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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거대한 덩치에 시력은 고작 0.1? 코끼리의 진짜 눈은 '코끝'에 있어요 [과학과 놀자]
코끼리 하면 길게 늘어진 코와 커다란 귀, 묵직한 몸집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거대한 동물의 시력이 상당히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코끼리의 시력은 사람의 시력 검사표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0.1 정도에 불과하다. 안경 없이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눈이 나쁜 사람과 비슷하다. 특히 어두운 밤이나 시야가 가려진 환경에서는 주변을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그렇다면 코끼리는 어떻게 장애물을 피하고 먹이를 찾아낼까. 최근 연구는 코 끝에 난 수염이 비결이라고 분석한다. 독일 막스플랑크 지능형 시스템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Intelligent Systems, MPI-IS) 연구팀은 아시아코끼리의 코 주변에 난 수염을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2월호에 발표했다.코끼리의 코 주변에는 약 1000개에 달하는 짧은 수염이 빽빽하게 나 있는데, 이 수염이 단순한 털이 아니라 물리적 움직임을 통해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촉각 센서’ 역할을 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느껴서 보는 방식을 통해 부족한 시각을 완벽하게 보완하는 셈이다.연구팀은 수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정교한 실험을 수행했다. 우선 수염 내부를 3차원으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마이크로 CT 장비를 사용해 수염의 층별 밀도를 측정했다. 수염에 아주 미세한 힘을 가하면서 그 자극이 뿌리까지 어떻게 전달되는지 확인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가상의 공간에서 수염이 휘는 모든 과정을 수학적으로 계산해본 것이다.분석 결과 코끼리 수염의 중심부는 바깥쪽보다 12배나 더 단단했다. 이처럼 안팎의 강도가 전혀 다른 이중 구조는 신호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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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머스크가 위성 100만기 쏘면 우주 꽉 찰 텐데 괜찮을까[과학과 놀자]
올해 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위성 100만 기를 발사하겠다는 허가 신청서를 냈다. 목적은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인공지능(AI) 연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냉각 설비를 지구 밖에서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과연 지구 밖 궤도에 위성 100만 기를 올려놓을 자리가 있을까?우선 위성 100만 기라는 숫자가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일지 가늠해보자. 현재 지구 저궤도(고도 200~2000㎞)를 도는 인공위성은 전부 합쳐 약 1만5000기다. 이 중 스페이스X의 인터넷 위성망 스타링크가 약 1만 기로,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100만 기는 현재 스타링크 규모의 90배에 달하는 숫자다.지구 저궤도에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위성 수는 약 10만 기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위성끼리 충돌이 잦아지고, 충돌로 생긴 파편이 또 다른 위성을 파괴하는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케슬러 증후군’이라고 한다. 1978년 미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가 제시한 개념으로, 파편이 파편을 낳는 도미노 충돌이 이어지다 결국 저궤도 전체가 우주쓰레기로 뒤덮인다는 시나리오다. 케슬러 증후군이 현실화하면 그 이후로는 어떤 위성이나 유인우주선도 발사할 수 없게 된다.현재 위성 수를 감안하면 10만 기까지는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스페이스X뿐 아니라 중국도 20만 기 이상의 위성 발사를 국제기구에 신청한 상태다. 국제적인 조율 없이 각국이 경쟁적으로 궤도를 선점하는 지금 상황에서 10만 기 한계는 생각보다 빨리 닥칠 수 있다.스페이스X도 저궤도 혼잡을 의식한 듯 “대부분의 위성을 현재 사용하지 않는 고도에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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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도 리듬의 규칙 인식해…선천적 능력
갓 태어난 아기는 무엇을 인식할 수 있을까.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신생아는 배고픔과 불쾌함 외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여겨졌다. 심지어 통증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해 수술을 할 때도 마취 없이 진행했다고 한다. 그만큼 아기의 뇌는 백지에 가깝다고 굳게 믿은 것이다. 이후 연구와 실험을 토대로 아기도 통증을 포함해 다양한 감각을 느낀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하지만 최근 신생아의 음악적 감각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연구는 지난 2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게재됐다. 처음 듣는 노래에서 박자의 변화, 조바꿈, 후렴구를 예상하는 것을 우리는 보통 ‘음악적 감각’이라고 부른다. 태아가 임신 35주경부터 음악에 반응해 심박수와 신체 움직임이 변한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 있지만, 음악적 감각이 언제 생겨나는지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로베르타 비앙코 이탈리아 공과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아기의 음악적 소질을 확인하기 위해 태어난 지 이틀이 채 안 되는 신생아 49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잠든 신생아들의 귀에 이어폰을 꽂고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피아노곡을 들려줬다. 원곡 10곡과 원곡을 변형한 4곡을 사용했으며, 변형곡은 리듬과 멜로디를 무작위로 재배열해 원곡이 지닌 리듬과 멜로디의 규칙을 파괴했다.연구팀은 잠든 신생아에게 바흐의 원곡과 변형곡을 무작위로 들려주는 동시에 신생아 머리에 부착한 뇌전도(EEG) 장치를 이용해 뇌의 활동 변화를 확인했다. 뇌의 변화를 정확하게 읽기 위해 통계적 모델을 활용해 각 음표의 예측 가능성을 수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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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대신 뇌파로…생각만으로 사물 조작
영화 ‘아바타’에서 주인공은 캡슐에 들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외계 육체 아바타를 생각만으로 조종한다. 영화 ‘업그레이드’에서는 전신마비 환자인 주인공이 인공지능 칩 ‘스템’을 이식받아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뇌와 컴퓨터가 정보를 주고받는 설정은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Brain-Computer Interface, BCI)이 최근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며 인류의 삶을 바꿀 준비를 마쳤다.2024년 미국 신경기술기업 뉴럴링크는 놀라운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가 별도의 물리적 조작 없이 오직 생각만으로 비디오게임 ‘마리오 카트’를 플레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환자의 뇌 피질에 이식된 ‘텔레파시’ 칩 덕분에 가능했다. 이 칩은 뇌파를 실시간 디지털신호로 변환해 컴퓨터에 전달한다. 환자는 이 기술로 온라인 체스를 즐기는 등 일상적인 컴퓨터 조작을 자유롭게 수행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뉴럴링크는 지금까지 사지 마비 환자 20여 명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뇌 임플란트’ 기술을 선보여왔다. 지름 23mm, 두께 8mm의 동전 크기인 텔레파시 칩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전극을 사용한다. 뇌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신경신호를 읽고 자극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올해 뉴럴링크는 시각장애인의 뇌 시각 피질에 전극을 연결해 뇌가 시각을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 ‘블라인드 사이트’의 임상시험도 앞두고 있다. 뇌의 시각 담당 부위에 직접 신호를 전달해 눈이 없어도 사물을 인식하게 돕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중국의 BCI 기업도 성과를 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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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통하는 버섯 균사체로 컴퓨터 개발
컴퓨터는 80여 년 전에 등장했다. 당시 컴퓨터는 방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 거대했다. 이후 기술 발전으로 컴퓨터는 점점 작아지고, 성능은 더욱 빠르고 뛰어나게 향상됐다. 그 결과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일을 가능하게 했고, 스마트 워치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버섯으로 반도체 소자를 재현한 연구가 공개되며 컴퓨터가 또다시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구팀이 표고버섯을 활용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컴퓨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도체 중 하나는 ‘램(RAM)’이다. 램은 작업 중인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휘발성 메모리 공간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고 계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점은 컴퓨터 작업을 하는 도중에 전원이 꺼지거나 전기가 끊기면, 작업했던 내용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차세대 반도체가 ‘멤리스터(memristor)’다. 멤리스터는 ‘메모리(memory)’와 ‘저항기(resistor)’를 합친 단어다. 전류의 양에 따라 저항이 변하고 그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로 인해 이론적으로는 데이터 처리와 저장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덕분에 전원이 꺼져도 작업했던 내용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미래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이번에 개발한 버섯 반도체가 ‘멤리스터’의 역할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건 버섯의 균사체다. 버섯은 ‘균류’라는 독립된 생물체다. 성숙한 버섯에서 만들어진 포자가 떨어져 나와 주변의 땅에 자리 잡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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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우주서 살아남은 이끼, '화성 개척자' 될까 [과학과 놀자]
영화 ‘마션(The Martian)’의 주인공은 화성의 황폐한 토양에 감자를 심어 살아남는다. 실제로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다른 행성에 정착할 때 함께할 가능성이 가장 큰 식물은 무엇일까? 최근 과학계는 그 주인공으로 화려한 꽃이나 풍성한 열매를 맺는 식물 대신 발밑에 낮게 깔린 ‘이끼’에 주목하고 있다.우리가 숲길이나 담벼락에서 흔히 마주치는 초록색 이끼는 약 4억5000만 년 전 식물이 바다에서 육지로 처음 상륙했을 때의 원시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당시 식물들처럼 이끼의 뿌리는 몸을 바위 등에 고정하는 역할만 하고, 잎과 줄기 등으로 물을 빨아들인다. 흙이 거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비가 오면 온몸으로 물을 흡수해 금세 생기를 되찾는 이 놀라운 능력이 끈질긴 생명력의 비결이다.최근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연구팀은 이런 이끼의 생명력이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통할지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2022년 유럽우주국(ESA)이 주도한 우주 생물학 실험의 일환으로 실험에 흔히 사용되는 이끼 ‘피스코미트리움 파텐스(Physcomitrium patens)’의 포자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다. 포자는 꽃을 피우지 않는 이끼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만드는 아주 작은 씨앗 같은 세포로, 껍질이 단단하고 생명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상태라 환경 변화에 매우 강하다.이끼의 포자는 ISS 바깥쪽에 설치된 실험 장치에서 약 9개월 동안 우주의 가혹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됐다. 우주는 산소가 없는 진공 상태인 데다 생명체에 치명적인 자외선과 방사선이 쏟아지고, 온도도 영하와 영상을 오간다. 실제로 앞선 연구들에서 해바라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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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회복 더디다?…붉은 머리 유전자의 비밀
한 유전자가 딱 한 가지 특징만을 결정한다고 믿는다면 크나큰 오해다. 생명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유전자는 전구 하나를 껐다 켰다 하는 스위치가 아니라, 여러 전구가 연결된 복잡한 회로 시스템에 가깝다. 한 유전자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형질을 결정하거나 한 형질이 여러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 예로 동아시아인에게서 자주 관찰되는 EDAR 유전자 변이는 머리카락을 더 굵게 하고, 앞니를 삽 모양으로 만들며 땀샘 밀도를 높인다. 머리카락, 치아, 땀샘은 전혀 다른 기관이지만 발생 과정에서 같은 유전자 신호 경로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최근 영국 에든버러대 염증연구센터는 이와 같은 유전자를 또 하나 발견했다. 모발 색상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MC1R이다. 지금까지 MC1R은 ‘붉은 머리 유전자’로 불려왔다. 이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생기면 붉은 머리카락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든버러대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 MC1R이 상처 치유 과정에도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연구팀은 먼저 사람의 피부 샘플을 분석했다. 발에 나타나는 당뇨병성 궤양, 혈액순환 문제로 발생하는 다리 궤양, 흔히 욕창으로 알려진 압박성 궤양 등 오래된 상처 조직에서 피부 샘플을 채취한 뒤, 이 세포들에서 MC1R 유전자 신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오래된 상처 조직은 건강한 피부에 비해 MC1R 유전자 신호가 약화돼 있었다. MC1R 유전자와 상처 치유 속도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는 결과였다.연관성을 좀 더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도 진행했다. 연구팀은 MC1R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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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유기물 배달?…힘받는 외래 생명기원설 [과학과 놀자]
약 40억 년 전, 원시 지구는 뜨겁고 척박한 땅이었다. 그런데 이 불모의 땅에서 어떻게 복잡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두 가지 가설을 세웠다. 지구 자체에서 재료가 만들어졌다는 ‘자생설’과 외부에서 재료가 배달됐다는 ‘외래설’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후자인 외래설에 힘이 실리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이 실마리를 가져다준 건 소행성 ‘베누’다. 베누는 지구에서 약 3억3300만km 떨어져 있으며, 태양계 형성 초기인 약 45억 년 전의 물질을 고스란히 간직한 ‘탄소질 소행성’이다. 지구와 같은 행성들은 지각 변동과 화산 활동, 대기 작용을 거치며 초기 형성 당시의 정보를 대부분 잃어버렸다. 하지만 베누처럼 크기가 작은 소행성은 열적 변화가 거의 없어 태양계 탄생 당시의 레시피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냉동 타임캡슐과 같다.특히 베누는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 근접 소행성’이기도 하다. 인류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일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수십억 년 전 지구에 물과 유기물을 배달해 생명의 씨앗을 뿌린 주역이 바로 이런 소행성들이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하기엔 최적의 연구 대상이다. 그래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16년 베누의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를 가진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을 발사했다. 그리고 7년 만인 2023년 9월, 베누의 시료를 담아 귀환했다. 캡슐 속에는 121.6g의 샘플이 들어 있었다. 고작 종이컵 한 컵 정도의 양이지만, 그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거대했다.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한 핵심 성분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