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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기타

    석유산업 90% 장악…재산만 美 GDP의 1% 넘어

    게오르그 짐멜이 쓴 <돈의 철학>은 각주가 하나도 없는 독특한 학술서다. 1000페이지가 넘는 그 책을 각주 없이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고전 중의 고전인데,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돈을 가치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짐멜은 경제적 가치에서 돈을 “최상의 구현체이자 가장 순수한 표현”이라고 했다. 돈의 속성을 말한 것이 아니다. 형태의 이로움이다. 중세 장원의 영주에게 밀이나 소와 같은 현물을 바치려면 농민은 필요한 품목을 정확히 계산해서 생산하거나 불편을 감수하며 물물교환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의무가 금전적 형태가 되면서 농민은 자신의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짐멜은 이를 예시로 들면서 화폐가 개인의 자유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좁은 개념의 자유다.우리가 영원히 부자가 되기 힘든 이유짐멜에 동의하면서 나는 그 자유가 협소가 아닌 ‘진짜 자유’라는 의견을 보태고 싶다. 돈은 그 사람이 가진 자유의 총량을 계량화한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는 자유다. 마음 내키면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사막에 세워진 초대형 공연장 스피어를 구경할 수도 있고, 유럽 일주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도 있는 자유다. 물론 돈이 곧 행복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부자를 부러워한다. 그러면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부자일까.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을 상대로 국내 한 은행이 설문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규모는 109억 원이었다. 그럼 부자가 아닌 사람들의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재미있는 건

  • 시사·교양 기타

    학교의 기원과 역사

    주니어 생글생글 제151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학교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카데미아와 중세 유럽에 생겨난 대학, 조선시대 성균관 등 학교의 기원과 역사를 알아봅니다. 오늘날 교육 제도와 학교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 화제의 인물 코너에선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 대해 탐구합니다. 그가 공무원 감축 등 미국 정부 개혁을 밀어붙이는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 경제 기타

    돈은 계속 돈다?…지역화폐에 대한 오해들

    한 여행객이 10만원을 내고 어느 마을의 호텔 방을 예약했다. 이 호텔은 근처 가구점에서 10만원짜리 침대를 샀다.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10만원어치 주문했고, 치킨집은 문구점에서 10만원어치 물품을 구입했다. 이런 식으로 돈이 한 바퀴 돌아 마을 상권에 활기가 돈다는 아름다운 얘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페이스북에 올린 ‘기본소득 그림’의 내용이다. 이 대표가 ‘전 국민 25만원 지역화폐’를 추진하면서 이 그림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시 화제가 됐다. 한 번 뿌린 돈이 계속 돌고 돌아 상권을 살리는 ‘경제의 영구기관’은 가능할까. 무한 동력 창조경제?지역화폐로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아이디어는 승수효과에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다. 승수효과란 정부 재정 지출이 최초 지출 금액보다 큰 폭으로 총수요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여행객이 호텔 방을 예약하면서 지출한 돈 10만원이 호텔에서 가구점으로, 가구점에서 치킨집으로 옮겨 가면서 전체 소비가 20만원, 30만원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승수효과는 한계소비성향, 즉 추가로 얻은 소득 중 소비에 쓰는 금액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승수효과의 크기는 1÷(1-한계소비성향)으로 계산한다. 앞서 든 예시처럼 호텔, 가구점, 치킨집이 추가로 번 돈을 전액 소비에 쓴다면 한계소비성향은 100%이고, 승수효과는 무한대가 된다.이렇게 돈이 무한히 돌고 도는 경제는 외부에서 한 차례 동력을 전달받으면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도 영원히 작동할 수 있다는 영구기관을 연상시킨다. 실제 물질계에서 영구기관은 존재할 수 없다. 기관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마찰열 등으로 열 손실이 발생해 처

  • 경제 기타

    컴퓨터가 1백만년 걸릴 계산, 양자컴은 하루 만에

    양자역학과 관련된 지문은 수능 모의고사에 종종 등장해왔어요. 2018년 9월인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인 ‘중첩’과 ‘얽힘’에 대해 설명하고 양자컴퓨터의 등장 가능성을 다루는 지문이 나왔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양자컴퓨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술 관련 비문학 지문이 수능에 출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양자컴퓨터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컴퓨터는 0과 1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이진법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Qubit)라는 단위를 사용해 정보를 처리하는데, 이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 상태가 가능하죠. 예를 들어 미로를 찾는다고 해요. 일반 컴퓨터는 길을 하나하나씩 찾아가야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동시에 수많은 길을 탐색합니다. ‘얽힘’은 서로 멀리 떨어진 큐비트가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특성이죠. 데이터 공유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산 속도가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어떤 암호를 해독할 때 일반 컴퓨터로 수년이 걸릴 문제를 양자컴퓨터로는 수초 내에 해결할 수 있죠. 예를 들어 300자리 정수로 이루어진 1000비트의 숫자를 소인수 분해할 때, 기존 컴퓨터는 약 100만 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양자컴퓨터는 성능에 따라 1초에서 1일 이내 계산이 가능해요.데이터베이스 탐색 속도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집니다. 인공지능 속도 또한 비약적으로 빨라진다는 뜻이죠. 구글은 자신들이 개발한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릴 연산을 200초 만에 해냈다고 발표하기도 했어요.양자컴퓨터의 연산은 큐비트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많은 기관에서 큐비트 생성 방법

  • 숫자로 읽는 세상

    추가모집에도 지방대 40곳 '정원 미달'

    올해 대입 추가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지방 대학이 40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추가 모집 마감 직전인 지난달 28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정원 미달이 발생한 대학은 총 49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0곳은 지방권 대학이었다. 경인권 대학은 8곳, 서울권 대학은 1곳이었다. 이들 대학의 미선발 인원은 총 1120명이었다. 지방권이 1050명으로 절대다수였고 경인권은 36명, 서울권은 34명이었다.동일 시점 기준으로 지난해는 전국 51개 대학에서 2008명의 정원이 미달됐다. 지방권이 43곳(1968명), 경인권은 8곳(40명)이었다. 서울권은 한 곳도 없었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미충원 인원이 작년보다 감소한 데 대해 “지방권 소재 대학들의 모집 정원 감축과 정시에서 합격자 전화 통보 등의 적극적인 선발 노력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추가 모집 경쟁률을 공개한 151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19.2 대 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권 28곳의 평균 경쟁률이 75.5 대 1로 가장 높았다. 경인권 37곳은 48.8 대 1, 지방권 86곳은 9.0 대 1로 수도권과 지방권의 격차가 컸다. 추가 모집 경쟁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한국항공대로 무려 328.5 대 1에 달했다. 이어 가천대(메디컬) 225.3 대 1, 아주대 203.8 대 1, 중앙대 202.4 대 1 순이었다.임 대표는 “특히 올해는 의대 정원 확대, 무전공 전형 신설·확대로 상위권 대학에서도 중복 합격에 따른 추가 합격이 대량 발생했을 것”이라며 “이에 일부 학과에서 정원을 못 채운 대학이 상당히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잃어버린 동심 찾아 5편의 동화 속으로

    장편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발표하면서 영국 최고 작가의 반열에 오른 오스카 와일드는 감옥에 갇히고 국적을 박탈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사회현상을 예리하게 비판하는 천재, 반항아, 예술의 이단아’로 불리던 오스카 와일드는 살아생전에 배척받았지만 사후에는 삶과 작품이 새롭게 조명받으며 재평가가 이뤄졌다. 세상을 떠난 지 98년 만인 1998년 영국 노동당 정부의 주도로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 오스카 와일드의 동상이 들어섰다.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은 오래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 아침에 쓰인 작품일 수도 있다”라고 말해 그의 작품이 신선하고 호소력 있음을 밝혔다.오스카 와일드는 소설·희극·시·동화 등을 발표했는데 1888년에 낸 동화집 〈행복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에는 ‘행복한 왕자’, ‘나이팅게일과 장미’, ‘욕심쟁이 거인’, ‘헌신적인 친구’, ‘특별한 로켓 불꽃’까지 총 5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행복한 왕자와 기특한 제비오스카 와일드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읽히고, 전 세계 많은 언어로 번역된 ‘행복한 왕자’ 속으로 들어가 보자. 생전에 행복하게 살았던 왕자가 죽자 그를 기념해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동상을 세운다. 친구들이 다 떠난 뒤 혼자 남쪽 나라로 날아가던 제비는 해 질 무렵 왕자의 동상 발 사이에서 하룻밤 자고 가기로 한다. 잠잘 채비를 하는데, 물방울이 제비 몸 위로 뚝뚝 떨어졌고 주위를 둘러보던 제비는 동상이 눈물 흘리는 걸 알게 된다. 동상이 되어 비로소 세상을 둘러보게 된 왕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보며 하염없

  • 경제 기타

    보호무역 강화땐 생산·소비 줄어 후생 감소

    무역은 국가의 개입 여부에 따라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으로 나눌 수 있다. 자유무역은 국가가 무역에 간섭하지 않고 수출입 기업 간에 자유롭게 거래하는 것이며, 보호무역은 국가가 개입해 두 나라 사이의 교역에서 수출량과 수입량을 조정하는 무역 형태다. 지난주까지는 무역을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으로 구분하지 않고, 교역을 하면 이득이 생긴다는 점에서 무역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무역으로 발생하는 이득은 자유무역을 하는지, 보호무역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번 주부터는 이 두 가지 무역 방식을 구분해 현실에서 발생하는 무역의 모습을 설명하고자 한다. 자유무역의 장점자유무역을 하면 무역 이전보다 소비가 증가해 무역의 이득을 최대로 누릴 수 있다. 또한 각국의 기업들이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국가의 간섭 없이 무역하면 이윤 극대화를 위한 생산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의 자원 수준에서 세계경제 전체의 생산량이 최대로 증가하기 때문에 소비량 역시 최대로 늘어나 모든 나라의 경제적 후생이 최대가 된다. 자유무역은 희소한 전 세계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그 밖에도 자유무역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비용 절감이나 경쟁을 통한 기술 발전 등과 같은 효과도 가져다준다. 보호무역의 등장자유무역의 장점이 많지만 보호무역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보호무역을 처음 주장한 국가들은 후발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과 독일이었다. 지금은 선진국이 되어 자유무역을 옹호하면서 자유무역의 이득을 크게 누리고 있지만, 자본주의 초기만 하더라도 영국을 비롯한 몇몇 유럽 국가에 비해 낙후된 국가였

  • 숫자로 읽는 세상

    미국, 금·원유처럼 암호화폐 비축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암호화폐를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지시하면서 자산시장의 주변부에 머물던 암호화폐가 주류의 지위를 얻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정부가 암호화폐 보유를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져 올해 하락하던 암호화폐 가격은 이날 급반등했다.포브스는 이날 “이번 발표는 당국자들이 특정 암호화폐를 국가 경제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합법적 금융상품으로 간주하는 관점을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2008년에 처음 등장한 암호화폐는 높은 변동성과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공식적 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랬던 암호화폐가 이번 발표를 통해 원유, 금처럼 미국의 경제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발돋움했다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암호화폐는 사기”라고 할 정도로 부정적이었다. 그는 암호화폐가 “달러와 경쟁하는 또 다른 통화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대선 캠페인 무렵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취득하는 모든 비트코인을 전략적 국가 비트코인으로 축적하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탈중앙화’를 추구하는 암호화폐가 달러 패권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며 사그라드는 추세다. 가치를 달러에 연동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를 달러 체제에 편입시키고 오히려 달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루크레치아 레이클린 영국 런던정경대 경제학 교수는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