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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자원이용 효율성 높이는 게 금융의 역할
금융시스템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에 앞서 이번 주에는 금융이 자체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역할을 살펴보겠다. 금융이 자금 중개라는 기능을 통해 경제에 미치는 핵심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앞서 경제 현상은 선택 행위이며, 현대 경제는 시장을 바탕으로 합리적 선택을 통해 희소한 자원이 효율적으로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시장이 언제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부도 때때로 경제에 개입한다. 하지만 현대 경제는 시장을 근간으로 작동하는 게 현실이다. 시장경제가 등장해 자리를 잡으면서 금융현상도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금융이 경제에 미치는 역할이라는 것은 시장에 미치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금융과 화폐상품 거래가 화폐를 이용해 이루어지듯, 금융 거래도 화폐를 통해 발생한다. 화폐로 상품을 교환하게 되면서 물물교환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던 시기와 달리 상품을 더 많은 곳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고, 상품 생산도 더 늘어났다. 만약 금융이 물물교환처럼 이루어진다면 사용하고 남는 상품을 상대방에게 빌려주는 방식이 될 것이다. 여분의 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기계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식이 된다. 이와 같은 금융을 통해서는 차입하고 싶은 사람이 쉽게 차입할 수 없어 상품 거래처럼 금융 거래의 규모 역시 클 수 없을 것이다. 상품 거래가 화폐를 통해 이루어지면서 더 많은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희소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금융 거래가 더 많아진 것도 결국 효율성과 관련이 있다. 금융과 자원배분상품 거래에서 화폐의 이동은 상품 거래의 대가인 것처럼, 금융 거래에서도 화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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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IMF "한국, 세율 낮아 저성장 머물 위험"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 수입 비율이 지난해 17.6%까지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0위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조세수입 비율은 15%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2025년 10월18일자 한국경제신문-한국이 이른바 세금은 적게 걷지만, 그만큼 성장은 못 하는 ‘저세율·저성장 함정’에 빠졌다는 국제기구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기사를 보고 ‘이미 세금 너무 많이 내는 것 같은데 뭘 더 내라는 거지?’라고 느끼는 독자도 많을 텐데요, 한국은 2023년부터 2년 연속 세수(세금 수입)가 예상에 못 미치는 세수 결손 상태에 빠지면서 작년 한 해에만 10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지요. 분명한 것은 우리가 내는 세금만으론 나라 씀씀이를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란 것입니다.세입은 국가가 경제를 굴리는 연료입니다. 세입은 일정 수준을 기준으로 경제성장과 양(+)의 관계를 갖습니다. IMF가 세계 169개국의 1800~2011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세 비율 15%를 넘어서는 국가의 1인당 GDP는 15% 미만 국가보다 약 10%p 빨리 증가했다고 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 세금을 거두고, 그 재원으로 정부가 도로와 철도, 공항 등 인프라부터 교육과 기초과학 연구, 국방과 경찰 등 시장에 맡겨 공급이 충분치 않은 분야에 투자해야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단 것이지요.한국의 경우 지방세를 제외한 국세 수입 비율은 2024년 13.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023년 기준 38개 선진국 평균(27.5%)의 절반 수준이고, 저소득 개발도상국 58개국 평균(13%)과 비슷하다고 하니 조금 특이한 것은 사실이지요.오랜 기간 국내외 전문가들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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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식지않는 '에브리싱 랠리'…뉴노멀? 또 다른 거품?
요즘 시사·경제 용어로 많이 등장하는 것 중에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이나 암호화폐 같은 위험자산과 채권, 금(金), 달러 같은 안전자산은 경기 상황에 따라 가격이 반대로 오르내립니다. 경기가 좋으면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높은 수익을 쫓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오르죠. 반면 경기가 나쁘면 사람들이 위험을 꺼리게 되어 안전자산의 가격이 상승합니다. 이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에 역(逆)의 상관관계(trade-off)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 각국에서 그야말로 모든 자산의 가격이 함께 덩달아 오르고 있습니다.생글생글은 작년 3월 18일 자(제840호)에서 ‘에브리싱 랠리’를 커버스토리로 다뤘습니다. 새롭고도 기이한 현상이어서 ‘오래가진 않겠지’라고 생각한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게 벌써 1년 반 넘게 지속되고,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은 올 들어 약 13% 상승했는데, 금값도 50% 넘게 뛰었어요. 두 자산이 같은 날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경우가 올해만 벌써 일곱 번째입니다. 근래 50년 가까이 없던 일이죠. 이에 생글생글은 세계경제 역사에 남을 기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인공지능(AI) 산업의 초호황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4·5면에서 다뤄보겠습니다.주식·코인·원자재에 금까지 2년째 상승유동성 홍수, 화폐가치 하락이 기현상 불러위험·안전자산의 개념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위험자산(risky asset)은 경기나 시장 상황에 따라 가치(가격)가 크게 오르거나 내리는 자산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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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좋은 투자' vs '나쁜 투기' 구분할 수 있을까
이제 서울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에서 집을 사려면 투기 목적이 아니라 실거주 목적임을 지방자치단체에 증명해야 한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이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의 배경에는 부동산 투기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주범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런데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가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과거를 돌이켜보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고 내놓은 정책이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부동산 ‘투자’는 없다경제학에서는 투자를 미래에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재화, 즉 자본재를 구입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쉬운 예로 기업의 공장 건설, 장비 구입, 신축 건물 건설이 있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는 신축 주택을 구입하는 것 말고는 투자가 아니다.조금 넓게 보면 수익을 기대하고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을 매입하는 것을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무리한 이익을 목표로 지나치게 큰 리스크를 감수하며 각종 자산을 매입하는 행위를 보통 투기라고 부른다. 워런 버핏은 “투자는 장기적인 사업 전망을 보는 것이고, 투기는 주가의 움직임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둘을 구분했다. 투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speculation’에는 확실한 근거 없이 추측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즉, 자산의 가치를 면밀하게 분석해 돈을 장기적으로 묻어 두는 것은 투자, 가격이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만으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은 투기라고 할 수 있다.이 같은 정의에 따르면 주식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투자자가 아니라 투기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 자체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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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11월 13일 수능…출근 10시, 지하철 운행 확대
정부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고 시험장 주변 소음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안정적 시험 시행을 위한 지원 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은 다음 달 1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시행된다. 응시자는 전년보다 3만1504명 늘어난 55만4174명이다.정부는 수능 당일 교통 혼잡으로 수험생이 시험장에 늦지 않도록 관공서와 기업체에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해달라고 협조 요청할 예정이다. 수험생 등교 시간대(오전 6시~8시 10분)에는 수도권 지하철 운행 횟수를 늘린다. 경찰서 등 행정기관의 비상 수송차량을 주요 이동 경로에 배치해 수험생의 이동 편의를 지원할 계획이다.시험장 주변의 교통 혼잡을 예방하기 위해 수능 당일 시험장 200m 전방부터 차량 출입을 통제한다. 따라서 수능 당일 자차를 이용하는 수험생은 시험장 200m 앞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3교시 영어 영역 듣기 평가 시간인 오후 1시 10분∼1시 35분에는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기·헬리콥터 이착륙 시간을 조정한다. 포 사격, 전차 이동 등 군사훈련도 잠시 중단된다.한편 수능 당일 날씨는 다음 달 7일부터 기상청 홈페이지(www.weath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도 교육청은 기상 악화에 대비해 도서·벽지 수험생을 위한 수송 대책과 제설 대책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이미경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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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경제성장률 4%대 추락…4중전회서 돌파구 찾나
올해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4%대로 주저앉았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이어지는 데다 내수 및 투자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하락) 압력이 높아지자 추가 경기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3분기 중국 GDP는 1년 전 동기보다 4.8% 증가해 1분기(5.4%), 2분기(5.2%)보다 크게 낮아졌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3분기(4.6%) 후 최악이자 1년 만에 4%대 성장률을 나타냈다. 다만 올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5.2%로 집계돼 중국 정부의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을 웃돌았다.3분기 성장률과 함께 공개된 주요 경제지표에는 심화하고 있는 내부 부진과 증폭되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뚜렷이 드러났다. 가계 소비지출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가 대표적이다. 9월 중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소매판매는 지난 5월 6.4%를 기록한 뒤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다.고정자산 투자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월 누적 고정자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8월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장기간 이어지는 부동산 침체 여파로 1~9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하락했고, 사회 인프라 투자도 1.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앞서 발표된 9월 수출은 미·중 무역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증가했다. 3분기 수출은 9700억 달러(약 1378조원)로 역대 두 번째로 좋았다. 발 빠른 수출 지역 다변화로 수출이 호조를 띠고 있지만, 자국 내 소비와 투자 부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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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와~ 이게 첨단 AI반도체구나"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HBM4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개최한 이 행사는 국내 최대 반도체 전문 전시회로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장비·부분품, 재료, 설비, 센서 분야 등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 분야가 참가했다. 이솔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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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새 제품·서비스의 등장이 시장지형 바꾸죠
2025년 노벨경제학상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어떻게 경제가 성장하는지 연구해온 3명의 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조엘 모키어, 필리프 아기옹, 피터 하윗 등 3명이 공동 수상했는데, 이들은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창조적 파괴가 어떻게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해온 학자들이죠. 창조적 파괴 개념은 아직 수능에 나오지 않았지만 비문학 출제 가능성이 있고, 논술시험에도 매우 유용한 주제인 만큼 공부해두는 게 좋습니다.창조적 파괴는 오스트리아 출신 경제학자 요제프 슘페터가 1940년대에 제시한 개념입니다. 새로운 제품·공정·비즈니스모델이 등장할 때 기존의 것을 ‘파괴’하며 시장 지형을 바꾼다는 뜻이죠. 단순히 파괴하는 데 끝나지 않고 더 나은 조합으로 사회를 바꿔나간다는 게 핵심입니다. 보이는 것은 일시적 실업, 기업 퇴출, 망하는 산업 등이지만 그 결과는 더 나은 생산성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게 핵심이죠.이 같은 구조 변화가 자본주의의 본질이라는 게 슘페터의 주장이었어요. 끝없이 경쟁하고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야말로 성장동력이란 얘기죠. 이후 창조적 파괴의 개념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어요. 어떤 기술군에서는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고, 어떤 기술군에서는 대기업이 누적된 연구개발 역량을 통해 혁신을 반복한다는 식이죠. 산업과 기술의 형태에 따라 창조적 파괴의 모양이 달라진단 얘기죠. 2000년대 들어선 창조적 파괴를 만들어내는 기업가 정신은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때 작동한다는 이론도 제기됐어요. 이번에 노벨경제학상을 탄 학자들은 문화와 제도 등 역사적 조건과 창조적 파괴의 관계를 규명했죠.사실 이미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