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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귀족 특권에 맞선 '수공업자 조합' 길드…정치참여 늘며 시의원 절반 차지하기도

    일찍이 게르만족은 무기 제작과 관련이 깊은 대장간 일처럼 특수한 기예를 갈고닦을 필요가 있는 수공업을 존중했다. 중세시대를 거치면서 금속을 다루는 일 외에도 제빵, 정육업, 목수 등이 별도의 수공업 분야로 등장했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동업조합(길드·Zunft) 체제로 발전해나갔다. 문헌에 등장하는 동업조합 중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1106년 결성된 보름스 어류상인 단체를 꼽을 수 있다. 전설상으로는 마인츠 방직업자 단체가 1099년 결성됐다고 하지만 역사적 근거가 희박하다. 이어 1128년 결성된 뷔르츠부르크 제화업 단체 등 다양한 단체가 등장한다.초창기 이들 단체는 라틴어로 ‘fraternitas’ ‘consortium’ ‘societas’ ‘unio’ 같은 단어로 불렸고, 훗날 독일어로 된 사료에 따르면 북부독일에선 ‘Gilde’ ‘Amt’ 등이 주로 쓰였다고 한다. 동부독일에선 ‘Zeche’ ‘Einung’ ‘Innung’ 같은 용어로 불렸고, 16세기 이후엔 독일어권 지역에서 ‘Zunft’라는 용어가 주로 사용됐다. 12세기 동업자 단체 길드 등장길드가 도시국가의 정치 영역에까지 큰 역할을 했던 이탈리아에선 13세기 초까지 대부분 도시에서 30~40개 길드가 활동했다. 베네치아에는 142개 길드가 있었다. 1380년대 크레모나에는 8000명의 길드 조합원이, 볼로냐에는 9000명의 길드 조합원이 활동한 것으로 전해질 정도다.이들은 도시를 장악한 귀족의 폭력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쳐 무장하기도 했다. 귀족들의 면세특권을 철폐하고자 조직적 활동도 했다. 무장 조합들은 성인 또는 구역의 이름을 따거나 별, 선원, 말, 사자, 용 등의 문양을 내세웠다. 피렌체에서 공무원

  • 디지털 이코노미

    후발 페북의 급성장 비결은 '로컬네트워크의 공감효과'

    연결의 막강한 힘을 눈치챈 것은 마크 저커버그만이 아니었다. 벨 전화회사의 두 번째 CEO였던 시어도어 베일은 1908년 연말 결산 보고서에서 네트워크 연결의 경제적 힘을 소개했다. 보고서를 통해 그는 “전화선의 반대쪽 끝에 다른 전화기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전화기는 과학도구나 심지어 장난감도 되지 못한다. 전화기의 가치는 연결과 그 연결의 증가에 있다”고 설명했다.베일의 설명은 디지털 경쟁과 플랫폼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 효과’와 정확히 통한다. 네트워크 효과란 제품이나 시장의 가치는 이에 연결된 사람이 많을수록 올라간다는 것이다. 시난 아랄은 그의 책 《하이프 머신》을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중력에 비유한다. 한 네트워크에 모이는 사람의 수는 ‘질량’과 같고, 사람이 많아져 질량이 커지면 ‘중력’ 또한 커진다는 것이다. 중력이 커지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강해져 고객들이 현재 궤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직간접 측면으로 주로 정의되는 네트워크 효과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부분은 ‘로컬 네트워크 효과’다. 이는 가치가 네트워크 내 연결의 지리적 인접성에 비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서울에 사는 새로운 사용자 한 명이 SNS에 가입한다면, 이로 인해 서울에 사는 사용자들의 서비스는 향상되지만, 창원에 사는 사용자들의 서비스 질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로컬 네트워크 효과는 지리적 인접성 외에 사회적 인접성에도 영향을 받는다. 한 제품의 사용자들이 네트워크 내 다른 소수 사용자, 즉 자신과 ‘연결된’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받을 때 그 제품은 로컬 네트워크 효과를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공포와 잔인함을 환상적으로 표현한 기묘한 이야기

    지난 5월 27일, 부커상 발표를 기다렸다가 실망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2016년 한강 작가에 이어 또 한 번의 쾌거를 기대했건만 《저주 토끼》의 수상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판권 거래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저주 토끼》는 이미 18개국과 판권 계약을 맺었고 여러 나라에서 출간을 검토 중이다.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지금을 ‘문학 한류의 도입기’로 부르고 있다. 예전에는 세계 무대에 서려면 해당 분야의 본고장에 가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했지만 이제는 국내 성과가 크면 세계의 관심이 저절로 쏟아진다. 대한민국의 높은 위상과 인터넷의 발달 덕분이다.정보라 작가가 부커상 후보에 올랐을 때 한국에서 오히려 놀라움을 표했다. 신춘문예 같은 문단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작가인 데다 한국에서 비주류로 취급받던 호러, 공상과학(SF) 작품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랭크됐기 때문이다.《저주 토끼》가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까지는 번역가 안톤 허의 힘이 컸다. 그는 읽자마자 영미권에서 큰 관심을 끌 것으로 판단해 번역을 자처했고 영국 출판도 주선했다. 2017년 출간된 《저주 토끼》는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역주행해 장르소설에 관심없던 독자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저주 토끼》에 수록된 10편의 단편소설을 한마디로 정리하라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첫 페이지를 읽으며 앞으로의 전개 과정을 짐작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뒤로 가면서 전혀 다른 스토리가 펼쳐지기 때문이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전교조·공무원노조 전임자에 세금으로 급여 주는 타임오프, 타당한가

    국회가 공무원 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를 세금으로 주도록 하는 법안을 처리했다. 공무원노조법과 교원노조법 개정안이다. 핵심은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 적용이다. 민간기업에서 시행하는 타임오프를 공무원과 교사 노조에도 시행하는 것을 명문화하면서 뒷말이 적지 않다. 이 법에 문제가 많다며 강력 반대했던 반(反)전교조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뒤늦게 자신들에게도 같은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만큼 ‘혜택’이 큰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과 전교조 노조의 전임자 월급까지 국민 혈세로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다분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타임오프제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는 환영하고 나섰다. 2023년 후반 시행 예정인 이 법은 공정하며 타당한 것인가. [찬성] 기업 노조에 보편적 제도…공무원·교원 노조에도 적용 가능타임오프(time off)제가 도입된 근본 취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타임오프를 현상적으로만 보면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고용주의 임금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노무관리 성격이 있는 업무에 한해서는 정상근로 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한다. 예를 들면 노사 교섭과 산업 안전, 근로자의 고충 처리 같은 게 그렇다. 그런 일을 노조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회사 업무에서 떠나 노조 일만 보는 노조의 전임자가 통상 한 해 정도 회사 급여를 받는다. 즉, 유급으로 근로시간을 면제받는 제도다.원래 회사 업무와 무관하게 노조 업무만 담당하는 전임자에게는 고용주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노사 공통의 이해가 걸린 활동 시

  • 키워드 시사경제

    IPEF '中견제' 노린 '美주도' 경제협력체…한국도 창립멤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다녀간 이후 신문에서 ‘IPEF’라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다. IPEF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경제협력체로 지난달 23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크게 투자하고 있고, 긴 여정에 전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화상으로 참석해 한국이 IPEF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FTA와 뭐가 다르고, 한국은 무엇을 얻나IPEF는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 반도체와 핵심 광물 등 공급망 안정,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화, 조세·반부패 등 4개 분야의 협력이 목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처음 구상을 밝혔으며 ‘창립 멤버’로 13개국이 참여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에 더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인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 이름을 올렸다.일반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은 무역 개방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IPEF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불거진 세계 공급망 위기와 디지털 경제, 첨단기술 분야 등에서 공조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의 시장에서 동맹국 간 연대를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노렸다.IPEF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더하면 34조6000억달러로 세계 GDP의 40.9%다. 중국이 이끄는 세계 최대 규모 FTA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본 등이 참여한 ‘포괄적·

  • 시사·교양 기타

    우주 개발 어디까지 왔나

    초·중생용 경제·논술신문 ‘주니어 생글생글’은 이번 주 커버스토리 주제로 우주를 다뤘습니다. 우주를 향한 구소련과 미국의 최초 대결부터 우주 개발의 주체가 국가에서 민간으로 넘어온 뉴 스페이스의 흐름까지…. 오는 15일 누리호 2차 발사를 앞둔 대한민국의 우주 개발사도 톺아봅니다. 이 밖에 성공한 기업가이자 투자가로 평가받는 손정의 전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 숫자로 읽는 세상

    전기차 전환의 역설…23만명 일자리 사라질 판

    국내 상장 자동차 부품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약 25%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회사와 달리 부품사는 원재료값 상승분을 납품가에 반영하지 못한 채 생산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완성차 생산량 감소가 고착화하고 전기차 전환까지 겹치면서 약 23만 명의 고용을 담당하는 자동차 부품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온다.한국경제신문이 자동차 부품 전문회사 중 1분기 실적을 공시한 8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76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89억원)보다 25.2% 급감했다. 83곳 중 60%에 달하는 49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적자를 낸 회사도 30%인 25곳이나 됐다. 작년 1분기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낸 기업은 14곳, 적자로 전환한 회사가 11곳이었다.부품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은 완성차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납품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83만7169대로 작년 같은 기간(90만8840대)보다 7.9%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지만 오른 만큼 납품가에 반영하지 못했다. 분석 대상 83개 기업의 제조원가는 지난해 1분기 22조9794억원에서 올해 25조6782억원으로 11.7% 뛰었다.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전망치를 낸 대형 5개 부품사(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현대위아 만도 SNT모티브)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7550억원으로 전년 동기(8080억원) 대비 6.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지난달에도 전년 동월보다 5.3%(1만7210대) 줄었다.부품사들의 실적 부진은 점점 구조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완성차업체는 생산량을 줄이고 수

  • 과학과 놀자

    빙하 시추해보면 생성 당시 대기환경 알 수 있어

    사진은 1972년 12월 7일 아폴로 17호에서 찍은 지구의 모습이다. 푸른 구슬(The Blue Marble)이라 불리는 이 사진을 보면 남극이 하얀 얼음으로 덮여 있다. 북극과 남극은 혹독한 추위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이었다. 지금은 극지연구소가 설치돼 극지방의 생물, 해양, 지질, 빙하 및 우주를 연구하고 있다.우리나라도 1988년 남극세종과학기지를 세웠고, 그후 2004년 북극다산과학기지, 2014년 남극장보고기지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극지연구소의 과거 환경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귀중한 결실을 보고 있다. 특히 과거 대기의 기록보관소 같은 빙하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빙하는 지구의 물 중 바닷물을 제외한 육지 물의 약 63%를 차지하며, 중력과 압력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다. 빙하는 얼음이 압력을 받거나 온도 변화에 의해 융해와 동결을 되풀하면서 더 압축돼 만들어진다. 극지방 대륙 전체를 덮고 있는 빙하는 대륙빙하, 히말라야나 알프스산맥같이 높은 산에 있는 빙하는 곡빙하다. 남극과 북극의 두꺼운 대륙빙하는 평균 얼음 두께가 1600~1700m나 되고, 아래쪽 부분은 수십만 년 전에 쌓인 얼음이다. 빙하를 시추공으로 뚫어 캐내는 긴 원통모양의 빙하 코어를 이용하면 수십만 년 전의 비밀을 알 수 있다. 남·북극 빙하는 수십만 년 전 쌓인 얼음빙하 코어에는 빙하가 만들어질 당시의 연간 변화가 줄무늬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빙하의 생성 시기를 알아낸다. 빙하 속에 포함된 작은 공기 방울은 당시의 대기 조성을 알려준다. 온실가스인 메테인이나 이산화탄소, 해양 기원의 에어로졸(Na, Cl, K, Ca, Mg, SO), 육상 기원의 미세먼지 입자나 에어로졸(Ba, Al, Fe, Rb), 화산 활동에 의한 물질,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