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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수소 1g 핵융합으로 석유 8t 에너지 얻어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장치는 가벼운 원소들의 원자핵을 서로 융합시켜 에너지를 생성한다. 원료인 수소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수소 1g으로 석유 8t에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꿈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태양이 1초에 뿜어내는 에너지의 양은 약 3.8x1026와트(W)다. 지구에 있는 모든 인류가 100만 년 동안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많다. 태양이 이렇게 거대한 에너지를 눈 깜짝할 새에 만드는 비결은 바로 핵융합이다. 핵융합은 원자력발전의 기본 원리인 핵분열과 마찬가지로 원자의 ‘질량 결손’을 유도해 에너지를 생성하지만, 방식이 다르다.먼저 핵분열은 우라늄의 방사성 동위원소(양성자 수는 같으나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이 다른 원소)인 우라늄235(235U)를 원료로 사용한다. 전하를 띄지 않는 중성자를 우라늄235의 원자핵에 충돌시키면 더 가벼운 원소인 바륨(Ba)과 크립톤(Kr)으로 쪼개지고, 이때 질량 결손이 일어난다. 다시 말하면 우라늄235의 질량보다 바륨과 크립톤 질량의 합이 작다는 뜻으로, 사라진 질량만큼이 에너지로 바뀐다. 결손되는 질량이 아주 작아도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라 빛의 속도를 두 번 곱한 만큼의 에너지(E=mc2)가 생성된다. 우라늄235 원자핵 1개가 분열하면 같은 무게의 석유나 석탄이 탈 때보다 몇백만 배 많은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반면 핵융합은 가벼운 원소인 중수소(2H)와 삼중수소(3H)를 이용한다. 두 원소는 모두 수소의 동위원소로, 수소보다 중성자가 각각 1개, 2개 많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들이 서로 충돌하면 더 무거운, 하나의 원소로 합쳐진다. 이때 충돌 전 원소들 질량의 합이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 확인하며 이별하는 여정

    출간 1년여 만에 30만 부 기념 특별판 출간, 전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세운 기록이다. 빨치산 출신 사회주의자 아버지의 3일장 기간에 일어난 일을 그린 소설의 성적이라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필경 어두운 이야기가 펼쳐졌으리라 짐작되는 소설이 왜 큰 울림을 주는 걸까.진한 전라도 사투리 대사가 페이지마다 아로새겨진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읽기 쉽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 바로 깨진다. 소설을 읽는 동안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그 한가운데서 수난을 겪은 개인의 질곡,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정,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까지 ‘사람’과 ‘사랑’이 넘쳐흐르는 것을 깨닫게 된다.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모교 강단에 섰던 정지아 작가는 실제 빨치산의 딸이다. 1990년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을 펴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만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서라벌문학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정지아 작가는 특별판 발간 기념 후기에서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날 아버지에게 “당신들이 목숨을 걸었던 이데올로기가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시냐”라고 냉소적으로 물었다고 피력한다. 그러자 “나는 사회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지 않았다. 인간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때는 그 대안이 사회주의였을 뿐이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삶<아버지의 해방일지>에 아버지가 말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삶&rsquo

  • 시사 이슈 찬반토론

    국민연금 '국가지급 약속' 법제화, 문제점은 없나

    국민연금 개혁이 장기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개혁 과제로 내세웠으나 국회에서 정부, 다시 국회로 개혁 주체가 옮겨갔다. 많은 국민의 노후 생활이 걸린 이 연금의 기금이 고갈되지 않고 지속 가능하도록 미리 준비해두자는 게 정상화의 골자다. 대체적 의견은 지금까지보다 연금 요율(보험 납부료)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더 내고 더 받기’라며 더 내는 것과 함께 더 받는 것도 개선안에 포함하자는 목소리가 대두하면서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2050년대에는 기금이 고갈한다는 문제에서 개혁 논의를 시작했지만, 더 받기(소득대체율 올리기)도 은근히 당연시되면서 얼마나 더 낼지조차 결정을 못 하게 됐다. 그 바람에 법으로 국가 지급을 명문화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비판도 만만찮은 국가 지급 약속 법제화, 문제점은 무엇인가.[찬성] 2150만 가입자의 노후 달린 기금, 정부가 가입 의무화…'약속' 지켜야국민연금은 이름 그대로 다수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자금이다. 많은 국민이 법으로 가입을 강제화한 이 연금 수령을 바라며 노후를 대비한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대다수 직장인이 강제로 가입해왔다. 정부는 소규모 자영업자에게까지 문을 열어 이 사회적 공적부조 시스템에 가입시켰다. 가입자 개인이 연금보험료의 절반을 내면 기업 등 사용자가 나머지 절반을 내는 것도 법에 정해져 있다. 노후 빈곤율이 세계 1위인 한국에서 국민연금은 더없이 중요하다.실제로 역대 정부는 예외 없이 국민연금 가입을 독려하며 가입 확대 정책을 펴왔다. 국민연금공단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나서 가입하기만 하면 어떤 경우에도 나중에 연금을 받

  • 교양 기타

    사랑하라, 그러나 간격을 두라 [고두현의 아침 시편]

    사랑하라, 그러나 간격을 두라                       너희 함께 태어나 영원히 함께하리라.죽음의 천사가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신의 계율 속에서도 너희는 늘 함께하리라.그러나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창공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서로 사랑하되 그것으로 구속하지는 말라.너희 영혼의 해안 사이에 물결치는 바다를 놓아두라.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같은 잔을 마시지 말라.서로에게 빵을 주되 같은 빵을 먹지 말라.현악기의 줄들이 같은 화음을 내면서도 혼자이듯이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서로의 가슴을 주되 그 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오직 신의 손길만이 너희 가슴을 품을 수 있다.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사원의 기둥들은 서로 떨어져 있고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느니.* 칼릴 지브란(1883~1931) : 레바논 출신의 미국 시인덩굴식물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줄기를 감고 오릅니다. 칡은 대부분 왼쪽으로 감고, 등나무는 주로 오른쪽으로 감지요. 개중에 좌우를 가리지 않는 것도 있지만, 칡과 등나무가 다른 쪽으로 감고 오르다 얽히면 싸우게 됩니다. 이런 모습의 ‘칡 갈(葛)’과 ‘등나무 등(藤)’에서 유래한 말이 곧 갈등(葛藤)이죠.인간 세상에서도 생각이 한쪽으로만 꼬이는 사람끼리 만나면 부딪치게 됩니다. 갈등이 심해지면 자기뿐 아니라 이웃과 사회까지 망치고 말지요. 칡에 감긴 나무가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등나무 줄기에 목을 졸린 나무가 숨을 쉬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레바논 출신의 미국 시인 칼릴 지브란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

  • 경제 기타

    AI가 없앤 야구 '마태효과'…노동시장에도 적용될까

    공격 전 부문 상위권을 달리며 기아타이거즈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김도영(20). 고비마다 홈런을 터뜨리며 삼성라이온즈의 중심타자로 활약 중인 김영웅(20). 시속 150km대 속구를 무기로 두산베어스 필승 계투진에 들어간 김택연(19). 시즌 3분의 1을 소화한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여느 해보다 두드러진다. 뛰어난 선수들이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류현진은 왜 부진할까젊은 선수들의 활약상을 좀 더 살펴보자. 지난 3일 현재 내국인 타자 OPS(출루율+장타율) 상위 30명 중 13명이 29세 이하 선수다. 작년엔 30위 내 20대 선수가 7명에 불과했다. 내국인 투수 평균자책점 10위권에 든 20대 선수도 작년 5명에서 올해 7명으로 증가했다.야구계 안팎에서는 올 시즌 도입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영건의 약진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BS로 야구계의 ‘마태 효과’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마태 효과는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턴이 1969년 주창한 개념이다. 머턴은 무명 과학자가 저명한 과학자와 비슷한 연구 성과를 내도 연구비 지원은 저명한 과학자가 많이 받는 현상을 마태 효과라고 했다. 그런 현실을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자는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는 마태복음 구절에 빗댄 것이다.야구계의 마태 효과는 심판이 유명 선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정하는 경향을 뜻한다. 제구력이 좋기로 유명한 투수가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모호한 공을 던졌을 때 대충 들어왔겠거니 하고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ABS는 누가 유명 선수인지 모른다. 따라서 유명 선수에게 유리하게 판정하

  • 경제 기타

    잘못 설계된 보험 제도가 도덕적 해이·시장실패 불러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다음 달부터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갱신 시점에 할인·할증된다.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이 없다면 보험료를 5%가량 할인받지만 수령액이 300만원 이상이면 보험료가 최고 300% 올라간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비급여 과잉 진료 방지를 위해 4세대 실손보험의 비급여 보험료를 5등급으로 나눠 차등 적용한다고 6일 밝혔다.- 2024년 6월7일자 한국경제신문 -정부가 과잉 진료 문제를 막기 위해 실손보험의 보험료 산정 방식을 바꾼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실손보험은 피보험자가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으로 가입자가 4000만 명에 달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립니다.이처럼 수많은 사람이 가입해 매달 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실손보험은 대표적 만성 적자 상품으로 꼽힙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1조9700억원에 달했습니다. 보험상품의 수익 구조를 보여주는 손해율은 103.4%를 기록했습니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보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실손보험은 보장률이 치료비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중증 질환에 걸린 환자의 실질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999년에 도입했습니다. 보장률이 전체 의료비의 60% 수준에 그치는 건강보험의 한계를 보완해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질병이란 ‘불운’을 막아준다는 ‘선한’ 의도에서 출발한 제도입니다.하지만 한국의 실손보험은 설계 당시부터 적자가 예견돼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손보험은 출시된 시기에 따라 1세대에서 4세대로 나뉩니다. 2009년 9월까지 판매한 1세

  • 숫자로 읽는 세상

    수시 모집요강에 '합격 꿀팁' 있네!

    대학들의 수시 모집요강 발표가 마무리됐다. 이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학교별로 100쪽 가까운 분량이라 모두 살펴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전년도와 달라진 전형 사항을 파악하고, 모집단위 선발 인원과 대학별 고사 일정 등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9일 진학사에 따르면 수시 모집요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형 요약 및 주요 사항’이다. 각 전형의 포인트나 전년도와 달라진 변경 사항 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 면접을 폐지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는 것으로 변경했다.희망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모집단위가 개설됐는지, 어떤 전형으로 선발하고 모집 인원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고려대는 올해부터 대부분 모집단위에서 논술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인공지능학과, 지능형반도체전공을 신설했다.원서 접수 일정과 서류 제출 시기 등은 대학별로 큰 차이가 없다. 중요한 것은 대학별 고사와 면접 일정이다. 고려대(계열적합전형), 성균관대(탐구형 일부), 한국외국어대(면접형) 등이 수능 전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을 한다. 연세대, 서울시립대, 홍익대(서울) 등은 수능 전에 논술고사를 치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전 고사는 개별 수험생의 컨디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반대로 준비가 잘돼 부담이 덜한 수험생이라면 수능 전 고사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대학별 일정이 겹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건국대, 경희대(일부 모집단위), 숙명여대 등이 논술고사를 수능

  • 숫자로 읽는 세상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는 소송 남발 부를 것"

    기업 이사(경영진)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를 넘어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두고 산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주주의 이익을 모두 만족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경영진 대상 소송이 남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인수합병(M&A)과 같은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밸류업(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단체는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담은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국회는 제22대 국회 구성이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부터 상법 제382조의3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 개정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행 상법에 있는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을 “이사는 회사와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위해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로 바꾸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부 소액주주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6월에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상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산업계에선 상법 개정안을 놓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대한 주주 소송을 부추기고 국내 법체계를 훼손하는 규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주주의 지분 보유 목적이 단기·장기투자, 배당수익 등 제각각이란 점에서 이사가 어떤 경영 판단을 하든 일부 주주에게는 충실의무 위반이 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독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