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형격 조사 ‘의’는 이중모음이니 발음도 [의]로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현실음에서는 [에]로 발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표준발음법에서는 이를 반영해 조사 ‘의’를 [에]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했다.

‘옥에 티’는 ‘옥에(도) 티가 있다’라는 문장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극단의 경우를 가정하여 가리키는 말’인 ‘만에 하나’도 ‘만 가지 가운데에 하나’라는 통사 구조를 갖는 말이다. ‘열에 아홉’은 ‘열 개 중에 아홉 개’라는 말에서, ‘개밥에 도토리’는 ‘개밥에 도토리가 있다’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본다. 이들은 모두 처소격 조사 ‘-에’로 연결돼 굳은 말이다. 또한 아직 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붙여 쓰지 않는다.
‘-에’ 계통의 말 가운데 오랜 세월이 흐르며 단단히 결합해 한 단어가 된 말이 있다. ‘귀엣말, 눈엣가시, 웃음엣소리(=웃음엣말), 웃음엣짓’ 등이 그것이다. ‘눈엣가시’는 한자어로는 안중정(眼中釘)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눈에 못이 들어왔다’는 뜻으로 ‘눈엣가시’보다도 더 강렬한 표현이다. “웃음엣소리로 한 말이니 마음에 두지 말게”처럼 쓰이는 ‘웃음엣소리’는 말 그대로 ‘웃기느라고 하는 소리’다. 마찬가지로 ‘웃기느라고 하는 짓’은 ‘웃음엣짓’이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 한 단어이므로 띄어 쓰지 않는다.조사 ‘의’를 [에]로 발음해도 돼이에 비해 ‘하늘의 별 따기’를 비롯해 ‘발등의 불’ ‘그림의 떡(화중지병, 畵中之餠)’ ‘새 발의 피(조족지혈, 鳥足之血)’ ‘천만의 말씀’ 등은 모두 관형격 조사 ‘-의’ 계통의 관용구다. 이들은 문장으로 풀어지지 않고 명사구로 단단히 연결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니 쓸 때는 ‘-에’가 아니라 반드시 ‘-의’로 해야 한다. 하지만 읽을 때는 [에]가 허용된다. 이는 ‘표준발음법’ 제5항의 허용 규정에 따른 것이다.
우리말 모음에는 모두 21개가 있다. 이 가운데 ‘아, 애, 어, 에, 오…’ 등 10개가 단모음이다. ‘야, 여, 요, 유, 의…’ 등 11개는 이중모음이다. 따라서 관형격 조사 ‘의’는 이중모음이니 발음도 [의]로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현실음에서는 [에]로 발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중모음보다 단모음이 발음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표준발음법에서는 이를 반영해 조사 ‘의’를 [에]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그림의 떡’이라 쓰고 ‘그림[에] 떡’이라고 읽는 게 가능해졌다. ‘새발의 피’나 ‘천만의 말씀’ 역시 ‘새발[에] 피’ ‘천만[에] 말씀’으로 발음해도 된다. 물론 [의]로 발음하는 것은 원칙이니 당연히 맞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