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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AI중점 학교, 2028년 2000곳으로 늘린다
정부가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에 속도를 높인다. 기존 8년 이상 소요되던 학·석·박사 과정을 5년 반으로 단축해 고급 인재의 배출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모두를 위한 AI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총 1조4000억원이 투입될 이번 대책은 이재명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AI 세계 3강’ 실현을 위한 교육부 차원의 후속 조치다.정부는 미래산업을 주도할 혁신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AI 패스트트랙’ 신설이 대표적이다. 학·석·박사 과정을 통합해 이르면 5년 반 만에 학위를 마치고 산업과 연구 현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우수 연구 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정년 이후에도 석학이 국내에서 교육과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국가석좌교수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공립대의 65세 정년 제한 예외와 연봉 상한 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국가 균형 성장을 위해 거점 국립대를 지역 AI 거점 대학으로 육성한다. 대학별 강점을 살린 학문 분야와 AI 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단과대학을 신설한다. 또 해당 대학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핵심 연구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계약학과·계약정원제도 확대한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AI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사내 대학원 제도 역시 정비한다. 또 산학협력 연구 성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산업학위제’를 도입할 방침이다.초중고에서는 AI 교육을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AI 중점 학교’를 대폭 늘린다. 올해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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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장티푸스가 나폴레옹 군대 패퇴시켰다
1812년 6월,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은 60만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향해 진군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나폴레옹 군대는 러시아군을 격파하기는커녕 폐허가 된 모스크바에 고립됐다. 결국 그해 10월, 나폴레옹 군대는 후퇴를 결정하고 폴란드 국경을 따라 이동했다. 그러나 병사 대부분은 유럽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러시아군의 공격이 아닌, 전염병으로 인해 대부분이 러시아에서 죽음을 맞은 것이다. 최근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미생물 유전체학 그룹의 리더인 니콜라스 라스코반의 연구팀은 나폴레옹 군인들의 DNA를 분석해 나폴레옹 군대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의 정체를 밝혀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11월 3일 자에 실렸다.나폴레옹 군대가 전염병의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은 원정에 함께했던 의사 J.R.L 드 키르호프가 책을 발표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책에는 1812년 겨울, 나폴레옹 군대는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을 견뎌야 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진티푸스 전염병이 퍼졌다고 기록돼 있었다. 발진티푸스는 리케차 프로와제키(Rickettsia prowazekii)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전염병으로, 사람 몸에 기생하는 곤충인 ‘몸니(body lice)’가 옮긴다. 발진과 심한 발열을 동반하며 사망률이 매우 높은 전염병이다.J.R.L 드 키르호프의 책뿐 아니라 군대 장교들의 기록도 비슷했기 때문에 다수의 역사학자는 나폴레옹 군대가 몰락한 원인이 발진티푸스라고 믿어왔다. 2006년 프랑스 과학자들이 나폴레옹 군대 유해의 DNA 조각에서 발진티푸스를 일으키는 세균인 리케차 프로와제키의 서열을 확인하며 가설은 사실로 굳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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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기타
세일의 비밀
주니어 생글생글 제185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세일의 비밀입니다. 매년 11월이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우리나라의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세계 곳곳에서 할인 행사가 열립니다. 왜 11월은 ‘쇼핑의 계절’이 됐을까요? 이번 호에서는 그 유래를 살펴보고, 나라별 쇼핑 문화와 할인에 숨겨진 마케팅 기법 등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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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고흐·르누아르…뉴욕 메트 소장품 81점 국내 첫 공개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메트로폴리탄박물관 로버트 리먼 컬렉션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2026년 3월 15일 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오귀스를 르누아르 ‘파아노를 치는 두 소녀’, 빈센트 반 고흐 ‘꽃 피는 과수원’ 등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 총 81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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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금융이 민간저축을 자본재 투자로 연결시키죠
금융은 저축을 하는 경제주체와 차입을 하는 경제주체 사이에 자금을 연결해주는 과정이다. 현대의 경제체제에서 상품의 생산과 소비가 시장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저축과 차입의 금융 행위도 시장 중심으로 작동한다.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쉽게 연결되어 여유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금융시장은 현대 금융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 요소다. 이번 주에는 금융시장의 기능과 유형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다. 대부자금시장과의 구별금융경제학이 아닌 일반 경제이론을 다루는 경제학 책에서는 금융시장이라는 용어보다 대부자금(loanable fund)시장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대부자금시장은 금융거래를 소비하고 남은 부분인 저축과 자본재를 구매하기 위해 차입을 하는 투자만으로 한정시킨 시장이다. 실제 금융거래에서는 자본재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을 차입하는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금리가 낮은 곳에서 자금을 빌려 더 높은 이자를 받고 차입한 자금을 빌려주는 거래도 많이 나타나므로 저축량보다 더 많은 자금공급과 투자 수준보다 더 많은 자금 수요가 발생한다.대부자금시장은 경제학 책에서 균형이자율이 결정되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가정한 가상적인 시장일 뿐, 현실에 존재하는 시장은 아니다. 금융시장의 이자율은 개별 금융시장마다 다르게 결정되지만, 금융시장에서 기준이 되는 이자율은 한 나라 전체의 저축량과 궁극적으로 필요한 자금인 자본재에 대한 투자 수준에서 결정된다. 이에 가상적인 대부자금시장을 도입해 이러한 이자율 결정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자율 결정 과정이 아닌 현실의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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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종묘 인근 세운상가 재개발, 허용해야 하나
최근 서울 종묘 인근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을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최고 142m 높이의 초고층 빌딩 건설을 포함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서울시 관보에 고시했다. 지난 6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낸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일부개정안 의결 무효 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문체부 장관 측) 패소 판결을 했다.서울시는 “세운4구역 재정비 사업은 낙후된 지역에 녹지축을 조성하고 도시 구조를 개편하는 사업”이라며 “지난 20여 년간 정체돼온 재정비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 등은 “세계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우리 문화유산을 지킬 것”이라고 맞섰다. 세운상가 개발을 둘러싼 찬반 입장을 자세히 들어보자. [찬성] 도심 재활성화와 녹지축 조성…"종묘 경관 해친다" 지적은 과도 서울 도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은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 현재 세운상가 지역은 서울의 중심부임에도 1960년대 노후 건축물들이 밀집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안전문제까지 유발하고 있다. 이번 재개발은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미래 혁신적인 공간으로 도심을 탈바꿈시키는 의미가 있다.세운상가 일대 재개발은 문화유산 보존과 도시 재창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다. 서울시의 계획은 고층 개발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는 대신 확보된 자금과 면적을 활용해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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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슬픔속에서도 희망 잃지 않는 영원의 광채
‘칼릴 지브란’ 하면 바로 떠오르는 작품은 <예언자>다. <예언자>는 엘리엇, 예이츠의 시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집으로 평가받는다. 1923년 40세에 쓴 <예언자>는 성서 다음으로 많이 팔릴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눈물과 미소〉는 지브란의 첫 번째 작품으로, 32편의 시와 산문이 실려 있다. 지브란이 1908년 파리의 미술학교에서 미술 공부를 하던 25세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이 책을 번역한 김승희 시인은 지브란의 언어를 “단순하면서도 사색적이고, 음악적이며 아름답다”고 평했는데, 시와 산문을 읽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불의와 폭력에 대한 저항 정신 가득한 젊은 패기와 함께 깊고 넓은 사색의 열기를 가득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글은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반영하기 마련인데, 지브란이 깊이 있는 글을 쓴 배경에는 녹록지 않은 삶의 여정이 있었다. 지브란은 1883년 레바논 베샤르에서 태어났다. 교회 사제의 딸로 예술에 천부적 재능이 있었던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음악과 미술,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가르쳤다. 지브란이 시인이자 철학자이며 화가로 활동하게 된 배경에는 문화적 분위기에서 자란 어린 시절이 있었다.12세 때 지브란에게 어려움이 닥쳐온다. 세무 관리이던 아버지가 세금을 잘못 관리해 전 재산을 몰수당하고 투옥되자 어머니는 자녀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난다. 지브란은 15세에 레바논으로 돌아와 아랍 문학을 공부한다. 19세, 다시 미국으로 가던 중 누이 술타나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듬해 3월에는 형, 6월에는 어머니가 연이어 세상을 떠난다.삶의 고초가 담긴 32편의 글삶의 고초를 겪으면서 깊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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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농업 키우려 상업을 억압한 조선
조선의 기틀을 마련한 정도전은 1394년 집필한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에서 장인(匠人)과 상인에 대해선 아주 적은 분량밖에 할애하지 않았다. 국가의 기반인 농업이 아닌 ‘부차적’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줄인다는 의도로 의식적으로 상업을 도외시한 것이다. 상공업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농업을 포기하는 농민들이 생겨선 안 된다는 것은 당대 동아시아에 널리 퍼진 유학 사상이었다.‘무본억말(務本抑末, 근본에 힘쓰고 말업을 억제함)’이라는 구호 아래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상업을 억압했다. 농촌에 장이 서는 것을 금지했고, 그 결과 고려시대에 있었던 농촌 장시도 사라졌다. 제조업 관련자는 극소수였다. 모시와 비단 의류, 신발, 가구, 부엌 기구, 가죽제품, 벽돌, 종이, 자기, 무기, 갑옷 등을 만드는 직업 장인은 한 줌에 불과했다. 제철과 야금 인력도 극소수로 제한됐다.구체적으로 전국에서 중앙정부에 고용된 장인 숫자는 6600명가량으로 법률로 제한됐다. 중앙에 130개 분야에서 2800명 정도가 배치됐고, 지방에는 27개 분야에 3800명이 할당됐다. 장인들은 중앙에 편중됐고, 주로 지배계층의 품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품을 주로 생산했다.지방에 등록된 장인 중 3분의 1은 경상도에 거주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마을별로 살펴보면 한 마을이나 지역에서 두세 명을 넘지 못했다. 종이 생산으로 유명하던 전라도 전주와 남원은 해당 기술 장인이 각각 23명씩 있었다. 경주, 상주, 안동, 진주 같은 큰 도시에서도 대장장이나 야금장이는 한두 명밖에 되지 않았다.자체 비단 산업은 자리 잡지 못했고, 품질 좋은 비단 제품은 왕조가 끝날 때까지 중국에서 수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