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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손흥민 연봉, K리그의 50배…비싼 몸값의 비밀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MVP를 차지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몸값은 무려 3억2500만 달러(약 4707억 원)에 이른다. 계약 기간이 12년으로 길지만, 총액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이다. 이렇듯 스타들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손흥민의 연봉도 1152만 달러(약 166억 원)으로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선수들의 작년 평균 연봉(3억499만 원)의 50배가 넘는다. 슈퍼스타의 몸값은 왜 그렇게 비쌀까?대체 불가능한 실력자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셔윈 로젠은 1981년 발표한 논문 ‘슈퍼스타 경제학’에서 소수의 특급 스타가 압도적으로 높은 소득을 얻는 현상을 경제학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슈퍼스타 현상이 나타나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첫째는 슈퍼스타의 대체 불가능성이다.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사람이 슈퍼스타가 된다. 야마모토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3승을 올렸다. 우승에 필요한 4승 중 3승을 혼자 책임지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연봉이 비싸다고 해서 야마모토 대신 다른 선수를 샀다면 LA다저스는 우승에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면 비싼 값을 주고라도 잡아야 한다. 야구팬들에게 평범한 투수가 나오는 경기를 두 번 보는 것과 야마모토가 나오는 경기를 한 번 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야마모토의 경기를 택할 것이다.둘째로 슈퍼스타가 제공하는 재화나 서비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소비할 수 있어야 하고,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 즉 한계생산비용이 제로(0)에 가까워야 한다. 야마모토의 투구는 경기장은 물론 TV,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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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실명 환자에 전자칩 이식, 시력 되살렸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에는 종종 ‘인공눈’을 단 인물이 등장한다. 사고나 질병으로 시력을 잃은 사람이 첨단 기계장치의 도움으로 다시 세상을 보는 설정이다. 그런데 이런 장면이 더 이상 허구만은 아니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대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발표한 연구에서 실명한 환자에게 전자칩을 이식해 시력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이 연구는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시력을 잃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눈의 망막 중심부에 있는 시각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노인이 실명하는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번 손상된 시각세포는 재생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잃은 시력을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연구팀은 이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망막 아래에 이식할 수 있는, ‘프리마(PRIMA)’라는 이름의 초소형 실리콘 칩을 고안했다. 이 장치는 지름이 2밀리미터(mm), 두께는 3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빛을 전기자극으로 바꾸는 초미세 광다이오드 378개가 들어 있다. 환자는 카메라가 달린 특수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데, 이 카메라가 외부 풍경을 포착해 눈으로 보내면 칩이 그 빛 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 망막 신경세포를 자극한다. 망막이 해야 할 일을 칩이 대신 수행해 뇌가 다시 ‘보는 감각’을 느끼도록 돕는 것이다.연구팀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5개 국가의 17개 병원에서 노인성 황반변성으로 시야를 잃은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칩 이식 후 1년간 추적 관찰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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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게임 칩의 대변신…'AI 시대의 석유'로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에 총 26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했다. 최대 14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오픈AI,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세계적 빅테크 기업은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으며 엔비디아 GPU를 쓸어 담아왔다.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GPU를 우리나라가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생태계에 동참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없어서 못 산다 … AI 학습 필수품대규모언어모델(LLM)이 수천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학습하는 과정은 상상을 초월하는 연산 능력을 요구한다. 전통적인 중앙처리장치(CPU)로는 쉽지 않은 이런 일을 가능케 하는 핵심 칩이 GPU다. GPU는 애초 3차원 게임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그 구조가 수천 개의 연산 코어를 병렬로 동시에 구동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 AI 혁명과 맞물리면서 기적을 낳았다. 방대한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딥러닝 학습에 GPU는 마치 맞춤복처럼 들어맞았다. GPU가 ‘AI 시대의 석유’로 불리는 이유도 그래서다.GPU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 최근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엔비디아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AI 학습용 고성능 GPU 시장에서 이 회사 점유율은 80%를 웃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H100은 LLM 훈련에 사실상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1993년 그래픽 칩을 만드는 중소기업으로 출발한 엔비디아가 세계 AI 생태계의 지배자로 우뚝 선 배경에는 2000년대 중반 GPU를 범용 연산장치로 확장하는 데 과감히 투자한 젠슨 황의 선견지명과 전략적 결단이 있다.철옹성 같은 시장 지배력을 완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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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덧없는 권력의 상징 '오지만디아스' [고두현의 아침 시편]
오지만디아스 퍼시 비시 셸리고대의 나라에서 온 여행자를 만난 적이 있네.그가 말하길 "거대하지만 몸통 없는 두 다리의석상을 사막에서 보았네. 근처 모래 위에는부서진 두상이 반쯤 묻혀 있는데, 찌푸린 얼굴,주름진 입술과 독선적인 냉소가 감도는 걸 보니조각가가 그의 열정을 잘 읽었구나 싶었지.그 열정이 주인을 따르던 손과 심장을 뛰어넘어생명 없는 돌에 새겨져 여태 살아남았다네.그리고 받침대 위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네.'내 이름은 오지만디아스, 왕 중의 왕.너희 강대한 자들아, 나의 위업을 보라, 그리고 절망하라!'그 옆엔 아무것도 없었네. 뭉툭하게 삭아버린그 엄청난 잔해의 주위로, 끝이 없고 황량하게 외로운 모래벌판이 멀리까지 뻗어 있었네."영국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1792~1822)가 26세 때인 1818년에 발표한 시입니다. 제목의 ‘오지만디아스’는 이집트 람세스 2세의 그리스어식 이름이지요. 영국이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석상을 이집트로부터 들여온 것을 계기로 쓴 시입니다.오지만디아스는 고대 이집트의 태양왕으로 불린 파라오였습니다. 선대의 투탕카멘, 후대 여왕 클레오파트라와 더불어 가장 널리 알려진 제왕입니다. 26세에 즉위해 64년간 제국을 통치하다 90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원할 것 같던 권력도 영화도…그는 시리아와 리비아 등을 정복했고,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거대한 조각상과 아부심벨, 라메세움 등의 신전을 곳곳에 건립했습니다. 수많은 전승기념비도 세웠습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권력과 영화도 세월과 함께 덧없이 스러지고 말았지요.셸리가 이 시를 쓰던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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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기타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
주니어 생글생글 제184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반도체입니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 산업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란 무엇이며, 어디에 쓰이는지, 여러 나라가 반도체 산업에서 앞서가기 위해 경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알아봅니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 뉴스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요 용어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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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카페 "중국인 손님 안 받겠다"…입장 존중해야 하나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가 최근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내걸어 논란이 확산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영업의 자유와 평등권 침해 사이의 공방이 이어지고, 외국 언론까지 이를 인용 보도하면서 사안은 단순한 지역 이슈를 넘어섰다. 해당 카페 사장은 중국인 출입 금지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의 핫 플레이스 관광지인 성수동인 만큼 비슷한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와 맞물리며, 영업의 자유와 인종차별 문제가 충돌하는 상징적 사례로 떠올랐다. 다문화·다민족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는 한국 사회가 포용과 배제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나아가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가치가 부딪힐 때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까지 던진다.[찬성] 다수 고객 배려한 조치…영업의 자유는 보장돼야대한민국은 자유국가다. 업주는 자신의 영업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지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 해당 카페 사장은 “중국인 손님이 오면 분위기가 달라지고,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한다”며 “이런 갈등 자체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정인을 배제하려는 차별이 아니라, 다른 손님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설명이다.해외에서도 업주의 손을 들어준 비슷한 판례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2001년 특정 오토바이 클럽 회원들의 출입을 제한한 주점 업주에게 정당성을 인정했다. 법원은 “특정 집단을 배척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매장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이나 분쟁으로 다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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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신용 좋은 사람일수록 대출금리가 싼 이유는?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대출은 경제활동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대출이 무엇인지, 금리는 무엇이고 어떻게 나뉘는지를 알고 있다면 수능 비문학 지문에 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생활에도 유용한 상식이 될 것입니다.요즘 뉴스를 보면 대출 규제와 관련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대출이 뭐길래 이토록 관심이 많은 것일까요. 대출은 돈을 빌리는 행위입니다. 빌려주는 측은 은행 같은 금융기관이 될 수도 있고, 회사나 개인이 될 수도 있죠. 빌리는 측도 마찬가지입니다. 빌린 측은 빌려준 측에게 원금에 이자를 더해 갚습니다.대출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요. 첫 번째는 신용대출입니다. 가장 오래된 형태의 대출이죠. 신용점수를 바탕으로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개인이나 법인 등에 빌려줍니다. 두 번째는 담보대출입니다. 신용대출만으로 빌려주기 어려운 금액이거나 신용을 확인하기 어려울 때는 담보를 걸어야 하죠. 집·자동차·예금, 심지어 물건까지 가능합니다.우리가 집을 살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이 바로 집을 담보 삼아 돈을 빌린 것이죠. 세 번째는 정책대출입니다. 정부가 서민이나 특정 산업 등을 돕기 위해 낮은 금리로 공급하는 대출입니다. 이는 복지적 성격이 강하죠. 정부가 대출받는 사람의 위험도를 대신 보증해주는 셈입니다.대출받을 땐 언제, 어떻게 갚을지가 중요합니다. 원리금균등상환은 매달 같은 금액을 내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방식이고, 원금균등상환은 일정한 원금을 매달 내고, 이자는 갈수록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만기일시상환은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갚는 형태입니다. 대출 기간이 길수록 원리금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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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사계절 속 서울…이방인이 포착한 우리의 삶
서울을 다녀간 해외 유튜버들이 “깨끗하다. 질서를 잘 지킨다. 안전하다. 음식이 맛있다”고 칭찬하면서 “고대와 현대가 잘 어우러진 점, 도심에서 바로 산에 오를 수 있는 점, 깨끗하고 편리한 지하철, 빠른 통신”에 놀라움을 표한다.사계절을 지낸 외국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에 삽니다>를 쓴 안드레스 솔라노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태어난 작가로, 영국 문학잡지 ‘그랜타’가 2010년 ‘스페인어권 최고의 젊은 작가 22인’ 중 1명으로 선정한 인물이다.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때 남미에서 유일하게 군인을 파병한 나라다. 안드레스는 2007년 첫 장편소설 <나를 구해줘, 조 루이스>를 발표한 이후 한국전쟁 콜롬비아 참전용사를 다룬 <네온사인 공동묘지>를 펴낸 바 있다.<한국에 삽니다>는 콜롬비아에서 먼저 발간되어 2016년 ‘콜롬비아 도서관 소설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안드레스의 아내인 이수정 씨가 번역해 2018년 출간됐다. ‘서울 이태원 4계절 체험기’부터 책과 영화, 작가와 작품에 대한 평, 세계 여행 기록, 콜롬비아에서의 삶까지 광범위하게 담겨 있다. “버스는 오전 일곱 시에 부산 터미널을 출발했다. 흰 벽에 붓을 칠하듯 경부고속도로를 활주했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부터 문학적 향취를 듬뿍 풍기는 책이다. 이태원에서 사계절 보내기서울 이태원에 도착한 30대 중반의 안드레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집 앞에 짐을 내려놓고 부동산 중개소로 열쇠를 가지러 간 것이다. “보고타였다면 광장의 비둘기가 떼로 몰려와 한 줌의 쌀알들을 먹어 치우는 사이에 이미 가방은 없어졌을 것이다”라고 감탄한다.서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