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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핵 대결, 저성장…새해 곳곳 '암초'

    이맘때면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은 어떤 모습일지 전망해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느닷없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 국회의 계엄 해제와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로 전 국민적 관심이 온통 국내 정치문제에 쏠려 있어요.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내년에 다시 대선을 치러야 하는 사정도 있지요. 정치권은 물론, 국민 여론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습니다.그 사이 세계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120년 전 을사늑약이 체결되던 때처럼 자기 나라 이익만 앞세우는 약육강식의 전쟁터가 되고 있는 듯합니다.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음 달 초면 들어서는데,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이를 대행하면서 통상·안보 등 분야에서 우리의 이익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민간 기업은 본격화하는 글로벌 저성장을 돌파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습니다.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상황 판단이 중요합니다. 내년 세계 정치와 경제의 움직임과 방향, 새로운 기회의 요인, 대비하고 피해야 할 위험 요소 등을 조목조목 따져봐야 합니다. 이는 일반 국민의 경제생활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죠. 조금 더 미시적으로 들어가 내년 산업과 소비 트렌드는 무엇이 주도할지, 어떤 사회적 현상과 키워드가 관심을 모을지도 관심입니다. 이런 내용들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막내리는 군축…불확실성 최고조로 스스로 행동, 목표 이루는 AI 나오나경제에 대한 전망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어렵습니다. 관련 변수가 워낙 많은 데다 경제주체의 심리적 요인에 많이 좌우되기 때문

  • 키워드 시사경제

    우체통, 재활용 창구 '변신'…"다 쓴 커피캡슐도 받아요"

    우체통이 40년 만에 모습을 바꿔 폐의약품 회수나 자원 재활용의 창구로 기능을 확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투함구가 2개인 새로운 형태의 ‘에코 우체통’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서울 종로구와 강남구 전역, 총괄 우체국 22곳 등에 90여 개를 우선 설치하고 추후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40년 만에 새로워진 우체통새 우체통은 우편물, 폐의약품, 다 쓴 커피 캡슐 등 회수 물품을 넣는 투함구를 2개로 분리했다. 회수 물품에서 나올 수 있는 오염물질이 우편물과 섞일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편물을 넣는 곳은 우체국 2호(27×18×15cm) 상자가 들어갈 정도로 크기를 키워 작은 소포도 넣을 수 있도록 했다.1984년부터 써온 지금의 우체통은 얇은 봉투 정도만 투입할 수 있다. 1994~2010년 투함구가 2개인 우체통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배송 지역에 따라 분리한 형태였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국민의 우편 이용 편의를 높이고 자원 순환형 우편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기존 우체통에도 폐의약품, 커피 캡슐 등 회수 서비스 대상 물품을 넣을 수 있다. 다만 폐의약품은 봉투에 넣어 밀봉한 뒤 겉면에 ‘폐의약품’이라고 기재해야 하고, 커피 캡슐은 원두 찌꺼기를 분리해 알루미늄 캡슐만 전용 회수 봉투에 담아야 한다.일각에서는 새 우체통의 투함구가 커지는 만큼 쓰레기 투기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우편법에 따르면 담배꽁초나 음료수 등을 넣어 우편물이 훼손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우체통의 대변신은 우편 이용률이 떨어지는 상황

  • 경제 기타

    합리적인 인간의 '기대'가 경제적 의사결정 좌우

    국가경제와 관련해 지난주를 마지막으로 경제학에서 다루는 전통적 내용에 대해 모두 살펴봤다. 국가 차원의 경제 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경기변동과 경제성장이다. 경제학자들은 국가경제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경기변동의 최소화와 지속적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경제학자들은 경기변동이 발생하는 이유, 경기변동을 줄이는 정책,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 저성장을 극복하는 정책을 중심으로 국가경제를 다루는 거시경제학을 체계화해왔다. 1970년대부터는 거시경제학의 핵심 주제로 ‘경제주체의 미래에 대한 기대(expectation)’를 추가시켜 경기변동과 경제성장을 설명하는 시도가 이어왔다. 경제 연구에 기대라는 것이 포함된 건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에 영향을 받아 경제 현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이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부터는 ‘기대’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기대의 유형expectation은 일반적으로 예상이나 예측을 뜻하지만 경제학에서는 기대라는 표현으로 통용된다. 이 글에서도 기대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겠지만 문맥상 예상이나 예측으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경우도 많으니 유의하면서 읽기 바란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든 기대를 갖고 행동한다. 경제적인 행동이나 판단을 하는 경우에도 그렇다. 1970년대부터 기대를 포함한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해서 이전에는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행동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단지 1970년대를 전후로 나누는 건 미래에 대해 기대하는 방식을 경제학자들이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1970년대 이후의 기대를 ‘합리적 기대’라고 하고

  • 시사·교양 기타

    올해의 7대 뉴스는?

    주니어 생글생글 제142호는 ‘2024년 7대 뉴스’로 꾸몄습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올 한해 우리를 울리고 웃긴 주요 뉴스를 정리했습니다.누리호 4차 발사와 인도 경제의 성장 등 2025년 들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뉴스도 뽑아 봤습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에선 온라인 결제의 신기원을 연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를 소개했습니다.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열 살 꼬마 톨스토이의 순수한 내면 담은 이야기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유년 시절>은 톨스토이가 가장 처음 쓴 작품이면서 자전적 소설이어서 특히 의미가 있다. <소년 시절> <청년 시절>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유년 시절>이 자전적이라고 하나 사실과 허구가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다.<유년 시절>의 주인공 니콜레니카는 열 살 때 어머니와 이별하지만 톨스토이는 두 살과 아홉 살 때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읜다. 고모의 후원으로 어린 시절 집에서 교육받은 톨스토이는 16세에 카잔대학교 동양어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한다. <유년 시절>에도 니콜레니카가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교육받는 장면이 나온다.24세였던 1852년, 톨스토이는 <유년 시절>을 발표하자마자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어린아이의 심리를 섬세히 해부하면서, 동시에 예술성을 잃지 않은 이상적이고도 객관적인 묘사로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새로운 창작 방법 양식을 개척했다”는 극찬을 듣는다.러시아 철학자 크로폿킨은 “시적인 매력으로 차 있고 지극히 참신하며 문학상의 온갖 매너리즘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이 무명작가는 일약 러시아 문단의 총아가 되고 투르게네프, 곤차로프 등과 견주게 되었다”고 평했다.<유년 시절>에 대한 여러 찬사가 아니더라도 책장을 넘기면 바로 이국적인 신선함과 고전적이면서 품격 높은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28개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니콜레니카와 주변 사람들의 삶이 아기자기하게 얽히면서 잔잔한 감동을 안기는 작품이다. 지극히 단순한 열 살

  • 역사 기타

    영국에 많은 석탄 '우연'…증기기관 발명 '필연'

    한국은 건국 70년 만에 원조받는 국가에서 원조 주는 나라가 되었다. 이 말은 내가 아는 것 중 오늘의 대한민국을 설명하는 가장 식상한 표현이다. 그보다는 차라리, 미국과 전쟁을 해서 사흘을 버틸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는 말이 다소 과장되고 극단적이기는 해도 훨씬 실감 난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왜 이렇게 수직으로 상승했을까. 국민이 근면해서, 지도자를 잘 만나서 등등의 이유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세계 각국, 국민이 근면한 나라는 허다하고 뛰어난 지도자는 그보다 더 많다. 1945년 직후 수많은 식민지가 독립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독립 전 수준에서 몇 걸음 나아가지 못했다. 이때 실패의 원인으로 단골로 불려 나오는 게 부패한 지도자다. 틀렸다. 결과만 보니까 그렇다. 그 리더들은 부패하고 싶어 부패한 게 아니다. 생각대로 세상이 안 움직이니까, 뭘 해도 안 되니까, 발버둥 쳐 봐야 발만 아프니까, 무능하여 절망한 끝에 부패한 거다. 작정하고 부패한 지도자를 찾는 것은 탁월한 지도자를 찾는 것보다 더 어렵다.노력보다 재능, 재능보다 운사석에서 친한 경영학과 교수께 이런 얘기를 들었다. 망한 기업이 그리된 이유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단다. 그러나 기업이 성공한 이유를 물으면 솔직히 모르신단다. 그냥 된 거란다. 물론 공식 자리에서는 절대 이렇게 말씀 안 하신다. “탁월한 감각과 기업가 정신이 빚어낸 결과”가 선생님의 공식 답변이다. 무책임과 비논리적 통찰 사이의 이 대답에서 유추할 수 있는 이유는 ‘우연히’다. 우연히 성공했을 뿐 노력은 다 엇비슷했다는 얘기다. 우연히는 ‘운 좋게’로 바꿔 써도 크게 이상하지 않겠다.한때 ‘어떻게 세계

  • 숫자로 읽는 세상

    챗GPT, 무서운 성장…수능 국어 '만점'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이 하루가 다르게 똑똑해졌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에선 처음으로 만점이 나왔다. 영어 데이터를 주로 학습한 LLM이지만 다양한 언어 구사력과 추론 능력이 뛰어나 한국어 실력도 크게 향상됐다는 분석이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가 지난 5일 정식 출시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o1’이 2025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에서 모든 문제에 정답을 내놨다. 국내 AI 기업 마커AI는 지난달 이전 모델인 ‘o1-프리뷰’로 시험한 결과 8번(홀수형 기준)만 틀리고 모두 맞혔다는 분석을 공개했다. o1-프리뷰 모델이 유일하게 틀린 문제는 이번 수능 문제 중 오답률(81.5%)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한국경제신문이 최신 o1 모델의 챗GPT에 해당 문제를 입력했더니 정답을 찾아냈다. o1-프리뷰 모델을 분석한 진민성 마커AI 연구원은 블로그에 “LLM의 한국어 언어 능력이 인간을 뛰어넘을 시기가 머지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무엇보다 AI의 성능 향상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마커AI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을 기준으로 2023년 11월에 나온 ‘GPT-3.5 터보’ 모델은 16점을 얻는 데 그쳤다. 지난 5월 출시된 ‘GPT-4o’ 모델은 75점까지 성적을 높였다. 이달 초 나온 o1 모델이 만점을 받으면서 챗GPT는 1년 만에 한국어 열등생에서 우등생 대열에 합류했다. 수능 등급으로 따지면 8등급이 1등급이 된 셈이다.최근 오픈AI뿐 아니라 다른 해외 AI 기업의 AI 수준도 급격히 높아졌다. 오픈AI는 5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12일 연속으로 AI 관련 새로운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메타도 6일 차세대 LLM인 ‘라마 3.3 70B’를 발표했다. 5일에는

  • 과학과 놀자

    "새로운 경험 많을수록 시간 천천히 흘러요"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과 반짝이는 화려한 장식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런 크리스마스는 유난히 빨리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이 들수록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속도는 더 빨라지는 듯하다. 이는 단순한 착각이 아닐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시간 감각은 나이에 따라 다르며, 그 배경에는 경험과 심리적 요인이 깊이 얽혀 있다.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만, 체감하는 흐름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다가올 일에 따라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기대되는 일이 있을 때는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듯하지만, 불안하거나 꺼리는 일은 유난히 더디게 느껴진다.이런 시간 감각의 차이가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가 있다. 지난 7월, 루스 오그던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 교수팀은 감정이 시간 지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긍정적 감정을 느낄 때 중요한 행사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됐다.연구팀은 영국과 이라크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때 영국인 응답자의 약 76%는 “크리스마스가 해마다 더 빨리 다가오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라크인 응답자의 70%는 라마단 행사에 대해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라마단은 무슬림들의 최대 종교 행사로, 매년 약 한 달간 금식과 기도를 하며 신앙심을 다지는 기간이다.연구팀은 다가올 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시간의 흐름을 더 빠르게 지각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반면 불안하거나 긴장되는 일이 있을 때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의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등 스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