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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자는 동안 뇌는 기억·학습능력 높이고 노폐물 배출
사람은 하루 30%의 시간을 잠자는 데 소비한다. 사람이 평균 80년을 산다면 약 24년을 자는 셈이다. 생각해보면 이는 굉장히 긴 시간이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왜 잠을 자게 됐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수많은 이론을 제시했다.옛날에는 밤에 잠을 자는 것이 포식자에게 들키지 않아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잠을 잘 자는 개체가 살아남아 현재의 우리가 자게 됐다는 진화론적 이론도 있었고,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함이라는 이론도 있었다. 최근 들어 뇌과학자들이 잠이 뇌 기능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뇌는 뉴런이라 부르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신경세포는 가지돌기와 축삭돌기들이 밖으로 뻗어 나와 있고, 이들에 의해 수많은 신경세포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이런 신경세포 간 연결을 시냅스라고 하는데, 우리 뇌에는 100조 개가 넘는 시냅스가 있다. 감각 기관을 통해 제공된 정보는 전기 신호로 바뀐 뒤 신경세포를 통해 뇌로 전달된다. 시냅스로 연결된 신경세포들이 이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는 기억하고 학습할 수 있게 된다.뇌는 신체의 정보를 처리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몸무게의 2%밖에 안 되지만 우리 몸이 소비하는 전체 에너지의 약 18%를 소비할 정도로 매우 활발하게 활동한다. 그런데 뇌가 쉬지 않고 계속 일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과학자들은 쥐를 상대로 강제로 잠을 재우지 않는 실험을 했다. 쥐가 2주 동안 잠을 자지 못하자 피부에 종양이 생기고 체온이 낮아졌으며, 먹이를 먹어도 몸이 말라갔다. 그리고 4주 동안 잠을 자지 못하자 면역 기능이 낮아져 감염증으로 죽고 말았다.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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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우주방사선과 돌연변이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2)‘인터스텔라’ ‘마션’ 등의 영화를 보면 우주를 탐험하고 여행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민간 우주선도 나왔으니 우주여행 시대가 곧 다가올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이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사는 시대를 열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다. 그중 하나가 우주방사선이다.우주방사선의 존재는 물리학자 빅터 헤스가 처음으로 밝혀냈다. 그는 이 연구로 193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지구에서도 인간은 항상 우주방사선에 노출된다. 다만 태양에서 지구로 불어오는 바람인 태양풍과 지구 자기장, 대기 중 산소와 질소 등이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 준다. 그러나 우주에선 이런 보호막이 없어 우주방사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우주방사선은 에너지가 워낙 강해 인간의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콧 켈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 비행사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1년간 살았다. 그에겐 쌍둥이 형제 마크 켈리가 있었는데, 두 사람의 DNA를 비교한 결과 7% 정도가 달라졌다고 한다.우주방사선에는 지구 탄생의 비밀이 담겨 있기도 하다. 원시 지구는 메탄 암모니아 수소 등이 대기 중에 가득했고, 우주방사선이 지금보다 많았다. 원시 생물은 탄생 후 26억 년간 스스로 복제해 일란성 쌍둥이를 만드는 무성 생식으로 번식했다. 우주방사선은 이 원시 생물의 유전자를 손상시키고 변화시켰다. 덕분에 생물의 종류가 다양해질 수 있었다. 돌연변이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우주여행 시대를 열기 위해선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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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는 화학과 물리가 융합해 만들어낸 맛이죠
2021년 9월 우리나라 드라마가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공개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내고, 출연한 배우들이 스타 반열에 올랐으며, 이후 선보인 작품들이 외국인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다.456억원의 상금을 두고 벌어지는 죽음의 게임 중 하나였던 달고나 뽑기는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직접 달고나를 만들어보는 외국인들의 유튜브 영상이 쏟아지게 했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사 먹거나 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는 이 추억의 과자가 유행하는 걸 보며 뿌듯함을 느낀 사람이 많았으리라.설탕과 소다로 만드는 달고나는 설탕의 상태 변화와 소다의 열분해 반응을 이용하는 화학적인 과자다. 특별한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물리적이기도 하다. 달고나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안성맞춤인 물리적 도구는 손잡이가 옆쪽으로 길게 달려 있고, 붉은 갈색이 도는 구리 국자다. 주방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제품이 아니라 구리 국자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리는 스테인리스에 비해 열전도율이 27배나 크다. 열전도율이 높아서 설탕을 녹일 때 열을 조절하기가 쉽다. 손잡이가 위쪽이 아니라 옆으로 나란히 돼 있는 점도 중요하다. 뜨거운 불이 직접 손에 닿지 않도록 손잡이가 충분히 누워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대류에 의한 열이 위로 올라와 손이 금방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준다.달고나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신중해야 하는 과정은 뭘까? 설탕이 녹아서 액체가 되는 동안이다. 설탕을 가열하면 185도 정도에 이르러 융해가 일어나면서 액체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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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 찾아낼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쏠리는 관심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1)우주는 어떻게 탄생했으며, 초기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구 밖 외계 생명체는 과연 존재할까. 수많은 과학자가 오랫동안 해 온 질문들이다. 이런 의문을 풀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우주 망원경이 있다. 작년 12월 25일 발사에 성공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웹망원경)’이다.웹망원경은 1990년 인류가 최초로 우주에 발사한 허블 망원경의 뒤를 이을 우주 망원경이다. 인류가 지금껏 개발한 우주 망원경 중 가장 크고 성능도 우수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22년간 10조원 넘는 연구비를 투자해 개발했다. 과학자들은 웹망원경이 별과 은하의 탄생과 진화, 블랙홀의 비밀 등에 관해 새로운 발견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웹망원경은 18개의 육각형 거울로 우주를 관측한다. 거울의 지름은 6.5m로 허블 망원경(2.4m)의 2.7배 정도 된다. 사물을 눈으로 볼 때보다 100만 배 확대해서 볼 수 있다. 태양열과 빛으로부터 망원경을 보호하는 테니스 코트 크기의 차단막도 달려 있다.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곳에서 행성과 별, 은하의 움직임을 관찰한다.현재 시험 가동 중인 웹망원경은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앞으로 5년간 우주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6월 말엔 웹망원경이 처음 관측한 ‘퍼스트 라이트(first light)’ 사진을 지구에 보내올 예정이다. 인류가 개발한 가장 우수한 우주 망원경에 비친 우주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백창현 국립중앙과학관 기상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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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이 지구 벗어나기 위한 탈출속도는 비행기의 80배
2022년 4월 7일 개봉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리턴 투 스페이스’에서는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돌려보내 우주여행에 혁명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냉전 시대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치열한 우주경쟁을 했지만 천문학적 비용에 부담을 느낀 NASA는 유인우주선 운영을 중단하고, 2011년 이후부터는 러시아 우주선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정부 주도 우주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민간기업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힘을 합쳐 NASA와 파트너십을 따내는 데 성공한다. 오랜 기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도 끝에 2020년 5월 민간 우주선 크루드래건(Crew Dragon)에 우주인 2명을 태우고 3개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되돌아오는 데 성공한다.우주선을 우주에 보내는 데는 섬세한 과학기술과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보내기 위해 우주선에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할까. 가장 단순하게 계산하는 방법은 마찰력과 공기저항을 무시하고 역학적 에너지 보존 법칙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구는 우주선에 끊임없이 잡아당기는 인력을 작용한다. 이 힘은 중력으로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다. 중력은 각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지표면 근처 중력은 지표면 위에서의 높이가 지구 반지름에 비해 매우 작아서 두 물체 사이의 거리를 지구 반지름으로 근사하여 계산하지만, 우주로 쏘아 보내는 우주선은 그럴 수 없다.따라서 우주선이 무한대로 멀어지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무한대에 있는 우주선이 지구까지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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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과 목성이 겹쳐 보였다! 혹시 행성 충돌?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12)밤하늘을 관측하다 보면 행성과 행성, 달과 행성이 가까워졌다 멀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태양으로부터 가까운 행성은 공전 주기가 짧아 빠르게 돌고, 먼 행성은 공전 주기가 길어 느리게 돈다.빠르게 이동하는 행성이 느리게 이동하는 행성을 따라잡으면서 거리가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빠르게 이동하는 행성이 느리게 이동하는 행성을 따라잡을 때 두 천체는 같은 황경을 지나게 되는데 천문학에서는 이를 ‘합’이라고 부른다.황경은 하늘에서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를 기준으로 하는 좌표로 경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합 현상이 일어날 때 두 행성이 가까이 붙어있는 듯이 보이는 것은 태양 둘레를 도는 행성이 모두 비슷한 궤도 평면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5월 1일 새벽 동쪽 하늘에서는 금성과 목성이 마치 하나의 행성처럼 겹쳐 보이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 현상은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도 쉽게 관측할 수 있었다. 금성과 목성이 가장 밝은 행성이기 때문이다. 두 행성이 충돌한 것은 아니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지구에서 볼 때 비슷한 방향에 있어 겹쳐 보였을 뿐 실제 두 행성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이런 현상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태양을 기준으로 지구보다 안쪽 궤도를 도는 금성은 항상 태양 근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지구 바깥쪽을 도는 목성은 1년에 딱 한 차례 태양과 같은 방향에 나타난다. 따라서 금성과 목성이 같은 방향에서 보이는 현상은 대략 1년에 한 번 일어난다. 다만, 지난 5월 1일처럼 두 행성이 거의 겹쳐 보일 정도로 가까워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금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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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착상 문제 해소 위한 연구과정서 시험관 아기 탄생, 난자 수 적어 임신 실패 증가…한방에서도 해법 연구 중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당 출생아 수)은 0.84명으로, 2018년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난임 환자 수 증가도 그중 하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 수는 2017년 20만8704명, 2018년 22만9460명으로 늘었고, 2019년에는 23만80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1년 신생아 8명 중 1명은 난임시술을 통해 출생했다. 난임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원인에 따른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건강한 임신 및 출산을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단계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되는 과정이고, 다음은 수정란이 자궁 내막에 착상하는 단계다. 착상 후 임신이 유지되려면 수정란이 건강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정자와 건강한 난자가 만나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한 번 사정된 정액에는 1~2억 개의 정자가 있지만 그중 70~90%는 배란된 난자를 만나지 못하고 나팔관으로 가는 도중 죽는다. 이 때문에 정액 1mL에 정자 수가 1억500만 마리는 돼야 하고 그중 운동성을 가진 건강한 정자가 4%는 돼야 자연 임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건강한 정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흡연과 술, 기름진 식단과 운동 부족 등이 주원인이다.정자와 난자가 건강해도 서로 만나지 못하면 임신할 수 없다. 1976년 나팔관이 막혀 임신할 수 없었던 한 여성이 케임브리지본홀클리닉에 내원했고, 이 여성은 과배란 유도 후 배란된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정자와 수정시킨 뒤 다시 자궁에 이식하는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술(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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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구부러지는 스마트폰 화면 가능케 하는 신기한 플라스틱, 전도성 고분자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11)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각종 전기 제품의 플러그가 플라스틱으로 덮여 있는 것도 전기가 밖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과 달리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이 있다. ‘전도성 고분자’라는 물질이다.전도성 고분자에 관한 이야기는 약 50년 전인 197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도쿄공대의 시라카와 히데키 교수 연구팀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아세틸렌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연구원이 실험 도중 실수로 원래 넣어야 할 양보다 무려 1000배나 많은 화학 약품을 폴리아세틸렌에 넣었다.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물질은 원래 얻었어야 하는 것과는 겉보기부터 완전히 달랐다. 검은색 분말 형태의 고분자 재료가 됐어야 할 물질은 마치 금속처럼 은색 광택을 띠는 얇은 막이 돼 있었다. 시라카와 교수는 이 물질이 금속과 비슷한 성질을 지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연구를 계속했다.그 결과 폴리아세틸렌에 특정한 성분을 첨가하면 전기가 흐르도록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수로 과량 첨가한 시약이 고분자 사슬의 결합을 끊었다 붙였다 하면서 전기를 흐르게 한 것이다.그의 연구는 외국에도 알려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화학자 앨런 그레이엄 맥더미드 교수, UC 버클리의 물리학자 앨런 히거 교수와의 공동 연구로 이어졌다. 이들은 1977년 국제 학술지에 ‘전기가 흐르는 고분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이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200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시라카와 교수가 발견한 전도성 고분자는 아직 활용 범위가 넓지는 않다. 유기발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