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우선하다'와 '우선시하다'의 구별

    “의대 교수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며 근무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의료 현장의 혼란이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2월 발표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끝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언론보도도 매일 중계하듯이 이어지고 있다. 독자들이 접하는 이런 문장은 괜찮을까. 아쉽지만 비문이다. 읽다 보면 걸리는 데가 있다. ‘혼란이 지속하고 있다.’ 이 문장이 어색한 까닭은 동사 ‘지속하다’를 잘못 썼기 때문이다. 자동사/타동사는 엄격히 구별해야이런 오류는 의외로 일상의 말에서 흔히 생긴다. “포근한 겨울이 지속하면서 겨울철 전국 평균기온(2.4℃)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봄을 알리는 전국의 벚꽃 축제는 해마다 개최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이상기후 탓이다. 올해 진해군항제는 지난 3월 22일 전야제와 함께 개막했다. 군항제 역사에서 가장 이른 시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한 뉴스 문장에서도 동사 ‘지속하다’를 잘못 썼다.‘지속하다’는 타동사다. 반드시 목적어를 필요로 한다. ‘관계를 지속하다/경제성장을 지속하다/선수 생활을 지속하다’처럼 ‘~를 지속하다’ 꼴로 쓴다. 예문에서는 ‘혼란이 지속하다/겨울이 지속하다’로 ‘지속하다’를 마치 자동사인 것처럼 썼다. 문장에서 어색함이 느껴지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자동사란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이나 작용이 주어에만 미치는 동사를 말한다. ‘꽃이 피다’의 ‘피다’, ‘해가 솟다’의 ‘솟다’ 같은 게 자동사다. 자동사-타동사의 구별은 모국어 화자라면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이라 굳이 따로 외울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대학별·계열별 논술 유형·특징 파악하고 준비해야

    안녕하세요,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 연초부터 지난 시간까지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유형에 대한 풀이를 진행했습니다. 얼굴을 맞대고 상세히 풀어드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늘 대화하는 마음으로 칼럼을 쓰고 다듬습니다. 아마도 인문논술 칼럼을 접하는 독자는 수시에서 인문논술을 준비하리라 다짐했을 테고, 그중에서도 입시가 가까워진 고2·고3 학생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인문논술 출제의 일반적인 방향과 주제를 탐색한 후, 반복 출제될 수 있는 주요 주제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으려 합니다.자연계열의 수리형 논술 문제와 대비해보면 일반적인 글쓰기로 출제되는 인문계열 유형이 모두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논술이나 글쓰기를 장시간 체계적으로 접하지 않은 학생이 고3이 돼서 각 대학의 논술 문제를 처음 접하면 대학별 문제의 특성이 전혀 다른 색으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계열별로 주제의 특성이나 출제 방식이 다른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학교마다 시간·분량·물음 유형이 상이해 여러 대학의 논술을 응시하는 학생에게는 큰 부담이 됩니다. 특히 논술을 지원하고 대비할 때 기본적인 ‘계열’이나 자신에게 적합한 유형, 출제 주제 등에 대해서 종합적인 설명을 접하기가 어려워 단순히 이 학교에 ‘수리 문제’가 출제되는지만 확인하고 결정하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됩니다. 먼저 기본 개념을 이해한 다음 각자에게 적합한 목표를 정하면 좋겠습니다. 제한된 지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우선 학교의 계열 구분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인문계 대학은 다양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心腹之患 (심복지환)

    ▶한자풀이 心: 마음 심  腹: 배 복  之: 갈 지  患: 근심 환'가슴이나 배에 생긴 병'이라는 뜻으로 없애기 어려운 근심이나 병폐를 비유 - <좌시전> 등춘추시대 오(吳)나라 왕 합려(闔閭)는 월(越)나라 왕 구천(勾踐)과 싸우다 상처를 입어 죽었다. 합려의 아들 부차(夫差)는 군사력을 키워 월나라를 정벌함으로써 아버지의 원한을 갚았다. ‘장작 위에 누워서 쓰디쓴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복수를 하거나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갖 고난을 참고 견딘다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 유래한 대목이기도 하다.부차가 제(齊)나라를 공격하려 할 때, 구천이 신하들을 이끌고 와서 부차와 대신들에게 재물을 바치자 오나라 대신들이 모두 기뻐했다. 그러나 오자서는 월나라의 그러한 행동이 오나라의 경계심을 늦추게 하려는 속셈임을 간파했다. 오자서가 부차에게 간언했다.“제나라는 우리에게 쓸모없는 자갈밭과 마찬가지이니 공격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월나라는 우리에게 가슴이나 배에 생긴 질병과 같은 존재입니다(越在我 心腹之疾也). 월나라가 지금은 겉으로 복종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를 집어삼킬 계책을 도모하고 있을 것입니다. 왕께서 빨리 월나라를 멸하여 후환을 없애지 않고, 도리어 제나라를 공격하려는 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일이 아닙니다.”그러나 부차는 오자서의 간언을 듣지 않았고, 결국 오나라는 월나라에 멸망당했다.이 고사는 <좌씨전>에 실려 있다. 또 <후한서>에는 “나라 밖에 왜구나 도적이 있는 것은 사지에 든 병과 같지만, 나라 안 정치가 잘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가슴이나 배에 생긴 병과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松茂柏悅 (송무백열)

    ▶한자풀이松: 소나무 송  茂: 무성할 무  柏: 측백나무·잣나무 백  悅: 기쁠 열소나무의 무성함을 측백나무가 기뻐함벗이 잘되는 것을 즐거워함을 이르는 말-  <탄서부(歎逝賦)>“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하고 혜초가 불에 타면 난초가 슬퍼한다(松茂柏悅 蕙焚蘭悲).”삼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육기(陸機)가 지은 <탄서부(歎逝賦)>에 나오는 구절이다. 백(柏)을 잣나무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원래는 측백나무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뒤에 잣나무와 혼동되면서 측백나무보다 잣나무로 쓰는 경우가 많다. 혜(蕙)는 난초의 한 종류다.소나무와 잣나무는 겨울이 되어도 푸른 빛을 잃지 않아 예부터 선비의 꼿꼿한 지조와 기상의 상징으로 함께 어울러 쓰였다. 송백지조(松柏之操, 송백의 푸른 빛처럼 변하지 않는 지조), 송백지무(松柏之茂, 언제나 푸른 송백처럼 오래도록 영화를 누림) 등이 그 예다. 조선 후기 서화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는 날씨가 추워진 후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의 지조와 기상을 그린 것이다. 또한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면서도 모습 또한 비슷하게 생겨 흔히 가까운 벗을 일컫는 데도 사용한다.송무백열(松茂柏悅)은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잘되는 것을 함께 즐거워함을 이르는 말이다. ‘혜초가 불에 타면 난초가 슬퍼한다(蕙焚蘭悲)’는 구절과 자주 함께 쓰인다.“울 때는 함께 울고 웃을 때는 혼자 웃는다”는 말이 있다. 남의 기쁨을 나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게 무척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타인의 잘됨을 기뻐하는 것은 사람됨의 근본이자 바람직한 인간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합격선 80~90점…꼼꼼한 답안 작성이 당락 결정

    건국대는 2024학년도에 문항 수가 4문제로 줄어들면서 꼼꼼한 답안 작성 능력이 무엇보다 합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올바른 답안 작성을 위해서는 문제를 잘 이해하고 주어진 조건을 파악해 문제해결 방향을 수립해야 하며, 계산력을 바탕으로 채점자 관점에서 풀이 과정의 논리적 비약이나 생략 없이 정확한 표현을 사용해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즉 논술에서 요구되는 소양인 문제 이해력, 논제 분석력, 문제해결의 창의력, 표현력이 답안에 집약되어야 한다. 따라서 건국대를 응시하는 수험생은 이 학교의 기출문제와 모의 논술 문제를 풀어보고, 대학 측의 채점 기준을 참고해 스스로 답안을 점검·첨삭하는 과정을 꾸준히 훈련한다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건국대학교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 포인트1. 최종 합격자 평균점수 80~90점대…꼼꼼한 답안작성 훈련 필요- 풀이과정과 답안을 상세히 작성하는 연습 필요- 답안작성시 정확한 표현 사용 및 논리적 비약이나 생략 없도록 해야2. 최근 논술문항 출제경향 분석 필요 (위의 표 참조)- 최근 2년간 중복조합 개념을 반복하여 출제함- 올해는 기하 출제 가능성도 있으므로 해당 내용도 학습해야

  • 영어 이야기

    이제 깃털이 난 새처럼 미숙한 'fledgling'

    A hyper-casual game developed by South Korea’s fledgling gaming publisher Supercent was the world’s third-most downloaded newly launched app last year, just behind global super apps Meta Platforms Inc.’s Threads and OpenAI’s ChatGPT.According to data from mobile app market intelligence AppMagic, Supercent’s Burger Please! has been downloaded 83.81 million times since its launch a year ago, ranking third on the global top new app list for 2023.Meta’s Threads was the most downloaded app among newly launched apps last year, with 253.39 million downloads and the runner-up was OpenAI’s ChatGPT, with 163.05 million.The Korean game is a hyper-casual game, which is easy to play with simple and minimalistic user interfaces and is usually free. It is a management simulation game where players become the owners of a burger joint and grow it into a successful franchise.한국의 신생 게임 회사인 슈퍼센트가 개발한 하이퍼캐주얼 게임은 지난해 새로 출시한 앱 중 메타의 스레드와 오픈AI 챗GPT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다.모바일 앱 시장조사업체 앱매직에 따르면 슈퍼센트의 버거플리즈 누적 다운로드는 1년 전 시장에 소개된 이후 8381만 건으로, 2023년 출시된 앱 중 세계 3위를 기록했다.메타의 스레드가 2억5339만 다운로드를 기록해 사용자가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이었고, 2위는 오픈AI의 챗GPT로 1억6305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이 게임 장르는 하이퍼캐주얼로 쉽고 간단하게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이머가 버거 전문점의 주인이 되어 성공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키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해설최근 모바일 게임업계에선 규칙이 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하이퍼캐주얼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 스타트

  • 학습 길잡이 기타

    어려운 수학적 개념 한눈에 보여주죠

    함수의 그래프를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프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들은 우리가 함수의 그래프에 흥미를 느끼고 궁금해하는 이유입니다. 그래프는 수학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도구로, 함수의 동작과 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이 그래프가 정확히 어떻게 우리를 도와주는지, 그 중요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는 더 깊은 관심을 자아냅니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함수의 그래프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겠습니다.우리 생활에서 접하는 두 자료 사이의 관계를 함수라고 한다고 지난 칼럼에서 소개했습니다. 그래프라는 말 대신 그림이라는 말을 썼다면 학생들이 함수의 그래프를 더 쉽게 생각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대상을 자주 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보는 것이 그 대상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함수의 그래프는 두 자료 사이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현명한 노비가 자신의 일당을 첫날에는 쌀 한 톨, 둘째 날에는 쌀 두 톨, 셋째 날에는 쌀 네 톨…. 이렇게 두배로 올려달라고 했다는 전래동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이것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지수함수인 y=2x입니다. 이를 매일 1개씩 늘려가는 함수인 y=x와 비교하는 것은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그래프[그림 1]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눈으로 그림을 확인하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지요. 이것이 그래프를 그리는 이유입니다.코로나19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경우를 예로 들어봅시다. 만약에 지수함수처럼 늘었다면 환자 수는 계속 증가했겠지요. 하지만 코로나19 환자 수는 로그함수의 형태로 늘었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접속용법 '-와/-나' 구별하기

    연초 금융가를 강타한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폭락 사태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판매은행들이 손실 배상 절차를 시작했지만 배상 비율을 놓고 벌이는 줄다리기는 여전하다. 수익 상품 판매를 둘러싼 분쟁은 2008년 키코(KIKO) 사태, 2020년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과도 닮은꼴임을 돌아보게 한다. 당시 상황을 전한 기사 한 대목이 이를 잘 보여준다.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 사태로 100% 배상에 해당 은행 경영진은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신뢰’를 먹고사는 은행들은 치명타를 입었다. 벨기에나 노르웨이처럼 수익 구조가 복잡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는 금융상품은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를 금지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와’는 둘 다, ‘-나’는 하나만 의미세 개 문장은 얼핏 별문제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잘못 쓰인 데가 한 군데 있다. ‘벨기에나 노르웨이’에 주목해야 한다. 무심코 넘기기 쉬운데, ‘벨기에와 노르웨이’라고 해야 한다. 접속어로 쓰이는 ‘-와(과)’와 ‘-나’의 구별이 오늘의 과제다. 두 말의 차이를 알려면 우선 그 정체부터 살펴야 한다.‘-과(와)’는 격조사와 접속조사 두 가지 쓰임새가 있다. 격조사일 때는 ‘A와 ~하다’ 형태를 취한다. 이때 ‘-와’는 뒤에 오는 서술어를 꾸며주는 부사격조사다. 둘째, 접속조사일 때는 둘 이상의 사물이나 사람을 같은 자격으로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우리는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같은 게 전형적인 쓰임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두 번째 용법이다. 이를 자칫 “우리는 자유나 평등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처럼 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