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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名不虛傳 (명불허전)

    ▶ 한자풀이名 : 이름 명 不 : 아닐 불 虛 : 빌 허 傳 : 전할 전이름은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이름이 알려진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음 - 《사기(史記)》중국 전국시대에 이른바 ‘전국사공자(戰國四公子)’가 있었다. 제나라 맹상군, 조나라 평원군, 위나라 신릉군, 초나라 춘신군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식객 3000여 명을 거느리고, 인재를 초빙해 우대하고, 의리를 중시한 인물들이다.이 중 맹상군(孟嘗君) 전문(田文)은 제(齊)의 왕족으로 진(秦), 제(齊), 위(魏)의 재상을 역임한 실력자였다. 식객(食客)을 대등하고 진솔하게 대우해 다양한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 그의 영지(領地)로 모여들었다. 《사기(史記)》에는 맹상군이 식객들을 얼마나 잘 대우했는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일화들이 기록되어 있다.그는 손님을 접대할 때에는 병풍 뒤에 늘 보좌하는 이를 두었고, 손님에게 거처하는 곳이나 친척 등에 관해 묻는 내용을 기록하게 했다. 그리고 손님이 떠나면 사람을 보내 집안 형편을 살펴 그 친척들에게 선물 등을 보내주었다. 어느 날은 맹상군이 밤에 손님들과 함께 밥을 먹는데, 한 손님이 맹상군만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오해하여 떠나려 했다. 그러자 맹상군이 스스로 밥상을 가져와 비교하니 손님이 부끄러워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이 일로 수많은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 맹상군에게 더욱 몰려들었고, 맹상군은 손님을 가리지 않고 잘 대우해 사람마다 모두 맹상군이 자기와 친하다고 여겼다. 이 때문에 그가 진(秦) 소왕(昭王)의 초빙을 받아 재상이 되었다가 모함을 받아 진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유래한 계명구도(鷄鳴狗盜)의 고사(古事)처럼, 그에게는 도둑질을 잘하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요소수·휘발유 미터법 단위는 '리터', L또는 l이 바른 표현…ℓ은 쓰지 말아야

    전국의 디젤차량 운행을 ‘멈춤’ 직전까지 몰고 갔던 요소수 공급난이 고비를 넘긴 분위기다. 우리말에서 ‘요소수’가 부각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대략 2010년 전후로 친환경 기술이 강조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어사전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지만 개방형 사전인 ‘우리말샘’(국립국어원)에 등재돼 단어로서의 ‘자격’을 살펴보는 단계다. 단위기호는 국제 공용…필기체 ℓ은 잘못지난 11월 갑자기 불거진 ‘요소수 사태’는 우리말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용법 하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단위기호의 표기 방식’이 그것이다. ‘디젤차 요소수 호주서 2만ℓ 긴급수입.’ ‘정부, 호주서 요소수 2만L 수입…군수송기 투입.’ 비슷한 시기에 휘발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했다. ‘휘발유 평균 가격 ℓ당 1800원 돌파.’ ‘리터(L)당 1800원대로 치솟은 휘발유 가격.’요소수와 휘발유에 적용된 L은 리터를 표시하는 기호다. 미터법에 따른 부피 단위를 나타낸다. 리터와 함께 미터, 킬로그램, 제곱미터 등이 일상에서 비교적 자주 쓰는 단위다. 각각 길이, 무게, 넓이를 나타내는 데 쓰인다. 기호로는 m, kg, ㎡다. 문자에 비해 간결하면서도 도드라져 눈에 잘 띈다.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식 기호라는 게 기표(시니피앙)로서의 장점이다.언론 보도를 유심히 보면 리터는 대부분 L을 쓰는데, 일부에서 ℓ을 쓴 게 눈에 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은 바른 표기가 아니다. 단위기호도 철자법과 같아서 국제적으로 약속된 기호를 써야 한다. 리터의 경우 대문자 정자체인 L(또는 소문자 l)을 쓰도록 돼 있다.

  • 박동우 교수의 영어 이야기

    appear, arrive, fall은 자동사…수동태로 못 써

    Assimilation occupies an ambiguous place in democratic thought, one that has shifted greatly over the course of the twentieth century. In the earlier part of the century, assimilation was the crowning concept in social thought about race and ethnicity. It emerged most prominently in the study of ethnic groups arising from immigration, which was assumed to be a movement from less to more developed societies. Assimilation was seen then as a form of liberation from the confines of an ascriptively assigned ethnic group, thus opening up to the individual the wider possibilities of the mainstream society. At the close of the century, by contrast, the role of assimilation has generally been demeaned as a form of compulsion.《Encyclopedia of Democratic Thought》 중에서동화는 민주적 사고에서 중의적인 위치를 차지하는데, 그것은 20세기 동안 많이 변화했다. 20세기 초기에 동화는 인종과 민족성에 관한 사회 사상에서 최고의 개념이었다. 그것은 이주로부터 생겨나게 된 민족에 대한 연구에서 가장 현저히 드러났는데, 이주는 덜 발전된 사회에서 더 발전된 사회로의 이동으로 여겨졌다. 동화는 귀속된 민족 범위로부터의 해방된 형태, 그래서 주류 사회로의 더 큰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으로 여겨졌다. 반면, 20세기 후반에 동화의 역할은 강요의 형태로 그 위신이 일반적으로 떨어졌다. 해설한국인이 영어를 구사할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수동태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수동태로 사용될 수 없는 자동사를 수동의 형태로 사용하는 오류를 많이 범합니다. 본문에 있는 문장 “It emerged most prominently in the study of ethnic groups arising from immigration”에서 ‘emerge’는 자동사로 ‘나오다, 드러나다, 부각되다’ 등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요소들의 관계 나타낸 수식…점들의 집합인 그래프

    그 사다리꼴의 면적을 계산해 합산함으로써 실제 도형 면적…을 구하는 … 이처럼 선박의 수직 단면적을 구하면 이 수직 단면적에 … 길이를 곱해 부피를 구해이 글은 수식을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사다리꼴의 면적을 … 합산함으로써 실제 도형 면적…을 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림1>과 함께 ‘도형 ABCFD의 면적을 계산하려면, 사다리꼴 ABED와 사다리꼴 BCFE의 면적을 계산해 합산하면 된다.’는 사례를 제시하였다. 이 문장을 보면서 ‘ABCFD의 면적=ABED의 면적+BCFE의 면적’이라는 식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선박의… 수직 단면적에 선박의 길이를 곱해 부피를 구’한다고 했다. 이를 읽으며 ‘선박의 부피=수직 단면적×길이’라는 식을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그런데 ‘이처럼 선박의 수직 단면적을 구하면 이 수직 단면적에’라는 내용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사고를 요구한다. ‘ABCFD의 면적’이 ‘수직 단면적’이고, 그 둘은 치환(置換, 바꾸어 놓음) 또는 대입(代入, 대신 다른 것을 넣음)을 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박의 부피=ABCFD의 면적×길이’이고 나아가 ‘선박의 부피=(ABED의 면적+BCFE의 면적)×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선박의 배수량은 선박의 물에 잠긴 부분의 부피와 물의 단위 부피당 무게를 곱한 값이므로, 선박의 배수량과 물의 단위 부피당 무게를 이용해 선박의 물에 잠길 부분의 부피를 추정하고수식은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말하는 것임을 생각하며 글을 읽을 필요가 있다.이 글에서 ‘선박의 배수량과 물의 단위 부피당 무게를 이용해 선박의 물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杯中蛇影 (배중사영)

    ▶ 한자풀이杯 : 술잔 배中 : 가운데 중蛇 : 뱀 사影 : 그림자 영술잔 속에 비친 뱀 그림자라는 뜻으로쓸데없는 일로 근심하는 것을 비유     - 《진서(晉書)》진(晉)나라 악광은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잃고 생활이 어려웠지만 한눈팔지 않고 학문에 전념해 벼슬길에 올랐다. 지혜로운 악광은 관리가 되어서도 매사에 일처리가 신중했다.악광이 하남(河南) 태수로 재임했을 때 일이다. 악광에게는 친한 친구 한 명이 있었다. 그 친구는 악광에게 자주 놀러와 술자리를 같이하기도 했는데, 어느 날 한동안 발걸음이 뜸해진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악광은 몸소 친구에게 찾아가 보니 얼굴이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 “요사이 어째서 놀러오지 않나?”라고 물으니 친구가 답했다. “전에 자네와 술을 마실 때 내 잔 속에 뱀이 보이지 않겠나(杯中蛇影). 그렇지만 자네가 무안해할지 몰라 할 수 없이 그냥 마신 이후 몸이 별로 좋지 않네.”이상하다고 생각한 악광은 지난번 술을 마신 그곳으로 다시 가보았다. 그 방의 벽에는 뱀이 그려진 활이 걸려 있었다. 비로소 악광은 친구가 이야기한 뱀의 정체를 알았다. 친구의 술잔에 활에 그려진 뱀이 비추어진 것이었다. 악광은 친구를 다시 초대해 예전과 같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친구에게 술을 따른 다음 “무엇이 보이지 않나”라고 물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뱀이 보이네.” 친구가 머뭇거리며 답했다. 그러자 악광이 웃으면서 “자네 술잔 속에 비친 뱀은 저 벽에 걸린 활에 그려진 뱀의 그림자네”라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 활에 그려진 뱀을 쳐다보는 순간 친구의 마음 병은 씻은 듯 나았다. 중국 진(晉)나라의 기록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성년' 스무살 뜻하는 말은 약관? 방년?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부산의 효원성년제가 11월 3일 열렸다. 부산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매년 5월 셋째 월요일 ‘성년의날’을 즈음해 열리는 전통 성년식이다.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 치러졌으나 올해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조치로 뒤늦게나마 대면 행사로 열 수 있었다. ‘갓’은 남자가 쓴다는 인식 남아 있어지난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양궁의 안산 선수는 3관왕에 오르며 코로나19에 지쳐 있던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언론은 그의 활약을 ‘스무 살 안산, 도쿄에 우뚝’ ‘약관의 안산, 올림픽 신화를 쏘다’ 식으로 전했다.‘성년의날’은 스무 살, 즉 만 19세가 돼 성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성년’ 기준을 만 20세에서 19세로 낮췄다. 만 19세 미만은 ‘미성년자’로 구별된다. 일상적으로나 법률적(소년법)으로나 ‘소년’이라고 할 때는 이들 미성년자를 가리킨다.안산 선수는 2001년생이니 올해 만 20세, 우리 나이(세는나이)로는 스물한 살이다. 언론에서 그를 스무 살이라고 한 것은 물론 만 나이로 칭한 것일 터이다. 문제는 일상에서 나이를 말할 때 보통 세는나이로 하기 때문에 그로부터 오는 인식상의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가령 스무 살부터 성년으로 치는데, 그는 올해가 아니라 작년에 이미 성년이 된 것이다.여자 선수인 그에게 ‘약관’이라 한 것도 어색하다. 약관(弱冠)은 스무 살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예기》 곡례편(曲禮篇)에서, 공자가 스무 살에 관례를 한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20세가 되면 약(弱)이라 하며 비로소 갓을 썼다. 갓을 쓰는 나이가 됐지만 아직은 약하다는 뜻이

  • 박동우 교수의 영어 이야기

    형용사·명사처럼 쓰이는 '동사+-ing'

    Some foods are substances so alien that they seem to represent a category that simply should not be consumed. Insects, which in swarms are commonly featured on lists of disgusting items, are quite nourishing and are eaten in many parts of the world. To others, it is nearly impossible to imagine putting them into one’s mouth. These differences in eating habits are usually just noted as varieties of cultural practice, but this overlooks something very interesting: Disgusting foods do not appear only in the diet of the Other. We all have categories such as these that we do eat, foods that we recoil from or treat very cautiously in nature that we learn to consume quite readily.《Food & philosophy》 중에서몇몇 음식은 너무 이국적이어서 소비돼서는 안 되는 부류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다. 곤충 떼는 혐오스러운 것들의 목록에 흔히 들어가는데, 영양분이 많고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섭취된다. 다른 이들에게, 곤충을 누군가의 입 안에 넣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식습관의 차이는 흔히 문화적 관습의 다양성으로 언급되지만, 이것은 아주 흥미로운 무엇인가를 간과한다.그것은 바로 혐오스러운 음식은 다른 사람들의 식단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먹는 그와 같은 부류, 즉 자연 상태에 있을 때에는 우리가 흠칫 놀라고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지만 선뜻 소비하는 것을 배우는 음식들을 갖고 있다. 해설영어의 동사는 다양한 형태로 사용됩니다. 동사원형이라고 불리는 동사의 기본 형태에 접사 ‘-ing’가 붙는 형태가 그중 하나입니다. [동사+-ing]는 다양한 문법적 기능을 합니다.먼저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처럼 사용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문의 disgusting items가 그 예입니다. disgust는 ‘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방약무인 (傍若無人)

    ▶ 한자풀이傍 : 곁 방若 : 같을 약無 : 없을 무人 : 사람 인곁에 사람이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멋대로 행동함 -《사기(史記)》형가(荊軻)는 중국 역사에서 손꼽히는 자객이다. 중국이 진(秦)나라를 중심으로 통일되려고 할 전국시대 말기. 연(燕)나라 태자 단은 진왕 정(후의 진시왕)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어린 시절엔 조나라에 함께 인질로 잡혀 있었지만, 후에 강대국이 된 진왕 정이 수모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단은 복수의 칼을 갈며 때만을 기다렸다. 그런 와중에 형가를 만난다.형가는 당시 축이란 악기를 잘 다루는 친구 고점리와 날마다 악기를 연주하고 술을 마시며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이 놀 때는 곁에 누구도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방약무인(傍若無人)은 이로부터 유래한 말이다. 글자 그대로 ‘곁에 사람이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일컫는다. 한자 약(若)은 같다는 의미다. 노자의 어법을 흔히 정언약반(正言若反)이라고 하는데, 바른말은 마치 반대처럼 들린다는 뜻이다. ‘빛나도 눈부시지 마라.’ ‘곧아도 찌르지 마라.’ 등이 대표적 사례다.단과 형가의 만남은 어찌 되었을까.태자 단을 만난 형가는 정을 암살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철통보안의 진왕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형가는 결국 그 무렵 진나라에서 연나라로 망명해 온 번어기라는 장수를 찾아간다. 번어기는 그의 목에 황금 1000근과 1만 호의 영지가 현상금으로 붙어 있을 만큼 진왕의 노여움을 사고 있었다. 형가는 번어기에게 자신의 계획을 털어놨고, 번어기는 선뜻 스스로의 목을 잘라 형가에게 바쳤다. “제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