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빙 <당신에게 고양이를 선물할게요>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가슴 저미는 따뜻한 실화에 담긴 선량함](https://img.hankyung.com/photo/202507/AA.41019944.1.jpg)
이 책은 2015년 출간 이후 한 달간 중국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수백만 부가 판매되었다. 이 성공으로 다빙은 중국 아마존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에 2015년, 2016년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을 ‘MZ세대’라고 부르는데, 중국은 ‘바링허우 세대’라고 부른다. 덩샤오핑의 1가구 1자녀 정책 이후 태어난 바링허우 세대는 외동으로 자라 ‘소황제’로 불리며 나약하고 이기적인 이미지로 인식되었다. 반면 개혁개방 시기에 성장해 반항적이고 개성과 의식이 있어 새로운 사물을 잘 받아들인다는 평가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양극화되고 모순으로 가득한 중국의 현실 앞에서 절망하고 포기하는 대신 희망을 찾아 떠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엄마가 떠난 뒤 찾아온 고양이‘당신에게 고양이를 선물할게요’의 주인공은 고양이를 키우는 게 소원이다. 아이에게 도무지 관심 없는 부모는 날마다 싸우다 이혼하고 만다. 아홉 살 때 아빠가 사라진 이후 엄마도 아이를 냉랭하게 대한다. 불안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아이는 학교에서 날마다 치고받고 싸운다.
어느 날 엄마가 햄버거도 사주고 놀이공원에도 데려간다. 몇 년 후 입을 옷까지 가득 안겨준다. 아이는 엄마가 떠날 걸 예감하지만 “엄마가 날 사랑해줘서 너무 행복해요!”라고 울면서 소리친다. 엄마와 이별한 날 할머니 집 침대 위에서 흐느끼는 아이를 새끼 고양이가 바라보고 있다. 그날부터 고양이와 아이는 제일 친한 친구가 된다.
열여섯 살 때 독립한 아이는 고양이와 함께 살며 갖가지 일을 한다. 일터에도 고양이와 함께 갔고, 장사를 시작했을 때도 고양이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아이의 꿈은 돈을 벌어 고양이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는 것과 기타를 배워 음악인이 되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아이는 결혼식 축가도 부르고, 행사 전문 가수로도 일하게 된다. 직접 곡을 써서 앨범도 내고, ‘작은 고양이’라는 노래로 전국 순회공연도 다닌다. 중국 로큰롤 차트에 링크되고, 최대 음악 축제인 미디 페스티벌 무대까지 오른다. 이 모든 건 고양이가 옆에 있어 준 덕분이다.
이 아이는 1989년생 왕지양으로 다빙이 운영한 업소에서 가수로 일하게 된다. 왕지양은 다빙에게 “야옹이가 내 곁에 온 이후로 한 번도 다른 애들과 싸우지 않았어요. 야옹이가 없었다면 나는 조폭 똘마니가 되어 자릿세나 뜯으러 다니다 일찌감치 감옥에 갔을지도 몰라요. 야옹이 덕에 나쁜 사람이 되지 않았어요”라며 야옹이에 대한 고마움을 얘기한다. 야옹이는 늙어서 죽고, 앨범 판매 수익금으로 벽지 초등학교 학생들을 돕던 양지양이 엄마를 다시 만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선의를 선택하라‘아미타불 뽀뽀뽀’에는 시골 중학교 교사 부부가 다빙을 찾아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백혈병을 앓다 하늘로 떠난 아들 웨양이 “내가 쓴 가사를 다빙에게 전해 노래로 만들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다빙은 부모가 전해준 유에스비에서 부모에 대한 웨양의 깊은 사랑을 발견하고 최고의 작곡가들에게 작곡을 부탁한다. 웨양은 엄마가 “네가 떠나면 나도 따라갈 거야”라며 슬퍼하자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부모가 몰두할 일을 미리 마련한 것이다.
다빙은 천하를 유랑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선량함은 천성이고 선의는 선택’이라는 점과 ‘선의를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 중에서도 가장 밝게 빛나는 면’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어둠을 받아들이면 어둠에 안주하게 된다’며 자신의 이야기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길을 헤매는 그대에게 잠시나마 밝은 등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