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제로콜라 발암 논란, 아스파탐의 정체
'설탕 제로' '칼로리 제로'. 당 줄이고, 칼로리 낮춘 '제로 슈가' 인기가 몇 년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한동안 뜨겁던 제로 슈가 열풍에 제동이 걸렸다. 제로 슈가 식품에 함유된 물질인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5월 1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체중 조절 목적으로 제로 슈거 식품을 섭취하지 말라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어 7월 16일에는 WHO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며 논란이 심화됐다. 제로 콜라, 마음 편히 마셔도 될까?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다. 미국의 한 화학자가 위궤양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손에 화합물 가루가 묻은 상태로 침을 발라 종이를 넘기다 단맛을 느끼고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수십 년간 식품에 쓰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아스파탐이 들어간 식료품만 수천 가지에 이른다. 콜라, 껌, 요구르트, 과자, 술 등은 물론 기침 시럽과 같은 약물에도 쓰인다. 그간 잘만 먹어오던 감미료인 만큼 이번에 제기된 문제를 정확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아스파탐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올’이다. 아스파탐은 아미노산의 결합체로,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다. 그 때문에 아스파탐은 다른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1g당 4kcal의 열량을 낸다. 엄밀히 말해 ‘제로’ 칼로리는 아니다. 다만 설탕의 200분의 1에 해당하는 양으로 같은 단맛을 낼 수 있기에 ‘저칼로리’ 감미료인 셈이다. 한국의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100mL당 4kcal 미만인 경우 0kcal로 표기가 가능하다,
이처럼 소량으로 강한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은 자연에서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인 아스파르트산과 페닐알라닌이 결합된 분자에 메틸기가 붙어 있는 형태의 화합물이다. 섭취하면 소화기관에서 다시 아스파르트산, 페닐알라닌, 메탄올로 쪼개진다. 이때 메탄올은 포름알데히드를 거쳐 독성을 띠는 포름산으로 된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아스파탐의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메탄올은 극히 적어 인체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과일 주스에 든 양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다음으로 ‘허용량’을 주목해야 한다. WHO가 설정한 아스파탐 1일 권고 섭취 허용량은 1kg당 40mg 이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로 음료의 경우 300mL에 50~60mg 정도가 들어 있다. 체중 60kg인 사람을 기준으로 1일 권고 섭취 허용량은 2400mg인 셈이다. 이는 아스파탐 60mg 들어 있는 300mL 음료를 40캔, 12L를 마셔야 하는 양이다.
또 허용량 이하로 섭취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임상적으로 밝혀져 있을 뿐, 그 이상 섭취한다고 반드시 부작용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인체 위해성 및 안전성 여부를 판단하는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정한 1일 섭취 허용량 대비 한국인의 평균 아스파탐 섭취량은 기준 허용량의 0.12%에 불과하다.
가장 문제가 된 ‘발암 가능성’ 기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2B군으로 분류했다. 발암물질 2B군은 ‘사람 대상 실험에서 제한적 결과만 확인, 또는 동물 실험에서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을 뜻한다. 이 등급에 해당하는 다른 식품으로 피클, 김치 등이 있다.
발암물질 2B군보다 한 단계 높은 발암물질 2A군에 속한 식품 목록에는 적색육인 소고기, 돼지고기 등이 속한다. 65℃ 이상의 뜨거운 물도 포함된다. 더 위험한 등급을 받은 음식을 섭취할 때 문제를 느끼지 않는 것처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아스파탐의 위험성을 다룬 일부 동물실험 연구가 있으나, 직접적으로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다량 섭취 시 두드러기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과용하면 오히려 비만과 당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7월 14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섭취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으나, 과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억해주세요 아스파탐은 단백질을 이루고 있는 물질인 아미노산의 결합체다. 다른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1g당 4kcal의 열량을 낸다. 다만 설탕의 200분의 1 정도로 같은 단맛을 내기에 ‘저칼로리’ 감미료로 식료품에 두루 쓰인다. 아스파탐은 아미노산 ‘아스파르트산’과 아미노산 ‘페닐알라닌’이 결합된 분자에 메틸기가 붙어 있는 형태의 화합물이다. 섭취하면 소화기관에서 다시 아스파르트산, 페닐알라닌, 메탄올로 쪼개진다. 메탄올이 포름알데히드를 거쳐 독성을 띠는 포름산으로 분해되지만, 아스파탐의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메탄올은 극히 적어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조혜인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