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막는 첨단기술
지난 3월 서울 강동구에서 싱크홀(땅 꺼짐) 사고가 발생했다. 지름과 깊이가 각각 20m에 달하는 대형 싱크홀이었다. 이번 싱크홀로 4개 차선이 무너졌고,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3년간 서울에서만 60건 넘게 보고됐을 정도로, 최근 도심 한복판에서 싱크홀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싱크홀은 형성 과정에 따라 용해형, 침식형, 붕괴형 등으로 나뉜다. 용해형은 빗물이 암석의 균열을 따라 서서히 스며들면서 암석을 용해해 지표면에 우묵한 함몰지를 만든다. 이런 현상은 영국 페나인산맥의 석회암 지대처럼 석회암이 넓게 분포한 지역에서 흔히 관찰된다. 침식형은 사암 등 비용해성 암석 아래에 위치한 석회암이 용해되면서 상부 암석이 서서히 침하하는 방식으로 발생한다. 붕괴형은 지하에 형성된 동굴이나 공동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발생한다. 지표면이 갑자기 함몰되는 것이 붕괴형 싱크홀의 특징이다. 멕시코 유카탄반도의 이크킬 세노테는 붕괴형 싱크홀이 물로 채워져 천연 수영장처럼 변한 곳으로, 세계적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런 싱크홀이 도로, 주택 등에서 발생하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최근에는 도시화가 진행된 도심지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반복되는 지하 공사, 상하수도관 파손 등이 도심 싱크홀 발생을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집중호우 시에는 싱크홀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진다. 지하수위가 급격히 변하면서 지하 토사가 유실되거나, 토양이 물을 많이 머금어 약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6~8월 집중호우 시기에 싱크홀 신고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3월 강동구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원인은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와 상수도관 파열에 따른 지반 침하로 드러났다. 사고 현장은 9호선 연장 구간 인근으로, 공사 중에 발생한 지하수 유출과 지반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처럼 도심에서 발생하는 싱크홀 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 및 관련 기관은 첨단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표투과레이더(GPR)가 대표적 기술이다. GPR은 전자파를 땅속에 쏘아 반사 신호를 분석해 지하 공동이나 빈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기술이다.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차량 탑재형 GPR을 이용해 하루 최대 20km까지 도로 하부를 3D로 스캔하고 있다. 좁은 인도나 복잡한 구간은 소형 휴대형 GPR로 2D 단면을 확인한다. 2~5m 깊이까지 탐지할 수 있지만, 지하수가 많거나 깊이가 깊을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탐사 주기와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간섭합성개구레이더(InSAR) 기술을 널리 활용하고 있다. InSAR는 위성에서 같은 지점을 반복 촬영해 수 mm 단위의 미세한 지표면 침하 변화를 감지하는 기술이다. 넓은 지역을 한 번에 관측할 수 있고, 수십 m의 땅속 깊은 곳까지 변형을 감지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를 통해 대규모 지반 변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도로, 상하수도관 등 주요 인프라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지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이 센서 데이터는 IoT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고, AI가 이를 자동 분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즉시 경고를 발송한다. 이러한 첨단기술과 직관적 기법의 결합은 싱크홀 예측과 예방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 기억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