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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국 농기구, 호미에 담긴 과학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10)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인기를 끈 한국 농기구가 있다. 우리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미다. 국토가 넓은 미국은 원래 대량 재배에 최적화된 농기구가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집 근처 텃밭이나 정원을 가꾸는 취미가 유행하면서 잡초 뽑기, 씨앗 심기 등 소규모 재배에 사용할 수 있는 호미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호미는 한반도에서 고대부터 사용하던 농기구다. 석기 시대 유물 중에서도 호미와 비슷한 모양의 도구가 있고, 고려속요 등 문학 작품에도 호미가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선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호미가 발달했다. 호미를 써 본 서양인들은 ‘편리하고 튼튼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호미가 편리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안에 과학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호미의 날은 ‘ㄱ’자로 꺾인 예각을 이루고 있다. 덕분에 호미 날이 바닥에 닿을 때 마찰력이 줄어들어 작은 힘으로도 흙을 깊게 파고 들어갈 수 있다. 또 흙을 파거나 잡초 뿌리를 제거할 때 지렛대 원리를 활용해 최소한의 힘으로 작업할 수 있다. 서양엔 작은 모종삽은 있지만, 호미처럼 날이 꺾인 모양의 농기구는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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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고흐 그림 '해바라기'가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1889년작 ‘해바라기’가 노란색에서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2018년 5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엑스레이 장비를 이용, ‘해바라기’를 수년간 관찰해 그림 속 노란색 꽃잎과 줄기가 올리브 갈색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변색 원인은 고흐가 밝은 노란색을 표현하기 위해 크롬 옐로와 황산염의 흰색을 섞어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크롬 옐로는 납을 질산 또는 아세트산에 용해하고, 중크롬산나트륨 수용액을 넣으면 노랗게 침전돼 만들어진다. 크롬 옐로에 포함된 납 성분은 대기에 포함된 황과 만나면 황화납이 되는데, 이것이 검은색이어서 고흐의 그림도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오랜 시간 빛에 노출되면 그 반응이 촉진된다.당장 육안으로는 변색 부분이 잘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겨 해바라기가 검은색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다행히 노란색 배경 부분은 빛에 덜 민감한 물감으로 칠해져 있어 해바라기 부분보다 변색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미술관에서는 전시장 조도를 낮춰 빛에 의한 변색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흐의 ‘해바라기’ 사례처럼 예술품은 적절한 보존 처리와 보존 환경에서 보관해야 작품 손상을 막고 수명을 최대한 늘릴 수 있다. 회화 작품, 도서 같은 종이로 된 작품이나 목재로 된 작품은 온도, 습도에 따라 쉽게 손상되며 강한 빛에 의해 물감이 변색되기 쉽다. 또한 돌이나 금속으로 만든 예술품은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 산화되면 부식되거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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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과학과 예술의 결합, 한 폭의 그림 같은 미세 과학의 세계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9)과학은 객관적인 사실을 발견하고 보편타당한 원리를 찾아내는 학문 분야다. 반면 예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활동으로, 주관적이고 모호하다. 이처럼 과학과 예술은 서로 반대되는 성격을 지녔지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과학사를 돌아보면 예술적 상상력이 과학적 발견을 자극했고, 과학 지식이 예술에 적용돼 더욱 다양한 작품을 탄생시켰다.오늘날에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세계를 연구하는 과학 분야를 ‘미세 과학’이라고 한다. 미세 과학은 때때로 예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생명 활동을 형광 현미경으로 촬영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 보이는 것이다. 생물의 세포와 세균 등은 자외선이나 가시광선을 받았을 때 빛을 내는 ‘형광 현상’을 일으키는데, 형광 현미경을 활용하면 이런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그림은 태어난 지 5일 된 생쥐의 망막 혈관이 성장하며 뻗어 나가는 과정을 촬영한 것이다. 초록색 빛을 내는 망막 혈관과 붉은색 빛을 내는 혈관 주위 세포가 뒤섞인 모습이 물감을 칠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생물의 세포, 동식물의 성장 과정, 꽃가루의 표면 등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형광 현미경이 포착한 장면은 생명을 더욱 신비롭게 느껴지게 한다.과학 기술의 변화는 예술의 성격도 바꾸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예술도 현실 세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물리적 세계와 가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다. 메타버스 등 가상 현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런 현상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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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 분비되고 아데노신 쌓이면 잠에 빠져들어
여름이다. 장마와 폭염, 열대야 등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열대야를 극복하기 위해 대다수의 사람은 시원한 생맥주나 청량음료를 찾지만, 이는 잠시 더위를 쫓을 뿐 오히려 깊은 잠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건강한 수면을 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리 몸에는 언제 잠을 자야 하는지, 언제 깨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 두 가지 있다.첫 번째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은 척추동물의 경우 뇌 속에 위치한 솔방울샘(pineal gland)에서 분비된다. 사람의 경우 멜라토닌은 생후 2~3개월부터 분비하기 시작해 점차 증가한다. 다만 영아기에는 충분한 멜라토닌을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자라는 부분은 모유 수유를 통해 공급받는다.일반적으로 불면증을 앓는 환자의 70%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가 노화됨에 따라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대한의학협회의 조사에 따르며 50대엔 멜라토닌 분비량이 청소년기의 절반에 불과하며, 65세 이상이 되면 3분의 1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두워지면 멜라토닌 분비량도 늘어어둑해지면 솔방울샘에서 혈액으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몸속을 돌아다니며 밤이 왔으니 잠자리에 들 때라는 생물학적 명령을 전달한다. 이런 식으로 멜라토닌은 우리 몸에 어둠의 신호를 체계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잠잘 시간을 조절하는 데 기여한다.멜라토닌은 해가 진 뒤 몇 시간 안에 분비되기 시작한다. 그런 뒤 농도가 빠르게 높아져 오전 4시 무렵 최고에 달한다. 그 뒤로 새벽에 햇빛이 눈을 통해 뇌로 들어오면, 솔방울샘에서 멜라토닌 분비가 차단돼 이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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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달 탐사에 나서는 '다누리'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8)지난 6월 21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누리호에 이어 우주를 향한 또 한 번의 큰 발걸음이 예정돼 있다.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오는 8월 3일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우주탐사 경쟁이 치열했던 냉전시대에 미국은 패권을 잡기 위해 우주 개발에 몰두했다. 그 결과 아폴로11호를 세계 처음으로 달에 착륙시켰다. 그 후로도 몇 번 더 달에 가서 실험 장비를 설치하고 월석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하는 등의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뒤 아폴로 프로젝트는 중단됐으며, 이후 달에는 그 누구도 가지 않았다.그러다가 최근 들어 다시 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달에는 첨단 산업에 꼭 필요하지만 지구에 매장량이 많지 않은 희토류가 풍부하다. 달은 화성 탐사를 위한 중간 기지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나라가 달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차근차근 달 탐사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다누리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미 우주군 기지에서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발사체 팰컨9에 실려 우주로 나간다. 다누리는 ‘부메랑 방법’이라고 불리는 탄도 달 전이(BLT·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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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자동차는 어떻게 스스로 움직일까?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7)수많은 자동차가 도로를 빽빽하게 채운 채 쏜살같이 달려간다. 아슬아슬 부딪칠 듯하지만 서로 약속한 것처럼 양보하기도 하면서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자동차 속 운전자는 운전대는 잡지도 않은 채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모습이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차.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던 자율주행차는 어느덧 우리 생활에 성큼 다가와 있다.자율주행차는 어떻게 스스로 움직이는 것일까. 사람이 운전할 때를 생각해 보자. 눈으로 주변을 살피고, 어느 방향으로 갈지 머리로 생각하면서 손으로는 운전대를, 발로는 페달을 조종한다. 자율주행차에도 이런 기능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차는 사람의 몸과 머리 대신 각종 전자 기기를 통해 이런 기능을 수행한다.먼저 여러 가지 센서로 자동차 앞과 주변 환경을 살펴본다. 카메라 센서는 사람의 눈으로 보듯이 영상 이미지를 얻는다. 레이더 센서는 주변 물체의 형태를 인식하고 거리를 정교하게 측정한다.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GPS)과 관성 측정 장치(IMU)는 자율주행차가 어느 위치에서 어느 정도 속도로 가고 있는지를 측정한다.이렇게 얻은 정보를 고성능 차량용 컴퓨터가 분석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달릴 것인지를 계산하고 결정한다. 여기에 맞춰 자동차의 방향을 바꾸는 조향 장치와 속력을 조절하는 구동 장치를 스스로 움직여 가며 운전한다.보다 완벽한 자율주행을 위해 사물인터넷 기술이 이용될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가 교통 시스템, 다른 자동차들과 인터넷으로 연결돼 도로 상황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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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에서 단백질의 발현·이동·분해 보여주는 표지자 역할
백문이 불여일견, 보아야 믿지, 보고 나서 이야기하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이다.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것이 사실관계 확인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말이다. 많은 생명과학적 연구와 발견이 17세기 네덜란드 과학자 안톤 판 레이우엔훅이 현미경을 발명한 이후 시작됐다.맨눈으론 볼 수 없는 미생물, 우리 몸속 다양한 기관을 구성하는 세포 등을 눈으로 관찰하게 된 뒤에야 과학자들과 의학자들은 질병의 원인체를 규명하고, 그것이 우리 몸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연구해 치료제를 개발하게 됐다. 현재는 전자현미경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우리 몸속 세포뿐 아니라 세포 내 소기관, 소기관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유전물질인 DNA까지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그렇다면 눈에 보이면 모든 게 해결될까.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세포 속의 핵이며 미토콘드리아 등을 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해도 그것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떤 상호작용을 해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보다 세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생명과학에서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 가운데 특히 단백질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백질이 생명체의 기본 체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일 뿐 아니라 호르몬과 효소, 항체 등 주요 생체 기능을 수행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일어나는 대부분의 질병이 유전자 변형에 따라 발생하는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적 이상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생체 내 주요 단백질에 대한 연구는 생명과학 및 의학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다.지구상의 생명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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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릿과 어류의 천국 한반도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6) 지난달 울릉도를 방문해 생태 환경을 조사하다가 민물고기인 미꾸리를 발견했다. 화산암 지형인 울릉도는 물이 땅속으로 잘 스며들어 민물고기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런 곳에서 미꾸리를 발견하니 참 반가웠다. 예전에 육지에 살던 미꾸리를 가져다 울릉도 하천에 풀어 놓은 일이 있는데, 이번에 보고 온 미꾸리는 그들의 후손일 것이다.미꾸리는 미꾸라지와 같은 ‘미꾸릿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미꾸릿과 어류는 약 2200만 년 전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지구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우리나라에는 미꾸리와 미꾸라지를 포함해 총 17종의 미꾸릿과 어류가 살고 있다. 이들의 조상은 오랜 옛날 중국 황허와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살았던 물고기다. 이들은 과거 어느 시점에 강의 지류(큰 강에서 갈라진 작은 물줄기)를 따라 한반도에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다 해수면 상승, 지진 등으로 지형이 바뀌면서 서로 떨어져 살게 됐을 것이다. 그렇게 떨어져 살게 된 민물고기는 다시 한데서 만나기 어렵다. 자신이 살고 있는 강의 물줄기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정한 수계(큰 강의 물줄기)에 갇혀 살면서 환경에 맞춰 각기 다른 모습으로 진화한다.따라서 원래는 같은 종이었던 물고기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다른 종이 되곤 한다. 우리나라에 사는 미꾸릿과 어류도 서식하는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미꾸릿과 어류는 지리적으로 분리돼 살아가는 생물이 서로 다른 종으로 나뉘는 ‘종 분화’의 구체적인 사례다. 별로 눈여겨보지 않았던 작은 물고기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