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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양 기타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꿈을 꾸라 [고두현의 아침 시편]

    고래의 꿈                              송찬호나는 늘 고래의 꿈을 꾼다언젠가 고래를 만나면 그에게 줄물을 내뿜는 작은 화분 하나도 키우고 있다깊은 밤 나는 심해의 고래방송국에 주파수를 맞추고그들이 동료를 부르거나 먹이를 찾을 때 노래하는길고 아름다운 허밍에 귀 기울이곤 한다맑은 날이면 아득히 망원경 코끝까지 걸어가수평선 너머 고래의 항로를 지켜보기도 한다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고래는 사라져버렸어그런 커다란 꿈은 이미 존재하지도 않아하지만 나는 바다의 목로에 앉아 여전히 고래의 이야길 한다해마들이 진주의 계곡을 발견했대농게 가족이 새 뻘집으로 이사를 한다더군봐, 화분에서 분수가 벌써 이만큼 자랐는걸…내게는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다 내일은 5마력의 동력을배에 더 얹어야겠다 깨진 파도의 유리창을 갈아 끼워야겠다저 아래 물밑을 쏜살같이 흐르는 어뢰의 아이들 손을 잡고 해협을 달려봐야겠다누구나 그러하듯 내게도 오랜 꿈이 있다하얗게 물을 뿜어 올리는 화분 하나 등에 얹고어린 고래로 돌아오는 꿈 여전히 희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인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꿈을 꾸라고 했죠? 시인은 작은 화분 하나를 키우며 심해의 고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래는 대양의 커다란 꿈, 즉 희망을 가리키지요. 사람들이 고래는 사라져 버렸다고 말하지만, 시인은 여전히 희망의 이야기에 주파수를 맞춥니다.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없는 고래의 이야기를 그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그는 밤마다 자신의 꿈이 이뤄지길 소망하며 길고 아름다운 고래의 허밍에 귀를 기울이지요. 그러면서 희망

  • 시사·교양 기타

    24절기 통해 본 계절 변화

    주니어 생글생글 제165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24절기입니다. 1년 중 한낮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고 낮이 가장 긴 하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24절기를 통해 계절 변화를 알 수 있다는 점과 예로부터 24절기를 정하고 활용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퀴즈를 풀며 24절기의 의미를 이해하고 관련된 한자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지역 의료 인력 키우는 공공의대, 설립해야 하나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공의대 설립을 공약했다. 공공의대는 필수 의료 분야나 병원이 많지 않은 지방에서 일할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정부가 교육비를 대는 대신, 이곳을 거친 의사들은 일정 기간 공공 의료기관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열악한 환경과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수가 등으로 만성적 인력난에 허덕이는 공공의료를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공공의대 설립이 예정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의사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0년에도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전공의 파업 등으로 공중보건 위기가 심화하자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 대통령은 의료 개혁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찬성] 의료서비스도 수도권 집중 심화…지방 의료 공백 메우려면 불가피한국은 ‘서울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수도권 과밀 현상이 심각한 나라다. 수도권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가 의료서비스 격차다. 농어촌에 살다가 큰 병이라도 걸리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수도권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 통계 연보에 따르면 의료보장 적용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서울이 479명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다. 의사 수가 적은 경북(215명), 충남(230명), 전남(254명)의 두 배 수준이다. 병원과 약국, 보건소 등 의료기관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암이나 심혈관 질환 수술이 가능한 대형 병원의 경우 서울, 수도권 편중 현상이 한층 더 심하다.의사들이 지방 근무를 꺼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역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

  • 과학과 놀자

    124광년 떨어진 행성서 '강력한' 단서 찾았다

    우주는 정말 우리만의 공간일까? 인류가 이 물음에 과학적으로 답할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몇십 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동 연구팀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태양계 밖 생명체 존재에 관한 역대 가장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혀 과학계가 술렁이고 있다.이번에 포착된 증거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지만,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지난 4월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서 약 124광년(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진공에서 이동하는 거리로, 약 9조4,610억km) 떨어진 외계 행성 K2-18b의 대기에서 디메틸황화물(DMS)로 추정되는 신호가 포착됐다. 이 물질은 지구에서는 해양 박테리아나 플랑크톤 같은 생명체만이 만들어내는 분자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K2-18b의 대기를 통과한 빛을 관측해 얻은 분광 데이터를 분석해 이 신호를 찾아냈고, 그 신뢰 수준은 약 3시그마(σ)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3시그마는 99.7%의 확률로 우연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무게가 지구의 8배 수준인 K2-18b는 표면이 바다로 덮여 있고, 대기는 수소로 가득하다. 과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행성을 ‘하이션(Hycean) 행성’이라 부르는데, 이들은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췄을 가능성이 높다. 하이션 행성은 2021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이 제안한 새로운 행성 분류 카테고리인데, 당시 K2-18b를 대표 후보로 지명했다.이번 연구에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K2-18b의 대기에서 메탄(CH₄)과 이

  • 숫자로 읽는 세상

    내신 부담?…작년 일반고 학업중단 1만8000명

    지난해 전국 일반고 자퇴생 수가 5년 새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경쟁에서 밀린 학생들이 수능에 ‘올인’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10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일반고 학업중단자 수는 1만8498명으로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1만7240명) 대비해서는 7.3% 증가했고, 4년 전인 2020년(9504명)과 비교해서는 약 2배 늘어난 수치다. 학업 중단은 자퇴, 퇴학, 제적 등으로 학생이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다.지난해 외국어고에선 285명의 학생이 학업을 중단했고 지역단위 자율형사립고 255명,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 78명, 국제고 68명이었다. 일반고 학업중단자 수가 전년 대비 7.3% 증가할 때 외고는 5.6%, 지역단위 자사고는 14.4%, 전국단위 자사고는 2.5%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4년 전과 비교해 서울권 학업중단자 수는 94.4%, 경인권은 110.0% 급증했고, 지방권은 82.7% 증가했다.학군지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강남과 경기도 화성 성남 용인 등 교육 열기가 높은 지역일수록 학업 중단자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신 경쟁에서 밀린 학생들이 일반고는 수능 대비가 안 된다는 인식에서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내신 경쟁뿐만이 아니다. 최근 학교 폭력 심의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학군지일수록 심의 건수도 많은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한편 올해 고1 학생들부터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되면서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1등급)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누적 34

  • 역사 기타

    최초의 시험 '과거', 동양의 사고를 지배하다

    조선 시대 민화 장르로 ‘일로연과도(一鷺蓮果圖)’가 있다. 연꽃이 열매가 맺은 배경으로 백로 한 마리가 거니는 모습을 화폭에 담은 것이다. 그런데 이 그림은 여름 철새인 백로와 연밥이 매달리는 가을이 현실에선 이뤄질 수 없는 조합이라는 데 포인트가 있다. 한걸음에 대과(大科)와 소과(小科)를 연달아 통과하라는 뜻의 일로연과도(一路連科圖)와 발음이 같아 시험 합격을 바라는 선물용으로 널리 유통됐다. 과거 합격을 향한 전통사회 식자층의 절실한 열망을 엿볼 수 있는 흔적이다.동양 사회의 성격에 깊은 흔적을 남긴 것으로 과거제도를 꼽을 수 있다. 헝가리 출신 중국학 연구자 에티엔 발라스에 따르면 개방적·객관적인 시험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관료를 뽑는 이 획기적인 제도는 ‘영원한 관료제 사회’로 불린 중국을 떠받치는 근간 역할을 1000년 넘게 맡았다. 학자·관료층은 문자를 독점하며 사회 지배층의 지위를 놓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시험을 준비한 수많은 당사자에겐 ‘시험지옥’이었다고 일본 동양사학자 미야자키 이치사다는 묘사했다. 하지만 이런 과거제도를 누가, 언제, 왜, 어떻게 만들었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찾기 힘들다.과거제도가 언제 시작됐는지는 불분명하다. 한국과 일본 학계에선 수 문제(재위 581~604년) 때 과거가 생겼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반면 중국과 구미에선 수 양제(재위 604~617년) 시기, 구체적으로 수 양제 대업 1년(605년)에 등장했다고 주로 판단한다. 하지만 당나라 시대 이후로 등장 시기를 미루는 견해 역시 무시할 수 없다.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첫 과거제 시행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당

  • 키워드 시사경제

    무디스마저 하향…미국 '트리플A'서 밀려났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지난달 16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끌어내렸다. 1917년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한 후 108년 만의 강등이다. 무디스는 재작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해 하향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번에 실제로 등급을 낮추면서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5경원’ 美 국가부채에 경고장국가신용등급은 한 나라의 외채 상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통한다. 외환보유액, 외채구조 등 대외 부문 건전성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지만 거시경제 여건, 재정 건전성, 안보 위험, 금융과 기업의 경쟁력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국가신용등급은 민간 신용평가회사들이 매기는데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같은 나라여도 세 회사가 매긴 등급이 다를 수 있다. 앞서 S&P가 2011년, 피치가 2023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린 바 있다. 이로써 미국은 3대 신용평가회사 모두로부터 최고 등급 지위를 ‘박탈’당하게 됐다.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떨어뜨린 핵심 원인으로 나랏빚을 지목했다. Aaa 등급을 받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미국의 정부부채 비율, 재정지출에서 이자 지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높다는 것이다.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 나라 국가부채는 36조2200억 달러(약 5경원)에 이른다. 20년 새 다섯 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경제 규모(국내총생산, GDP)의 1.23배다. 미국 정부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 2001년 이후 해마

  • 시사·교양 기타

    한국, G7 가입 가능성은?

    주니어 생글생글 제164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입니다.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최근 한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G7을 G9으로 확대하자는 논의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국력이 강해지고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G7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으며, 한국이 과연 G7에 가입할 만한 국력을 갖췄는지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