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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대륙의 실수'는 옛말…차이나 테크의 역습

    중국 전기차 기업 BYD의 중형 세단 씰(SEAL)이 한국 시장에 곧 상륙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주행 실험 중인 씰을 봤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알려졌죠. 처음 보는 차라고 해도 중국산이라면 관심을 끄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테슬라를 추격하는 BYD라는 인식이 확산돼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졌어요. 영국 자동차 회사 로터스를 인수한 중국 지리차의 한국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한 수 아래라 여겨졌던 중국 제조업이 전자제품, 조선 등 노동집약산업뿐 아니라 최첨단 분야에서 한국을 맹추격 중입니다. 기술력만큼은 미국 턱밑까지 갔다는 평가도 많고, 한국을 추월한 분야도 속속 나옵니다.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의 제품을 두고 한때 ‘대륙의 실수’라고 말하기도 했죠. 생각보다 뛰어난 품질에 놀라면서도 기술력을 살짝 얕보는 듯한 표현이었는데요, 이제는 옛말이 됐습니다. 전기차, 반도체, 로봇,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 제조업이 한국은 물론, 일본도 앞지르고 있습니다. 가히 ‘차이나 테크의 역습’이라 부를 만합니다.중국은 미국의 첨단산업 수출 규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청년실업, 사회주의 이념 강화 등으로 경제가 어려움 속에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첨단산업은 어떻게 성장세를 이어가는지, 새로운 국가 전략이라는 ‘신품질 생산력’과는 어떻게 연관되는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미국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의 첨단 기술력'제조강국'서 '신품질'로 전략 업그레이드중국이 세계 슈퍼파워로 우뚝 일어선 것을 ‘대국굴기(大國起)’라고 합니다. 강대국으로 도

  • 교양 기타

    첫사랑 연인과 이별한 김소월은… [고두현의 아침 시편]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김소월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그림자 같은 벗 하나이 내게 있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쓸데없는 괴로움으로만 보내었겠습니까!오늘은 또 다시, 당신의 가슴속, 속모를 곳을울면서 나는 휘저어 버리고 떠납니다 그려.허수한 맘, 둘 곳 없는 심사에 쓰라린 가슴은그것이 사랑, 사랑이던 줄이 아니도 잊힙니다.* 김소월(1902~1934): 평북 구성 태생. 본명은 김정식(金廷湜). 시집 <진달래꽃>.오는 9월 8일은 시인 김소월이 탄생한 지 120년이 되는 날입니다. 서른두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가 1902년 평안북도 구성군 서산면에서 첫울음을 터뜨린 날이지요. 소월의 고향은 봄마다 산꽃이 지천으로 피는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옥녀봉에서 만나 풀피리 불던 소녀할아버지가 개설한 독서당에서 한문을 공부한 그는 곧 남산소학교에 입학했지요. 같은 반 동네 소녀 오순과 친하게 된 뒤로는 옥녀봉 냉천터에서 자주 만나곤 했습니다. 바위에 올라 함께 피리를 불거나 노래를 불렀고, 숲 사이의 시냇가를 거닐기도 했죠. 어릴 때의 이런 추억은 훗날 ‘풀따기’라는 시에도 잘 묘사돼 있습니다.“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일부 발췌)오순은 의붓어미 밑에서 자랐는데 집이 매우 가난했습니다. 그 아래로 동생이 다섯 명이나 있었으니 더욱 궁핍했죠. 소월이 숙모에게 들은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시 ‘접동새’의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였다고

  • 키워드 시사경제

    내년 1만30원…도입 37년 만에 1만원 넘어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1988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1만원대에 진입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만6270원(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무 기준)이 된다.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투표를 거쳐 이같이 최종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인데 170원(1.7%) 오르게 됐다. 근로자 삶의 질 보장 위해 1988년 도입최저임금(minimum wage)이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최소한의 임금을 뜻한다. 헌법 제32조는 국가가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임금 근로자에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가 담긴 제도로, 근로자를 한 명 이상 고용했다면 무조건 지켜야 하며 어길 시 처벌받을 수 있다.매년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인상안을 의결해 정부에 제출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8월 5일까지 고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위원회는 근로자 대표 9명, 사용자 대표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내년 최저임금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시한 최종안인 시간당 1만120원과 1만30원을 투표에 부친 결과 경영계 안이 14표, 노동계 안이 9표를 받은 결과다.최저임금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3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사실상 ‘전 국민의 임금협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저임금을 활용하고 있는 법령이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사회보장기본법 등 26개에 달해 상당수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건비 상승이 결국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내년도 최저

  • 숫자로 읽는 세상

    한국어·영어 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온다

    영어 실력이 유창하고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필리핀 출신 가사관리사(가사도우미) 100명이 오는 9월부터 서울에서 일을 시작한다. 12세 이하 자녀가 있거나 출산을 앞둔 서울 시민은 1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비용은 최저 시급(9860원) 수준으로 기존 공공 아이돌보미 이용 단가(1만5110원)보다 저렴하지만 제대로 쓰려면 월 200만원 이상 지출해야 해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가정을 모집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내국인 가사근로자 수가 줄어 돌봄 인력 몸값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 인력을 시장에 투입해 가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용노동부는 필리핀 현지에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사와 협력해 가사관리사 10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외국인 고용허가제 비전문 취업(E-9) 비자를 받고 입국한다. 모두 780시간 이상 관련 교육을 이수해 필리핀 정부가 공인한 돌봄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연령은 만 24~38세로 한국어 시험(EPS-TOPIK)과 영어 면접을 통과했으며, 정신질환과 범죄 이력도 검증했다. 입국 전부터 한국어, 한국문화 등 45시간 동안 취업 교육을 받고 다음 달 입국 후에는 4주간 아이돌봄, 산업안전, 성희롱 예방, 국내 생활 적응 등의 교육을 받는다.가사관리사는 정부가 마련한 전용 공동 숙소에서 지내며 출퇴근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부모들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 시간제(6시간 또는 4시간)나 전일제(8시간) 형식으로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다.가사관리사는 내국인과 같이 최저 시급을 적용받아 전일제로 근무하면 월 206만원을 받는다. 하

  • 역사 기타

    남방계·북방계 얼굴 뚜렷한 한국인, 단일민족 맞다

    한국인은 유난히 단일민족이라는 말에 집착한다. 단일민족은 한 국가의 국민이 단일한 민족으로 구성된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단일민족일까. 한국인의 얼굴은 남방계와 북방계의 특징이 또렷하다. 어떤 각도로 봐도 배우 장동건과 연예인 강호동이 같은 민족이라고 하기에는 난처하다. 현대에 들어와 생긴 현상이 아니다. 조선시대 오성 이항복의 초상화를 보면 눈이 크고 입술은 두툼한 데다 얼굴에는 살점이 많다. 남방계다. 경술국치 때 자결한 매천 황현은 눈이 옆으로 쪽 찢어진 전형적인 북방계다. 그럼 우리는 단일민족이 아닌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단일민족이 맞다. 헛갈리는 이유는 인종과 민족을 구분하지 않아서다. ‘인종’은 유전적이고 생물학적인 특징에 따른 분류다. 언어, 문화, 관습 등 사회적 특징에 따라 분류한 것이 ‘민족’이다.한 지역에서 꾸준히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인종적 특징이 있다. 다만 내내 정주민이었는지 아니면 이동한 끝에 그 땅에 정착했는지에 따라 사정은 달라진다. 가령 튀르키예 사람들은 외모가 제각각이다. 몽골 고원과 중앙아시아에 분포하던 튀르크(돌궐)인이 오랜 시간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란인, 아랍인 그리고 유럽인과 섞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당연히 서로를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언어, 관습 그리고 무엇보다 종교가 같기 때문인데 아무리 그렇다지만 이방인의 눈에 어색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스탄불 호텔 프런트데스크에서 업무를 보던 여성은 하얀 유럽인이었다. 우연히 알게 된 튀르키예 친구는 가무잡잡한 아랍인이었다.튀르키예인만큼이나 색상(色相)적으로 알록달록한 민족이 이스라엘의 유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옥탑방의 대책 없는 네 남자, 어쩐지 그들을 만나고 싶다

    망원동 8평 옥탑방에 사는 서른다섯 살의 무명 만화가. 이 한 문장에서 이미 이야기가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듯하다. 그걸 한 단어로 줄이라면 어렵지 않게 ‘한심’이 튀어나올 것이다. 이 한심한 공간에 더 갑갑한 인물들이 모여든다.무명 만화가 오영준이 만화를 출간했던 회사의 김부장은 퇴직 후 캐나다로 갔다가 못 견디고 귀국해 옥탑방에 기어든다. 오래전 만화 스토리 강의를 들은 인연으로 영준이 싸부라 부르는 50대 백수 아저씨도 슬그머니 기생을 시작한다.동네 가야마트 오픈 이벤트 ‘빨리 먹기 대회’에서 김부장과 대결해 승리한 20대 고시생 삼척동자. 그는 영준의 대학 동아리 후배로, 고시원에 방이 있지만 거의 옥탑방에서 살다시피 한다. 상품으로 받은 TV를 옥탑방에 기증해 함께 야구를 본다는 명목으로.20대 공무원 시험 준비생, 30대 무명 만화가, 40대 기러기 아빠, 50대 백수 아저씨, 대책 없는 네 사람이 8평에서 같이 지낸다고 생각해보라. 30평 아파트에 산다 한들,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마당 넓은 옥탑이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 들어 올려다보면 눈앞에 있을 것 같은 그들의 집에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 그들의 케미에 합류하고 싶게 하는 작가의 놀라운 글솜씨 덕분이다.<불편한 편의점> 작가의 첫 소설<망원동 브라더스>는 국내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해외로 뻗어가는 중인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후 11년이 지났음에도 꾸준히 시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다

  • 과학과 놀자

    쌀 한 톨 크기 센서로 뇌 진단…젤리 등 신소재 활용도

    세계적인 고령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체온, 혈압, 심박수, 움직임 등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인체 센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젤리나 고무 같은 신소재, 무선통신 기술과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센서가 등장하고 있다.지난 6월 중국 화중과학기술대학교 전자과학과의 장 젠핑 교수 연구팀은 수술 없이 뇌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쌀 한 톨 크기의 하이드로겔(Hydrogels) 센서에 관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소개했다.해조류에서 주로 얻는 하이드로겔은 전체의 약 90%가 물로 이뤄진 천연 또는 합성 고분자 중합체로, 젤리처럼 말랑말랑하다. 신체 거부반응이 거의 없고, 체내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성질 때문에 의료용으로 활용된다. 하이드로겔의 또 다른 특징은 외부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뇌에 주입되면 압력, 산성도 등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모양을 알면 현재 주변 환경이 어떤지 역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2㎜로, 내부에는 초음파를 반사하는 ‘공기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돼 있다. 바늘을 이용해 센서를 뇌에 삽입한 후 초음파를 쏘면 하이드로겔 모양에 따라 서로 다른 초음파가 반사돼 나오고, 이를 분석해 뇌의 상태를 진단한다. 실제로 쥐와 돼지의 뇌에 센서를 주입해 실험한 결과 압력, 온도, 산성도, 근처 혈관의 유속이 정확하게 측정됐다. 무엇보다 이 센서는 4~5주 이내에 물과 이산화탄소 등으로 분해됐고, 별다른 부작용도 일으키지 않았다.하이드로겔 센서가 상용화되려면 용해된 하이드로겔이 무독성인지 살펴봐야 하고, 안전성 확인을 위해 더 큰

  • 시사·교양 기타

    신나는 여름방학

    주니어 생글생글 제122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여름방학입니다. 피서지에서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객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등 바캉스와 관련된 경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조선시대 성균관의 휴일 제도와 17~19세기 유럽의 그랜드 투어 등 방학과 휴가의 역사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