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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내핵 안에 또 다른 핵 발견…과학 교과서 바뀔까?

    전체가 커다랗고 단단한 하나의 돌일 것만 같다. 하지만 지구는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고, 그 한가운데에는 태양 표면만큼 뜨거운 열을 내뿜는 핵도 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기존에 알려진 구조와 달리 핵 안에 있는 또 다른 핵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지구의 내부 구조는 흔히 과일에 비유하곤 한다. 복숭아를 예로 들어보자. 복숭아 표면에는 아주 얇은 껍질이 있고, 껍질을 벗겨내면 말랑말랑한 과육이, 더 안쪽에는 단단한 씨앗이 있다. 지구도 이와 같은 구조를 띤다. 지구의 가장 바깥쪽에는 복숭아 껍질처럼 얇지만 단단한 지각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육지나 바다 밑바닥이 지각에 포함된다. 지구 전체 부피의 1%밖에 되지 않는다.말랑말랑한 과육은 지구의 맨틀에 해당한다. 지각 바로 아래에 있다. 맨틀은 지구 전체 부피의 약 8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지구에서 가장 두꺼운 층이다. 철과 마그네슘으로 이뤄진 고체지만 일반적인 고체와 달리 ‘점성이 있는 액체’처럼 아주 서서히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각이 함께 움직이며 산, 해구 등 여러 지형이 만들어졌고 화산활동이나 지진이 발생한다.맨틀 바로 밑에 있는 핵은 지구의 중심이다. 복숭아 씨앗 부분이다. 온도는 무려 4000~6000℃에 이를 정도로 매우 뜨겁다. 이 열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약 46억 년 전 지구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관련이 있다. 소행성들이 충돌하고 뭉쳐지며 불덩어리 형태의 초기 지구가 만들어졌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바깥쪽부터 천천히 식기 시작했고, 지금의 지구가 되었다. 따라서 지구의 내부 온도는 핵 쪽으로 들어갈수록 뜨겁다.핵은 다시 외핵과 내핵으로 나뉜다. 외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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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피해 막고 탄소 흡수…댐 건설비용도 줄여줘

    지난 2월, 체코에서 비버가 댐을 건설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댐 건설 프로젝트가 중단된 지역이어서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심지어 비버의 댐 건설로 절약한 비용은 무려 18억 원이었다. 또한 비버가 만든 댐은 단순한 서식지를 넘어 생태계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은 비버가 만든 댐이 생태계 유지 외에 홍수를 막고 탄소 흡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미국에는 “비지 애즈 어 비버(busy as a beaver)”라는 관용어가 있다. 비버가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동물로 알려져 ‘바쁘게 일하는 사람’ 또는 ‘정말 바쁜 상태’를 묘사할 때 쓰는 표현이다. 비버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서식지인 댐을 만들어내는 동물이다. 게다가 한번 댐을 만들고 난 뒤에도 끊임없이 서식지를 보수공사 하며 살아간다.최근 체코에서 비버가 열심히 움직인 덕분에 고민거리로 남아 있던 프로젝트를 해결하고 경제적·환경적 이득까지 얻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7년 전 체코 정부는 프라하 남서쪽 브르디 지역 클라라바강에 댐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습지를 조성해 강의 산성수와 오염수를 방지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가재 등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였다. 100만 달러(약 15억) 이상의 자금도 확보했다. 그러나 과거 군사 훈련장으로 사용한 토지라는 이유로 건축 허가를 받지 못해 프로젝트는 무기한 지연되었으며, 강은 수년째 방치된 채로 남아 있었다.그러던 지난 1월, 댐이 건설돼 있었다. 댐을 건설한 숨은 엔지니어는 비버 8마리였다. 체코 자연보호청의 보후밀 피셰르에 따르면, 비버의 댐 건설로 약 3000만 체코 코루나(약 18억 원)가 절약됐다. 통상 댐을 건설하는 데 수년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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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 편집으로 면역 거부반응 없애는 게 관건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월 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가 신청한 형질 전환 돼지의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최초로 승인하면서 ‘이종 장기이식’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이종 장기이식은 돼지와 사람처럼 종이 다른 생물 사이에서 장기를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보통 장기이식은 사람 간에 이뤄지지만,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종 장기이식이 떠올랐다.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는 오는 6월 55~70세 말기 신부전증 환자 6명에게 이식수술을 진행하고, 향후 임상시험 대상자를 5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이종 장기이식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면역거부반응이다. 사람의 면역체계는 세균, 바이러스 같은 외부 병원체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원래 자기 것이 아닌 외부 세포를 구별하고, 이를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장기를 이식하면 면역세포가 이 장기의 세포를 외부 세포로 인식해 공격하는데 이것이 바로 면역거부반응이다. 사람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이식해도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면역억제제 복용 등을 통해 이를 억제한다.이종 장기이식에서는 면역거부반응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장기를 제공할 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해 원흉을 미리 제거해야 한다. 예컨대 돼지 세포 표면에는 당 분자인 α-Gal(galactose-α-1,3-galactose)와 Neu5Gc(N-acetylneuraminic acid)가 존재한다. 두 분자는 음식물 섭취로 축적된 것을 제외하면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아서 몸에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강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이를 막는 방법은 특정 유전자를 정밀하게 제거, 추가, 수정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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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 바닥, 공중…3차원 공간 어디서든 충전

    스마트폰, 태블릿 PC, 무선 이어폰, 스마트 워치 등 기술 발달로 우리는 다양한 전자기기를 쓰며 ‘스마트’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해진 만큼 불편함도 늘었으니, 전자기기의 사용이 늘면서 ‘충전 지옥’에 빠진 것이다. 충전기를 찾거나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녀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이런 불편함은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무선 충전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덕분이다.무선 충전 기술이라고 하면 어렵고 복잡하게 여겨지지만, 사실 간단한 원리를 이용한다. 심지어 우리가 중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다. 바로 ‘전자기 유도 현상’이다.전자기 유도 현상은 1831년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발견했다. 패러데이는 덴마크의 물리학자 한스 크리스티안 외르스테드의 실험을 반복하던 중 흥미로운 생각을 떠올린다. 외르스테드는 1820년 전류가 흐르는 도선 주위에 자기장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패러데이는 이와 반대로 자기장의 변화를 이용하면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역발상을 한다. 그리고 실제로 코일에 자석을 넣거나 뺐더니, 도선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자기장의 변화로 생긴 전류를 ‘유도전류’라고 한다. 패러데이의 이 발견은 전기와 자기의 상관관계를 밝히며 전자기학의 틀을 세웠을 뿐 아니라 전동기·발전기 등 곳곳에 응용되어 산업을 발전시켰고, 스마트폰의 무선 충전에까지 활용되기에 이르렀다.그렇다면 이제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이용한 스마트폰의 무선 충전 방식을 살펴보자. 충전 패드와 스마트폰에는 모두 코일이 감겨 있다. 충전 패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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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이 육지 생태계를 지배한 힘 '잡식성'

    지금으로부터 약 2억 년 전, 지구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공룡들이 육지 생태계를 지배했다. 브라키오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등 종도 매우 다양했다. 공룡은 어떻게 다른 생명체들을 제치고 지구 생태계를 지배할 만큼 번성할 수 있었을까? 많은 과학자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화석을 연구한다. 그리고 최근 똥화석에서 그 비밀의 실마리가 나왔다.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그제고시 니에츠비에지키 박사가 이끈 국제연구팀은 공룡들의 똥과 구토물 화석인 브로말라이트(bromalite)를 분석한 결과, 공룡들의 식습관이 번성의 비밀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다양한 먹이를 먹으며 주변 환경에 잘 적응했고, 덕분에 기후가 크게 변했을 때 취약해진 다른 생물과 달리 건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연구팀은 폴란드 분지에서 발견된 브로말라이트에 주목했다. 폴란드 분지는 후기 트라이아스기 당시 ‘판게아’라는 하나의 큰 대륙의 북부에 위치한 곳이다. 트라이아스기 말부터 쥐라기 초까지 시대에 만들어진 공룡 화석이 많이 발견된다. 이 시기는 공룡이 지구 생태계에 나타나 번성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이번 연구의 또 다른 핵심은 브로말라이트다. 브로말라이트는 똥과 구토물 등이 화석화된 것을 말한다.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 당시 주변에 어떤 식생이 형성돼 있었는지 등 뼈나 이빨 화석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똥과 구토물이 배설된 뒤 재빠르게 흙이나 화산재 등에 묻히거나, 산소가 적어서 미생물 활동이 제한되어 분해가 느려지는 환경, 탄산칼슘 같은 광물질이 주변에 많은 환경에서 화석화될 수 있다. 또 똥에 뼈나 껍질 같은 무기질 성분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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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 매일 달라져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영국 지질조사국(BGS)이 지난해 말 세계 자기장 모델(World Magnetic Model, 이하 WMM) 최신판을 공개했다. WMM은 지구가 방출하는 자기장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나타내는 ‘자기장 지도’다. 두 기관은 1985년 WMM 첫 공식 버전을 공개한 후 대략 5년마다 최신 데이터를 반영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WMM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될까.지구가 방출하는 자기장은 중심부에 있는 외핵에서 발생한다. 지구의 내부구조를 살펴보면 지표면인 지각, 핵을 감싸는 고체층인 맨틀, 그리고 주로 철과 니켈로 이뤄진 외핵과 내핵으로 구분된다. 내핵은 고체지만, 외핵은 액체다. 지구가 자전하면 액체 상태의 금속이 대류하고 회전하면서 그 안의 전자도 함께 움직인다.전자의 흐름은 곧 전류이고, 전류가 흐르면 주변에 자기장이 만들어진다. 외핵에서 발생한 자기장은 지구의 남극에서 나와 북극으로 향한다. 자석 주위에 생기는 자기장이 N극에서 S극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지구는 남극이 N극, 북극이 S극인 거대한 자석인 셈이다. 자석의 특징 중 하나는 서로 다른 극끼리 잡아당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석으로 만들어진 나침반 바늘의 N극은 S극인 북극을 가리킨다.그런데 나침반 바늘이 가리키는 ‘자기장의 북극(자북극)’과 지구의 자전축과 북반구의 지표면이 만나는 곳(위도 90도)인 ‘지리적 북극’은 일치하지 않는다. 지리적 북극은 고정된 지점이지만, 자북극은 외핵의 움직임이 일정하지 않은 탓에 조금씩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나침반이 가리키던 북쪽이 오늘 가리키는 북쪽과 다르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기장의 변화를 추적해 지리적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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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달 지구궤도에 머문 '미니 달', 정체는 달의 파편?

    지구의 동반자, 달은 약 40억 년 동안 지구와 함께했다. 한편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불과 두 달 동안 지구의 위성궤도에 머문 '미니 달'이 발견됐다. 이 천체를 발견한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연구팀은 "진짜 위성이 매장 안에서 물건을 사는 고객과 같다면, 지구를 잠시 찾아왔던 미니 달은 창밖에서 잠시 매장을 보고 간 쇼핑객과 같다"고 비유했다.미니 달의 정식 이름은 소행성 2024 PT5로, 길이는 10m밖에 되지 않는다. 보통 지구에 접근한 소행성은 두 가지 행보를 보인다. 지구를 비껴가 다시 우주 멀리 떠나는 소행성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지구 하늘에 밝은 줄무늬를 남기며 타버리거나 드물게 지상에 충돌한다. 그러나 2024 PT5는 지구를 비껴가지도, 지구에 충돌하지도 않고 지구의 중력에 잡혔다. 천문학자들이 2024 PT5처럼 지구의 중력에 잡힌 미니 달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매우 드문 케이스다. 크기가 작고 이동속도가 빨라 식별하기가 워낙 어렵기 때문이다.때로는 미니 달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인공 물체로 밝혀지는 경우도 많다. 연구를 이끈 라울 데 라 푸엔테 마르코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연구원은 “지구와 비슷한 궤도를 가진 물체를 발견하고 처음엔 당연히 우주선의 잔해물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관측 결과 2024 PT5는 자연 물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2024 PT5는 8월 7일에 처음 발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소행성 충돌 방지 시스템 아틀라스(ATLAS)에 속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천문대에서 확인됐다. 이후 2024 PT5는 지구의 중력의 영향권에 들어오면서 말굽 모양의 경로를 따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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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 세계 최초로 소·돼지 '방귀세' 도입해요

    2025년 새해가 밝은 지 일주일 남짓, 경제 뉴스는 벌써 심상치 않다. 특히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의 가격이 껑충 뛰었다. 지난여름에 나타나는 기록적 폭염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을 반영하듯 '기후플레이션' '히트플레이션'이라는 경제 신조어가 등장했다. 모두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지구온난화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니, 무슨 말일까?기후플레이션은 ‘기후(climat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단어다.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폭염, 가뭄, 폭설 등의 자연재해와 병충해 탓에 농작물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고, 그로 인해 가격이 치솟는 현상을 의미한다. 영국의 BBC 시사 프로그램 뉴스나이트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쓰이게 됐다. 이 외에도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은 기온 상승이, ‘소크플레이션(soakflation)’은 홍수와 폭우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준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다.그렇다면 실제로 지구온난화가 물가상승의 원인이 됐을까? 지난해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적이 있다. 배추의 경우 한 포기에 1만원에 육박했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호냉성 채소이므로, 해발고도가 높아 여름에도 서늘한 강원도의 고랭지 지역에서 자란다. 그러나 지난여름 역대급 폭염이 길게 이어지면서 배추가 노랗게 말랐고, 반쪽시들음병과 무름병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배와 사과는 여름철 집중호우로 생산량이 30% 줄었고, 가격은 지난해보다 88% 올랐다. 차가운 물에 사는 명태와 고등어는 어획량이 크게 감소했고, 오징어 또한 차가운 물을 찾아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모두 가격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