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선생님들의 과학 이야기 (11)화가가 꿈인 지니는 지난 주말 조선의 천재 화가 김홍도 전시회를 보러 갔다. 전시회 팸플릿에는 ‘단원 김홍도의 미디어 아트 전시’라고 적혀 있었다. 전시관에 들어가니 김홍도의 작품이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들어져 멋진 배경음악과 함께 흘러나왔다. 그림이 꼭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지니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런 영상이 미디어 아트라고 했다.

미디어 아트란 사진, 영상, 터치스크린, 레이저 등 여러 가지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예술 작품을 말한다. 미디어 아트 기법을 활용하면 2차원 평면의 그림도 살아 움직이는 3차원 입체로 재탄생한다.
컴퓨터 520대와 프로젝터 470대로 폭포를 표현한 미디어 아트. 이현미 선생님 제공
컴퓨터 520대와 프로젝터 470대로 폭포를 표현한 미디어 아트. 이현미 선생님 제공
김홍도의 작품 중 ‘행려풍속도 8곡병’은 당시 생활상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다. 아쉽게도 프랑스 파리 기메박물관에 소장돼 있어 직접 감상하기는 어렵다. 대신 이 작품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 아트 전시를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 ‘행려풍속도 8곡병’의 미디어 아트를 보는 동안 지니는 마치 1700년대 한양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미디어 아트의 배경에는 과학 기술이 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술의 표현 기법 또한 다양해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이다. AR, VR 기술은 관객이 작품에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아트를 가능하게 한다. 인터랙티브(interactive)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의미다.

관람객이 발을 내딛는 곳마다 꽃이 피어나고, 폭포에 손을 대면 물줄기 방향이 바뀌는 것과 같은 이미지를 AR과 VR 기술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다. 화면에서 고래가 튀어나오는 것처럼 현실과 가상세계가 뒤섞인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도 AR과 VR 기술이 활용된다.

인터랙티브 아트 외에 프로젝션 매핑, 미디어 파사드 등 다양한 미디어 아트가 있다. 프로젝션 매핑이란 어떤 물체에 빛을 발사해 다른 물체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 외부에 LED 전구를 빽빽하게 붙이고 빛을 내는 등의 방식으로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미디어 파사드는 기업 조형물, 전시관, 문화재, 광고물 등 다양한 건축물에 활용할 수 있다.

미디어 아트는 디지털 시대인 21세기의 새로운 예술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할수록 예술과 과학이 결합된 미디어 아트도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현미 서울신우초 선생님
이현미 서울신우초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