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길잡이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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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5번 연속 앞면 나왔다면 6번째는 뒷면?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을 얼마나 잘 판단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다섯 번 연속 앞면이 나왔다면 여섯 번째는 뒷면이 나올 것 같다고 느끼지 않나요? 이 단순한 오해 속에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직관에 의존하는지, 그리고 그 직관이 얼마나 자주 우리를 속이는지가 숨어 있습니다.이런 착각은 ‘도박사의 오류’라고 불립니다. 앞서 동전이 다섯 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왔다고 해서 다음에 뒷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각 시행은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이죠. 매번 앞뒤의 확률은 여전히 2분의 1, 즉 50%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마치 자연이 ‘균형’을 맞춰줄 거라 믿습니다. ‘이쯤이면 나올 때가 됐지’라는 생각은 인간의 심리적 균형 감각에서 비롯된 착각입니다.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확률은 실제로 매우 작은 건 맞습니다. 굳이 내기를 해야 했다면 ‘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경우’에 걸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각 시도의 확률은 여전히 2분의 1이고, ‘균형’을 위해 확률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확률은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니까요.비슷한 예로, 생일의 확률 역시 우리의 직관을 배반합니다. 한 반에 학생이 23명 있을 때, 생일이 같은 학생이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1년은 365일이고 23명의 생일이 있으니 ‘그 정도로는 겹치기 어렵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확률은 50%가 넘습니다. 예상보다 꽤 높은 편이죠.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23명의 생일이 모두 다를 확률을 구해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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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뿔곡선=2차곡선'…수학언어로 짜여진 우주 비밀
고대의 수학자들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발견한 이 네 가지 ‘원뿔 곡선(Conic Sections)’이 먼 훗날 A와 B라는 계수의 조건만으로 완벽하게 분류되는 ‘2차 곡선(Quadratic Curves)’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은, 이 우주가 얼마나 수학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짜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증거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딱딱한 대수학의 방정식을 풀었을 뿐인데, 그 끝에서 원뿔을 자르던 고대 수학자의 빛나는 호기심과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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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그림'으로 시각화…통계로 세상 구한 나이팅게일
데이터 시각화를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통계 그래프는 막대그래프, 꺾은선그래프, 원그래프, 띠그래프 등의 기본적인 통계 그래프 이외에도 자료에 대한 이해와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응용해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창의적인 그래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으로 그래프를 사용하여 그린 통계 그래프로 백의의 천사로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 1820~1910)의 장미 그림이 유명합니다. 나이팅게일은 1854년 4월부터 1855년 3월까지 크림전쟁(1853년 10월~1856년 3월, 크림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에 간호사로 참전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근무한 야전병원의 상태는 매우 열악했습니다. 좁은 장소에서 많은 환자가 뒤섞여 방치되었고, 불결했으며, 약품 또한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녀는 수많은 부상병과 사망자를 보며 병원에 들어올 당시 부상 원인과 죽었을 때 사망 원인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우선 환자들의 부상 정도와 상태를 매일 기록했고, 사망자에 대해서도 원인과 내역을 기록하며 분석했습니다.매일 기록된 데이터를 참고해 사망 원인을 분석해보니 대부분이 병원균 감염이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전염병을 예방하려면 환경 개선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환경을 개선하려면 이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행정관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관료적인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료를 살폈습니다. 환자와 사망자에 대해 기록한 기존 문서는 단순한 표 형태로 사망자와 부상자의 수치만 보여주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사망 원인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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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대할 때 1이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숫자들을 떠올려봅시다. 인구수, 전기 사용량, 회사 매출액, 심지어 강의 길이까지. 이런 데이터들을 무작위로 모아놓으면,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첫 자리에 고르게 분포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만약 사람이 적당히 창작해서 만들어 넣으면 보통 처음 시작하는 수가 심하게 치우치지 않고 적당히 분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측정된 수치들은 첫 자리가 1로 시작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고, 그 뒤로 갈수록 줄어듭니다. 이 현상을 ‘벤포드 법칙’이라고 부릅니다.이러한 경향은 AI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렵지 않게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대중적인 AI 도구를 사용해 대륙별로 대표적인 국가 47개국의 인구 정보를 모아보았는데요, 그중 30%가량은 1로 시작합니다. 2로 시작하는 경우는 13% 정도네요. 7, 8, 9로 시작하는 경우는 겨우 5% 남짓에 불과합니다. 잠깐이면 되니 여러분도 시간을 내어 한번 해보기를 권합니다.마치 자연은 1이라는 숫자를 특히 사랑하는 듯합니다. ‘자연스러운’ 수들은 각자가 나타날 확률이 n분의 1쯤 될 것 같지만, 우리의 직관과 달리 “작은 숫자가 첫 자리에 나타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이 불균형한 분포는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여본 사람들에게 신비로운 느낌을 줍니다.이 이야기는 사실 19세기 말 한 천문학자의 호기심에서 시작됩니다. 캐나다 출신 천문학자 사이먼 뉴컴은 도서관에서 자주 쓰이는 로그표 책을 관찰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책의 앞부분, 즉 1로 시작하는 구간은 손때가 많이 묻어 낡았지만, 9로 시작하는 뒷부분은 거의 새 책처럼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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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관계식은 도형의 완벽함 그려내는 마법 주문
Ax2 + By2 + Cx + Dy + E= 0라는 복잡한 식을 보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식 속에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도형의 세계가 숨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일차식인 이 좌표평면 위에 단순하고 명확한 직선을 그려내듯, 이 딱딱한 이차 관계식 또한 단순한 계산식이 아닙니다. 이 식은 곧 좌표평면 위에 도형의 완벽함과 우아함을 그려내는 마법의 주문입니다. 이제 그 신비로운 변신 과정을 함께 확인해보시죠.자, 이제 미지수가 x, y 2개인 이차방정식의 일반형을 떠올려봅시다.Ax2 + By2 + Cx + Dy + E= 0이 복잡한 식을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오늘은 이차 관계식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이차 관계식을 이야기할 때, 적어도 x2이나 y2항은 하나라도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A는 0이 아니고 B가 0인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때 방정식은 Ax2 + By2 + Cx + Dy + E= 0의 형태가 됩니다. 이 식을 y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단, D=0이라고 가정합니다).Dy=−Ax2−Cx−E 양변을 D로 나누어 정리하면,이는 결국 우리가 익히 아는 y=ax2 + bx +c 꼴의 이차함수로 귀결됩니다. 이 함수를 좌표평면 위에 그리면 바로 포물선이 됩니다. 중학교 3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것처럼, 이차항의 계수의 부호에 따라 그래프의 모양이 결정됩니다. 계수가 양수면 아래로 볼록한 포물선이, 음수면 위로 볼록한 포물선이 그려지게 됩니다. 이처럼 복잡해 보이던 이차 관계식의 특정 조건이 곧 우리에게 익숙한 포물선을 그려내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A=0이고 B가 0이 아닌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이때 방정식은 By2+Cx+Dy+E=0의 형태가 됩니다.이 식을 x에 대해 정리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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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시각화…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는 데이터를 차트, 그래프, 지도 등 시각적 요소로 표현해 정보를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으로, 복잡한 데이터를 한눈에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데이터 시각화와 유사한 용어로 인포그래픽이 있는데, 인포그래픽(Infographics)이란 인포메이션 그래픽(Information Graphics)의 줄임말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목적은 효과적인 정보 전달과 의사소통입니다. 이를 위해 사람들은 정보를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텍스트와 이미지를 이용해 정보를 시각화합니다. 사람들의 뇌는 이미지를 텍스트보다 앞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때, 글자를 읽는 것보다 이미지를 보는 것을 선호합니다. 데이터를 시각화할 때는 빠른 시간 내 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이미지를 사용하는데, 이를 부적절하게 이용하면 자료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잘못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그림1)은 우리나라 청소년(9~24세) 인구 추이를 나타내는 인포그래픽입니다. 이미지를 얼핏 보면 1980년에 비해 2025년의 청소년 수가 엄청 줄어든 듯합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수치를 보니 1401만5000명에서 762만6000명이 된 것이니 거의 절반 정도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지만, 이미지상으로는 그보다 훨씬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이는 우리가 이러한 이미지를 넓이의 개념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미지를 그릴 때, 높이를 기준으로 1980년:2025년의 비를 2:1로 그렸지만, 이 이미지가 넓이 개념으로 더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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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주사위 게임 숫자, 규칙이 있을까?
17세기 프랑스, 한 도박꾼이 수학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도박꾼은 단순히 도파민에만 매달리지 않았고 미묘하게 달라지는 승률이 왜 그런지, 공정한 게임이란 어떤 것인지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 도박꾼은 블레이즈 파스칼과 친구 사이였죠.저술가이자 열렬한 도박꾼이었던 앙투안 공보는 주사위 게임을 즐겼습니다. 슈발리에 드 메레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을 만큼 자신을 귀족처럼 치장하고 화려한 것을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죠. 그러나 그는 단순히 운에 기대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수학적 소양이 있던 그는 그로 인해 도박에서 꽤 성공을 거두었는데 매일 같이 도박판에서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무언가 계산할 수 있는 규칙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공보가 즐겨 하던 게임은 두 가지였습니다.◇ 게임 A: 주사위를 네 번 던져서, 한 번이라도 6이 나오면 이기는 게임.◇ 게임 B: 주사위를 24번 던져서, ‘더블 6(즉, 두 주사위가 동시에 6)’이 한 번이라도 나오면 이기는 게임.공보는 게임 A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비슷한 승률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더블 6'이 나오기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많이 던지기 때문에 게임 B도 충분히 할 만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게임 A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이겼지만, 게임 B에서는 더 많은 패배가 이어졌습니다. 그는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고, 자신의 막대한 피해에 대해 속 시원한 해명이 필요했죠. 그래서 자신의 친구인 수학자, 블레이즈 파스칼에게 문제를 의논하게 됩니다. 그리고 파스칼은 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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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뿔 자르면 원·타원·포물선·쌍곡선 나와요
아주 먼 옛날, 어떤 수학자는 원뿔을 이리저리 잘라보며 그 단면의 모양을 관찰하는 데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는 원뿔을 평평하게 자르면 동그란 원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조금 더 기울여 자르니 길쭉한 타원이 나타났습니다. 그의 호기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원뿔의 비스듬한 옆면과 똑같은 각도로 칼을 대자, 세상에! 끝없이 뻗어나가는 신기한 모양, 바로 포물선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원뿔을 2개 겹쳐놓고 수직으로 자르니, 신기하게도 대칭을 이루는 2개의 곡선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바로 쌍곡선입니다. 그는 이 아름다운 곡선들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이 도형들이 각각 어떤 특별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그는 밤낮으로 연구에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지적 호기심이 바로 우리가 오늘날 배우는 원뿔곡선 이론의 위대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원은 원뿔곡선 중 가장 완벽하고 친숙한 모양입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그 단순함 속에 특별한 성질이 담겨 있죠. 원의 가장 중요한 성질은 평면 위 한 점(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모든 점을 연결한 곡선이라는 점입니다. 이 성질 덕분에 원은 어디를 보아도 대칭적이고 균형 잡힌 모습을 유지합니다. 수레바퀴, 시계, 동전 등 우리 주변의 수많은 물건이 원 모양인 이유도 바로 이 완벽한 대칭성에 있죠. 고대 그리스인은 원의 완벽함에 매료되어 ‘신성한 도형’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원은 단순해 보이지만, 안정성과 균일함이 필요한 건축이나 공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원형 기둥은 모든 방향에서 동일한 힘을 견딜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