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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동물 행동의 의문 푸는 네 가지 관점 제시

    잠시 후 집으로 돌아온 벌이 그가 모래로 덮어버린 둥지로 정확히 들어가자 그는 나지막이 환호성을 질렀다. 주변에 수백 개의 다른 벌집이 있음에도 꿀벌잡이노래기벌은 자신의 둥지를 정확하게 찾아 들어갔기 때문이다. 환호성을 지른 이는 바로 동물행동학의 창시자 중 한 명인 니콜라스 틴베르헌(Nikolaas ‘Niko’ Tinbergen, 1907~1988)이다. 1929년 당시 네덜란드 레이던대학의 대학원생이던 틴베르헌은 이 관찰에 근거해 ‘벌은 주변 지형을 탐지해 자기 집을 찾는다’는 가설을 세웠다. 틴베르헌은 자신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꿀벌잡이노래기벌이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 주위를 솔방울로 에워싼 다음 벌이 집 밖으로 나가자 그 솔방울들을 모두 다른 쪽으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이틀 후 돌아온 꿀벌잡이노래기벌은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옆에 있는 솔방울로 둘러싸인 곳으로 찾아갔다. 솔방울 냄새가 후각적 신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향수를 묻혀 실험했는데도 결과는 같았다. 틴베르헌은 자신의 가설대로 꿀벌잡이노래기벌이 시각적 정보를 가지고 집을 찾는다는 사실을 확신했고, 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32쪽짜리 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했다. 그의 논문은 당시 레이던대학의 역대 박사 학위 통과 논문 중 가장 짧았다. 틴베르헌은 유일한 노벨상 형제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는 1973년 카를 폰 프리슈, 콘라트 로렌츠와 함께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공동 수상했고, 그의 형인 얀 틴베르헌은 그보다 4년 앞선 1969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네덜란드 사람이던 틴베르헌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전쟁 포로가 되었다가 종전 후 영국으로 귀화해 옥스퍼드대학 교수가 되었다. 그때 그가 가르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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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우면서 출력 커 배터리 재료로 최적이죠

    더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한 번 충전으로 5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자동차. 이런 기계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원소는 무엇일까? 바로 리튬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기계는 리튬 이온 전지로 작동된다. 스마트폰으로 이 글을 읽을 때, 스마트폰 내부의 리튬 이온 전지에서는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있을까? 리튬은 원자번호 3번으로, 원자의 크기가 작고 밀도도 0.534g/㎤로 금속 중에서 가장 낮다. 가벼우면서도 높은 출력 전압을 낼 수 있고, 반응성이 매우 큰 알칼리 금속이다. 전자 1개를 내놔 리튬 이온(Li+)으로 존재하려는 경향성이 매우 강하다. 이때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 이온과 전자를 서로 다른 경로로 이동시켜 전자를 배터리 외부로 연결된 도선으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런 전자의 이동(전류)을 이용하는 것이 리튬 이온 전지의 기본 원리다. 리튬 이온 전지의 평균 전압은 3.4V로 일반 1.5V 망간 건전지에 비하면 매우 높다. 리튬 이온 전지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과 분리막으로 구성돼 있다. 전지의 양극재는 수산화 리튬, 탄산리튬과 같은 리튬 산화물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과 같은 다양한 금속 화합물로 이뤄진다. 양극재의 금속 화합물 종류와 비율에 따라 전지의 특성이 결정된다. 음극재는 흑연으로 구성돼 있고, 흑연의 판상 구조는 양극에서 이동해온 리튬 이온을 저장하기에 유리하다. 전지가 충전될 때 양극에 있던 리튬 이온은 전해액을 통해 이동하고, 전자는 충전을 위해 전지에 연결된 도선을 따라 음극으로 이동한다. 전해액은 이온 전도도가 높은 LiPF6(육플루오린화 인산 리튬)와 같은 염을 유기 용매에 녹인 것으로, 염은 리튬 이온을 안정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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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은 교차검증 통해 진실 밝히는 과정이죠

    학생에게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있게 "수평선 너머에서 항구로 들어오는 돛단배를 보면 돛의 끝부분부터 솟아오르듯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학생에게 돛단배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본 적은 없다고 한다. 결국 그 학생은 누군가의 말이나 글을 통해 얻은 지구 모양에 관한 근거를 자신이 확인한 근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믿는 과학 지식은 개인적으로 모두 검증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따라서 어떤 과학 지식은 직접 경험한 것을 근거로 판단해 믿고, 다른 과학 지식은 그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의 말이나 책, 영상 등을 믿고 받아들이게 된다. 지구가 둥글다고 직접 확인한 사례엔 어떤 것이 있을까. 각자의 경험을 이 글에서 모두 다룰 순 없으니 월식 현상으로 과학 지식을 검증해 판단하는 과정을 짐작해보자. 월식 현상을 관찰하면 지구 그림자가 원 모양을 이루며 달을 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월식 현상만으로는 지구가 공처럼 생겼는지, 아니면 둥글고 납작한 쟁반처럼 생겼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 다른 방법을 검색해보니 지구 전체의 모양을 경험하긴 어렵고 일단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과학 지식을 다루는 사람들은 하나의 지식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양하게 교차 검증해 모순이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하면서 성장시켜나간다. 이를테면 투명 인간에게 밀가루 1㎎을 뿌려선 그 존재를 알 수 없으나 많은 양의 밀가루를 뿌리면 그 존재뿐만 아니라 모양도 대충 알 수 있는 것과 같다. 월식 현상을 직접 본 적이 없는 사람도 인터넷에서 수많은 월식 사진을 볼 수 있다. 온라인상의 다양한 사람이 직접 촬영했다고 주장하는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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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바꾼 지구환경…'신생대 인류세' 주장도

    지질시대는 약 46억 년 전 지구가 탄생한 이후부터의 역사를 의미한다. 인류 역사에선 일반적으로 문자로 기록돼 문헌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역사시대와 선사시대를 구분하고 그것을 유물의 특징적 변화나 인류사의 큰 사건을 기준으로 세분화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구의 역사인 지질시대도 층서학적 특징을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지질시대는 누대·대·기·세·절 순으로 구분지질시대 구분의 국제표준은 국제지질과학연맹(IUGS) 산하 국제층서위원회(ICS)에서 담당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질학이나 고생물학에서의 주요 사건을 기준으로 단위가 큰 것부터 누대(Eon), 대(Era), 기(Period), 세(Epoch), 절(Age) 순으로 구분한다. 상위 단위일수록 변화의 차이가 크다. 예를 들면 약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와 신생대 팔레오세는 지구상에서 모든 공룡이 멸종해버린 사건을 기준으로 한다.지질시대 구분의 기준이 되는 지점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층에 전 지구적 사건을 확인하기 위한 표식이 존재해야 하며, 그 사건을 확인할 수 있는 보조적인 모식층이 있어야 한다. 또 해당 지층의 지역적 지구적 대비가 가능해야 하고, 표식 상하부에는 적당한 두께의 연속된 퇴적층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확한 위치를 알고 접근하기 쉬우며 보전성이 좋아야 조건이 될 수 있다.지질시대에서 가장 최근은 신생대 제4기의 홀로세(Holocene)로,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 빙하가 물러난 약 1만 년 전부터를 시작으로 본다. 신생대의 세(Epoch) 단위를 구분하는 데는 영국의 지질학자 찰스 라이엘이 고안한 생물층서 방식이 이용됐다. 홀로세는 전부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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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흐 '해바라기'엔 설상화와 관상화가 피어있죠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해바라기가 들어간 작품을 많이 남겼다. 특히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1888)' 작품을 보면 막 피어나기 시작해 초록색 꽃받침이 더 큰 꽃송이, 노란 꽃잎이 활짝 피어나는 꽃송이, 노란 꽃잎이 떨어지고 많은 씨로 변한 모습 등 해바라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바라기는 반 고흐에 이어 프랭크 브랭귄(1867-1956), 매튜 스미스(1879-1959) 등 많은 영국 화가의 작품 소재가 되었다.해바라기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참 좋아한다. 여름이 되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해바라기 축제가 열린다. 강원도 태백시 황연동 구와우마을, 경상남도 함안군 법수면 강주마을,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 해바라기마을,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일대 등을 찾아가면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닮은 수많은 해바라기가 장관을 이룬 풍경을 볼 수 있다.그런데 “해바라기의 꽃은 어떤 색인가요?”라고 물으면 대다수의 사람은 “노란색이요!”라고 대답한다. 이 대답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왜냐하면 해바라기에는 두 종류의 꽃이 피어있기 때문이다. 한 종류는 원둘레에 피어나는 노란 꽃으로, 설상화(舌狀花, 혀꽃)라고 부른다. 혀 모양으로 생겨서 붙여진 이름으로 얇고 납작한 꽃이 수십 개 피어나며, 노란 꽃잎 한 장이 하나의 꽃이다. 다른 종류는 중앙에서 갈색으로 보이는 작은 꽃들이 나선형으로 피어나는, 관상화(管狀花, 관 꽃)이다. 흔히 사람들이 꽃이 아닌 꽃술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며 가늘고 긴 통 모양, 즉 관 모양으로 생긴 수백 개의 꽃이 피어난다. 해바라기 한 송이는 수많은 꽃이 존재하는 꽃다발인 셈이다. 사실 해바라기의 노란 설상화는 번식 능력이 없고,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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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력 작아지면 기체 부피 커지는 '보일의 법칙' 작동

    해마다 봄이 오면 반가운 꽃들이 앞다퉈 피어난다. 3월을 지나면서 산수유, 목련, 개나리에 이어 4월 초에는 벚꽃이 한창이다. 봄의 상징과도 같은 벚꽃이 활짝 피기 전, 봉오리와 꽃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팝콘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햇빛과 기온의 도움으로 꽃망울을 터뜨리는 벚꽃처럼 열과 압력의 도움으로 톡톡 터지는 팝콘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팝콘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미국의 원주민 인디언들이었다고 전해진다. 유럽에서 건너간 초기 이주민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을 때 인디언족의 한 추장이 팝콘을 선물로 줬고, 이후 이주민들이 옥수수 재배 방법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팝콘을 먹기 시작했다. 17세기경 미국의 5대 호 부근을 탐험하던 프랑스인들은 인디언들이 팝콘 튀기는 것을 보고, 옥수수 알 속에 갇혀 있던 악마가 열을 받아 ‘탁’ 소리를 내며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믿기도 했다. 그 악마는 무엇이었을까.옥수수 알 속에 들어 있다는 악마는 ‘수분’이다. 옥수수 알 속에는 14% 정도의 수분이 들어 있다. 팝콘용 옥수수 알은 크게 외피, 배젖, 배의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녹말로 된 배젖과 배 속에 수분이 포함돼 있다. 옥수수를 팝콘 기계에 넣으면 녹말 속 수분이 끓기 시작해 수증기로 변한다. 그런데 옥수수 알의 외피가 단단해 수증기가 빠져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쪽의 압력은 점점 높아져 부푼 풍선 같은 상태가 된다. 그러다가 옥수수 알의 외피가 깨지는데, 이때 배젖을 둘러싸고 있던 압력이 갑자기 작아지면서 녹말 속 공기 부피가 30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이 과정이 순식간에 일어나 배젖이 튀어나오고, 그 결과 벚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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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 크기·지속성 높일수록 공은 빨라져

    얼마 전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일본의 우승으로 끝났다. WBC는 세계 국가 대표팀이 참가하는 야구대회로, 2006년 시작해 올림픽처럼 4년마다 개최된다. 3월 8일부터 3월 22일까지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일본이 우승하고 MVP(오타니 쇼헤이)까지 거머쥐었다.반면 한국은 2승2패로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사실 한국 야구팀은 초창기의 WBC 1회와 2회를 제외하고는 1라운드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모규엽 국민일보 문화체육부장은 한국 야구의 실패 원인을 강속구 투수의 부재로 꼽았다. 세계 야구의 흐름은 강속구인데 현재 한국 야구 선수 중 시속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적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포스텍 연구팀은 2017년 선발 투수의 승률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의 승률이 높았으며, 이런 경향이 10년간 유지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즉 기교파보다는 강속구 투수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물리학회에서 발행하는 물리학 저널 ‘새 물리’에서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강속구를 던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의 속도를 증가시키려면 큰 힘을 오랫동안 가해야 한다. 물리적 원리로 설명해보자면, 평균 힘의 크기 곱하기 힘을 가하는 시간에 해당하는 충격량이 많아야 운동량의 변화가 크게 증가한다. 시속 16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것은 팔 힘만으로는 어렵다. 힘을 크고 길게 주려면 몸을 많이 이용해야 한다. 사용하는 근육이 많을수록 힘을 더 크게, 회전 길이가 길수록 힘을 더 오래 줄 수 있다는 것이다.배드민턴이나 테니스, 골프처럼 공을 빠르게 보내야 하는 운동을 해본 사람은 몸 전체를 써야 한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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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의 90% 이상은 활성단층에서 발생해요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하고 1시간도 되지 않아 다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지진 통보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였다. 그리고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고, 16일 예정됐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로 연기됐다.포항 지진은 진원 깊이가 7㎞에 불과해 피해가 더 컸다. 게다가 포항은 1700만 년 전 땅이 바다에 가라앉아 1000만 년 전까지 물속에 있었던 지역이라 완전히 고체화되지 않은 해성 퇴적층이 200m 두께로 쌓여 있다. 이때 지진으로 생긴 진동으로 지반 속 물이 고여 흙이 액체처럼 행동하는 ‘액상화’ 현상이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이때부터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경주와 포항 근처에는 원자력발전소가 모여 있어 지역 주민의 불안이 높아졌고, 낙동강 하구를 시작으로 경주를 거쳐 영덕으로 이어지는 180㎞에 달하는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고 2022년 10월에는 괴산에서 규모 4.1, 2023년 1월에는 인천 강화군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두 지진 모두 활성단층 지역임이 밝혀졌다. 이제는 전국에 어느 지역에 단층이 존재하는지, 그 단층은 활성단층인지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활성단층이란 최근 지질시대까지 움직였고 미래에도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단층을 의미한다. 다만, ‘최근’에 대한 시간 기준은 국가마다 다르다. 우리나라 연구진은 2014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활성단층을 ‘우리나라의 현재 지질환경이 형성된 제4기(신생대, 약 200만 년 전) 이후 활동 흔적이 있는 단층’으로 정의했다. 단층이 한 번 생기면 그 부분이 약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