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골목 살렸더니 임대료 폭탄? …'핫플' 동네 뒤에 숨겨진 눈물
핫플(핫 플레이스) 자주 가세요?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불리는 성수동,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의 한남동, 좁은 골목 굽이굽이 한옥이 즐비한 익선동과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북촌, ‘연트럴파크’를 따라 걷는 재미가 있는 연남동, 전통시장과 주택가가 잘 어우러진 ‘망리단길’ 망원동, 철공소 사이에 감성적인 카페가 숨어 있는 문래동 등이 대표적인 서울의 핫플 지역입니다.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들 동네의 대부분이 조용한 골목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특히 성수동은 수제화 거리의 낡은 공장과 창고를 예술인들이 감각적으로 꾸미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개성 넘치는 음식점과 카페와 공방 등이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 상권으로 급부상한 거죠.하지만 상권이 유명해지고 유동인구가 늘면서 가게 임대료와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오래전부터 거주하던 사람들과 독특한 문화를 유지해오던 소규모 상점들은 임대료 상승에 밀려 떠나게 됐어요. 이제는 높은 월세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정도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죠. 아마 최근 성수동에 가 본 분들은 느꼈겠지만 유명 브랜드의 팝업 매장이 우후죽순 들어섰고, 전반적인 물가도 꽤 비싸졌어요. 초기 예술인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골목 상권의 고유한 매력이 사라지면서 성수동만의 개성과 특색을 잃게 됐고, 상권 활성화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이처럼 특정 지역이 개발되면서 가치가 올라가고 임대료가 급상승하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
-
경제 기타
원론 공부 결과를 경제 기사에 대입해보길
지난주의 글을 마지막으로 2022년 5월부터 써온 ‘경제학원론 산책’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4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경제학을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국제경제학, 금융경제학 등 4개 분야로 나눠 모두 180여 꼭지의 글을 통해 여러분에게 지상 강의를 했습니다.180회 경제학 산책경제학원론 산책은 대학의 경제학과에서 다루는 경제학의 내용을 중고교생들에게 원론보다 쉬운 수준으로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저는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왜냐하면 경제 현상은 선택과 관련한 행동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동일한 노력과 비용으로 더 많은 만족감을 얻기 원하기에 무언가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우리가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고, 요금을 내고 버스를 이용해 등교하는 행위가 모두 경제 현상에 속합니다. 경제학은 이런 경제 현상과 행위들 속에 담겨 있는 공통적인 중요한 원리를 찾아내고 정리한 결과물입니다.이처럼 경제 현상은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님에도 많은 학생이 경제학을 어려운 학문 분야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경제학의 아주 기초적인 내용을 풀어보려 했습니다. 글의 제목도 ‘경제학원론’이 아니라 더 쉬운 경제학원론이라는 의미에서 ‘경제학원론 산책’이라고 정하게 됐습니다.자신에게 맞는 교재 골라야삶을 풍요롭게 잘 살아가기 위해 경제학을 공부해두면 좋습니다. 경제학과에 진학한다면 좀 더 깊은 수준의 경제학을 공부해야 하겠지만, 사회생활을 바로 시작하거나 대학에서 다른 분야를 전공하
-
숫자로 읽는 세상
실적은 엔비디아급…시총은 5분의 1
삼성전자가 1분기에 기록한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은 세계 대표 기업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다. 반도체 부문에서 직접 경쟁하는 대만의 TSMC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따돌렸고, 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을 바짝 추격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을 기반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7일 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 주요 기업의 최근 분기 실적을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57조2000억원)은 글로벌 기업 중 네 번째에 해당했다. 애플이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10~12월) 76조644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66조7674억원), 마이크로소프트(57조5532억원) 정도가 삼성전자를 앞선 기업으로 꼽힌다.반도체 부문의 경쟁사인 TSMC도 이미 넘어섰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26조6397억원)은 물론 하나증권이 제시한 TSMC의 1분기 매출 가이던스(약 52조~53조원)보다도 삼성전자의 1분기 이익이 많다. 최근 2026회계연도 2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테크놀로지(24조3057억원)는 삼성전자 이익의 42%에 그쳤다.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증권가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실적 발표에 앞서 전망을 제시한 23개 증권사의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다. 메리츠증권이 발표 하루 전인 6일 54조원을 제시해 그나마 비슷한 수치를 내놓은 정도였다.증권가에선 이런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을 ‘뉴노멀’로 평가하고 있다. 1분기에 일회적으로 나타난 고(高)실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해외 기업보다 이익 측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분기점에 왔다”
-
사진으로 보는 세상
"생애 첫 투표 꼭 함께해요"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 지방선거의 D-56일인 지난 8일 오후, 대구 서구 경덕여자고등학교에서 ‘새내기유권자 생애 첫 투표 약속 캠페인’이 개최됐다. 파란 잔디 운동장에서 진행된 캠페인에서 올해 첫 투표권을 행사할 고3 학생들이 투표 도장 모양을 만들며 참여 독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제 기타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한국이 '정유강국'인 이유
수능에서 석유는 꽤 자주 언급된 소재입니다. 2018년 6월 고3 모의고사에서 나일론 합성 관련 지문이 나왔고,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화석연료 관련 지문이 등장했죠. EBS 수능특강도 석유 관련 지문이 매년 등장하는 데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석유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관련 지식을 공부해두면 좋지요.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원유석유제품은 우리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휘발유 경유를 비롯해 플라스틱, 나일론, 합성고무 등 석유제품 없이는 현대문명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예요. 석유의 시작은 ‘원유(Crude Oil)’입니다. 석유의 기원은 다양한 설이 있지만, 수억 년 전 바다 생물이 퇴적되어 엄청난 지열과 압력을 받아 만들어진 혼합물이라고 보는 게 우세합니다.정유사들은 이 원유를 시추해 거대한 유조선에 싣고 우리나라 등의 정유 단지로 가져옵니다. 갓 뽑아낸 원유는 끈적거리는 검은 액체일 뿐 그대로는 쓸모가 없어요. 여기서 필요한 기술이 바로 ‘분별증류’입니다.정유공장에는 아파트 20층 높이의 거대한 원통형 기둥인 ‘상압증류탑’이 서 있습니다. 원유를 섭씨 350℃ 이상으로 가열해 이 탑에 넣으면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져요. 원유 속에 섞여 있는 수많은 탄화수소 성분이 기체로 변하는 온도, 즉 ‘끓는점’이 저마다 다르다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증류탑 내부에는 수십 개의 선반이 설치되어 있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기체가 된 성분들이 각 층에서 다시 액체로 변해 고이게 됩니다.꼭대기 층에서는 가장 가벼운 성분인 액화석유가스(LPG)가 나옵니다. 주로 가정용 취사 연료나 택시 연료로 쓰이죠. 그 아래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하염없이 기다리는 고도, 신일까 빵일까 자유일까?
<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뮈엘 베케트가 47세이던 1952년에 출간되었다. 이듬해 1월 5일 파리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상연되자, 무명작가이던 그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 연극은 폭발적 인기를 누렸고, 파리에서만 300회 이상 선보였다. 지금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50여 개국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미국 초연 때 연출자 앨런 슈나이더가 “고도는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자 베케트가 “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에 썼을 것”이라고 답한 일화가 유명하다. 작가도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고도에 대해 관객들은 “신이다” “빵이다” “자유다” “희망이다”라며 끝없이 추측한다.사뮈엘 베케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데,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체의 인터뷰도 거절했다. 이후 1989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삶의 태도는 엄격한 청교도 가정과 적막한 환경 속에서 보낸 유년 시절과 관련이 있는 듯 보인다. 아일랜드 사람인 베케트는 작품을 영어, 프랑스어로 번갈아 가며 썼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처음에 프랑스어로 쓰고 이어서 영어로 다시 기록했다. 베케트는 “모국어의 고정된 첫 번째 의미에서 벗어나 언어의 정수에 도달할 수 있는 이야기가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아무것도 안 하는 고도 씨<고도를 기다리며>는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 두 남자의 무의미한 듯 의미 있는 대화가 끝없이 이어지는 작품이다. 희곡을 읽으며 베케트가 말한 ‘언어의 정수’가 어떻게 발현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독서 포인트다.이 작품은 2막으로
-
시사·교양 기타
세계 경제의 급소를 찾아라!
주니어 생글생글 제204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세계 경제의 ‘초크 포인트’(조임목)입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정해지면서 석유 가격이 오르는 등 세계 경제가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처럼 세계 해상 물류에서 중요한 길목 역할을 하는 곳은 어디인지 알아봅니다.
-
커버스토리
끊임없이 핫플 삼키는 젠트리피케이션, 규제가 정답 아닌데…'공존의 길' 없을까
요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수길’은 유령 동네 같습니다. 공실률이 45%가 넘었거든요. 공실률은 상가나 사무실이 얼마만큼 비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인데요, 가로수길 점포의 절반 가까이가 비어서 방치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직접 가 보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나 글로벌 브랜드의 일부 매장만 남은 상태였어요.한때 가로수길은 트렌디한 감성을 담은 소규모 디자이너 숍과 카페 등으로 가득한 대표적 핫플이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을 가속화한 건 ‘애플 사건’이었어요. 애플은 2018년 1월 가로수길에 국내 첫 공식 매장을 연 후 해당 건물을 20년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맺으며 20년치 임대료인 600억 원을 선납했거든요. 월세로 환산하면 매달 2억5000만원에 달했죠.그러자 다른 건물주들이 “우리도 월세를 애플만큼 받아야겠다”며 일대 임대료가 폭등하기 시작한 겁니다. 치솟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이들은 쫒겨나 가로수길의 안쪽 도로인 ‘세로수길’ ‘나로수길’ ‘다로수길’ 등 골목상권으로 밀려났어요.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의 후폭풍은 가로수길뿐 아니라 성수동, 북촌, 연남동, 망원동 등 앞서 언급한 지역들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도심 부활 vs 원주민의 눈물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ion)은 지주, 신사 계급을 뜻하는 영어 단어 젠트리(gentry)에서 유래했어요. 낙후하던 구도심 지역이 재개발이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르자 오래전부터 거주해온 주민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입니다.이 용어는 1964년 영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