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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도심 재개발의 그늘, 젠트리피케이션
도시의 오래된 골목들이 하나둘 새 옷을 입고 있다. 낡은 건물이 세련된 카페와 공방으로 바뀌고, 젊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핫 플레이스’로 불리며 주말마다 사람들로 붐빈다. 그러나 밝고 화려한 풍경 뒤에 조용히 밀려나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다.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한 지역이 새로 개발돼 환경이 개선되지만, 기존의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이 비싼 주거비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현상을 말한다. 처음에는 예술가나 청년 창업자들이 저렴한 공간을 찾아 들어오지만, 지역이 유명해지면 대형 프랜차이즈 위주로 상권이 변화하면서 그들도 다른 지역으로 내몰린다.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 사례다. 과거 공장과 창고가 즐비하던 이 지역에 최근 몇 년 사이 감각적인 카페와 편집숍 등이 들어서며 트렌디한 거리로 변했다. 그러나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오랫동안 이곳을 지켜온 상인과 주민들이 속속 떠났다. 서울 용산구의 경리단길과 해방촌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한때 핫 플레이스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임대료가 상승하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오래된 가게들이 문을 닫고 거리의 개성도 사라졌다.젠트리피케이션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낙후한 지역이 정비되고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점도 있다. 하지만 공동체 붕괴, 지역 정체성 상실, 불평등 심화라는 그늘이 존재한다. 도시의 변화는 결국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오래된 가게와 새로운 공간이 공존하며 모두가 웃을 수 있을 때 진정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조은송 생글기자(대일외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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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공부하기 싫어서 매맞던 소년, 어떻게 서양철학 '1타강사'가 됐을까 [북스토리]
어거스틴은 354년에 북아프리카의 작은 도시 타가스테에서 태어났다. 어거스틴은 영어식 표기이고, 라틴어로는 ‘아우구스티누스’라고 부른다.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중 하나로 불리는 어거스틴은 117권의 책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고백록>은 가장 널리 읽히는 서양 고전으로 꼽힌다.자전적 고백문학의 효시이자 기독교 신학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 작품은 지금도 철학자, 문학가, 심리학자, 신학자들이 애독하는 책이다.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에게도 사랑받는 이 책은 ‘인생의 문제를 놓고 방황하며 고민하는 사람,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회의를 극복하고 확실성에 도달하고자 하는 자, 자신의 성숙을 위해 노력하는 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모두 13장으로 구성되는데 1장부터 9장까지는 자신의 삶을 담았고, 10~13장은 기억, 시간, 창조에 대한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문제를 논했다. 한마디로 그가 방황할 때 쏟아놓은 수많은 질문에 그가 회심한 이후 찾은 답을 전하는 책이다. “악은 어디서부터 왔는가. 하나님은 이 세계에 악이 하나도 없도록 이 질료를 전부 선하게 변경시킬 수 있는 힘은 없었던 걸까?” 같은 질문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품고 있는 의문이다.공부하기 싫어한 소년어거스틴은 고향에서 초등교육을 받다가 11세에 30km 떨어진 마다우라로 유학을 갔다. 형편이 어려워져 16세에 집으로 돌아와 1년간 쉬다가 17세 때 더 큰 도시 카르타고로 가서 수사학을 공부했다. 30세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수사학 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쳤고, 32세에 회심하고 33세에 세례를 받았다. 33세 가을에 고향 타가스테로 돌아가 수도원을 설립하고 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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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수능 국어 비문학에 또 나온다고? 1등급을 위한 반도체 필수 지식
반도체와 관련된 기술 지문은 수능과 모의고사에 종종 등장합니다. 2022학년도 수능에는 초미세 질량 측정 기술 지문이 나왔는데 이것도 반도체 기술과 연관이 깊어요. 2024학년도 6월 모의고사에서는 반도체 산화공정 관련 지문이 출제됐죠. 최근 AI시대를 맞아 반도체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관련 기술 지문은 매력적인 출제 후보입니다.반도체는 무엇일까요. 전기가 잘 통하는 구리나 철 같은 물질을 도체라고 하고, 전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고무나 유리 같은 물질을 부도체라고 부릅니다. 반도체는 이름 그대로 평소에는 전기가 통하지 않다가, 특정 조건에서 열을 가하거나 빛을 쬐어주거나 전압을 걸어주면 전기가 통하는 반만 도체인 물질을 뜻합니다.주재료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래에서 추출한 규소, 즉 실리콘입니다. 순수한 실리콘은 원자 구조상 전자가 꽉 차 있어 전기가 흐르지 않는 부도체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아주 미량의 불순물인 인이나 붕소 등을 강제로 집어넣는 도핑 과정을 거치면, 전기가 흐르는 성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요.이 조절 능력을 이용해 만든 반도체의 가장 기본 소자가 바로 트랜지스터입니다. 트랜지스터는 전기를 보내거나 차단하는 디지털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전기가 흐를 때를 ‘1’로 인식하고 전기가 흐르지 않을 때를 ‘0’으로 인식하는 이진법 신호를 만드는데, 이 0과 1의 무수히 많은 조합이 바로 스마트폰에서 동영상을 재생하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디지털 세상의 언어가 됩니다. 손톱만 한 반도체 칩 안에는 수백억 개의 초미세 트랜지스터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작은 반도체 안에 수많은 트랜지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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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등교하면 폰 압수"… 억울해하지 마, 미국·프랑스 애들도 다 뺏긴다📱❌[커버스토리]
스마트폰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본인 인증, 은행 및 금융투자 업무, 각종 결제와 온라인 구매는 기본이죠. 어른들도 숏폼과 같은 짧은 영상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재미있게 봅니다. 그런데 청소년은 스마트폰에 코 박고 산다고 할 정도로 푹 빠져 있습니다. 등교 뒤에도 스마트폰에 중독된 듯한 청소년의 모습은 걱정을 낳는 게 사실입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학교 안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법률 등으로 금지하는 ‘스마트폰 프리존(Free Zone)’이 확산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2024년 말 유네스코 통계를 보면 세계 40%의 나라에서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대표적입니다. 2018년 유치원 및 초·중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200여 개 중학교에서 등교 때 스마트폰을 수거하는 ‘디지털 브레이크(멈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교육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가 작년 9월부터는 이마저 금지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작년 말 기준 35개 주(州)가 학교 내 스마트폰 규제 법안 또는 정책을 실행했거나 제안 중입니다. 텍사스주는 지난해 9월부터 학교에서 첫 수업 시작 종이 울린 후 마지막 수업 종료 종이 울릴 때까지 학생들의 개인 통신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벨 투 벨(Bell-to-Bell)’ 정책을 도입했습니다.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올 3월부터 시행된 개정 초·중등교육법에는 학교장과 교사가 학생의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 담겼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제한 기준과 방법, 기기 유형 등은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죠.이런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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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마음 닫았던 아이가 자아 찾아 떠나는 여행
요즘 실제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다. 부모가 목소리 높여 싸울 때 한쪽에서 두려움에 떠는 자녀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전파를 탄다.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자란 자녀에게는 자칫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온 가족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딥스>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에 마음을 굳게 닫은 다섯 살 남자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딥스>는 1996년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이 책이 오랫동안 읽히면서 사랑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린이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느끼고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의 교수 버지니아 M. 액슬린은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위한 놀이치료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어린이의 마음을 여는 독특한 치료법을 <놀이치료>라는 책에 소개해 세계적인 호평을 얻었다.이 책은 액슬린이 직접 치료한 사례를 바탕으로 썼다. 평소 입을 꾹 닫고 있던 딥스가 목요일마다 놀이치료실에 와서 마음껏 떠들고, 신나게 뛰놀고, 한껏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에서 어린이의 세계가 얼마나 정교하고 영특한지 놀라게 된다. 딥스를 낳은 뒤 외과 의사 일을 그만둔 어머니는 두 살밖에 안 된 아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려 애쓴다. 뛰어난 과학자인 아빠는 딥스가 창문을 열고 “공기야! 들어와서 우리와 함께 있어”라고 하자 “사람에게만 말을 하라”고 딱딱하게 가르친다.딥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딥스가 창문에서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을 만큼 자란 나무를 아빠는 제이크 아저씨에게 잘라버리라고 말한다. “그 나무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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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기타
나라도 빚을 진다고?
주니어 생글생글 제217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국가채무’입니다. 개인이 돈이 부족하면 은행에서 돈을 빌리듯, 정부도 세금보다 지출이 많을 때 국채를 발행하거나 돈을 빌려 국가채무를 마련하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국가채무가 어떻게 생기고 어디에 쓰이는지, 그리고 그 규모가 커질수록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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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우리가 무심코 공중화장실 물을 펑펑 쓰게 되는 진짜 이유 [경제야 놀자]
공공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면 겉장이 너덜너덜하거나 심지어 찢어져 있고, 누군가 낙서까지 해놓은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해변이나 산에 가 보면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곳이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아마도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함부로 훼손하고 쓰레기도 마구 버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모습은 공공의 재산을 남용해 자원이 고갈되고 황폐해지는 ‘공유지의 비극’의 교과서적 사례다. 공유자원의 특징공유지의 비극이란 공동으로 소유한 자원을 구성원이 무분별하게 사용해 고갈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공유 자원의 비극’이라고도 한다. 생물학자 개릿 하딘이 1968년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 ‘공유지의 비극’에서 제시한 개념이다.하딘은 이 논문에서 양을 키우는 어느 마을의 목초지를 사례로 들었다. 이 목초지는 개인이 아니라 마을 공동의 소유다. 초원을 푸르게 유지하려면 양의 수를 적정한 선에서 관리해야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이득만 추구한다. 그러다 보면 양의 수가 늘어나 목초지는 황폐해지고, 결국 양을 키울 수 없게 된다. 하딘은 개인의 이기심에 따른 행동이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소비의 배제성은 없지만, 경합성은 있다는 점이 공유자원의 특징이다. 하딘이 예로 든 목초지는 마을 사람들 누구나 드나들며 양을 먹일 수 있었다. 따라서 배제성이 없다. 반면 누군가가 양을 먹이는 만큼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목초지는 줄어든다. 경합성이 있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원을 사용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사용하려 한다. 다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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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세계를 바꾼 순간들
獨 아우토반 건설, 대공황 극복에 도움 됐을까
속도 무제한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은 오랫동안 독일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아우토반은 엄청난 매력을 지닌 단어였다. 동시에 나치가 어떻게 한때나마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히틀러가 나쁜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우토반을 건설했어”라는 말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현대 독일 안팎에서도 “히틀러가 아우토반을 건설해 경제 대공황을 극복했다”는 식의 표현을 접할 수 있다. “총통께서 길에다 실업을 묻어버렸다”는 나치의 선전 문구는 나치가 패망한 뒤에도 오랫동안 상식처럼 여겨져왔다.독일의 아우토반 건설은 대공황에 대처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이 투입된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의 대표적 사례였다. 정부의 강력한 투자 프로그램에 따른 경기 부양이라는 케인스식 불황 대처법이 행동으로 옮긴 사례로 꼽혀왔다. 하지만 아우토반을 둘러싼 이 같은 이미지들은 대부분 허구의 신화에 기초한 점이 적지 않았다. 아우토반 건설이라는 아이디어부터 히틀러나 나치 정권이 생각해낸 것이 아니었다. 바이마르공화국 정부의 책상 서랍 속에 있던 고속도로 건설 구상을 가져다 쓴 것에 불과했다.독일에서 순수하게 자동차 전용도로로 가장 먼저 구상되고 건설된 것은 1913년 완공돼 1921년 확장된 베를린의 자동차 교통 및 연습 도로였다. 현대적 의미에서 최초의 실질적인 자동차 전용도로가 계획되고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나치 집권 1년 전인 1932년이었다. 이를 주도했던 인물도 나치즘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일 서독 초대 총리가 되는 콘라트 아데나워 당시 쾰른 시장이 아우토반의 첫 삽을 떴다. 최초의 아우토반은 쾰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