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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하루아침에 전신마비, 실명…"죽을 용기로 살았다"

    인생길이 늘 순탄할 수만은 없다. 때때로 고난이 찾아온다. 이겨내기 힘들 정도의 고난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기현 저자의 책 제목 <마음의 눈으로 행복을 만지다>처럼 마음을 단단히 먹고 행복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무수한 어려움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건 미리 각오해야겠지만.김기현 저자는 1994년 수능 전국 석차 1%의 성적으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첫 학기를 만끽하고 여름방학을 맞아 턱 부정교합 수술을 받은 것이 고난의 시작이었다. 수술 당시 의료진의 실수로 구강 내 출혈이 심하게 발생했고, 3분간 질식 상태에 빠지는 큰 사고를 당한 것이다. 회복 과정에서 극심한 경련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하루아침에 전신마비와 실명이라는 장애를 입었다.힘든 재활훈련을 거쳐 서서히 몸은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나 끝내 눈은 보이지 않았다. 만 19세의 명문대 여학생에게 시각장애인이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굴레였다. 죽을 용기로 살아보자가족들은 어떻게든 막내딸의 눈을 되살리기 위해 1년 넘게 일본, 중국, 미국에 있는 유명 병원을 돌았으나 “현대의학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는 판정을 받았다. 굴하지 않고 전국의 온갖 민간요법을 찾아다니고 점쟁이와 무당도 만났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사찰에 가서 30만 배 절도 해봤으나 별다른 차도가 없자 삶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그때 ‘정말 지옥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다행히 ‘죽을 용기로 살아보자’는 생각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의료소송을 벌였으나 의사의 무혐의로 종결되어 억울함을 호소할 길도 없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 숫자로 읽는 세상

    '영어 1등급 비율' 최저…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에서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이 3.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넘어선 불필요한 학습과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절대평가인데 1등급 3%뿐올해 수능에서 가장 어려운 영역은 영어였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영어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시험 난이도를 목표로 했다”며 “그러나 애초 취지와 의도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올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상대평가 1등급 기준인 4%보다 낮아 1994년 수능이 도입된 이후 전 과목 통틀어 가장 낮은 1등급 비율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수능의 1등급 비율은 6.22%였다. 평가원 내부적으로는 6~10% 선에서 1등급이 정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올해는 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올해 수능에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상대평가로 치러지는 과목보다 적은 인원이 1등급을 받게 됐다. 1등급 인원은 2만8587명에서 1만5154명으로 대폭 줄었다. 상대평가로 실시된 국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2만2935명(4.67%), 수학 1등급 수험생은 2만1797명(4.62%)이다. 수시전형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하게 된 수험생들은 ‘비상’이 걸렸다.‘불국어’ ‘물수학’으로 과목별 유불리국어와 수학의 난이도 격차도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국어’라는 평가를 받은 국어의 표준점수 최

  • 숫자로 읽는 세상

    환율이 끌어올린 물가…석유류 5.9% '껑충'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으로 치솟으면서 지난달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물가가 6% 가까이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수입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지난 8월 1.7%로 떨어진 물가는 9월(2.1%), 10월(2.4%)에 이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고환율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11월 1394원30전에서 지난달 1460원40전으로 1년 새 4.7% 올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물가가 줄줄이 상승했다. 환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석유류는 5.9% 올라 2월(6.3%) 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5.3%, 경유가 10.4% 상승했다.원유는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유가만큼 환율도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 지난달 국제 유가는 1년 전보다 10% 넘게 떨어졌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5%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웃돌 정도로 치솟으면서 국제 유가 하락분을 반납했다. 정부가 유류세 감면 폭을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농축수산물은 5.6% 올라 작년 6월(6.5%)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수입 소고기는 6.8% 상승해 작년 8월(8.1%)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망고(8.8%), 키위(12.0%) 같은 수입 과일도 환율 영향이 두드러졌다. 수산물 중에서는 수입 비중이 높은 갈치(11.2%), 조기(18.2%), 고등어(13.2%) 물가가 크게 올랐다.코코아, 팜유, 커피 등 식품 가공업체의 원재료 수입 가격도 올라 가공식품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밀가루, 설

  • 사진으로 보는 세상

    "희망을 올려요"…광화문 '사랑의 온도탑'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날 ‘희망 2026 나눔캠페인’ 출범식을 열고 상징 조형물인 사랑의 온도탑을 점등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목표액(4500억원)의 1%인 45억원이 모일 때마다 수은주가 1℃씩 올라간다.   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 경제 기타

    정책의 효과, 시장 변수 예측할 때 모형 활용

    올해 실시한 수능 국어의 높은 난도로 인해 수험생들이 시험장에서 꽤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비문학 지문은 원래 배경지식이 없어도 풀 수 있도록 출제되지만, 처음 보는 개념이 나오면 당황스럽기 마련입니다. 특히 경제·금융 관련 지문이 수험생으로선 더 생소할 텐데요, 오늘은 경제 전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경제는 어떻게 전망할까요. 경제 전망은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겠다고 예측하는 겁니다. 하지만 숫자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왜 그 숫자가 나오게 됐는지 배경을 설명하는 게 전망의 목적이죠. 예를 들어 내년 경제성장률을 2%로 예상한다고 했을 때 왜 그런 전망이 나왔는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반도체 경기가 좋아질 것이다” 등 현재 상황을 토대로 한 전망이 중요하죠.문제는 경제가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경제는 데이터가 쌓여서 그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데이터가 아무리 쌓여도 정답이 아닐 수 있죠. 그래서 경제 전망을 ‘주사위 굴리기’라고도 해요. 확률의 문제인 셈이죠. 이렇게 복잡한 경제를 조금이라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경제모형입니다.경제모형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이론에 맞는지를 따지는 모형, 다른 하나는 데이터에 부합하는지를 중시하는 모형입니다. 이론 관련 모형에는 DSGE(동태확률일반균형) 모형이 있어요. 경제의 흐름을 수학적으로 따지는 접근 방식이죠. 가계와 기업이 어떻게 소비하고 투자하는지, 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숫자로 따져가며 균형점을 찾으려고 애쓰죠. 모든 게 수학 공식처럼 움직이는 셈입니다.

  • 경제 기타

    "AI·블록체인이 금융시스템 혁신하고 있죠"

    금융하부구조(financial infrastructure)는 금융시장, 금융기관과 함께 금융시스템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직접적으로 자금 중개를 담당하지는 않지만, 금융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각종 제도와 기관을 의미한다. 이는 실물경제에 비유하면 도로, 철도, 항만 등과 같이 생산에 직접 기여하지는 않지만, 생산활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회간접자본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금융하부구조는 금융거래의 기반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주에는 금융하부구조의 역할 등에 대해 살펴보겠다.금융하부구조의 역할금융하부구조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우선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금융거래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규칙과 시스템을 제공해 금융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명확한 법규와 규제를 통해 금융거래 상대방에 대한 위험과 시스템 위험 등을 줄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해준다. 이 외에도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과 빌리려는 사람을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금융중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 금융거래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금융하부구조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다. 금융하부구조가 잘 갖춰져 있으면 금융시장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작동하고 금융기관이 위험에 직면하는 것을 막아준다. 따라서 국가의 경제성장과 금융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탄탄하고 신뢰도 높은 금융하부구조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금융하부구조의

  • 커버스토리

    고환율이 뉴노멀?…삶, 어떻게 바뀔까

    요즘 환율이 큰 걱정입니다. 달러당 1300원대 중·후반까지 내려왔던 원화 환율이 지난 9월 하순 1400원대로 다시 오르더니 1400원대 후반에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우리나라 경제가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외환위기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395원(1998년 기준)이었습니다. 지금은 국내의 정치적 혼란과 미국과의 관세협상 고비를 넘겼고, 수출도 잘돼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환율은 국가 위기 상황 때보다 높은 수준입니다.환율이 올라가면 수출기업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고 하지만, 원·부자재를 수입·가공해 수출을 하는 국내 기업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예상 환율을 토대로 경영하는 기업은 환(換)손실을 걱정해야 하고, 해외 유학 중인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늘어나는 부담에 한숨을 내쉽니다. 미국에 갈 일이 없다면 원·달러 환율이 높아도 문제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원·엔 환율도 함께 상승합니다. 젊은이들이 이웃 나라 일본으로 많이 여행을 가는데요, 최근 부쩍 높아진 환율 때문에 친구 선물 사기도 팍팍해졌어요.지금의 고환율은 구조적 원인에 의한 것이어서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달러당 1500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군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또한 고환율 시대는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이어지는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수출입·고용·물가·증시에 직접적 영향 고환율 일상화땐 경제생활 크게 바뀌죠환율(換率)이란 단어를 보면 여러분은 무슨 생각부터 떠오르나요? 많은 생글이들이 “헷갈린다”고 답할지 모릅

  • 교양 기타

    '실낙원'의 밀턴이 눈 멀고 쓴 시 [고두현의 아침 시편]

    내 눈의 빛이 사라진 걸 생각하니존 밀턴내 눈의 빛이 사라진 걸 생각하니,이 어둡고 광활한 세`상에서 반생도 살기 전에생명 같은 재능이 쓸모없어졌구나.비록 내 영혼은 창조주를 간절히 섬기길 원하나,그분이 훗날 탓할까 봐, 내 한 일을 설명하려 할 때,나는 어리석게 묻네,“내 눈을 멀게 하시고는 어찌 노동을 원하시는지요?”하지만 그 불평을 가로막고 신중한 대답이 들려오네,“신은 인간의 노동이나 재능을 필요로 하지 않네,그의 가벼운 멍에를 가장 잘 메는 자가그를 가장 잘 섬기나니.그는 왕과 같네. 그의 말 한마디에 수천의 무리가육지와 바다를 건너 쉬지 않고 달려올 테니.묵묵히 서서 기다리는 자들도 그를 섬기는 사람이네.”영국 시인 존 밀턴(1608~1674)이 44세 때 시력을 잃고 쓴 시입니다. 그의 실명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전해집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너무 많이 읽으면서 눈을 혹사했고, 청교도혁명 때 크롬웰 정부의 라틴어 비서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과로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이 시의 제목은 원래 ‘소네트 19’였다가 훗날 편집 과정에서 ‘소네트 16’으로 바뀌었습니다. ‘실명(On his blindness)’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시인은 생을 절반밖에 살지 못했는데 벌써 눈이 멀었다고 불평합니다. 이제 내 삶은 끝났다고 한탄하다가 신을 원망하기도 합니다.각자 타고난 재능 ‘달란트’이 대목에 등장하는 ‘생명 같은 재능(Talent)’은 성경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달란트의 비유’와 맞닿아 있다고 합니다. ‘달란트’는 옛날 화폐이기도 하고, 각자 타고난 재능이기도 합니다. 주인이 먼 타국으로 출타하면서 종 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