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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카타르 월드컵에서 확인한 스포츠 과학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16)지난달 막을 내린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한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 지난 월드컵은 첨단 과학의 격전장이기도 했다.포르투갈전에서 역전 골을 넣은 황희찬은 윗옷을 벗고 속옷을 드러낸 세리머니로 화제가 됐다. 당시 황희찬이 입은 조끼처럼 생긴 검정 속옷은 전자 성능 추적 장치(EPTS)라고 하는 첨단 웨어러블 기기(몸에 착용하는 첨단 기기)다. 이 장치에는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 수신기와 각종 센서가 들어 있어 경기 중 선수들이 뛴 거리와 달리는 속도 등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선수가 경기장의 어느 지점에서 많이 활동했는지도 나타난다.감독·코치들은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훈련과 전술에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피로로 인한 부상이나 심장 이상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할 수도 있다.월드컵 직전 얼굴을 다친 손흥민은 3D 프린터로 제작한 마스크를 쓰고 뛰었다. 물체의 형태를 정확히 측정하는 3D 스캐닝 기술로 손흥민의 얼굴 형태를 본뜬 뒤 딱 맞는 모양과 크기의 마스크를 3D 프린터로 출력한 것이다.마스크 재질로는 탄소 소재가 쓰였다. 탄소 소재는 무게가 가볍고 탄성이 좋으면서 부식에 강하고 철보다 강도가 높다. 운동장에서 격렬하게 달려야 하는 축구선수의 얼굴을 보호하기에 제격이라고 할 수 있다.카타르 월드컵 공인 축구공 ‘알 릴라(Al Rihla·여행)’에도 과학 원리가 많이 숨어 있다. 알 릴라는 스무 개의 스피드 셀 패널 구조로 제작돼 기존 축구공에 비해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간다. 이 공에 들어 있는 관성 측정 센서는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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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분자 플라스틱 화학분해하면 새것처럼 사용

    수만 년이 지나 우리 후손이 2023년의 역사를 발굴하기 위해 땅을 파면 플라스틱이 화석처럼 나올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은 1인당 연간 약 70㎏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생시킨다.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의 10% 정도만 재활용되며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플라스틱을 매립할 경우 약 500년이 지나야 썩고, 소각할 경우에는 다이옥신과 같은 유독가스가 배출된다. 우리는 학교나 가정에서 플라스틱 분리배출을 열심히 하는데도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왜 낮을까? 그 이유는 우리가 쓰는 플라스틱의 성분과 구조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생수병을 보자. 물이 담긴 투명한 플라스틱의 종류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고, 라벨은 폴리프로필렌(PP), 뚜껑은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이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생수병의 라벨과 뚜껑을 제거해 종류별로 모아야 한다. 같은 재질끼리 모은 플라스틱은 고온에서 녹인 뒤 냉각시켜 새로운 플라스틱으로 태어나게 하는데, 이를 ‘기계적 재활용’이라 한다.이번엔 화장품 용기를 보자. 대부분의 화장품 용기에는 OTHER이라는 표시가 있다. 화장품 용기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만들 때는 물건을 담는 기능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을 더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첨가제를 넣는다. 플라스틱에 색을 내기 위한 착색제, 내용물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자외선(UV) 차단제, 손으로 눌러 화장품을 짤 수 있도록 플라스틱의 밀도를 변화시키는 가소제 등을 첨가한다. 플라스틱 용기마다 첨가된 분자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성분의 플라스틱을 기계적으로 분류해 녹여 재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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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 김치에 담긴 발효 과학 이야기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15)김장은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배추김치, 깍두기, 동치미 등을 한꺼번에 담가 두는 우리 고유의 문화다. 싱싱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웠던 옛날, 겨울이 오기 전 김치를 한목에 담가 겨우내 먹을 수 있도록 채소를 비축해 두던 풍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장 김치는 비타민,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소의 공급원 역할을 한다.김장의 첫 단계는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일이다. 깨끗이 씻은 배추를 반으로 자른 뒤 배춧잎 사이사이에 소금을 뿌리고 8시간 정도 놔둔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탱탱했던 배춧잎이 쭈글쭈글해지면서 부피가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삼투압 현상 때문이다.삼투압이란 삼투에 의해 나타나는 압력을 말한다. 삼투는 농도가 다른 두 액체를 선택적 투과를 하는 반투막으로 막아 놓았을 때 농도가 낮은 쪽의 액체가 농도가 높은 쪽으로 이동해 평형이 이뤄지는 현상이다. 배추에 소금을 뿌리면 배춧잎 겉면의 농도가 높아져 배춧잎 내부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온다. 그 결과 배춧잎이 쪼그라든다.그렇게 해서 배추 속 수분을 제거하면 해로운 세균이나 미생물이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돼 김치를 오랫동안 보관해 두고 먹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원리는 과일잼이나 과일청을 만들 때도 비슷하게 적용된다.절인 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젓갈 등을 넣어 잘 버무리면 김치가 완성된다. 김치는 익으면서 우리 몸에 이로운 균을 만들어 낸다. 이런 과정을 발효라고 한다. 발효는 온도가 낮고 산소가 없는 곳에서 증식하는 유산균에 의해 일어난다.유산균은 김치 양념에 들어간 재료를 분해해 젖산, 초산 등을 만들어낸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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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은 아는 것도 믿는 것도 의심하고 검증해야

    과학 지식의 발전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바꾸려는 탐구 활동에 의해 이뤄진다. 이런 탐구 활동을 잘 해내거나 탐구 결과를 바르게 이용하려면 모르는 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아는 것으로 바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우리가 아는 것들은 스스로 깨우친 것도 있고, 다른 사람이 알아낸 것을 누군가의 말이나 글을 통해 접하게 된 것도 있다. 무언가를 알게 되는 과정을 잘 살펴보면, 아는 것은 믿는 것을 바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의 지식이 어떤 믿음을 바탕으로 존재하는지 잘 파악할수록 그 믿음이 깨질 때 틀린 지식을 버리고 더 나은 지식으로 나아가기 쉽다. 하지만 아는 것과 믿는 것의 연결 관계가 불분명한 사람은 더 나은 지식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꽤 오랫동안 틀린 지식을 옳다고 잘못 생각하며 살게 될 것이다. 틀린 지식 중에는 삶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도 있지만, 가습기 살균제가 호흡기에 치명적일 리 없다고 생각하며 팔았던 사람들처럼 사람의 목숨이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무언가를 알게 하는 믿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그것들이 지금도 믿을 만한 것인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논의를 단순화하기 위해 우주 밖으로 가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사람을 A라 하자. A를 만나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지구가 둥글게 보였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사람을 B라 하자. A와 B의 대화를 촬영한 동영상을 보거나 대화가 기록된 책을 읽은 사람을 C라 하자. 이 이야기에서 A, B, C 모두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하나의 과학 지식이 개인의 ‘아는 것’이 되려면 A, B, C 모두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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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만의 급변 현상…해수면 60m 높아질수도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TV 뉴스나 인터넷 기사, SNS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구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을 접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발생한 홍수와 가뭄, 폭우와 폭설, 폭염과 한파 등의 기상이변에는 '관측 사상 최초' '역대급' '최악의' '기록 갱신'과 같은 표현이 붙으면서, 안타깝게도 이들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다.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1988년 설립된 이후 5~7년을 주기로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와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IPCC 평가보고서(AR)를 발간해왔다. 현재는 제6차 평가보고서(AR6) 작성 주기(2015~2022년)로, 그중에서 기후변화의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제1실무그룹의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변화의 규모와 다양한 측면으로 본 현재 상태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전례 없는 수준이다.이 같은 기후 시스템의 변화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것으로, 이것을 일으킨 원인이 인간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산업혁명기 이후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등의 온실가스(GHG)는 지구 온도를 꾸준히 증가시켜왔고, 현재 추정되는 지구 평균 온도의 증가량은 산업화 이전 대비 1.07도에 달한다.지구 평균 온도가 약 1도 올라갔다는 사실은 단순히 ‘지구가 조금 더워졌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기상이변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기 전과 비교할 때 더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해수면도 최대 60m나 높아질 수 있다.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남용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전문가들이 티핑포인트(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의미)로 단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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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가 보내는 경고, 6차 대멸종 오나?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14) 지구상에 있는 여러 생물종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을 대멸종이라고 한다. 46억 년에 이르는 지구 역사에서 모두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다섯 차례 대멸종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고생대 말에 일어난 3차 대멸종이다. 가장 유력한 원인은 화산 폭발인데, 당시 지구 생물종의 95% 이상이 사라졌다.중생대 백악기 말의 공룡 멸종은 5차 대멸종과 함께 발생했다. 과거 다섯 번의 대멸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산소 농도 감소, 화산 폭발이나 지각 변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 대량 발생, 육지 식물 또는 바닷속 식물성 플랑크톤의 멸종, 지구 온난화 또는 냉각화 등이다.과학자들은 6차 대멸종이 이미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급작스러운 폭설과 폭우, 한파와 폭염, 산불과 화산 폭발 등이 앞선 다섯 차례 대멸종 때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더욱 걱정되는 점은 인간이 사용한 화석연료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켜 앞선 대멸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생물종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화석연료를 엄청난 속도로 태워 없앨 뿐만 아니라 고기를 얻기 위해 산과 숲을 밀어내고 가축 사육지를 늘리고 있다.이 때문에 많은 생물종이 서식지를 잃고 있다. 1만 년 전 지구상 척추동물 중에는 야생 동물이 99.9%, 인간과 가축이 0.1%였지만 지금 야생 동물은 3%에 불과하고, 인간이 32%, 가축이 65%라고 한다.80억 명에 이르는 세계 인구가 다른 생물의 서식지를 빼앗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어 생물 멸종 속도가 5차 대멸종 때보다 114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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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소통과 친화력 강한 개체가 생존력 높아

    “뽀삐! 가져와!” 장난감을 던지면서 소리를 외치면, 반려견이 신나게 달려가서 장난감을 물어온다. 장난감을 가지고 와서는 칭찬해달라고 꼬리를 마구 흔든다. 그뿐 아니다. 간식을 보면 활기차게 꼬리를 돌리고, 겁을 먹으면 꼬리를 힘없이 내리면서 감정을 표현한다.사람과 정서적 소통을 하며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반려’라는 단어를 개에게 붙여주기도 한다. 개가 인간에게 의존하는 듯하나, 사실 사람이 개에게 감정적 의지를 하는 사례도 있으니 반려견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개는 분류학적으로 늑대와 같은 종이다. 개와 늑대 모두 동물‘계’, 척삭동물‘문’, 포유‘강’, 식육‘목’, 개‘과’, 개‘속’, 늑대‘종’이다. 2명법은 속명과 종명으로 쓰는데, 2명법으로 쓴다면 개와 늑대는 Canis lupus로 학명도 같다. 아종이 다를 뿐이다. 같은 종이기 때문에 개와 늑대 사이에 태어난 늑대개는 생식능력이 있다. 개와 늑대의 유전자는 99.96% 일치한다. 그런데 왜 늑대가 아니라 개가 인간의 대표적인 반려동물이 되었을까. 개는 ‘가축화’되었기 때문이다.늑대는 무리지어 생활하면서 계급 사회를 이루고 서로에게 의존한다. 동물학자 숀 엘리스는 미국 네즈퍼스국립공원에서 늑대 무리와 몇 개월을 지내면서 교감 장면을 보여줬다. 사회성이 좋아 길들이기도 가능하다. 스웨덴에서 이뤄진 늑대의 사회화 과정 연구에서 생후 6주 된 새끼 늑대에게 공 가져오기 실험을 했을 때 3번 중 3번 모두 공을 물고 돌아온 늑대가 있었다. 그렇다면 사람이 이런 온순한 성격의 늑대를 골라서 키우며 길들이기 시작했고, 점점 야생적인 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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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백하고 감칠맛 나는 새우깡의 비밀은…

    바나나 우유에는 바나나가 없고,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그럼 새우깡에는 새우가 있을까? 답은 ‘Yes!’다. 보통 크기의 새우깡 한 봉지 안에는 꽃새우가 다섯 마리 정도 들어 있다. 1971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매년 과자 판매량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새우깡의 장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서해의 꽃새우를 넣은 반죽을 구워낸 새우깡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첫 번째는 독특한 빗살무늬 모양이다. 이는 새우의 마디를 형상화한 것으로, 빗살무늬 롤러를 밀어서 만들어낸다. 빗살무늬는 밋밋하지 않아 보기 좋을 뿐 아니라 표면적이 넓어져 제품이 구워질 때나 건조될 때 도움을 준다.두 번째는 기름에 튀겨내는 대부분의 스낵과 달리 뜨거운 소금 위에서 굽는 방식인 ‘파칭(parching)’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파칭은 해산물을 가공하는 과자를 만들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소금을 가열해 뜨거워지면 거기에 식물성 기름을 바른 새우깡 반죽을 올려 구워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우깡은 기름에 튀기지 않아 담백하고 새우의 감칠맛을 잘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소금을 사용하는 걸까?소금은 물에 넣으면 폭발하는 금속 나트륨(Na)과 황록색의 독가스인 염소(Cl2)가 만나서 만들어지는 화합물이다. 위험한 금속과 독성을 가진 기체가 만나 소금이 되다니, 화학 변화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두 원소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나트륨은 주기율표에서 1족에 속하는 원소로, 최외각 껍질에 전자 1개가 있다. 염소는 17족에 속하는 원소로, 최외각에 전자 7개가 들어 있다. 8개가 가장 안정하다는 옥텟 규칙에 따라 나트륨은 한 개의 전자를 버리려 하고, 염소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