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기상관측 기준
2022년 크리스마스는 많이 추웠다. 23일, 24일 서울 하루 최저기온이 영하 13도보다 낮았다. 한강이 일부 얼어 있었는데, 기상청에서는 25일에야 올겨울 처음으로 한강이 결빙됐다고 발표했다. 2021년 크리스마스에도 25일은 영하 14도, 26일은 영하 15도보다 낮았고, 역시 한강은 일부 얼어 있었다. 그런데 2022년 3월 한강이 2년 만에 또다시 얼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강이 얼었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결론은 기상청이 정한 감시구역을 관측해 결빙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감시구역은 노량진부터 센 한강대교 두 번째와 네 번째 교각 사이, 상류방향으로 100m 떨어진 곳의 띠 모양 구역이다. 이곳이 완전히 얼음으로 덮여 강물이 보이지 않을 때를 결빙으로 판단한다. 기상 관측은 1906년 시작했고, 그 당시 노들나루로 불린 노량진은 한강의 주요 나루 중 하나였다. 관측을 위해 접근하기에 가장 적합해 이곳을 관측 지점으로 선정한 것이다.지난 5년간 관측한 결과 한강이 결빙되기 전 5일 동안 서울의 하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이고, 최고기온도 영하에 머물 때 결빙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하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보다 낮은 날이 나흘 이상 지속되면 한강 결빙 기사가 나올 수도 있으니 찾아보자.
한강이 얼어도 관측 지점이 얼어야 결빙을 알리듯, 우리 동네 벚꽃이 피기 시작해도 개화했다는 기사는 나오지 않는다. 이번에는 벚꽃의 개화 관측 기준을 알아보자.
벚꽃처럼 한 개체에 많은 꽃이 피는 다화성 식물은 한 나무에서 임의의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개화로 판단한다. 벚꽃의 개화는 기온과 일조시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일조시간이 짧더라도 기온이 높으면 빨리 개화하기도 한다. 또한 같은 지역이라도 벚나무의 품종, 수령, 성장 상태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다를 수 있다.
그럼 개화를 알리는 ‘한 나무’는 어디 있을까. 벚꽃 개화를 관측하는 표준목은 지방기상청 및 기상관측소 51곳, 대표 벚꽃 군락지 14곳에 있다. 군락지의 경우 군락지를 대표하는 나무 몇 그루를 표준목으로 정한다. 서울의 벚꽃 개화는 서울기상관측소(종로구 송월길 52)에 지정된 왕벚나무가 기준이고, 2000년부터 여의서로를 벚꽃 군락지로 지정해 영등포구 수목 관리번호 118~120번도 관측한다.
군락지 표준목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의 정보를 알려주는 게 목적이라 지역 사정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대전·세종·충남지역의 대표 벚꽃 군락단지 관측은 2015년 신탄진에서 시작했지만, 지역 대표 축제와 연계해 2017년부터 계룡산으로 바뀌었다.
지역별 대표 벚꽃 군락지 표준목은 다음과 같다.
서울 여의서로: 여의서로 국회 동문 건너 벚꽃 군락지 내 영등포구청 수목관리번호 118~120번 세 그루벚꽃 이외에 매화, 개나리, 진달래의 발아와 개화도 관측한다. 봄꽃마다 관측 기준을 찾아보면 어떨까?
수원 경기도청 앞: 경기 수원시 팔달구 도청앞길 63 경기도청 후문 입구 왼쪽 물탱크 아래 세 그루
인천 자유공원: 자유공원 화장실(자유공원로)에서 맥아더 동상 쪽으로 5~7번째 세 그루
청주 무심천변: 청주공고 앞 무심천 하상도로 분기점에서 청주대교 방면 1~3번째 세 그루
전주~군산 간 번영로: 전주~군산 간 도로 목천포다리 검문소 부근 군산대 안내판 기준으로 4~10번째 일곱 그루
경주 보문관광단지: 경주 보문관광단지 물레방아광장 입구 벚꽃 군락지 내 관리번호 5번
하동 쌍계사: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142 화개중 진입로 입구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세 그루
진해 여좌천: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여좌천 로망스다리 상류방향 오른쪽 세 그루
부산 남천동: 부산시 수영구 남천2동 행정복지센터 앞 다섯 그루
속초 설악동: 설악동 설악산로 입구, 목우재 삼거리에서 설악산 방향 15m에 위치
강릉 경포호수: 강릉시 경포호수 나루터 앞 1~3번째 세 그루
춘천 소양강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산1의 2 소양강댐길 무료주차장입구 쪽에서 신북읍 방향으로 8번째
계룡산 국립공원: 계룡산 국립공원 치안센터 맞은편 세 그루
영암 100리: 왕인박사 유적지 교차로에서 독천리 방향으로 100m 전방에 위치한 세 그루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시 일 최고기온은 영상 15도를 넘었고, 여기저기 매화가 활짝 피고 개나리도 꽃망울이 올라왔다. 가까운 미래에 기상청의 봄꽃 관측 기준이 바뀔 지도 모르겠다.√ 기억해주세요 벚꽃처럼 한 개체에 많은 꽃이 피는 다화성 식물은 한 나무에서 임의의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개화로 판단한다. 벚꽃의 개화는 기온과 일조시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일조시간이 짧더라도 기온이 높으면 빨리 개화하기도 한다. 또한 같은 지역이라도 벚나무의 품종, 수령, 성장상태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다를 수 있다.
서윤희 한성과학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