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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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항공사들, 거점 공항 그래프로 연결해 효율 극대화하죠 [재미있는 수학]
여러분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떠날 때 혹은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은 영상을 추천받을 때 그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조 개의 선으로 촘촘하게 엮인 거대한 그물망과 같습니다. 수학동산의 놀이기구를 연결하던 가중치 그래프의 원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하늘길을 설계하고 취향을 분석하며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과연 수학은 어떻게 우리 삶의 복잡한 연결 고리들을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을까요? 그 비밀을 지금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자 이제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들의 비밀스러운 길을 함께 살펴볼까요? 수만 킬로미터 상공에서 펼쳐지는 항공기 운항 경로의 거대한 마법은 바로 그래프 이론에서 시작됩니다. 전 세계 수많은 공항을 하나의 점으로 정의하고 그 사이를 잇는 하늘길을 선으로 연결하면 거대한 지구촌 네트워크 그래프가 완성됩니다.이때 수학은 단순히 두 지점 사이의 직선거리를 재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비행기는 상공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제트기류의 방향을 확인하여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을 타고 연료 소모를 줄이거나 거대한 난기류가 예고된 폭풍우 지역을 멀리 우회하는 복잡한 계산을 매 순간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특정 국가의 영공을 지날 때 지불해야 하는 막대한 통행료나 전쟁과 같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폐쇄된 비행 금지 구역까지 고려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가중치를 계산해냅니다.항공사들은 이 그래프를 활용해 허브 앤드 스포크라는 전략적 구조를 설계하기도 합니다. 특정 거점 공항을 중심점으로 삼아 연결 효율을 극대화하는 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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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키에 속지 않는 지혜, 통계로 배우죠 [재미있는 수학]
2025년, 한국의 유튜브 채널 ‘김프로(KIMPRO·사진)’가 연간 조회수 약 775억 회로 전 세계 1위에 올랐다는 뉴스가 소개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추정 연 수입만 약 1700억원대로, 이를 보면 누구나 ‘나도 유튜버나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유튜브의 세상이 정말 모두에게 장밋빛일까요?유튜브의 전체 수익 데이터는 외부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구글은 개별 유튜버의 정확한 정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며, 광고 단가가 시청 국가, 영상의 길이, 광고 유형(숏츠 vs 롱폼), 시청 연령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국내의 경우 국세청 자료를 살펴보면 대략 파악이 가능합니다. 1인 미디어, 유튜브 창작자 소득은 0.1%의 1인당 평균 수입이 49.3억원, 상위 1%는 13억 원 수준이고, 상위 10%가 전체 수입의 약 절반을 가져가는 쏠림 구조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보는 추정치는 대개 ‘김프로’ 같은 초고소득자를 기준으로 계산된 평균의 그림자일 수 있습니다.다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980년대 중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C)의 전공별 졸업생 초임 연봉 조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의대나 법대 같은 전통적인 고소득학과를 제치고 지리학과가 압도적 차이로 평균 연봉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당시 지리학과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은 무려 25만 달러(현재 가치로 수십억 원 수준)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요? 알고 보니 그 졸업생 명단에 NBA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던은 1981년 노스캐롤라이나대에 입학해 문화지리학(Cultural Geography)을 전공했습니다. 조던은 N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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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중치 합으로 놀이기구 최단 경로 파악하죠 [재미있는 수학]
오전 10시 정각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 수천 명의 경쟁자가 동시에 쏟아져 들어옵니다. 인기 있는 롤러코스터 앞에는 순식간에 수백 명이 몰려들 것이 뻔합니다. 넓은 테마파크 안에는 타야 할 기구가 너무나 많습니다. 치열한 눈치 싸움이 시작되는 찰나입니다.우리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제는 바로 효율적인 이동 순서입니다. 수학적으로 볼 때 우리가 놀이기구를 타러 이동하는 모든 통로는 경로가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두 지점 사이의 단순한 직선거리가 아닙니다. 놀이공원에 놓인 굽이굽이 휜 길을 따라 직접 걸어야 하는 실제 거리 혹은 그 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가중치를 고려해야 합니다.결국 놀이공원이라는 공간은 수많은 점과 선, 그리고 그 선 위에 적힌 숫자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가중치 그래프가 됩니다. 이렇게 일상의 상황을 수학적 구조로 변환하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길을 찾는 단계를 넘어 이 수많은 선택지 중 가장 가중치의 합이 적은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최단 경로 문제의 영역으로 진입합니다.자 이제 본격적으로 수학동산 정복에 나서볼까요. 스릴로 무장한 다섯 가지의 전설적 놀이기구인 뼈탈곡, 급발진, 구십도, 땅파기, 대롱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먼저 화려한 놀이기구의 외형은 잊어버리고 오직 위치를 나타내는 점으로만 표시해봅시다.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길들은 경로라는 이름의 선으로 잇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선 위에 적힌 숫자입니다. 놀이기구 사이를 걷는 데 걸리는 실제 시간을 수학의 언어로는 ‘가중치’라고 부릅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복잡한 그림 대신 점과 선, 그리고 숫자로 이루어진 완벽한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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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하는 눈사람, 수학으로 만들 수 있죠"
지난 생글생글 924호에서는 Desmos(데스모스) 그래핑 계산기를 이용해 수식 입력만으로 눈사람 그리기에 도전했습니다(https://www.desmos.com/calculator/q2uswoyurf). 삭막해 보일 수 있는 수식들이 모여 귀여운 눈사람이 되는 과정이 꽤 흥미로웠는데, 이번에는 눈사람에 색을 입히고, 눈사람을 움직이게 하면서 더 생생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불어넣어보겠습니다.우선 눈사람의 입을 빨간색으로 바꿔보겠습니다. 입력창에서 입에 해당하는 식의 왼쪽에 있는 동그라미 를 길게 누르면 선의 속성 창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색을 빨간색으로 바꾸시면 됩니다.이번에는 눈사람의 눈 내부를 까맣게 칠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원의 방정식으로 그려진 원은, 원의 내부는 포함하지 않은 원의 둘레를 말합니다. 여기서 원의 내부를 칠하려면 ‘부등식의 영역’이라는 개념을 활용합니다. 오른쪽 눈을 나타내는 식 에서 등호를 부등호로 바꿔봅니다. ‘=’를 ‘ ≥ ’로 바꾸자 원의 내부가 아니라 원의 외부가 칠해집니다.[그림 1] 부등호의 방향을 ‘≤’로 바꾸니 원하는 대로 원의 내부가 칠해집니다.[그림 2]‘≤’ ‘≥’ ‘<’ ‘>’ 중 어느 것을 써야 할지 헷갈릴 텐데,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확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공학 도구에서는 일단 써보고 원하는 것이 아니면 수정하면 됩니다. 이러한 ‘부등식의 영역’에 대한 개념은 선택 과목인 <경제 수학>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이므로 관심 있는 학생은 추가로 공부해보시기 바랍니다. 눈사람의 왼쪽 눈과 단추도 부등식의 영역을 이용해 예쁘게 칠해보시기 바랍니다.[그림 3]이제 눈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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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정확"…이 말엔 어떤 조건이 숨어있을까요?
복권 광고나 기사를 보면 이런 문구를 자주 보게 됩니다. “1등 당첨금 약 20억 원!”이라든가 “1등 예상 당첨금 20억 원!” 같은 말들입니다. 고등학교에서 확률과통계를 배우다 보면, 수업 시간에도 비슷한 표현이 슬며시 따라 나옵니다. “그 정도면 한 번 시도에 5만 원쯤 나오는 걸로 기대하면 되는 거죠?” 같은 말들입니다.언어적으로는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선생님 입장에서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런데 수학의 입장에서 엄밀히 보자면 살짝 고개를 갸웃해야 만드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자연스러운 말’과 ‘수학의 말’ 사이에 있는 간극을, 특히 확률과 통계에서 몇 가지 골라 살펴보려 합니다.고등학교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에서 배우는 기댓값은 한 번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000원, 뒷면이 나오면 500원을 받는 게임을 생각해봅시다.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2분의 1이므로, 이 게임의 기댓값은 1000원 × 1/2, 500원 × 1/2을 더한 750원이 됩니다. 언어적으로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이 게임은 750원을 기대할 수 있는 게임이다.”그런데 실제로 이 게임을 해보면 750원을 받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받을 수 있는 돈은 언제나 1000원이나 500원뿐입니다. 수학에서 말하는 기댓값은 “아주 많이 반복했을 때, 한 번당 평균적으로 얼마쯤이 되는가”를 나타내는 값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시행에서 “이번에 나에게 나올 값”이 아니라, 아주 여러 번 반복해서 얻은 값을 모두 더한 뒤 시행 횟수로 나누었을 때 가까워지는 평균값을 뜻하는 셈입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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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역사 알려주는 '나폴레옹 진군 맵'
지난 생글생글 916호, 919호의 ‘재미있는 수학’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창의적인 그래프의 사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의 진군 맵 이야기를 소개합니다.1812년 여름,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의 제국은 막강했지만, 러시아의 독자적 행보는 그의 자존심을 자극했습니다. 나폴레옹은 영국을 압박하기 위해 1806년 유럽 대륙과 영국의 통상을 금지하는 대륙봉쇄령을 내렸는데,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1세가 영국과의 무역을 재개하자 나폴레옹은 이를 대륙봉쇄령에 대한 명백한 배신으로 간주했습니다. 결국 응징이라는 명분 아래 나폴레옹은 군대를 이끌고 러시아로 향하는,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원정을 시작했습니다.당시 나폴레옹이 이끌던 총병력은 60만 명으로, 유럽 동북부와 중부에 있던 프로이센으로부터 2만 명, 오스트리아로부터 6만 명을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의 지형과 기후, 그리고 러시아인의 끈질긴 전략을 과소평가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정면 대결 대신 후퇴를 택했고, 퇴각하는 길마다 마을과 농지를 불태웠습니다. 이른바 ‘초토화 전략’이었습니다. 프랑스 연합군의 말들은 사료가 없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이에 말이 이끌던 보급 마차들은 본대(本隊)를 따라잡지 못하게 되어 병사들은 부대를 이탈해 식량을 찾아 헤맸습니다. 보급로는 끊겼고, 프랑스 연합군은 스스로 굶주림과 추위 속에 고립되고 말았습니다.1812년 9월 14일, 마침내 프랑스 연합군은 모스크바에 입성했습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도시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던 것입니다. 러시아인들은 점령당하느니 스스로 도시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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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5번 연속 앞면 나왔다면 6번째는 뒷면?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을 얼마나 잘 판단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다섯 번 연속 앞면이 나왔다면 여섯 번째는 뒷면이 나올 것 같다고 느끼지 않나요? 이 단순한 오해 속에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직관에 의존하는지, 그리고 그 직관이 얼마나 자주 우리를 속이는지가 숨어 있습니다.이런 착각은 ‘도박사의 오류’라고 불립니다. 앞서 동전이 다섯 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왔다고 해서 다음에 뒷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각 시행은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이죠. 매번 앞뒤의 확률은 여전히 2분의 1, 즉 50%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마치 자연이 ‘균형’을 맞춰줄 거라 믿습니다. ‘이쯤이면 나올 때가 됐지’라는 생각은 인간의 심리적 균형 감각에서 비롯된 착각입니다.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확률은 실제로 매우 작은 건 맞습니다. 굳이 내기를 해야 했다면 ‘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경우’에 걸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각 시도의 확률은 여전히 2분의 1이고, ‘균형’을 위해 확률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확률은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니까요.비슷한 예로, 생일의 확률 역시 우리의 직관을 배반합니다. 한 반에 학생이 23명 있을 때, 생일이 같은 학생이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1년은 365일이고 23명의 생일이 있으니 ‘그 정도로는 겹치기 어렵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확률은 50%가 넘습니다. 예상보다 꽤 높은 편이죠.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23명의 생일이 모두 다를 확률을 구해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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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뿔곡선=2차곡선'…수학언어로 짜여진 우주 비밀
고대의 수학자들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발견한 이 네 가지 ‘원뿔 곡선(Conic Sections)’이 먼 훗날 A와 B라는 계수의 조건만으로 완벽하게 분류되는 ‘2차 곡선(Quadratic Curves)’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은, 이 우주가 얼마나 수학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짜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증거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딱딱한 대수학의 방정식을 풀었을 뿐인데, 그 끝에서 원뿔을 자르던 고대 수학자의 빛나는 호기심과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