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와 실생활 ①
이처럼 코일과 콘덴서가 복소평면의 반대 방향에 위치하게 되는 것은 단지 계산상의 편의가 아니라 전류와 전압의 실제 시간차를 수학적으로 정확히 반영한 결과다. 복소평면은 단순한 좌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 에너지의 진동, 신호의 패턴을 하나의 수로 응축한, 수학의 가장 정교한 지도다.
허수는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이었다. 실수처럼 눈으로 볼 수도, 손으로 측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산 속에서 그 존재는 점점 더 명확해졌다. 삼차방정식을 풀던 과정에서, 전기회로의 진동을 분석할 때, 빛의 파동과 소리의 진동을 수식으로 설명할 때, 허수는 실수보다 더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었다.이처럼 코일과 콘덴서가 복소평면의 반대 방향에 위치하게 되는 것은 단지 계산상의 편의가 아니라 전류와 전압의 실제 시간차를 수학적으로 정확히 반영한 결과다. 복소평면은 단순한 좌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 에너지의 진동, 신호의 패턴을 하나의 수로 응축한, 수학의 가장 정교한 지도다.
우리는 허수를 기호 i로 표현하기로 약속했다. 이때 i는 i2=-1이라는 관계를 갖는 특별한 수로, 실수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수의 세계를 열어준다. 이 허수는 단독으로 존재하기보다 실수와 결합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a+bi라는 형태는 하나의 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실수 a와 허수 b가 함께 있는 형태로, 이를 ‘복소수’라고 부른다.
복소수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각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중학교 수학 시간에 x+y=3 같은 방정식을 그래프로 그릴 때, x축과 y축을 기준으로 직선이나 곡선을 표현했던 것을 떠올려보자. 복소수도 마찬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축은 우리가 익숙한 ‘x, y’가 아니라, 실수 부분은 가로축, 허수 부분은 세로축에 두는 것이다. 가령 3+4i가 있다고 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좌표 (3, 4) 위의 한 점으로 대응시키는 것이다. 이 공간을 우리는 ‘복소평면(complex plan)’이라고 부른다.
이 복소평면에서 복소수는 단순한 좌표가 아니라 벡터로 생각할 수 있다. 즉 방향과 길이를 가진 화살표처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또 다른 장점이다. 예를 들어 3+4i는 길이
![[재미있는 수학] 전기의 진동, 빛의 파동…허수가 문제 푸는 열쇠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505/AA.40588961.1.jpg)
이 구조의 진가는 곱셈이나 나눗셈을 할 때 드러난다. 실수의 곱셈은 단지 크기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지만, 복소수의 곱셈은 크기를 조절하는 동시에 회전시키는 효과를 지닌다. 이를 수학적으로는 극형식
![[재미있는 수학] 전기의 진동, 빛의 파동…허수가 문제 푸는 열쇠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505/AA.40588962.1.jpg)
전기는 단순히 흐르는 것이 아니라 진동하며 흐른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기는 교류(AC)인데, 이는 전압과 전류가 시간에 따라 사인파처럼 진동하는 전기다. 이 흐름은 수학적으로는 sin(ωt), cos(ωt) 같은 삼각함수로 표현된다. 그런데 회로에 여러 부품이 연결되면 이 사인파가 서로 다른 시점에 진동하기 시작한다. 이를 ‘위상차’라고 하는데, 삼각함수를 이용해 각 위상을 계산하고 정리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고 복잡한 작업이었다.
이때 수학자들은 놀라운 방법을 찾아냈다. 사인파와 코사인파의 조합은 오일러의 공식
![[재미있는 수학] 전기의 진동, 빛의 파동…허수가 문제 푸는 열쇠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505/AA.40588963.1.jpg)
전기가 흐르는 회로에는 다양한 부품이 들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저항, 코일(인덕터), 콘덴서(캐패시터)다. 이들은 모두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지만, 그 방식은 서로 다르다. 저항이 단순히 흐름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면, 코일과 콘덴서는 전류와 전압 사이에 시간차, 즉 ‘위상차’를 만든다. 교류 전기에서는 전류와 전압이 서로 다른 타이밍으로 진동한다. 어떤 경우에는 전압이 먼저 흐르고 전류가 뒤따르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이 위상차는 복잡한 삼각함수로는 계산이 까다롭지만, 복소평면에서는 한 개의 복소수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재미있는 수학] 전기의 진동, 빛의 파동…허수가 문제 푸는 열쇠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505/01.40592812.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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