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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여간 쉽지 않다'는 매우 쉽다는 뜻이죠

    “요즘 생활물가가 무섭다. 환율도 급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대외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강국으로 통하던 한국이 경쟁력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문장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표현상 오류가 있다.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부분을 잘못 썼다.‘여간’은 ‘보통’이란 의미의 한자어‘여간 ~하지 않다’ ‘여간 ~ 아니다’란 문구가 있다. 이 표현은 문장 안에서 늘 서로 짝을 이뤄 쓰인다. 이런 말을 ‘구조어(짝말)’라고 한다. 이들은 서로 앞뒤에 놓여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데, 이때 짝을 이루는 특정한 말이 오지 않고 다른 말이 쓰이면 문장을 어색하게 만든다. 구조어의 결합 방식은 ‘부사어-서술어’ 관계로 나타나는 게 전형적이다. 예컨대, ‘여간 ~ 아니다’를 비롯해 ‘~로 하여금 ~하게 하다’ ‘자칫 ~하기 쉽다(하게 된다)’ ‘얼마나 ~한지(할까)’ 같은 식이다.‘여간 ~ 아니다’ 구성에서는 ‘여간(如干)’이란 말이 어렵다. 얼핏 보기엔 순우리말 같지만 한자어다. 품사는 부사로, ‘(주로 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과 함께 쓰여) 그 상태가 보통으로 보아 넘길 만한 것임’을 나타내는 말이다. ‘-하다’ 접미사를 붙여 ‘여간하다’라고 하면 ‘이만저만하거나 어지간하다’란 뜻이다.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보통에 가까운 것임을 가리킨다. 어떤 특성을 지닌 사람을 뜻하는 ‘-내기’와 어울려 ‘여간내

  • 영어 이야기

    예상 밖 비싼 가격에 놀랄 때 'sticker shock'

    BTS is back and so sticker shock in Seoul.When BTS announced a comeback show in Gwanghwamun Square on March 21, fans around the world rushed to book flights and hotel rooms.BTS’s performance will follow the release of its fifth studio album, Arirang, on March 20. The event is expected to be one of the largest pop culture events Seoul has hosted in years and to draw tens of thousands of fans to the city center, many from overseas.In the neighborhoods surrounding Gwanghwamun Square, hotel rents have climbed to two to four times their usual levels.Hotels that typically charge 250,000 to 300,000 won for a weekend stay were listing rooms for 600,000 won or more for dates around March 21, the day of the show.Airfares to South Korea have also risen during the concert week.BTS가 돌아오자, 서울에 ‘스티커 쇼크’가 찾아왔다.BTS가 오는 3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공연을 연다고 발표하자, 전 세계 팬들이 항공권과 호텔 예약에 일제히 나섰다. BTS의 이번 공연은 3월 20일 발매되는 다섯 번째 정규 앨범 <아리랑(Arirang)> 공개 직후 열릴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수년 만에 서울에서 개최하는 최대 규모의 대중문화 행사 중 하나로, 해외 팬을 포함해 수만 명의 관객이 서울 도심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광화문광장 인근 지역의 호텔 숙박 요금은 평소 대비 2~4배 수준까지 치솟았다.주말 기준으로 보통 25만~30만원이던 호텔 객실 요금은 공연이 열리는 3월 21일 전후로 60만원을 훌쩍 넘겼다.공연이 열리는 주에는 한국행 항공권 요금도 함께 오르는 모습이다.해설매장에서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해 기분 좋게 가격표(sticker)를 확인했다가, 예상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란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겁니다. 특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훌쩍 오른 가격에 당혹스러울 때가 많습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窮寇莫追 (궁구막추)

    ▶한자풀이窮: 다할 궁  寇: 도둑 구  莫: 없을 막  追: 따를 추도망칠 곳이 없이 궁지에 빠진 적을끝까지 핍박하거나 쫓지 말라는 뜻            - <삼국지>위나라 사마의가 가정(街亭) 전투에서 촉나라 마속의 군대를 물리친 뒤 장수 장합을 불러 말했다.“내가 생각하기에 마속 등의 무리는 분명 양편관으로 갔을 것이오. 하지만 우리가 양편관을 치러 가면 제갈공명은 우리 뒤를 칠 게 뻔하니, 이리되면 우리가 그의 계략에 빠지는 것이오. 병법에 이르기를 ‘물러나는 군사는 덮치지 말고 궁한 도적은 뒤쫓지 말라(歸師勿掩 窮寇莫追)’ 하였소. 그러니 그대는 샛길로 가 기곡에서 도망치는 적병을 막으시오.”<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로, 궁구막추(窮寇莫追)는 궁지에 몰린 적을 끝까지 압박하거나 무리하게 추격하지 말라는 말이다. 살길이 없다고 판단한 적군이 결사적으로 반격하면 되레 낭패를 볼 수 있음을 이른다. 쥐도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궁서설묘(窮鼠齧猫)도 뜻이 같다. 여기에 나오는 병법은 <손자병법>이다. 고대 중국의 병법서인 <손자병법>은 “전쟁은 속임수(兵者 詭道也)”라고 했다. 또한 전쟁은 국가의 큰일이며, 죽음과 삶의 바탕이 되고, 존속과 멸망의 길이니 깊게 살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흔히 인용되는 고사성어 읍참마속(泣斬馬謖)은 가정 전투에서 유래한다. 마속은 제갈공명이 아끼는 장수였는데, 명령을 어기고 제멋대로 싸우다 대패하자 공명이 마속의 목을 베어 본보기로 삼은 것을 이른다.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을 일컫는다.손자는 적을 쫓을 때도 사방을

  • 대학 생글이 통신

    인강 시청은 '순공' 시간 아니다

    겨울방학, 새해, 설, 새 학기. 지난 연말부터 오는 3월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일련의 출발점은 우리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부를 미룰 핑계가 되기도 합니다. 더는 미루지 않고 제대로 공부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제안해보겠습니다. ‘공부인 것’과 ‘공부가 아닌 것’을 따져보고 점검해봤으면 합니다.먼저 입시 관련 영상입니다. 미미미누, 스터디 코드 등 유명한 입시 관련 영상이 많습니다. 새로운 입시 제도에 대해 소개해주기도 하고, 입시 전략을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분명 유용한 면이 있지만, 이런 영상을 보는 것을 공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공부와 관련된 뭔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순공’ 시간은 절대 아닙니다. 공부에 도움을 준다고 하기도 애매합니다.오히려 생각만 괜히 많아지고 입시 요강을 검색해보면서 시간을 낭비할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공부 방법을 소개하는 자료와 각종 동기부여 영상 역시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일 뿐 그 자체가 공부는 아닙니다.둘째, 영어 듣기를 집중하지 않고 듣는 시간입니다. 반쯤 졸면서 들을 때도 있고, 멍때리며 들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쉬는 시간에 그냥 쉬느니 영어 듣기를 하고 있다면 공부라고 봐도 좋습니다. 하루 20~30분 쉬면서 영어 듣기를 한다면 도움이 됩니다. 영어 특유의 억양과 어휘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셋째, 인터넷 강의를 듣는 시간입니다. 인터넷 강의를 듣는 시간을 공부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착각입니다. 물론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순공(순수한 공부)’

  • 대입 전략

    수도권 정시 경쟁률 6.6대 1 → 12.5대 1로 급등, 취업난 속 실리 위주 선택…전국 취업률은 71%

    2026학년도 대학입시를 마무리하면서 주요한 변화를 꼽자면 수험생들의 실리 위주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방권 대학 지원자가 크게 증가하며 지방권 대학 정시 경쟁률은 최근 5년 새 최고를 기록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 무리하며 인서울을 고집하기보다 지역의 취업률 높은 대학, 학과를 선택하는 분위기다. 전문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또한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소재 전문대는 정시 경쟁률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하는 등 수험생 사이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전문대 정시 경쟁률 및 취업률을 분석해본다.최근 2개년 정시경쟁률을 공개한 서울·경인 지역 28개 전문대의 정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2026학년도 경쟁률은 12.5 대 1로 전년 6.6 대 1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권 9개 전문대는 2025학년도 10.5 대 1에서 2026학년도 15.7 대 1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인천권 3개 대학은 6.1 대 1에서 12.7 대 1로, 경기권 16개 대학은 4.6 대 1에서 10.2 대 1로 큰 폭 상승했다.지원자 수도 급증했다. 28개 대학 합산 2025학년도 7만7939명에서 2026학년도 10만1184명으로 29.8%나 늘었다. 권역별로는 서울권이 9517명(3만8136명→4만7653명) 늘었고, 인천권은 2531명(6748명→9279명), 경기권은 1만1197명(3만3055명→4만4252명) 증가하며 수험생 사이 전문대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전문대는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경쟁률과 지원자 수를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건은 2025학년도와 2026학년도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수험생 사이 전년 대비 관심이 크게 상승했다는 것 자체는 분명해 보인다.2026학년

  • 영어 이야기

    하루 종일, 24시간 내내 'around the clock' [영어 이야기]

    South Korea will make its capital markets more accessible to global investors by introducing 24-hour foreign exchange trading.The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will extend domestic foreign exchange trading hours to operate continuously, replacing the current schedule that runs from 9 a.m. to 2 a.m. the following day.It will support overnight trading without requiring banks to staff dealing rooms around the clock.Officials now hope to attract foreign investors able to trade Korean stocks without time-zone.Continuous foreign exchange trading will allow investors to convert foreign currencies into won at any time.“Foreign investors interested in the Korean market will be able to participate far more easily,” said a senior ministry official.한국은 24시간 외환 거래 도입을 통해 자본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기획재정부는 현재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운영되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개편해 하루 24시간 연속 운영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이번 조치는 은행들이 딜링룸에 24시간 내내 인력을 상주시킬 필요 없이 야간 거래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정부는 시차에 구애받지 않고, 해외 투자자들이 더욱 활발하게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외환 시장이 24시간 운영되면 투자자는 언제든지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수 있다.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관심 있는 외국인투자자가 훨씬 더 쉽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설 외환시장이 24시간 운영되면 국가 간 시차와 관계없이 언제든 원하는 시점에 달러를 원화로, 혹은 원화를 달러나 다른 나라 통화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차가 있는 해외 투자자들이 현지 업무 시간대에 실시간으로 원화를 환전해 한국 시장에 투자하기가 훨씬

  • 대학 생글이 통신

    새해 다짐 잘 지키고 있는지 돌아볼 시점

    2026년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겨울방학을 시작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세운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목표를 세울 때의 마음가짐을 잘 유지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한번 돌아볼 시점입니다. 후회되는 순간이 떠오르더라도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마음을 다시 다잡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합니다. 방학을 시작할 때 세운 계획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면 그 원인은 대체로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첫 번째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계획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시절 방학이 되면 학기 중 시험 공부와 생활기록부 활동에 집중하느라 부족했던 부분을 모두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많은 공부 계획을 세우곤 했습니다. 결국 계획을 다 이루지 못했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 채 얼마 안 가 지쳐버리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럴 때는 자신의 체력과 집중력,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고려해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특히 단기 목표는 무조건 지킬 수 있도록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두 번째 원인은 급하지 않다는 착각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되는 주된 이유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방학은 짧게는 다음 학기, 궁극적으로는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공부하는 힘을 기르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학교에 가지 않는 기간에는 내신처럼 즉각적 평가가 없기 때문에 마음이 느슨해지기 쉽습니다. 이런 심리적 함정에 빠졌다면 지금 당장 구체적인 실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캔슬 컬처'와 '등돌림 문화'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수백억원대 탈세 의혹에 휩싸인 가수 겸 배우 차은우를 향한 ‘손절’이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앞서 광고계에서는 그의 영상을 잇달아 삭제한 데 이어 군 복무 중인 그가 출연한 국방부 홍보 영상도 최근 비공개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캔슬 컬처(Cancel Culture)’라고 짚으며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불과 1·2년 사이에 가수 김호중을 비롯해 배우 유아인·조진웅, 예능인 박나래·조세호 등이 ‘캔슬 컬처’ 현상으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출당했다. ‘등돌림’과 ‘문화’의 결합 어색해‘캔슬 컬처’는 사회적으로 문제 있는 행동이나 말을 한 인물에 대해 그에 대한 지지를 취소하거나 외면하는 현상을 뜻한다. 비교적 근래에 우리말 안에 들어온 신조어다. 미국에서는 2019년 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시 미국 사회에 퍼지고 있는 ‘캔슬 컬처’를 비판해 큰 논란이 일었다. 캔슬 컬처를 주도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반발하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꼰대’ 논란에 휘말리는 등 화제가 됐다. 이 뉴스가 한국에도 전해지면서 이때 처음으로 ‘캔슬 컬처’란 말이 언론 보도를 탔다.문제는 이 ‘캔슬 컬처’가 누구나 알고 쓸 수 있는 쉬운 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국립국어원 새말모임에서 2023년 ‘등돌림 문화’로 다듬었다. “유명인이나 공적 지위에 있는 인사가 논쟁이 될 만한 행동이나 발언을 했을 때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에서 해당 인물에 대해 지지(follow)를 취소하고 거부하는 현상”이란 설명이 붙었다. ‘등돌림’이란 말은 관용구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