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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열아홉 살 상상력이 만든 과학소설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은 여러모로 놀라운 소설이다. 영국 작가 메리 셸리가 19세에 썼다는 사실이 우선 놀랍다. ‘과학기술이 야기하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로 불리는 <프랑켄슈타인>은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퍼져나갔다. 1910년부터 여러 차례 ‘프랑켄슈타인’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거대한 머리에 툭 튀어나온 이마, 꿰매어 붙인 것 같은 섬뜩한 긴 흉터, 관자놀이에 비죽 튀어나온 나사못’의 괴물을 ‘프랑켄슈타인’으로 오인하는 이들이 많다. 소설 속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과학자의 이름이다.20세기 대중문화사에서 <프랑켄슈타인>만큼 무한 재생산된 원작 소설도 드물다.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명저 100’, 2003년 옵서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에 오른 <프랑켄슈타인>은 21세기에도 반드시 읽어야 할 명작 소설이다.소설 형식도 흥미롭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쫓다가 월턴 대장의 배에 오르게 되고 항해를 하면서 프랑켄슈타인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월턴 대장이 기록해 자신의 누나에게 보내는데, 이야기 속 화자가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로 바뀌는 등 다소 파격적이다. 이러한 작법은 ‘괴물을 만든 인간’과 ‘인간에 의한 창조된 괴물’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수천 권의 장서 독파메리 셸리는 어떻게 19세에 세계적인 명작을 쓰게 되었을까. 그녀는 태어난 지 11일 만에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마음씨 고약한 계모 밑에서 자랐다. 계모가 학교에 보내지 않자 셸리는 아버지 서재에서 수천 권에 달하는 장서를 무서운 속도로 독파했다. 정치

  • 경제 기타

    주주·이해관계자 만족시킬 최상의 해법은?

    “기업경영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공적제도들은 과두제적 경영의 폐해를 방지하는 기능도 한다.”2025년 6월 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수능모의평가 국어영역에서 수험생들에겐 생소할 수 있는 경영 관련 지문이 출제됐습니다. 수능에서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좀 더 심층적인 내용이 종종 출제됐던 만큼 기출 지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관련 개념을 확장해둘 필요가 있겠죠. 1인 1표와 1원 1표정치인이 국민을 대표해 정치하는 것과 기업인이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우선 대표를 뽑는 방식이 다르겠죠. 정치는 1인 1표입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모두 1표를 행사하죠. 기업은 다릅니다. 사유재산이기에 1원 1표입니다. 회사 지분을 가진 만큼 영향력을 갖습니다.지문은 민주적 절차를 거친 정치조차도 결과적으로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떨까요?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가 기업의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밖에 없겠죠. 기업이 커질수록 의사결정권도 강력해집니다. 이러한 형태를 ‘과두제적 경영’이라고 지문은 설명했습니다.한국의 대기업들은 사실상 과두제적 경영을 하고 있어요. 이른바 ‘재벌 경영’이라도 하죠. 다만, 재벌이 소유하되 전문 경영인을 고용해 맡기는 게 일반적입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거죠. 하지만 완전히 분리하긴 어렵습니다. 소유자이기도 한 경영인이 기업을 독점해 운영하면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지문에서는 기업 전략 수립, 과감한 투자, 신속한 위기 극복 등에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소위 ‘기업가 정신’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엔 좋다는 얘기

  • 시사 이슈 찬반토론

    광화문광장의 100m 국기 게양대, 어떻게 볼까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만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서울 강북 구도심 한가운데를 국가 상징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단순히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사업이 아니라 정부도 참여하는 국가사업이다. 주체로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모델로 삼은 것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워싱턴 모뉴먼트’, 프랑스 파리 상젤리제 거리의 ‘에투알 개선문’ 같은 곳이다. 역사와 문화, 국가적 상징, 한 시대의 가치를 모두 갖춘 장소에서 그런 의미를 종합하는 시설을 만들자는 취지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너무 커서 고도 제한이 있는 주변과 어울릴 것인지부터 지나친 애국주의적 발상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다양하다. 국가 1번지 격의 공공장소에 세우려는 대형 국기 게양대, 세워볼 만한가 [찬성] 태극기 존중은 나라 사랑의 시작…10위 경제대국 상징물이자 관광상품태극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식민통치 때 독립운동부터 현대의 국제 체육행사까지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상징이다. 연간 2000만 명이 방문하는 국가의 상징적 공간에 국기의 숭고함을 극대화하는 조형물을 설치함으로써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한국은 매사 진영 논리가 판치는 과도한 갈등 사회다. 정치적 분열을 넘어 사회는 극단적으로 분열돼 있다. 이런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로 단결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일은 구호나 몇 마디 정치적 수사로 이뤄지지 않는다. 가슴 뭉클한 감동의 공간이 그래서 필요하다. 국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자각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일상 속에

  • 숫자로 읽는 세상

    무전공 노린다면…전공선택 제한·합격선 변화 살펴야

    2025학년도 대입에서 가장 큰 변화는 전공자율선택제(무전공) 선발 증가로 꼽힌다. 최상위권뿐 아니라 모든 성적대의 학생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제도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 주요 10개 대학(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국어대·한양대)은 2025학년도 대입에서 무전공으로 4379명을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2123명 늘어났다.‘무전공제도’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 전공 탐색을 통해 전공을 정하는 제도다.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먼저 ‘완전한 자유전공’(유형1)이 있다. 이 유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의예, 간호, 사범계열, 예체능 학과 등 일부 모집 단위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고려대는 자유전공학부로 60명을 뽑는데, 이들은 2학년이 되면 총 43개 학과 중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한양대는 인문과 자연으로 나눠 무전공학과를 선발한다. 다만 전공 선택 시에는 인문, 자연계열 구분 없이 정할 수 있다.두 번째는 지원한 계열이나 단과대학에 속하는 전공만 선택할 수 있는 경우(유형2)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전공을 선택할 때 학과별 모집 정원의 15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는 사례가 많다”며 “유형2로 합격한 학생은 1학년 학점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무전공 신설·증원은 첨단학과처럼 순수 증원이 아니다. 기존 모집 단위의 모집 정원 중 일부를 조정해서 마련한 정원이다. 성균관대는 2025학년 대

  • 시사·교양 기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 원리

    주니어 생글생글 제120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대한민국 헌법입니다. 헌법은 한 나라의 기초가 되는 최상위 법입니다. 국민주권의 원리, 자유민주주의의 원리, 복지국가의 원리 등 대한민국 헌법에 담긴 기본 정신을 살펴봤습니다. 헌법소원 심판 사례를 통해 헌법이 국민 생활과 매우 밀접하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주인공은 세계적인 캐릭터 헬로키티를 만든 산리오의 창업자 츠지 신타로 명예회장입니다.

  • 사진으로 보는 세상

    장애인 길 안내 로봇…생활 속 로봇 시대 열린다

    지난 6월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학이 개발한 로봇 안내견이 시각 장애인과 함께 걷고 있다. 안내 로봇은 장애물을 피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사용자의 말을 듣고 반응한다. 로봇 안내견은 올해 안에 시범 사용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과학과 놀자

    온난화로 강도 세진 엘니뇨, 지구 더 달군다

    전국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19일 최고기온이 36℃에 육박했다. 6월 중순 기준으로 75년 만에 최고치다. 경북 지역은 37.7℃를 기록한 곳도 있었고, 경산은 39℃에 달했다. 최근 폭염 시기가 더 빨리 찾아오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인도는 지난 5월 최고기온이 50℃에 육박하는 등 극한의 더위를 겪었다. 폭염으로 온열질환 사망자가 100명 넘게 발생했다. 미국도 곳곳이 무더위에 시달렸다. 북동부 지역 농작물 작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캔자스 등 미국 곡창지대는 극심한 가뭄으로 밀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폭염은 비정상적 고온 현상이 며칠간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피해를 주는 재해를 뜻한다. 한국에서는 체감온도가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폭염주의보’를,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면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폭염이 이어져 한밤중에도 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흔히 한반도의 폭염 원인으로는 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의 발달, 엘니뇨 현상,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등이 꼽힌다. 특히 2018년에는 대기 상층에서 티베트 고기압, 대기 중하층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뜨겁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면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지난해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구가 뜨겁게 달궈졌다. 현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됐다. 엘니뇨는 태평양 해수가 수개월 동안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지는 현상이다. 따뜻해진

  • 경제 기타

    경제안정 등 최종목표 달성 위해 이자율·통화량 점검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경제 안정화, 경제의 지속적 성장, 소득분배 개선 등이다. 정책당국은 이 같은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사용한다. 그러나 정책 수단을 동원해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까지는 정책마다 차이를 보이기는 해도 반드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일부 경제정책은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최종 목표가 반드시 실현된다는 보장이 없기도 하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경제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 정책의 진행 과정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검을 위해 정책당국은 최종 목표와 정책 수단 사이에 중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적절히 관리해 최종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중간 목표를 설정하려 한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중간 목표로 설정하는 대상은 최종 목표와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종 목표와 큰 관계가 없다면 중간 목표로 설정할 이유가 없다. 다음으로 중간 목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당국에 의해 쉽게 통제될 수 있어야 한다. 달성하기 어려운 대상을 중간 목표로 정하면 중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중간 목표를 잘 통제하기 위해 중간 목표의 대상이 쉽게 측정되어 정책이 집행되는 상황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통화정책은 경기변동 중에서 특히 물가변동을 줄여 경제를 안정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는 경제 안정화 정책이다. 그러나 또 다른 경제 안정화 정책인 재정정책에 비해 통화정책은 전달경로가 많이 길다. 전달 경로가 길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