선 ‘다만’의 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부사 ‘다만’은 문장 안과 문장 앞에서 쓰이는데, 각각 의미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문장 안에서는 ‘다른 것이 아니라 오로지’란 의미를 띤다. “내 수중에 있는 것은 다만 1만 원뿐이다.” 문장 앞에 쓰일 때도 흔하다. 접속부사로 쓰인 용법인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쓰임새다. 이때는 (앞의 말을 받아) ‘예외적 사항이나 조건을 덧붙이는’ 기능을 한다. ‘단지’로 바꿔 쓸 수 있다.접속부사 ‘다만’의 전형적 쓰임새는 한글 맞춤법 규정에 많이 나타난다. 한글 맞춤법에 그만큼 예외나 단서 조항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중 하나를 보면, 제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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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覆水不返 (복수불반)
▶한자풀이覆: 엎을 복 水: 물 수 不: 아닐 불 返: 돌이킬 반엎지른 물은 도로 담을 수 없다는 의미로,한번 저지른 일은 돌이킬 수 없다는 뜻- <야객총서>서백(西伯)은 주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의 아버지로, 후에 문왕(文王)이란 시호(諡號)를 받은 인물이다. 서백이 어느 날 황하의 큰 지류인 위수 쪽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강가에서 낚시질하고 있는 초라한 노인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서백은 노인의 식견에 깜짝 놀랐다. 그는 그저 그런 촌 늙은이가 아니라 학문이 깊은 탁월한 경륜가였다.서백이 인연을 맺고 싶어 물었다. “어르신의 함자는 어찌 되시는지요?” “성은 강(姜)이고 이름은 여상(呂尙)이라 합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제가 스승으로 모셔야 할 분으로 생각됩니다. 잘 지도해주십시오.” “과분한 말씀입니다. 촌구석 민초(民草)가 무엇을 알겠소.”강여상은 서백의 요청이 너무 간곡해 청을 받아들였다. 이 강여상이 ‘낚시질로 세월을 낚았다’는 강태공(姜太公)이다. 그는 서백의 스승이 되었다가 서백의 아들 발(發)의 스승까지 되었다. 발이 주나라를 세우자 재상을 지냈으며, 탁월한 식견으로 주나라의 기틀을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강여상은 형편이 궁색했다. 그런데도 집안일은 등한시한 채 책만 끼고 살았으므로, 아내 마씨(馬氏)는 참다못해 친정으로 가버렸다. 강여상이 출세하자 마씨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했다. “용서해주세요. 친정으로 간 건 하도 배가 고파서였지, 당신이 싫어서가 아니었습니다.”강여상이 곁에 있던 그릇의 물을 마당에 부으며 말했다. “이 물을 여기 도로 담아보구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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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글이 통신
수능 당일 시나리오, 머릿속으로 미리 체크를
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날 하루를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보면 평소 실력을 십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가 계획하고 실제로 해본 수능 날 시나리오를 소개하겠습니다.고사장에는 늦어도 오전 8시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실 완료 시간인 8시 10분보다 훨씬 앞서 도착해야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지 3시간 뒤에 두뇌 회전이 가장 잘된다고 합니다. 1교시 국어가 8시 40분에 시작되니 5시 30분 정도에 기상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 평소 일정하게 일어나는 시간이 있고, 고사장까지 제시간에 충분히 갈 수 있다면 무리하게 일찍 일어나기보다 자기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고사장에 도착해 처음 할 일은 의자와 책상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의자나 책상이 삐그덕거리면 감독관 선생님께 요청해 교체하고, 책상 서랍에 쓰레기 등이 있다면 다 치웁니다. 그 다음 화장실에 다녀오고 가볍게 스트레칭합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복도를 걸으며 탐구 과목 정리 노트를 읽거나 간단한 수학 문제를 푸는 것도 좋습니다.이제 시계를 세팅하고 물병에 라벨이 붙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한 뒤 국어 ‘예열 지문’을 읽습니다. 이때가 8시 10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청심환을 가져간다면 한 번에 다 먹지 말고 3분의 1씩 나눠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약사의 설명을 들었다면 그대로 따라도 됩니다. 예열 지문을 읽고 문법, 문학 개념과 오답 노트를 봅니다. 예열 지문은 너무 어렵지 않고, 분량도 적절한 것을 선택하되 이 지문이 수능에 나온다는 생각으로 몰두해서 읽어야 합니다.문제지를 받으면 인쇄 상태를 확인합니다. 시간이 부족하면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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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모평균과 신뢰구간, 실생활 활용도 높아 자주 출제
여론조사나 수능 가채점 등 모집단을 전수조사하지 못할 때 표본을 일부 뽑아서 표본의 평균으로부터 모집단의 평균을 추정하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추정이 얼마나 신뢰도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95% 신뢰 구간을 많이 사용한다. 이 말은 동일한 표본조사를 100번 시행할 때 95번은 모집단의 평균이 확률적으로 해당 신뢰 구간에 속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실생활과 연계성 및 활용도가 높아 수리논술에서도 관련한 내용이 자주 출제되고 있으므로 기출문제를 활용해 수학적 개념과 풀이 과정을 점검해봐야 한다.▶확률과 통계에서 <모평균의 신뢰구간 문제>의 해결전략◀1. ‘충분히 크다’는 말이 있으면 정규분포 문제로 접근할 것.- 독립시행의 경우 50회 이상 수백회 시행이면 정규분포 문제임을 인식할 것.2. 이산확률, 독립시행, 조건부확률의 내용 등 이전 과정의 개념들을 확실하게 점검할 것.- 앞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정규분포 및 신뢰구간 문제의 재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음.3. <확률과 통계>에서 통계 과정은 대부분 모집단의 정규분포를 전제로 출제됨을 이해할 것.- 모집단의 표준편차가 제시되어 있지 않을 경우 표본의 표준편차를 대신 사용해도 무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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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원뿔곡선=2차곡선'…수학언어로 짜여진 우주 비밀
고대의 수학자들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발견한 이 네 가지 ‘원뿔 곡선(Conic Sections)’이 먼 훗날 A와 B라는 계수의 조건만으로 완벽하게 분류되는 ‘2차 곡선(Quadratic Curves)’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은, 이 우주가 얼마나 수학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짜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증거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딱딱한 대수학의 방정식을 풀었을 뿐인데, 그 끝에서 원뿔을 자르던 고대 수학자의 빛나는 호기심과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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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글이 통신
수능 D-10, 지금까지 노력한 자신을 믿으세요
쌀쌀한 날씨에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어 조바심이 나는 때이기도 합니다. 불과 일주일 남은 시간 동안 그간의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해볼 것을 권합니다.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풀이는 그전에도 해봤겠지만, 이 시점에는 단순 문제 풀이에서 벗어나 시험 전체의 방향성과 실제 수능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나갈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멘털 관리도 중요합니다. 모의고사 등에서 틀린 문제 중에는 수능 출제 방향에 맞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적당히 넘기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또한 공부하는 중간중간 수능 날 어떻게 임할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 시간표에 맞춰 그날 하루를 예상해보는 것입니다. 물론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고사장엔 몇 시에 도착할지, 도착 후엔 어떤 것을 확인할지, 국어 시간을 앞두고는 무엇을 마지막으로 점검할지 등을 생각해둬야 합니다. 앞 시간 과목에서 잘하지 못한 것 같아 신경이 쓰이더라도 빨리 잊고 다음 과목에 집중해야 합니다.공부할 때 이어폰이나 귀마개를 사용하는 수험생이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런 것들을 쓰지 말고 주변 소음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실제 수능을 치르는 환경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어 듣기 시간에 누군가 기침하거나 옆 사람이 다리를 심하게 떨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습니다. 내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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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유명 인사들을 한꺼번에 말할 땐 'who's who'
A who’s who of global business leaders, from Nvidia’s Jensen Huang to CATL’s Zeng Yuqun, will visit the South Korean city of Gyeongju in late October for the APEC CEO Summit.The summit, organized by the Korea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KCCI), will run from Oct. 28-31, ahead of the APEC leaders’ meeting from Oct. 31-Nov. 1.The summit will bring together some 1,700 corporate executives and economic figures from across the Asia Pacific to discuss themes ranging from artificial intelligence and digital transformation to trade and sustainability.Among the most anticipated attendees is Nvidia’s Jensen Huang.During the CEO summit, Huang is expected to meet with SK Group Chairman Chey Tae-won and Samsung Electronics Chairman Lee Jae-yong to discuss cooperation on high-bandwidth memory (HBM) supply and broader collaboration on AI and microchip technologies.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쩡위췬 CATL 회장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인이 대거 참석한다.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이번 CEO 서밋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앞서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된다.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CEO 서밋에는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무역,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약 1700명 이상의 기업인과 경제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가장 주목받는 참석자 중 한 명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다. 젠슨 황은 서밋 기간에 SK그룹 최태원 회장 및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만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및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해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 summit)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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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략
2027 수능 사탐 응시 80%대로 사상 최대 전망…고2 사탐런 이미 진행 중…내년 대입 최대 변수로
현재 고2가 치르는 2027학년 대입에서 사탐런은 올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의 경우 수능 접수자 기준 사탐 1과목 이상 접수 비중은 77.3%에 달한다. 현 고2는 이 수준을 넘어 80%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 대입에서도 사탐런이 입시 최대 변수로 부상할 것이란 얘기다. 현 고2 사탐런 추이를 분석해본다.현행 통합 수능 체제에서 사탐런은 2025학년도 수능부터 감지된다. 수능 사탐 1과목 이상 접수 비율은 2023학년도 53.3%, 2024학년도 52.2%로 5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다 2025학년도 62.2%로 급등했다. 이어 2026학년도 수능에선 77.3%까지 폭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현 고2가 응시하는 2027학년도 수능에선 80%대 이상을 기록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과탐 접수자는 10%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된다.사탐으로 쏠리는 현상은 순수 문과생의 증가뿐 아니라 사탐런을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사탐런이란 수학은 미적분, 기하 등에 응시하면서 탐구 과목만 과학에서 사회로 갈아타는 현상을 말한다. 수시 수능최저 충족에서 사탐·과탐에 대한 제한이 없는 대학이 많고, 과탐 가산점의 영향력이 미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2 사탐런 심화는 올해 내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금년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사탐·과탐 전체 응시 인원 중 사탐 응시 비율은 3월 51.2%, 6월 53.0%, 9월 56.7%로 꾸준하게 증가했다. 9월 기준 사탐 응시 비율은 2023년 49.6%, 2024년 52.0%, 2025년 56.7%로 매해 증가세다. 전년 대비 4.7%포인트가 상승했다.고2 3월 대비 9월 증가 폭은 더 커졌다. 고2 때 사탐 응시 비중은 후반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긴 하다. 학교에선 고2부터 본격적으로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