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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마음 훈훈해지는 집시와 귀족의 사랑 이야기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돈키호테> 1편과 <돈키호테> 2편 사이인 1613년에 출간된 <모범소설>은 세르반테스 작품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모범소설>은 총 12편의 중편소설 모음으로 <돈키호테>와 함께 ‘스페인 근대소설의 효시’로 불린다. 17세기에만 60여 회 출판되었고, 그 후 세계적으로 350회 이상 총서로 출간되었다. 부분적으로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발간됐다.국내에는 세르반테스 탄생 450주년인 1997년에 처음 선보였다. 박철 번역가는 12편의 소설을 “세르반테스 소설의 묘미를 만끽하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아름다운 사랑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사랑의 승리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세르반테스 <모범소설>의 핵심이기 때문에 청소년 독자들에게도 순수한 영혼을 불어넣고 순결한 사랑을 느끼는 데 모범적 역할을 다하리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세르반테스는 제목을 <모범소설>로 지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독자들께서 작품을 잘 읽어본다면, 그 속에 조금이라도 유익한 교훈이 없는 작품은 없을 것입니다. 이 작품들은 아마도 달콤하고 보람 있는 결실을 당신에게 안겨줄 것입니다.” 예의와 사리에 밝은 미모의 여인<모범소설> 12편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인 중편소설 <집시 여인>은 세르반테스가 장담한 대로 ‘유익한 교훈이 있으며 달콤하고 보람 있는 결실을 안겨주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집시 여인과 멋진 귀족 남자의 사랑, 현대 드라마에 단골로 나오는 출생의 비밀, 사랑에 이르

  • 시사·교양 기타

    2025 경주 APEC

    주니어 생글생글 제182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입니다. 오는 10월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2025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해 관심을 끕니다. APEC이란 무엇이며,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 커버스토리

    경주 APEC 내주 개막…무역 갈등 해법 찾을까

    일주일 뒤면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막을 올립니다. 분야별 장관 회의 등에 이어 하이라이트인 정상회의가 오는 31일, 11월 1일 이틀간 예정돼 있어요. 21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APEC은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61%, 전체 교역량의 절반을 점하는 세계 최대 지역 협력체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세계사의 중심이 됐다는 말이 실감 나죠?우리나라는 2005년 부산 APEC 회의 개최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APEC을 엽니다. 이후 2010년 G20 정상회의,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등을 개최했지만, 중요 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 많이 유치하진 못했어요. 이번 회의는 미국·중국 등 강대국은 물론 신흥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또한 각국 정상과 대표단의 방문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한편으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북한은 최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해 북핵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역내 경제협력과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어떤 외교력을 펼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어지는 4·5면에서 국제협의체의 변화 양상, 아태 지역 협력의 중요성과 이번 APEC의 의의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평화와 경제협력 위해 활약한 국제협의체 트럼프식 일방주의가 위협 요소로 등장흔히 국제기구 또는 국제협의체라고 하면 유엔, 세계무역기구(WTO),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들 기구는 설립 목적과

  • 경제 기타

    환율 고정하면 불확실성 줄어 안정적 교역 가능

    이번 주에는 국가의 환율 개입을 페그(peg)제도와 단일통화로 확대해 살펴볼 것이다. 이것까지 살펴보면 개방경제에 대한 설명도 마무리가 된다. 지난주에 불가능의 삼위일체로 개방경제에서 독자적인 통화정책, 환율 결정 개입, 자유로운 자본 이동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환율에 대한 국가 개입이 다른 두 가지에 밀려 환율 안정을 추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환율 안정을 다른 두 가지에 우선해 반드시 지켜지도록 한 장치가 바로 페그제도와 단일통화다. 페그(peg)는 못이나 말뚝을 의미하는 단어로, 환율이 고정되어 있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페그제는 자국 통화의 환율을 기축통화인 달러 등에 고정하는 환율제도로, 중동 국가들과 홍콩의 환율이 대표적이다. 단일통화는 여러 국가가 공동으로 하나의 화폐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사용 중인 유로화가 좋은 예다. 페그제의 특징페그제는 가치가 안정적인 통화에 대해 자국 화폐의 교환 비율을 고정하고 무한정 교환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가장 강력한 고정환율제도라고 할 수 있다. 페그제는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자국과 식민지의 환율을 고정해 식민지와의 무역에서 생기는 마찰을 줄이기 위해 만든 제도다. 이는 식민지의 자원을 항상 일정한 비율로 교환할 수 있게 해 자원을 용이하게 사용하는 수단이 됐다. 페그제를 사용하면 환율이 항상 고정돼 있기 때문에 무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져 안정적 교역이 가능하다. 또한 수입품의 가격변동이 없어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경제력이 취약한 국가의 경우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

  • 사진으로 보는 세상

    수능 D-24일…부모들의 간절한 기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4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4일 인천 강화군 보문사 마애석불 좌상 앞에서 학부모들이 108배를 하며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역사 기타

    합스부르크가문, '혼테크'로 유럽 최강자 지위에

    1516년경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1459~1519)는 화가인 베른하르트 슈트리겔에게 자신의 첫 번째 부인과 아들, 손주들이 함께 있는 장면을 담은 가족 초상화를 그리도록 지시했다. 막시밀리안이 세상을 떠나기 몇 년 전 제작된 이 그림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역사를 담은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이기도 하다.하지만 이 작품의 배경은 전적으로 꾸며낸 것이기도 했다. 막시밀리안 1세는 건강한 중년의 모습으로 묘사됐다. 실상 그는 관을 준비하고 여행을 떠나야 할 정도로 갖은 병마에 시달리는, 희끗희끗한 수염이 난 노인이었다. 그의 옆에 서 있는 부인과 아들(미남공 필리프)은 세상을 떠난 지 오래였다. 부인인 마리 드 부르고뉴가 하늘을 쳐다보는 모습은 죽음을 암시한다. 초상화에 등장하는 세 아이는 서로 만나본 적도 없었다. 할아버지의 팔을 껴안고 있는 페르디난트는 스페인에서 자랐고, 한가운데 그려진 겐트의 카를은 저지대 국가에서 성장했다. 카를의 유명한 주걱턱은 상당히 완화된 채 묘사됐다.심지어 금발인 세 번째 아이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피가 흐르지도 않았다. 야기에우워 가문 출신 헝가리 국왕 러요시 2세는 1515년 이중 약혼에 힘입어 합스부르크가와 인연을 맺었지만, 이듬해 아버지 브와디스와프 2세가 세상을 떠나면서 고아가 됐다.막시밀리안은 후견인으로서 그를 가족 초상화에 등장시켰다. 그리고 마치 마법처럼, 러요시가 약관의 나이에 오스만튀르크와 전투에서 사망한 탓에 그의 왕국은 고스란히 합스부르크 가문의 품으로 떨어졌다.이 같은 수다한 결점과 거짓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은 합스부르크 가문이 일군 최대 업적을 한눈에 보여준다. 바로 혼맥으로 유럽을

  • 과학과 놀자

    가을비가 전하는 냄새, 미생물이 보내는 메시지

    가을비가 내리는 날, 특유의 냄새가 코를 스친다. 서늘한 공기 속에 섞인 흙냄새와 풋풋한 풀냄새는 오묘하게 어우러져 마음을 한층 상쾌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이 비 냄새를 ‘페트리코(petrichor)’라고 부른다. 그리스어로 돌을 뜻하는 ‘페트로스(petros)’와 신들의 피를 의미하는 ‘이코르(ichor)’를 합친 말로, 돌에서 나온 미세한 본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비 냄새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과 미생물 활동의 결과다. 마른 땅이 비로 젖을 때 땅속 미생물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유기화합물이 공기 중에 퍼지면서 우리가 느끼는 ‘비 냄새’가 발생하는 것이다. 흙 속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스트렙토미세스(Streptomyces) 등 방선균의 활동이 비가 온 뒤 현저히 활발해진다.방선균은 주로 토양에 존재하며 죽은 식물체를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세균(박테리아)이다. 이들은 토양 속 유기물을 분해하며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여러 화학반응과 효소작용을 거쳐 ‘지오스민(Geosmin)’과 ‘2-메틸이소보르네올(2-MIB)’이라는 냄새 분자를 만들어낸다. 쉽게 말해 방선균은 식물 잔해 속 물질을 분해하면서 그 부산물로 특유의 향을 내는 화합물을 합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아이소프레노이드’라는 탄소 뼈대가 단계적으로 연결되는 화학반응을 거치며, 효소가 이 구조를 구부리거나 작은 메틸기를 붙여 비 냄새의 핵심 성분을 완성한다.이 화합물은 땅속 박테리아가 죽거나 손상되면서 세포 밖으로 방출돼 흙 속에 남아 있다가, 비가 내릴 때 빗방울이 지면에 충격을 가하면서 미세한 물방울과 함께 공기 중으로 퍼져나간다. 이를

  • 숫자로 읽는 세상

    '버블 붕괴 직전' 일본 닮아가는 한국 부동산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과 관련해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1990년대 초 버블(거품) 붕괴 직전의 일본과 비슷하다는 의미로 파악된다.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 수준과 기업 대출 중 부동산업 비중 증가세가 특히 일본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국의 민간신용 비율은 200.7%로 200%를 넘었다. 2018년 177.2%에서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일본의 민간신용 비율이 1985년 162%에서 버블 붕괴 직전인 1990년 208%로 급등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기업 대출이 부동산 기업에 몰리며 대출의 질이 나빠지는 것도 비슷한 점으로 꼽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중 건설·부동산업 대출 비중은 28.8%로 10년 전(20.5%)보다 크게 상승했다. 반면 성장 기여도가 높은 제조업 대출은 같은 기간 34.6%에서 24.9%로 하락했다.일본에서도 제조 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1970년대 500%대에서 1980년대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부동산 기업의 부채비율은 1980년대 이후 1000%에서 1500%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소비자 심리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버블 당시 일본에서는 ‘토지 불패 신화’라는 말이 유행했다. 현재 한국에서도 ‘부동산 불패’를 향한 믿음이 견고하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급락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상승했다.달라진 것은 부동산 규제 수단과 금융당국의 의지다. 최근 ‘일본 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쓴 장태윤 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