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어떻게 측정할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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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물가가 화두입니다. 수능에서 경제 지문이 나올 때는 현재 진행 중인 경제 이슈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아요. 하지만 그 이면의 경제 원리를 다루는 지문은 연계해 출제될 수 있어요. 금리, 환율 등이 단골 주제인 이유도 그래서입니다. 물가에 관심이 높은 만큼 물가가 어떻게 측정되는지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물가는 물건값의 평균을 말해요. 물건, 서비스 등에 지불하는 모든 종류의 가격이죠. 물가를 측정하는 건 무척 중요합니다. 물가는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경제 현상이고, 이에 따라 수많은 경제정책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매달 발표하는 물가지수에 항상 시선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대표적인 물가지수를 정해서 측정하는데요, 바로 소비자물가지수(CPI)입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생활물가지수 등도 있어요. 소비자물가지수는 쉽게 말해 우리가 먹고 마시고 노는 것과 관련한 가격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지수입니다. 총 481개 품목을 조사해요.

예를 들어, 사람들이 자주 사는 쌀·라면·교통비·전기요금·병원비 같은 것을 ‘대표 물품’으로 정해놓고 그 가격 변화를 조사하죠. 이를 바탕으로 1년 전보다 얼마나 올랐는지를 퍼센트로 나타냅니다. CPI가 3% 올랐다는 것은 1년 전보다 평균이 3% 올랐단 뜻이에요. 평균이다 보니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과 차이가 날 수 있어요. 한 줄에 3000원인 김밥값이 3500원으로 올랐다면 16.7% 상승한 것이지만, 실제 지표가 10% 넘게 오르는 일은 거의 없지요.

그래서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체적인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좋지만, 각 개인의 체감 물가와는 다를 수 있다는 점, 기억해두면 좋아요. 그래서 요즘은 소비자물가지수 외에도 생활물가지수나 체감물가지수 같은 다양한 지표도 같이 참고한답니다.

물가는 왜 오를까요. 특정 물건의 수요가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죠. 비용이 올라가면서 가격이 오르기도 합니다. 원재룟값 상승 등을 이유로 라면·과자 등 가격이 오르는 게 이런 사례들이죠. 하지만 좀 더 크게 보자면 돈이 많이 풀릴수록 물가는 상승 압력이 높아져요. 사람들 주머니에 돈이 많아지면 소비할 가능성도 크겠죠. 당장에는 소비가 늘어날 수 있지만 결국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높아집니다.

여기서 M2란 개념이 등장해요. M2는 한 국가 내 총통화량을 이야기하는데요, 통화량이란 시중에 풀린 돈을 말해요. M2가 높을수록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M2가 4235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빛을 늘려 재정정책을 펼칠수록 돈은 더 풀리고 물가 압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여기엔 집값도 포함돼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는 현상 자체는 경제성장의 신호가 될 수 있어요. 사람들이 돈을 쓰고, 기업이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렇기에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이익을 늘리고, 임금 상승에도 도움이 됩니다. 정부가 목표하는 물가상승률은 2%입니다. 매년 2%씩 물가가 오르면 적당하다고 보는 겁니다.

하지만 물가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 결국 서민들의 생활이 팍팍해져요. 내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못 좇아가면 사실상 실제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죠. 동유럽과 남미의 국가들은 이 간극을 정부 정책으로 메우려고 돈을 풀고 그 돈이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 고리에 빠져버렸죠.

그럼 물가를 통제해야 하는 걸까요? 물가는 수요와 공급의 결과입니다. 만약 물가를 정부가 인위적으로 통제한다면 당장에는 가격이 눌려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물건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이들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죠.

하나는 공급량을 줄이게 된다는 점이고, 하나는 다른 이들이 그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경쟁에 나서지 않는다는 겁니다. 딱 봐도 돈이 안 되는 사업이면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하겠죠. 산업의 경쟁이 일어나지 않고 그 결과 경쟁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물가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들어가면 결국 재정 부담으로 돌아오죠. 또 다른 물가 상승 원인이 되는 겁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임기 때 돈을 풀고 물가를 억제해서 경제가 좋은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 없이 눌러놓은 문제는 추후 곪아 터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NIE 포인트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1. 물가는 어떻게 측정할까?

2. 물가가 오르는 원인엔 어떤 것이 있을까?

3. 물가를 통제하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