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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빛 99.8% 흡수"…극락조 깃털 옷감 나왔다 [과학과 놀자]
색은 물체에 흡수되지 못하고 튕겨 나온 빛의 잔여물이다. 예컨대 사과가 붉게 보이는 이유는 사과 표면이 붉은색에 해당하는 긴 파장의 빛은 반사하고, 다른 파장의 빛은 흡수하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어떤 물체가 검은색으로 보이면 표면이 빛을 반사하지 않고 대부분 흡수했다는 뜻이다.사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검은색은 대부분 빛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한다. 아주 적은 양이라도 빛 일부를 반사하고 있다. 검은색을 자세히 보면 칠흑같이 검지 않고, 진한 회색이나 약간의 광택이 도는 검은색으로 보이는 게 이 때문이다.그래서 과학계에서는 진정한 어둠을 따로 구분하기 위해 물체가 반사하는 빛의 양이 전체의 0.5% 미만인 상태, 다시 말하면 반사율이 0.5보다 작은 상태를 ‘울트라블랙(Ultrablack)’이라고 부른다.과학자들은 빛의 반사를 극도로 억제한 울트라블랙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와 구조를 연구해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울트라블랙 중에서도 반사율이 유난히 낮은, 지금까지 보고된 것 중에 가장 어두운 옷감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연구팀은 구애의 춤을 추는 것으로 알려진 ‘극락조(Magnificent Riflebird)’의 깃털에서 비결을 찾아냈다. 극락조의 검은 깃털은 반사율이 매우 낮아 울트라블랙에 가까운데, 이는 깃털 표면에 아주 미세한 기둥들이 촘촘하게 솟아 있는 구조가 빛을 내부에서 계속 튕기게 만들어 물체 안에 가둬버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천연 양모인 ‘메리노 울’에 적용하기 위해 두 단계의 공정을 거쳤다.먼저 동물의 피부나 눈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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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아가미 본뜬 필터로 미세플라스틱 걸러낸다 [과학과 놀자]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 가운데 가장 흔한 물질 중 하나는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잘 분해되지 않는 특성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옷을 빨래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옷을 세탁하는 동안 미세플라스틱은 왜,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그 이유는 옷 성분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옷 안쪽 봉제선을 따라 붙어 있는 성분표를 보자.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미세플라스틱이란 이름 그대로 지름이 5mm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모래알 크기이거나 그보다 훨씬 작은 입자까지 포함되며, 너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일상생활 곳곳에서 생겨나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트병 뚜껑을 여는 순간에도 나오고, 치약과 스크럽 같은 화장품에도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빨래하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아크릴’ 같은 외래어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 섬유들은 ‘합성섬유’로 석유화학 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계열의 물질이다.여러 연구에 따르면 합성섬유 옷 한 벌을 세탁기에 넣고 빨래하면, 여러 물리적 힘에 의해 수천에서 수만 가닥의 미세섬유가 떨어져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로 이 미세섬유가 흔히 말하는 미세플라스틱인 것이다. 옷을 여러 번 입으면서 마모될수록 그 수는 더 많아진다.이 수많은 미세섬유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하수처리 과정에서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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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3D 지도…27억개 건물 정보 담아
전 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건물이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인간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거의 모든 인간은 건물을 중심으로 생활한다. 따라서 건물의 수는 인간이 어디에서 얼마나 활동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다.최근까지도 전 세계 건물 정보는 정확하지 않았다. 국가 단위로 통계 자료를 만들고 있긴 하지만 개발도상국이나 농촌, 비공식 정착지의 정보는 알기 어려웠다. 특히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대륙에 누락되어 있는 건물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독일 뮌헨공대 연구팀은 국가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건물들을 포함한 전 세계 건물 지도를 완성했다. 지도 이름은 ‘글로벌 빌딩 아틀라스(Global Building Atlas)’로,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스 시스템 사시언스 데이터(Earth System Science Data)’ 12월 1일자에 실렸다.연구팀은 정확한 건물 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위성사진을 활용했다. 위성은 전 지구를 촬영하기 때문에 세계 단위 통계를 낼 때 적합한 자료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이미지라 위성사진에는 높이 정보가 없다. 건물 개수와 면적도 중요한 정보지만 건물 높이, 즉 건물 부피 정보까지 포함해야 완벽한 건물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위성사진에 함께 찍힌 그림자를 활용해 한계를 극복했다. 태양 각도와 그림자 길이를 알면 아주 간단한 산수 계산으로 건물의 높이를 알아낼 수 있다. 이때 그림자 길이를 정확하게 재는 것이 관건인데, 문제는 위성사진 한 장으로는 건물 앞 나무인지 그림자인지 정확히 판별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다른 시간대에 찍힌 여러 사진을 겹쳐 이 문제를 해결했다. 태양의 각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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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길수록 뇌도 커"…고등 동물의 증거
지금 두 손을 활짝 펴보자. 한 손에 5개씩, 총 10개의 손가락이 보인다. 모두 길쭉길쭉한데, 그중 눈에 띄는 손가락이 있다. 유난히 짧고 뚱뚱한데, 홀로 다른 손가락과 멀리 떨어져 있는 손가락. 친구에게 톡을 보내고 게임을 하느라 온종일 바쁜 손가락. 바로 엄지다. 그런데 이 엄지가 지능이 높은 고등동물의 증거라고 한다. 엄지에 숨어 있는 과학적 비밀을 만나보자.엄지손가락은 특별하다. 인간과 영장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이 갖고 있지 않은 신체 구조다. 엄지를 접으면 손바닥 쪽에 가까워져 다른 손가락과 마주 볼 수 있다. 이 ‘맞섬 움직임’ 덕분에 우리는 물건을 집을 수 있고, 연필로 글을 쓰거나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등의 정교한 동작을 할 수 있다.과학자들은 이런 엄지의 능력이 약 200만 년 전에 처음 나타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21년 독일 튀빙겐대학교 고인류학 연구팀은 옛날 사람들이 손을 어떻게 썼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과거의 인류를 직접 만날 수 없기에 화석으로 남아 있는 고인류의 손뼈를 오늘날의 사람 손뼈와 비교했다. 특히 엄지손가락이 다른 손가락과 맞닿을 수 있게 하는 핵심 근육인 ‘무지대립근’에 주목했다.연구를 위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3D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로 무지대립근이 붙는 위치, 엄지손가락을 다른 손가락 쪽으로 굽혔을 때의 작용 등 엄지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분석해 여러 화석 인류의 엄지손가락 사용 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유적에서 발견된 약 200만 년 전 인류인 ‘호미닌’의 엄지손가락의 효율성과 민첩성이 다른 인류에 비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반면 그보다 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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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 씹으면 독감 걸렸는지 알 수 있죠"
감기와 독감, 증상은 비슷하지만 감기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반면 독감은 매년 전 세계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다. 독감의 전파를 막기가 유독 어려운 이유는 감염 시점에 바로 진단하기가 어렵다는 한계 때문이다.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자 대부분은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데, 독감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전염성이 있어 진단 전에 이미 주변에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로렌츠 마이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독감 진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 10월 1일 자에 게재됐다.현재 독감 진단을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은 PCR 검사와 신속항원 검사 두 가지다. PCR 검사는 콧속 깊은 곳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실험실에서 증폭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는 높지만 비용과 시간이 든다. 독감 환자가 검사를 기다리는 하루이틀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도 있다. 한편 신속항원 검사는 바이러스에 있는 특정 단백질 항원의 존재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는 방식으로, 코 벽면에서 채취한 검체를 용액과 섞어 키트에 떨어뜨리면 바로 결과가 나온다. 아주 간단하고 빠르지만, 바이러스양이 적은 감염 초기에는 잘못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두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렌츠 마이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감염자의 혀에 주목했다. 복잡한 진단 기기 없이 혀 자체가 감지기가 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는 H1N1·H3N2 등과 같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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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돌진, 근거리 연타…뱀 따라 사냥법 달라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묘사되는 독사의 공격은 늘 비슷하다. 풀숲에 웅크린 채 혀를 날름거리며 기회를 노리다가 번개처럼 몸을 튕겨 사냥감을 물고 재빠르게 도망치는 식이다. 그런데 실제 독사의 공격은 우리가 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하다. 선풍기 날개가 빠르게 회전하면 멈춰 보이는 것처럼 독사의 0.1초는 눈이 잡아내지 못하는 디테일로 가득하다.최근 호주 모나시 대학교(Monash University) 연구팀이 이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국제 학술지 ‘실험생물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독사를 고속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3D 영상으로 만들어 공격 동작을 분석해 독사의 공격이 단순 돌진이 아니라 속도, 가속도, 각도 조절이 동시에 이뤄지는 고도의 생체역학적 행동이라는 점을 정량적으로 밝혀냈다.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살모사과(Viperidae), 코브라과(Elapidae), 뱀과(Colubridae)에 속하는 서로 다른 36종의 독사에게 의료용 젤로 만들어진 더미 모형을 물게 했다. 그리고 여러 각도에서 초당 1000프레임 이상의 고속카메라로 촬영한 후 3D 영상으로 재구성해 송곳니가 어디에 어떤 각도로, 어느 정도의 힘으로 박히는지 정밀하게 분석했다.그 결과 독사들은 몇 가지 공통된 기술을 사용했다. 먼저 몸을 S자로 접은 상태에서 순식간에 힘을 폭발시키며 초속 3m가 넘는 속도로 튀어나가고, 물기 직전에는 송곳니가 목표에 정확히 들어가도록 머리를 몇 도 단위로 미세하게 회전해 궤적을 조정한다.마지막으로 한번 문 것으로 끝내지 않고, 송곳니를 살짝 뺐다가 다시 찌르는 ‘재배치’ 동작을 통해 독이 더 깊고 효과적으로 퍼지도록 만든다. 이전까지는 빠르게 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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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에서 감속으로? 암흑에너지 상식 뒤집히나
138억 년 전, 거대한 폭발인 ‘빅뱅’이 일어나며 우주가 탄생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우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 팽창해왔다. 더 놀라운 점은 시간이 흐를수록 팽창 속도도 빨라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오랜 믿음에 균열을 내는 연구가 나왔다.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빅뱅 이후 우주가 계속 팽창해왔다는 사실은 현대 우주론의 기본 전제다. 1929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멀리 떨어진 은하일수록 우리에게서 더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하며 우주 팽창의 증거를 제시했다.그리고 1998년, 천문학자들은 Ⅰa형 초신성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Ⅰa형 초신성은 백색왜성이라는 별의 잔해가 주변 물질을 끌어모으다가 특정 임계 질량에 도달하는 순간 폭발하면서 생긴다. 이 폭발은 우주 어디에서 일어나든 조건이 동일해 방출하는 에너지가 거의 일정하기 때문에 우주에서 거리를 측정하는 기준, 즉 ‘표준 촛불’이 된다. 고유한 밝기를 이미 알고 있으므로 지구에서 이 초신성이 얼마나 어둡게 보이는지를 측정해 그 거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관측한 결과, 먼 곳의 초신성은 예상보다 훨씬 더 어둡게 보였다. 더 어둡다는 것은 더 멀리 있다는 뜻이기에, 과학자들은 우주의 팽창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이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 바로 ‘암흑에너지’였다. 암흑에너지는 우주 전체 밀도의 약 68%를 차지하며, 중력과는 반대로 작용해 우주를 팽창시키는 힘으로 알려져왔다. 이 우주 가속팽창 이론은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표준 우주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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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빨강이 곧 너의 빨강"…뇌 속의 '색깔 코드'
“내가 보는 빨간색과 네가 보는 빨간색, 과연 똑같을까?” 오랫동안 철학자와 과학자를 괴롭혀온 난제다. 이 질문에 최근 뇌과학이 해답을 내놓았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서로 같은 빨간색을 본다. 사람 눈의 물리적 구조는 제각각이지만, 뇌가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은 생물학적으로 표준화돼 있기 때문이다.빨간 사과를 보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특정 브랜드를 상징하는 노란 로고를 보면 당장이라도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처럼 색깔은 단순히 세상을 보는 것을 넘어 우리의 생각과 감정까지 움직이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 하지만 여기서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과연 내가 보는 빨간색과 다른 사람이 보는 빨간색은 똑같을까? 최신 연구에 따르면 답은 ‘그렇다’다. 개인의 주관적 느낌과 별개로, 인간의 뇌는 보편적 패턴으로 색상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이다.흔히 사람의 눈은 카메라에 비유된다. 하지만 우리 눈은 공장에서 찍어낸 균일한 센서와 다르다. 인간의 망막 구조는 근본적으로 불공평하다. 색을 감지하는 원뿔세포는 시야 정중앙인 황반에 빽빽하게 밀집해 있고, 주변부로 갈수록 그 숫자는 급격히 줄어든다. 정면의 물체는 선명하지만, 곁눈질로 본 물체의 색은 흐릿한 이유도 그래서다.세포의 분포도 지문처럼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마치 초코칩 쿠키 위에 박힌 초콜릿 위치가 쿠키마다 다른 것과 같다. 누군가는 빨간색 감지 세포가 시야 위쪽에, 누군가는 아래쪽에 더 많이 분포한다. 이처럼 똑같은 빨간 점을 보더라도, ‘하드웨어’인 망막 구조가 다르기에 눈이 뇌로 보내는 초기 신호(입력값)는 물리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입력값이 상이한데도, 어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