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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에스컬레이터 두줄 서기' 정답일까?

     AI로 만든 이미지지하철이나 백화점 등에서 자주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서면 늘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오른쪽에는 길게 줄을 서서 가만히 서 있고, 왼쪽은 바쁜 이들이 걸어갈 수 있도록 비워두는 광경이다.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다. 1990년대 후반 시민운동으로 시작돼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정착된 한 줄 서기는 오랫동안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에티켓처럼 여겨졌다.그러나 한쪽으로 쏠린 하중으로 인한 기계 고장 위험, 걷거나 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을 다시 공론화하면서 ‘두 줄 서기’ 전환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공공시설의 안전관리 책임과 시민들의 오랜 생활 습관이 충돌하면서 단순한 이용 방식을 넘어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찬성] 사고 예방이 먼저…설비 보호에도 꼭 필요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은 무엇보다 ‘이용자 안전’과 ‘설비의 고장 방지’ 등을 핵심 이유로 제시한다. 에스컬레이터는 본래 정지 상태로 탑승하도록 설계된 승강 기구다. 디딤판 위를 걷거나 뛰어 이동할 경우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충격은 가만히 서 있을 때보다 훨씬 크다.센서 측정 결과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오를 때는 체중의 약 1.5배, 걸어 내려올 때는 약 2배의 하중이 발판에 전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충격과 한쪽 쏠림 현상은 장비의 치명적인 마모와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결국 대형 승강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최근 30여년간 발생한 에스컬레이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유기동물 예비입양제, '계속 유지'가 맞을까?

     게티이미지정부가 지난달 1일부터 유실·유기동물을 입양하기 전 최대 10일간 가정에서 함께 지내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예비입양제’를 도입했다. 유실·유기동물 입양에 관심은 있지만, 동물의 성격이나 행동 특성을 잘 몰라 선뜻 결정하지 못하던 예비 입양자들의 현실적 고민을 반영한 정책이다.하지만 시민단체는 동물의 안전을 지킬 장치가 미흡하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동물을 ‘일단 살아보고 결정하는 대상’으로 전락시켜 생명을 거래 가능한 물건으로 비하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찬성] 충동 입양·파양 줄이는 효과...입양 희망자도 부담 덜어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보호센터 운영지침을 개정해 도입한 예비입양제는 입양 희망자가 입양을 전제로 보호동물을 집으로 데려가 최장 10일간 성격과 행동 특성, 가족 및 기존 반려동물과의 적응 여부를 살펴본 뒤 최종 입양을 결정하는 제도다. 우선 지방자치단체 직영 동물보호센터 87곳에서 시행하며, 해당 지자체 관할지역 주민이면 신청할 수 있다.찬성 측은 예비입양제가 충동적인 입양을 줄이고 입양 희망자도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사회 유명 인사들이 대수롭지 않게 입양과 파양을 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됐고, 이 과정에서 입양 희망자들이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부담을 갖게 된 게 사실이다.지자체 보호소에서는 보호동물 10마리 중 4마리가 자연사나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입양률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보호소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분리불안이나 배변 문제, 가족·기존 반려동물과의 갈등이 입양 후 나타나 다시 보호소로 돌아오는 사례

  • 키워드 시사경제

    '인기 절정' 인적분할, 그 이유는?

    LG화학으로부터 분할된 2차전지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022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신규 상장 기념식을 치르고 있다. 한경DB한국경제신문은 지난 9월 7일자 1면에서 ‘지배구조 새판짜기, 키워드는 인적분할’이란 제목의 기사를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요즘 국내 기업들이 지배구조와 사업구조를 다시 짜는 핵심 수단으로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택하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입니다.기업분할 뉴스는 증권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어마어마합니다. 기업을 쪼개는 방식에 따라 기존 회사(존속회사)의 주가가 춤을 추게 되는데, 주가가 급락할 경우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특히 물적분할은 제3자 유상증자와 함께 기업가치는 물론, 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악재로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청소년에겐 용어가 다소 생소하고 내용이 딱딱할 수 있지만, 기업분할 방식을 대체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기업과 자본시장이 돌아가는 원리와 그에 얽힌 스토리를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기업을 쪼개는 이유...순환출자 해소, 기업가치 제고 기업을 쪼개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과거엔 순환출자가 문제였습니다. A기업이 B기업의 최대주주가 되고, B기업은 같은 식으로 C기업을 지배하며, 다시 C기업은 A기업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해 서로 얽히고설키는 지배구조가 우리나라 대기업에 흔했습니다. 적은 자본으로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최대한 높이려고 한 결과인데요, 이로 인해 그룹 오너의 독단적 경영이 심했고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했던 게 사실입니다.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같은 순환출자 해

  • 커버스토리

    '관세 갈등' 미국과 캐나다...앙숙 된 이유는?

    미국 미시간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잇는 휴런호(오대호 중 하나)의 블루워터브리지에 양국 국기가 걸려 있다. 양국이 얼마나 가까운 나라인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연합뉴스외신 미국-이란 전쟁만큼이나 뜨겁게 전개되고 있는 경제전쟁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과 캐나다 간의 관세전쟁입니다. 미국의 관세 인상 파상 공세는 그동안 중국, 우리나라, 유럽 국가(EU) 등을 겨냥했는데, 지금은 캐나다에 집중되고 있습니다.캐나다도 한 치의 양보가 없습니다. 지난 8월 미국이 캐나다산 와인 등에 최고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는 지난 9월 8일 미국산 수입품 629종에 15~50%의 관세를 매긴다고 발표했습니다. 관세 부과 규모도 미국이 예고한 200억달러(약 26조8000억원)에 정확히 맞췄습니다. 미국이 지난 96년간 잠자고 있던 1930년 제정 관세법(제338조)까지 꺼내 들면서 캐나다의 자존심을 자극한 결과입니다.미국과 캐나다는 자유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한 서방 진영의 중심 국가들입니다. 무역, 산업 공급망 등에서 양국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을 통해 군사 안보 동맹도 오랜 기간 다져온 전통 우방입니다. 게다가 앵글로 색슨족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건국한 두 나라인데요, 지금은 왜 이렇게 앙숙이 돼 싸우고 있는 걸까요? 영토와 주권 둘러싼 갈등으로 확전여기엔 관세 갈등이라는 경제적 요소만 있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51번째 주로 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정치적인 대립까지 불렀습니다. 같은 듯 다른 양국의 국민성, 문화, 그리고 미국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캐나다의 집요함도

  • 키워드 시사경제

    공과 과 뚜렷한 최고가격제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9월 14일자 A8면에 ‘6개월 다 됐는데 … 출구전략 못 찾는 석유 최고가격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이 종전은커녕 중동 전역으로 번지고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한시 조치’에 그쳐야 할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졌다는 기사입니다. 기억이 많이 흐려지기도 했고 종료 시점을 점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고가격제를 키워드로 한 번 더 공부해 보겠습니다. ‘물가 방파제’ 소임엔 적절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국내 물가의 연쇄적인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3월 13일 도입했습니다. 정유회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석유류 공급 가격에 상한선(price ceiling)을 정해 시장가격을 통제하고, 이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해 주는 프로세스로 진행됩니다.석유 최고가격제는 시행 직전, 논란이 적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해외 변수로 인한 국내 경제 충격파를 막기 위해 비상조치가 필요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워낙 커 극히 예외적이고 한시적인 시행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가격과 수급은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완전히 시장에 맡겨졌는데, 최고가격제 시행은 이를 30년 만에 거스르는 조치라는 점에서 우려가 컸습니다.다행히 시행 6개월 동안 성과는 있었습니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지난 6~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으로 3%를 넘길 수 있었는데, 실제론 2%대에 묶였습니다. 8월에도 물가상승률이 3%대 중반까지 갈 수

  • 커버스토리

    '긴축 시대' 온다는데...세계 경제는 어디로?

     뉴시스지난달 중순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일본이 일제히 기준금리를 결정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9월 16일(현지시간) 첫 테이프를 끊은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그간 기준금리를 동결 내지 인하해 온 Fed가 3년 2개월 만에 다시 인상에 나섰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미 Fed가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2024년 하반기에 ‘금리 피버팅(pivoting)’이란 말이 유행했습니다. 이전엔 쭉 올려오던 금리를 인하 쪽으로 방향을 튼다고 해서 생겨난 말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금리 인상 쪽으로 피버팅이 이뤄질 전망입니다.미국 외 여러 주요국도 이런 흐름에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8일엔 일본은행(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1.0%에서 1.25%로 3개월 만에 재차 인상했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제로금리 또는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는데요, 이젠 물가 등의 관리를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했던 겁니다. 1.25%의 기준금리는 31년 만의 최고 수준입니다.우리나라도 지난 7월과 8월에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다음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세 차례 연속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기준금리를 변동시키는 금융정책은 한 나라의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합니다. 금리와 관련된 정책과 동향은 청소년의 경제 이해력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지금은 주요국의 금리정책이 변곡점을 맞고 있는 시기여서 탐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크게 다섯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들여다보겠습니다.  ‘긴축’의 의미 국내외

  • 시사 이슈 찬반토론

    비대면 약 배송, 전면 확대가 답일까?

     게티이미지오는 12월 개정 의료법 시행에 따른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를 앞두고 의약품 배송 확대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당초 약 배송은 도서·벽지 거주자,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에 한해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로 대상을 확대하는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쟁이 촉발됐다.“환자 편의성과 의료 접근성을 높일 것”이란 찬성론과 “약물 오남용으로 국민 건강이 위협받을 것”이란 반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의료 접근성 확보와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이다. 찬반 양측의 논리를 짚어본다.  [찬성] 비대면 진료 환자, 편리해져 … "의료 접근성 높아질 것"비대면 진료 후 약 배송은 의료 서비스의 완결성과 국민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진료는 비대면으로 받았는데 약 수령을 위해 오프라인 약국을 찾아야 한다면 비대면 진료 자체의 효용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무엇보다 약 배송은 지리적·시간적 한계에 부딪힌 의료 소외계층과 바쁜 현대인들의 삶의 질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지방 의료 취약지 거주자,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및 노인, 아이를 돌보는 워킹맘, 시간을 내기 힘든 1인 자영업자 등에게 약 배송은 필수적인 보건의료 장치다. 단순히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을 넘어 약 수령이 어려워 치료를 포기하던 상황을 막고 생계와 일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들은 이미 비대면 진료와 연계된 의약품

  • 회원 생글 시선

    자승자박이 되는 '멸칭'의 역사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편찬된 <국어(國語)>라는 책에는 미개한 습지에 사는 야만족인 적(狄)과 융(戎)이 등장한다. 이후 고대 중국인의 사고에서 이민족은 거주 지역에 따라 남쪽의 만(蠻), 동쪽의 이(夷), 서쪽의 융, 북쪽의 적으로 정형화했다. 동시에 이들은 흉포한 습성을 지닌 동물에 비유됐다. ‘적’과 ‘만’이라는 글자는 ‘개와 벌레의 종족’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자신이 속한 집단을 높이고, 외부 세력을 폄훼하는 사고방식은 동서고금을 통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경쟁 관계인 상대를 비하하는 멸칭은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에선 이웃 나라 국왕을 신하라는 뜻의 ‘노객(奴客·노예 손님)’ ‘궤왕(跪王·꿇어앉은 왕)’으로 낮춰 불렀다. 적대국 백제를 겨냥해선 ‘백잔(百殘)’ ‘잔국(殘國)’ ‘잔주(殘主)’ 같은 비칭을 총동원했다.경쟁 집단을 폄훼하는 것은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효과가 크다. 아돌프 히틀러는 <나의 투쟁>에서 유대인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기생충’ ‘바이러스’ ‘흑사병’ 같은 수식어를 덧붙였다.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은 독일 군중심리를 자극하는 불쏘시개였다.멸칭을 쓰는 것은 타협의 가능성을 줄이는 자승자박이기도 했다. 한번 내뱉은 말은 도로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험한 말을 주고받은 사이에서 관계 회복의 열쇠는 비난의 굴레를 끊은 인물에게 쥐여졌다. 미·중 수교를 위해 중국을 찾은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이 내뱉은 “미 제국주의자 중에서 중국 땅을 제일 먼저 밟는다”는 한마디에 수십 년간 쌓인 적대 감정이 녹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