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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AI 인재 올인"…대학 '인공지능'학과 늘어난다
최근 대학들이 인공지능(AI)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기존 학과를 AI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지난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이달부터 번역TESOL대학원을 번역AI대학원으로 개편했다. 번역, 언어학습 등 기존 학문 영역에 AI를 융합해 산업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개편된 커리큘럼에서는 AI를 활용한 언어분석, 자연어처리 등을 포함했다.학과를 분리해 AI 교육 커리큘럼을 특화한 사례도 있다. 서강대는 이번 새 학기부터 AI·소프트웨어(SW)대학원의 데이터사이언스·AI 전공을 AI 전공과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으로 분리했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보다 특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학부 차원에서도 AI 관련 학과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 주요 10개 대학(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가운데 서울대와 한양대를 제외한 8개 대학이 학과명에 ‘AI’를 넣은 전공을 운영 중이다.변화의 주된 이유는 산업계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2023년 2조6123억원에서 2027년 4조4636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인력 수급이 산업 성장 속도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칠 AI 전문 교원을 구하는 것도 어렵다. 대학가는 정보기술(IT) 기업과 비교해 대학의 급여 처우가 열악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대표적 글로벌 AI 기업 미국 오픈AI의 초임 연봉은 86만6000달러(약 12억6000만원)에 달하지만 서울대 정교수 연봉(2020년 기준)은 약 1억2000만원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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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3만 달러의 벽' 11년째 넘지 못하는 한국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년 동안 1% 남짓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인당 GNI는 3만6624달러로, 2023년(3만6194달러)에 비해 1.2% 증가했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우리나라 1인당 GNI는 일본, 대만보다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국민 소득수준 보여주는 지표국가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이 있지만 개인의 삶의 질까지 다 설명하진 못하는 한계가 있다. GNI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GNI는 그 나라 사람들의 평균적인 소득·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통계로 널리 쓰인다. GDP 세계 1위는 항상 미국이지만, 1인당 GNI 순위에서는 유럽과 중동 등의 강소국이 미국을 앞서기도 한다.GNI는 국민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생산 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총소득을 뜻한다. GDP에서 자국민이 해외에서 받은 소득을 더하고,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은 빼면 GNI를 구할 수 있다.한국의 1인당 GNI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67달러에 불과했다. 성장에 시동을 걸면서 1977년 1000달러, 1994년 1만 달러, 2006년 2만 달러, 2014년에는 3만 달러를 넘어섰다. 보통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하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문제는 한 단계 더 높은 4만 달러대로 넘어가야 하는데, 11년째 ‘3만 달러의 벽’에 갇혔다는 점이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14년(3만798달러)에 처음 3만 달러를 뚫었고, 2021년에 3만7898달러를 찍었다. 하지만 2022년에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3만500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3만6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미국의 사례를 보면 1997년에 3만 달러대에 진입했고, 7년 뒤인 2004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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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청소년 경제이해력, 50점대 그친 이유는?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경제 이해력이 2년 전보다 퇴보한 데다, 중고교생은 100점 만점에 50을 겨우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학생(3학년)의 평균 경제 이해력 점수는 51.9점, 고등학생(2학년)은 51.7점으로 각각 2년 전보다 6.1점과 5.3점씩 떨어졌습니다. 이 점수는 각종 경제 원리와 개념, 경제 상식과 관련한 문제의 정답률을 뜻하는데요, 정답을 맞힌 학생이 절반밖에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정부는 이에 대해 학교가 제공하는 경제 교육 시간이 부족할 뿐 아니라 입시 위주 교육의 폐해가 겹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 과목이 대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수능 사회탐구 중 ‘경제’ 과목을 선택한 학생의 비율도 1%대(2025학년도 1.5%, 7353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학생들의 경제 이해력이 좋아질 리 없지요.청소년의 경제 이해력이 낮은 나라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올바른 경제관념을 가진 청소년이 미래의 주역으로 자라나야 나라 경제도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 차원의 풍요로운 삶의 질도 유지할 수 있지요. 관건은 경제 교육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선진 각국은 청소년 경제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지, 우리의 청소년 경제 교육 실태는 어떤지, 경제 이해력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선진국은 경제교육을 국가 과제로 삼는데 한국은 이론 주입식 교육에만 머물러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제 이해력은 선진국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앞서 대학 입시에 올인하는 문제를 언급했지만, 기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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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美 빅테크 주춤…치고 올라오는 中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이 ‘테리픽10(Terrific Ten)’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제프 웽거 주식 부문 책임자가 지난달 내놓은 분석이다. 매그니피센트7은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7개 대형 기술주를 부르는 말이다.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테슬라, 아마존을 가리킨다. 지난 2년여 동안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주식이기도 하다. 이런 매그니피센트7을 밀어낸 테리픽10은 대체 뭘까. 상승세 시동 걸린 중국 빅테크 주가테리픽10은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중국의 10개 정보기술(IT) 기업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BYD,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메이퇀, SMIC, 지리차, 바이두, 넷이즈, 징둥닷컴이 포함돼 있다. 이들 기업 주가는 올해 들어 20~90% 안팎 급등했다.죽을 쑤던 중국 빅테크 주가가 반등한 것은 생성형 AI 딥시크의 등장이 ‘대륙의 IT 경쟁력’을 재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이미지를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지난달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비롯한 빅테크 거물들을 만나 힘을 실어준 모습은 이런 기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다.중국은 2020년 마윈의 정부 비판 발언을 문제 삼아 알리바바 계열 앤트그룹의 미국 증시 상장을 돌연 중단시켰다. 2021년에는 ‘다 함께 잘 살자’로 대표되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본격화하며 민영 IT 기업에 고강도 규제를 가했다. 외신들은 “투자자들이 느꼈던 불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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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에스파 제5의 멤버, 스페인 MWC '데뷔'
지난 4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를 찾은 관람객들이 LG유플러스 부스에서 생성형 AI 익시젠과 SM엔터테인먼트가 협업해 탄생시킨 에스파 제5의 멤버 ‘나이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MWC는 전 세계 800여 개의 이동통신사가 참여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관하는 행사로, 미국과 독일에서 각각 열리는 CES, IFA와 함께 3대 전자·IT 전시회로 꼽힌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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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사망사고 건설사 명단 공개해야 하나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지난해 중단한 건설사 사망사고 명단 공개를 다시 추진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토부는 사망사고를 일으킨 건설사업자 명단을 공개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3월 5일 입법 예고했다. 건설업계와 노동계, 소비자 등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건설업계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있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반면 노동계와 소비자들은 “건설사들이 안전관리에 더 힘쓰게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안전 인프라는 사회 안정과 발전에 필수 요소다. 하지만 사망사고가 나면 건설사 명단 공개까지 하는 게 과연 적절한 것일까. [찬성] 건설 현장에서 매년 200명 사망…명단 공개로 사회적 책임 유도해야국토부가 낸 개정안은 “건설공사 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건설사업자명, 공사명 및 사망자 수 등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건설사업자 명단 공개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명단 공개가 이뤄지면 건설사의 경각심을 높이고 사망사고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토부가 밝힌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매년 200명 이상의 노동자가 건설 현장에서 사망하고 있다. 특히 이 중 약 25%가 시공능력평가 100대 건설사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메이저 건설사들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지난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다리 붕괴 사고는 충격 그 자체였다.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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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거친 바다가 유능한 뱃사람을 만든다 [고두현의 아침 시편]
실패할 수 있는 용기 유안진 눈부신 아침은하루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찬란한 그대 젊음도일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어질머리 사랑도높푸른 꿈과 이상도몸부림친 고뇌와 보석과 같은 눈물의 가슴앓이도무수히 불 밝힌 밤을 거쳐서야 빛이 납니다.젊음은 용기입니다.실패를 겁내지 않는실패도 할 수 있는 용기도오롯 그대 젊음의 것입니다.“시도한 모든 일에서 나는 실패와, 실패와, 실패를 경험했다. 세일즈맨이 됐을 때 수백 번의 실패를 경험했고, 경영진이 되어서도 끝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나는 성공하기 전에 내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실패의 눈물 속에서 성공의 꽃망울 피워성공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털어놓은 이야기입니다. 그는 ‘실패학’을 ‘성공학’의 지렛대로 활용한 사람이지요. 그가 거친 직업만 22개. 쓰라린 생의 변곡점마다 그는 실패의 눈물 속에서 성공의 꽃망울을 피워 올렸습니다.캐나다 동부의 한 섬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곧바로 밑바닥 생활을 시작했죠. 접시닦이부터 시작해서 벌목공·주유소 점원·화물선 잡역부 등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중고차에서 새우잠을 잤습니다.그러다 세일즈맨이 돼 일선 판매에 나섰는데, 애송이의 영업 실적은 형편없었지요. 생활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그래, 내 인생을 바꾸자!” 그리고 종이 한 장을 펼쳐 자신의 목표를 하나씩 썼습니다. ‘방문 판매를 통해 한 달에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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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유전자 편집으로 면역 거부반응 없애는 게 관건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월 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가 신청한 형질 전환 돼지의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최초로 승인하면서 ‘이종 장기이식’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이종 장기이식은 돼지와 사람처럼 종이 다른 생물 사이에서 장기를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보통 장기이식은 사람 간에 이뤄지지만,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종 장기이식이 떠올랐다.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는 오는 6월 55~70세 말기 신부전증 환자 6명에게 이식수술을 진행하고, 향후 임상시험 대상자를 5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이종 장기이식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면역거부반응이다. 사람의 면역체계는 세균, 바이러스 같은 외부 병원체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원래 자기 것이 아닌 외부 세포를 구별하고, 이를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장기를 이식하면 면역세포가 이 장기의 세포를 외부 세포로 인식해 공격하는데 이것이 바로 면역거부반응이다. 사람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이식해도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면역억제제 복용 등을 통해 이를 억제한다.이종 장기이식에서는 면역거부반응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장기를 제공할 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해 원흉을 미리 제거해야 한다. 예컨대 돼지 세포 표면에는 당 분자인 α-Gal(galactose-α-1,3-galactose)와 Neu5Gc(N-acetylneuraminic acid)가 존재한다. 두 분자는 음식물 섭취로 축적된 것을 제외하면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아서 몸에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강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이를 막는 방법은 특정 유전자를 정밀하게 제거, 추가, 수정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