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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시럽 수분 5% 미만·비결정 상태 유지해야
간식 탕후루 인기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중국어로 '설탕 박'을 의미하는 탕후루는 작은 과일을 꼬치에 꿴 뒤 설탕물을 입혀 만든다. 한입 베어 물면 설탕 코팅이 바사삭 부서지며 내는 과자 같은 느낌과 과일 과육의 부드러운 식감이 독특해 입맛을 자극한다. 과일에 설탕을 코팅한 것이 전부라 아주 단순한 음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탕후루는 과학적 원리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탕후루의 재료는 꼬치에 꿸 과일과 겉면을 감쌀 설탕, 그리고 약간의 물이 전부다. 재료만큼 만드는 방법도 간단한데, 물과 설탕을 각각 1:2 비율로 섞은 후 열을 가해 녹이고 과일을 코팅하면 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설탕 녹이기, 즉 시럽 만들기다. 정교한 설정이 필요한 단계로, 탕후루 만들기의 성공 여부가 이때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탕 시럽을 만들 때는 우선 온도를 꼭 맞춰야 한다. 이 시럽의 온도는 130~160℃ 이내가 가장 적당하며, 이 온도는 수분함유량과 관련이 있다. 물의 끓는점은 100℃이므로 설탕 시럽을 100℃까지 가열하면 수분이 증발하기 시작하는데, 130℃는 수분이 전체의 5% 이하로 떨어지는 지점이다. 만약 수분이 5% 이상이면 끈적끈적한 형태가 되어 탕후루의 바삭한 식감을 만들 수 없다. 반면 170℃까지 가열하면 설탕 시럽이 너무 딱딱해져 과일 표면에 매끄럽게 입힐 수 없다. 집에서 탕후루를 만들고 싶은데 온도계가 없다면 시럽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할 때를 포착하면 된다. 설탕 구조가 깨지면서 ‘캐러멜화’가 되는 것인데, 이 반응은 약 150~160℃에서 일어난다. 과일을 코팅하기 전 차가운 물을 시럽에 넣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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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 없이 150일 생존…50℃ 이상 열에 약해
요즘 최고의 화두는 빈대다. 전국 곳곳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제보가 이어지면서, 빈대를 두려워하는 이른바 '빈대 포비아(phobia)'가 확산되고 있다. 조짐이 심상치 않다. 최근 몇 년간 뉴욕·홍콩 등 주요 도시에서 빈대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었고, 지난가을 무렵엔 프랑스 파리를 습격해 사람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바짝 가까워진 빈대, 만약 발견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빈대 퇴치에 가장 먼저 떠오른 방법은 역시 살충제다. 모기나 바퀴벌레를 발견했을 때에도 가장 먼저 찾는 것이 퇴치제니까 말이다. 살충제 중 DDT는 빈대를 죽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DDT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39년의 일이다. 스위스의 화학자 파울 헤르만 뮐러가 DDT라는 물질에 살충 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냈다. DDT는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에탄(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의 약자로, 유기염소계 살충제로 분류된다. 색깔과 냄새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곤충을 죽이는 ‘살충’ 효과가 뛰어나다. 곤충을 향해 DDT를 뿌리면, 즉시 독성이 나타난다. 몸에 닿기만 해도 죽는 것이다. 곤충은 물에 젖지 않도록 표면에 얇은 지방층이 덮여 있다. DDT는 지방에 잘 녹는 성질이라 곤충의 몸에 닿는 순간 지방층을 통해 몸속으로 빠르게 흡수된다. 이후 신경세포에 있는 나트륨이온의 흐름을 방해해 신경을 마비시키는 원리다. DDT 이전에 사용한 살충제들은 해충이 먹어야 그 효과가 나타났다. 그 때문에 살충제를 뿌리고도 실제 살충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그에 비하면 DDT는 그 속도가 확연이 빠른 만큼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DDT는 가격이 저렴해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19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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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탄생 비밀 기대했지만 생성 즉시 사라져
국제연구팀이 희귀 동위원소 ‘산소-28’을 처음으로 관측했다. 동시에 기존 통설을 뒤집는 동위원소의 성질을 밝혀냈다. 물리학자들은 산소-28을 안정성이 높은 동위원소로 예측해왔는데, 실험 결과 산소-28은 생성 즉시 붕괴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 물리학 이론에 수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원소의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다. 양성자 수는 원소 번호와 화학적 성질을 결정한다. 중성자 수는 원소마다 다를 수 있으며, 중성자 수가 많을수록 질량이 크다. 이때 원소 번호가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쌍둥이 원소를 두고 ‘동위원소’라 한다. 이제껏 밝혀진 원소는 118개, 동위원소는 3000여 개다. 가령 모든 산소는 양성자 수가 8개지만, 중성자 수는 4~18개로 다양하다. 이 중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안정 동위원소는 중성자 수가 각각 8, 9, 10개인 산소-16, 산소-17, 산소-18 등 세 가지다. 안정 동위원소는 방사성 붕괴를 하지 않는 안정한 동위원소라는 의미다. 이런 동위원소 중에는 희귀 동위원소라 불리는 것들이 있다. 이름 그대로 희귀하거나 수명이 짧아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동위원소다. 우주의 탄생 과정에서 매우 짧은 순간에 나타났다 사라져 지구상에 극소량 남아 있거나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주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다. 희귀 동위원소의 발견은 우주의 생성과 진화 과정의 실마리를 찾을 데 도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대부분 안정성이 낮아 빠르게 붕괴해버리기 때문에 관측이 매우 어렵다. 그러던 지난 8월 30일, 희귀 동위원소 ‘산소-28’을 처음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에 실렸다. 곤도 요스케 일본 도쿄공대 물리학과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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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기원 밝혀줄 단서 기대속 정체 못 밝혀
2017년 말, 지구로부터 3400만km 떨어진 곳으로 전 세계 천문학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하와이대 팬스타스(Pan-STARRS) 연구팀이 발견한 한 천체 때문이다. 이 천체는 가로 200m, 폭 30m로 길고 넓적한 데다 보통의 천체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스스로 자전까지 해 정체가 모호했다. 국제천문연맹은 처음에 혜성(Comet)으로 판단해 C/2017 U1라는 분류 기호를 붙였으나 이후 꼬리가 관측되지 않자 소행성(Asteroid)으로 보고 A/2017 U1라는 분류 기호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 천체는 혜성도, 소행성도 아니었다. 태양계 밖에서 생성돼 태양계를 스쳐 지나가는 성간 천체(interstellar object)로, 인류가 한 번도 발견한 적 없던 종류다. 결국 이 천체의 최종 분류 기호는 1I/2017 U1로 결정됐고,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를 의미하는 ‘오우무아무아(Oumuamua)’라는 별칭도 붙여졌다. 오우무아무아의 발견에 천문학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태양계 밖에 대한 비밀, 그리고 초기 우주에 관한 비밀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오우무아무아에 담긴 우주의 비밀을 얼마나 알아냈을까. 2020년 6월, 예일대 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우무아무아가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빨라지며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가속운동을 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져 있어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에 의해 오우무아무아가 가속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 발표됐다. 같은 해 8월, 에 예일대 연구팀의 주장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천문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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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간 생존 '불멸의 세포'…의학의 역사 바꿔
과학과 의학의 역사를 바꿔놓은 '불멸의 세포'가 있다. 최초로 배양에 성공한 이 인간 세포는 70년간 전 세계 실험실에서 배양되며 11만 건 이상의 과학 논문, 1만 건 이상의 특허, 3건의 노벨상 수상에 기여했다. 이 세포 덕분에 소아마비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에 대한 지식을 얻고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 세포는 우주로도 보내져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이 세포의 이름은 ‘헬라(HeLa) 세포’(사진)다. 헬라 세포의 주인은 헨리에타 랙스(Henrietta Lacks)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다. 그의 이름과 성의 앞글자를 따서 헬라 세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담배 농장에서 일하면서 가정을 이뤘던 랙스는 1951년, 31세의 나이로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가 찾은 존스 홉킨스 병원은 지역에서 유일하게 아프리카계 미국인 환자를 진료해주는 병원이었다. 랙스는 라듐을 이용한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암은 전신으로 퍼졌고 결국 그해 사망했다. 문제는 의료진이 랙스의 암세포를 그의 동의 없이 채취해 배양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의사가 환자의 사례를 연구에 사용할 경우,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반드시 환자에게 알리고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절차가 없었고, 연구를 위해 세포를 샘플로 채취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랙스는 앞으로 자신의 세포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사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세포는 몸 밖에서 며칠 내로 죽었기 때문에 배양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랙스의 세포는 몇 달이 지나도 죽지 않고 빠른 속도로 증식하고 성장했다. 이 세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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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수익 따라 상금액 바뀌고, 공동수상자엔 나눠 지급
지난 10월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6개 부문에서 총 11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과학 분야만 살펴보면 생리의학상은 코로나19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을 개발한 2명, 물리학상은 아토초(100경분의 1초) 단위의 짧은 순간을 포착하는 빛을 만들어낸 3명, 화학상은 양자점을 개발해 관련 기술 상용화를 이끈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과학계는 대체로 수상이 유력한 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왔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 8명은 과학계 최고 권위를 지닌 아주 특별한 상을 받았다. 하지만 상금은 1000만 크로네(한화로 약 12억1200만 원)로 평범한 수준이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액수를 평범하다고 표현한 이유는 운이 좋았다면 더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학 관련 상의 상금이 대개 고정된 것과 달리 노벨상 상금은 매년 바뀐다. 이유가 뭘까?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1895년 작성한 유언장에 따라 제정(첫 시상은 1901년, 경제학상만 1969년부터 수여)됐다. 노벨은 유언과 함께 3100만 크로네(약 38억5700만 원)를 유산으로 남겼는데 이것이 현재 노벨상 상금의 원천이다.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몇천 억 원에 달하는 돈이지만, 매년 상금을 주다 보면 아무리 큰돈도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벨은 유산을 투자해 그 수익금을 상금으로 주는 방식을 떠올렸다. 화학자이자 뛰어난 사업가이던 그는 유언에서 펀드·증권 등 어디에 투자할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투자를 맡은 노벨 재단은 상황에 따라 투자처를 바꾸기도 하지만, 어쨌든 노벨이 바람대로 투자를 통해 상금을 마련하고 있다. 노벨 재단이 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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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 청정 에너지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그린수소가 대안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린수소는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만들어진 수소로, 재생에너지의 전기를 이용해 생산한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어떻게 대기오염 물질 배출 없이 연료를 만들어내는 걸까. 수소는 우주에 가장 풍부한 원소다. 우주의 75%를 구성하고 있고, 태양계의 70.7%를 차지한다. 정작 지구상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1억분의 5 수준이다. 지구중력으로 붙잡아두기에는 지극히 가볍기 때문에 수소 분자 상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다.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 뿐, 수소는 지구상에서도 물, 철광석, 화석연료 등에 결합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런 물질에서 수소를 분리해 에너지자원으로 이용하는데, 철강·금속 가공·전력 발전 등 쓰임이 다양하다. 비교적 대용량, 장시간 저장이 가능하고 액체, 기체 등 다양한 형태로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무게가 가벼워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를 비롯해 로켓, 우주선의 추진 연료로도 사용된다. 수소가 수소연료전지에서 연료로 이용될 때는 물의 전기분해 역반응이 일어난다. 전지 속의 수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부산물로 일부 열과 물이 나오지만, 어떠한 대기오염 물질도 나오지 않는다. 수소 공급만 원활히 이뤄지면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수소라고 다 같은 수소가 아니다. 생산방식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 세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서 분리한 수소다. 천연가스를 고온, 고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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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험준…착륙 속도 조금만 안 맞아도 추락
인류가 달에 닿은지도 반세기가 지났다. 하지만 달은 여전히 인류에게 쉬이 닿을 수 없는 존재다. 지난 8월 20일 러시아가 쏘아 올린 무인 착륙선 '루나 25호'도 달에 착륙하지 못하고 달 표면에 추락해 완전히 파괴됐다. 지난 4월 일본 민간 기업이 개발한 ‘하쿠토-R 미션1’의 달 착륙선도 월면과 충돌해 통신이 두절됐으며, 2019년에도 이스라엘의 민간 달 탐사선 ‘베레시트’와 인도의 ‘찬드라얀 2호’가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반세기 전의 기술로도 성공했는데, 인류는 왜 아직도 달 착륙에 애를 먹고 있는 걸까. 반세기 전과 지금 달 탐사에서 가장 다른 점은 착륙지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의 달 착륙선은 주로 달의 적도 부근에 착륙했다. 당시는 ‘달’이라는 가까운 존재에 누가 먼저 닿는지가 관건이었기 때문에 착륙 난이도가 가장 중요했고, 평지가 많고 밝은 달의 적도 부근이 착륙지로 선택됐다. 지금은 달 탐사의 목표가 완전히 달라졌다. 달에 착륙하는 순위를 경쟁하던 시대가 저물고, 달에서 자원을 발굴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목표 착륙지도 바뀌었다. 어둡고 험준한 ‘달의 남극’이다. 달의 남극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이 있어 얼음, 즉 물이 존재한다. 물을 구할 수 있다면 인류가 거주할 수 있음은 물론, 분해해서 수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로켓 연료를 지구에서 조달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화성 또는 다른 외계 행성으로 나아갈 기지로 최적의 조건이다. 문제는 달의 남극이 달에서 가장 착륙하기 까다로운 지역이라는 점이다. 크레이터가 많아 험준하고, 운석이 달 표면에 충돌하며 만들어낸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 확보도 어렵다.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