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優孟衣冠 (우맹의관)

    ▶한자풀이優: 뛰어날 우  孟: 맏 맹  衣: 옷 의  冠: 갓 관'우맹이 의관을 차려입다'는 뜻으로 그럴듯하게 꾸며 진짜처럼 행세함  - <사기>춘추시대 초나라의 악인(樂人) 우맹은 풍자하는 말로 사람들을 잘 웃겼다. 재상 손숙오가 그의 현명함을 알아보고 잘 대해주었다. 손숙오는 병석에 누워 죽기 전에 아들에게 “내가 죽고 나면 너는 틀림없이 빈곤해질 터이니, 우맹을 찾아가 ‘제가 손숙오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하거라”라는 유언을 남겼다.몇 년이 지나자 그의 아들은 과연 곤궁해져서 생계 수단으로 땔나무를 팔았다. 아들은 우맹을 찾아가 “저는 손숙오의 아들입니다. 부친께서 돌아가실 때 빈곤해지면 당신을 찾아가라고 당부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맹은 이때부터 손숙오처럼 의관을 갖추고 몸짓과 말투를 흉내 내기 시작해 1년쯤 지나자 손숙오와 똑같이 행동할 수 있었다.우맹은 장왕이 베푼 주연에 참석해 만수무강을 축원했다. 장왕은 매우 놀라며 손숙오가 환생한 것으로 여기고 그를 재상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자 우맹은 아내와 상의한 뒤 3일 뒤 다시 오겠다고 했다. 3일 뒤에 돌아온 우맹이 장왕에게 말했다.“아내가 초나라 재상은 할 만한 것이 못된다고 하였습니다. 손숙오 같은 분은 충성을 다하고 청렴하게 생활하며 왕이 패자(覇者)가 될 수 있도록 보좌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은 송곳을 꽂을 만한 땅도 없이 가난하게 살면서 땔나무를 팔아 연명하고 있습니다. 손숙오처럼 되느니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낫습니다.”이에 장왕은 잘못을 사과하며 손숙오의 아들을 불러 침구(寢丘) 땅 400호를 봉토로 주었

  • 영어 이야기

    금융긴축이 몰고오는 시장 충격 'taper tantrum'

    The South Korean financial markets were roiled by a fresh taper tantrum after the US Federal Reserve chair signaled further tightening last week, triggering sell-offs of the Korean currency, bonds and stocks.The US dollar index, a measure of the dollar value relative to a basket of six foreign currencies, climbed to 106.10, the highest since November last year.Taper tantrum refers to the panic selling of US Treasuries, which triggered a spike in their yields, in 2013 in response to the Fed’s signal to end its quantitative easing program.The dollar index and US treasury yields have been shooting up since last Wednesday when US Fed Chair Jerome Powell signaled more rate hikes ahead. The 10-year debt yield added 4.2 basis points to end at 4.054%, hitting this year’s new high.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추가 긴축정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이후 원화, 국내 채권, 주식 시장에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이다.6개 외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국 달러 지수는 106.10로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테이퍼 탠트럼은 2013년 당시 Fed 의장이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를 시사하자 미국 국채 시장에서 패닉 셀링(공포 매도)이 일어나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을 의미한다.제롬 파월 Fed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지난 수요일 이후 달러 지수와 미국 국채 수익률은 급등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2%포인트 상승한 4.054%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해설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그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는 기사의 일부입니다. 도입부에 ‘긴축 발작’이라는 뜻으로 taper tantrum이라는 표현이 쓰였습니다. tantrum은 발끈해서 성질

  • 학습 길잡이 기타

    표준점수화로 개인의 상대적 위치 알 수 있어

    지난 4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명 ‘6모’라고 불리는 6월 모의평가를 실시했습니다. 6월 모의평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그해 수험생의 능력 수준을 파악하고, 오는 11월 14일에 치를 예정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 조절을 위해 실시하는 중요한 시험입니다.모의평가를 할 때면 탐구영역의 선택과목을 어떻게 정할지도 중요합니다. 보통 선택과목은 학생들의 과목 내용에 대한 흥미도나 진로, 대학 전공을 고려해 선택하거나, 과목 난이도를 고려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선택과목을 정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은 난이도가 서로 다른데, 성적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요?예를 들어 학생 A의 과목 B와 과목 C의 성적 정보가 다음과 같다고 합시다.과목 B와 과목 C 중 어느 과목을 더 잘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를 비교하기 위해 바로 표준점수 개념이 적용됩니다.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성적 분포(평균 및 표준편차)에 따라 난이도를 감안해 다시 매긴 점수입니다. 학생 개인의 성적인 원점수를 표준점수로 변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Z 점수에 대해 알아봅시다. 시험 점수 X의 평균이 m, 표준편차가 σ일 때, Z 점수를 구하는 식은 입니다. 이 Z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해보겠습니다.E(X)=m, V(X)= σ²이므로 Z의 평균인 E(Z)를 구하면E(Z) Z의 분산인 V(Z)를 구하면V(Z)표준편차는 분산의 양의 제곱근이므로=1입니다.따라서 각 과목의 원점수를 표준점수 Z로 변환하면 평균이 0점, 표준편차가 1점이 됩니다. 즉 난이도가 서로 다른 과목의 기준을 똑같이 맞추게 되어 서로 점수 비교가 가능하게 됩니다.앞의 예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弋不射宿 (익불사숙)

    ▶한자풀이弋: 주살 익    不: 아니 불    射: 궁술 사    宿: 묵을 숙밤에 잠들어 있는 새는 쏘지 않는다이익을 위해 무자비한 행위를 하지 않음- <논어><논어(論語)> 술이 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공자께서는 낚시질은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으시며 주살질은 하되 잠자는 새는 쏘지 않으셨다(子 釣而不綱 不射宿).”공자는 젊은 시절 집이 가난해 직접 물고기를 잡고 사냥을 한 적이 있다. 이때 공자는 낚시나 화살로 한 마리씩 필요한 만큼만 잡았고, 촘촘한 그물을 물에 가로질러 쳐서 무분별하게 물고기를 잡지는 않았다. 또 밤에 몰래 잡을 생각으로 나뭇가지 위에 잠들어 있는 새를 쏘아 죽이지 않았다. <논어>의 주석서인 <논어집주(論語集註)>와 <논어주소(論語註疏)> 등에서는 공자의 이 같은 행동을 그의 인자함(仁)으로 풀이했다.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물고기를 잡지만 많은 것을 탐하지 않고, 제사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냥을 하지만 함부로 살생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말이다.<논어>에는 옳은 정사(政事)란 무엇인지 묻는 당대 제후인 왕들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현명한 의견과 그가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당부하는 훈계의 말이 많지만, 공자의 작은 행동 속에서 본보기로 삼을 만한 어진 마음과 훌륭한 인품을 엿보고 배우고자 한 제자들의 기록도 있다. 이익을 보면 그 이익이 의로운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대표적이며, 위의 이야기 또한 그중의 한 예다.익불사숙(不射宿)은 ‘활로 사냥을 해도 밤에 잠들어 있는 새는 쏘아 맞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유교의 성인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공학계열광역 신설해 108명 선발…내년엔 의·치의예도

    단국대는 처음에 발표한 2025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안(2023년 8월)을 일부 수정하면서 2025학년도 신입학 가이드(2024년 5월) 기준으로 공학계열광역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논술 단일 모집 단위로는 가천대(IT대학 11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8명을 선발한다. 올해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학 중 하나다.단국대 수리논술은 미적분 위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도 적절한 변별력을 갖추고 있어 선택과목 이수에 대한 부담 없이 도전해볼 수 있다. 특히 미적분 문제 해결력이 무엇보다 합격을 결정짓는 요소다. 수능 공부와 연계해 미적분 개념을 확실하게 숙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국대 논술 기출문항을 반복해 풀어볼 것을 적극 권장한다.▶단국대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 포인트◀1. 미적분 문제해결력이 단국대 논술합격의 관건- 미적분 문항의 기초를 이루는 수Ⅰ,수Ⅱ의 기초개념 학습 철저히- 수능 미적분 문항과 연계학습을 통한 논술 문제해결력 향상2. 합격의 마지막 키는 기출문항 !!- 5문제 중 3~4문제를 맞추면 합격선에 근접 (추가 부분점수로 당락결정)- 최근 기출 및 모의논술 문항을 풀이가 외워질정도로 반복해서 풀이할 것.

  • 학습 길잡이 기타

    그리스시대 '도형의 넓이' 구하며 발전

    미분과 적분 중 어느 것이 먼저 발견되었을까요? 또 그 시기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미분은 17세기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미분과 함께 호도법, 함수 등 수학의 근본을 형성하는 개념들도 이 시기에 급격히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적분의 이야기는 훨씬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칼럼에서는 적분이 고대로부터 어떻게 발전해 현대 수학의 중심축이 되었는지 탐구해보겠습니다.고대 그리스 시대, 아르키메데스는 그의 저작 <포물선의 구적법>에서 수학적 증명을 통해 포물선과 직선으로 둘러싸인 도형의 넓이가 내접하는 삼각형 넓이의 4분의 3배가 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포물선을 가로지르는 직선을 한 변으로 하는 내접삼각형을 그리는 방법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 삼각형을 기반으로 포물선을 두 구간으로 나누고, 이 과정을 반복해 무수히 많은 내접삼각형을 그려나갔습니다.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르키메데스는 초기에 그린 삼각형의 넓이를 ‘1’로 설정하고, 모든 삼각형의 넓이 합을 계산하는 공식을 도출했습니다. 이 연속된 접근 방식은 기하학적 적분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며, 수학사에서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받습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이 방법은 단순한 수학적 호기심을 넘어 복잡한 도형의 넓이를 계산하는 방법론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갈릴레이의 제자인 카발리에리는 다각형이 아닌 평면도형의 넓이나 입체도형의 부피를 구하는 방법에 대한 놀라운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두 입체를 같은 평면에 평행한 다수의 평면으로 자를 때 잘린 부분의 면적이 일정 비율을 유지한다면, 그 입체의 전체 부피도 같은 비율을 유지한다는 것에서 착안했습니

  • 영어 이야기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HBM'

    Sales of high-bandwidth memory (HBM), essential to artificial intelligence devices, will significantly grow in the coming years, benefiting market leaders such as SK Hynix and Samsung Electronics.HBM’s unit sales price is several times higher than that of conventional DRAM and about five times that of double data rate 5 (DDR5) chips, used for personal computers. This pricing, combined with new AI product launches, is expected to dramatically raise HBM’s share in the DRAM market through 2025.HBM’s share of total DRAM bit capacity is estimated to rise from 2% in 2023 to 5% in 2024 and surpass 10% by 2025, according to Taiwan-based market researcher TrendForce. In terms of market value, HBM is projected to account for more than 20% of the total DRAM market starting in 2024, potentially exceeding 30% by 2025.인공지능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판매가 향후 몇 년 동안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같은 시장 선두 업체들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 배, 개인용 컴퓨터에 쓰이는 DDR5 메모리칩보다 약 5배나 높다.신규 AI 제품 출시와 함께 D램 시장에서 HBM 점유율은 2025년까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용량(비트)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에서 2024년 5%로 증가하는 데 이어, 2025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HBM은 2024년부터 전체 D램 시장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5년에는 3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해설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자기기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급속하게 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발달로 더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가 필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한자어 '백(白)'이 만들어낸 우리말 가지들

    제22대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백서를 만들고 있다. ‘백서(白書)’의 사전적 풀이는 “정부가 정치, 외교, 경제 따위의 각 분야에 대해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여 그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만든 보고서”다. 교육 백서, 노동 백서, 외교 백서 등 수많은 백서가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는 ‘백서’는 본래부터 쓰던 우리말은 아니고 영어를 번역해 들어온 말이다.사람 인(人)과 결합한 백(伯)은 ‘맏이’를 의미백서란 말은 애초 영국 정부가 특정 사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의회에 보고하던 책에서 유래했다. 이 보고서의 표지가 하얀색으로 된 데서 일명 ‘white paper’라고 불렀는데, 이를 ‘흰 백(白), 글 서(書)’로 직역한 게 ‘백서’다. 요즘은 좀 더 폭넓게 쓰여 ‘언어의 의미확대’ 현상을 볼 수 있다. 민간 기업이나 연구소, 시민 단체 등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내놓을 때도 백서라는 말을 쓰기 때문이다.백서는 표지색 ‘white’에서 온 말이긴 하지만, 의미적으로도 ‘낱낱이, 명백하게 밝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자어 ‘백(白)’이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희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긴 하지만, ‘분명하다/깨끗하다/밝다/빛나다’ 등의 의미를 나타내며 무수한 단어를 파생시켜 우리말을 풍부하게 해준다. 자백, 고백을 비롯해 백미, 백색선전, 백일하, 백주대로, 백병전, 백일장, 백수건달, 백숙, 백안시, 백일몽 등이 모두 그렇게 만들어진 단어다.한자 白은 글자 유래에 대해 명료하게 밝혀진 게 없이 여러 설이 분분하다. 촛불의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