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異路同歸 (이로동귀)

    ▶ 한자풀이 異: 다를 이    路: 길 로    同: 같을 동    歸: 돌아갈 귀길은 다르지만 돌아가는 곳은 같다방법과 과정은 달라도 지향점은 같음 - <회남자(淮南子)><회남자>는 전한 시대 유안(劉安)이 전국의 빈객과 방술가를 모아서 편찬한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여씨춘추>와 함께 제자백가 중 잡가(雜家)의 대표작이다. 잡가는 춘추전국시대 제가(諸家)의 설(說)을 종합해 만든 학설이나 그 학설을 따르던 학파를 이른다. <회남자> 본경훈 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세상이 어지러우니 도(道)를 품고 덕(德)을 지니고 무궁한 지혜를 가지고도 입을 닫고 말을 참다 죽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으려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니며 문자로 설명할 수 있는 명(名)은 명이 아니다. 죽간과 비단에 쓰이고 금석(金石)에 새겨져 후대인에게 전해지는 것들은 모두 완전한 것이 아니다. 오제삼왕(五帝三王)의 일화는 모두 다르나 중요한 뜻은 같고, 길은 서로 다르나 귀결점은 모두 한 곳이다(異路同歸). 근세에 학문을 배우는 사람들은 혼연일체의 도와 집약적이고 정묘한 덕을 모르고서 지나간 자취만 가지고 한자리에 모여 앉아 이야기하고 북을 두드리고 노래하며 찬양한다. 스스로 박학다식하다고 칭하지만 어리석음을 면할 수 없다. <시경>에 이르기를 ‘감히 맨손으로 범을 잡지 못하고 감히 도보로 황하(黃河)를 건너지 못하네. 세상 사람들은 하나만 알고 그 다른 일은 알지 못하네’라고 하였으니, 바로 이 박학하다 자칭하는 무리를 이르는 말이다.‘삼황오제(三皇五帝)’

  • 학습 길잡이 기타

    모든 도형의 기본…각 알면 천문학적 길이도 잴 수 있어

    수학 교과서는 난도와 위계를 따져 단원을 구분합니다. 이 중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단원을 꼽자면 삼각함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삼각함수의 도입 부분에서 교과서와 문제집에는 생략된 흥미로운 맥락을 살펴볼까 합니다.먼저 생각해볼 것은 ‘왜 삼각형인가’입니다. 삼각형은 중·고등학교 기하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모든 다각형은 대각선을 만들어 삼각형으로 쪼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각형을 안다는 것은 모든 도형을 안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에 합동, 닮음, 피타고라스의 정리, 삼각비, 삼각함수 등 많은 단원이 삼각형과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이어서 생각해볼 것은 삼각비, 삼각함수의 등장 배경입니다. 그 바탕에는 삼각형의 닮음이 있습니다. 두 삼각형이 닮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중 AA닮음은 의외로 강력한 조건입니다. 두 개의 각만 같다면, 작은 삼각형의 길이를 이용해 천문학적인 길이를 앉은 자리에서 종이와 연필만 가지고도 추론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별 생각 없이 푼 문제 중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의 높이, 두 섬 사이의 거리처럼 직접 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대상을 종이 위에 각이 같은 삼각형을 그려냄으로써 손쉽게 근삿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직각삼각형으로 한정한다면 한 각만으로도 삼각형 길이의 비를 알아내 실제 길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삼각형으로 쪼개진 수많은 다각형도 유한번의 계산을 통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율을 정확하게 계산해놓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빗변과 높이의 길이의 비(sin), 빗변과 밑변의 길이의 비(c

  • 영어 이야기

    사람이나 대상의 기호·요구에 맞출때 'cater to'

    Foreign high-end car brands are eager to offer new and exclusive experiences to their customers in South Korea, the fastest-growing luxury car market in the world thanks to wealthy Koreans’ voracious appetite for rare and expensive cars.Mere mass-market luxury cars cannot satisfy super-rich Koreans. Luxury for them is something hardly accessible to the crowd.To cater to such demands, a trio of European upscale car brands - Maybach, Bentley and Rolls-Royce - are readying to wow their Korean customers with novel experiences.Mercedes-Maybach is currently building the world’s first Maybach-exclusive showroom in Seoul on a plot previously occupied by the old headquarters of SM Entertainment. Mercedes-Benz displays Maybach cars together with its regular non-Maybach models in one showroom across the world.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럭셔리 자동차 시장인 한국에서 남들이 갖지 못한 비싼 차에 대한 부유층의 강한 열망에 맞춰 외국 고급 자동차 회사들은 새롭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한국 슈퍼리치들에게 럭셔리는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그 무엇이기 때문에 대중적 럭셔리 자동차만으로는 그들의 욕구를 채울 수 없을 것이다.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유럽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마이바흐, 벤틀리, 롤스로이스는 한국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옛 서울 사옥 부지에 세계 최초로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을 짓고 있다. 벤츠는 모든 나라에서 마이바흐와 그 외 다른 벤츠 자동차 모델을 벤츠 전시장 한 곳에 함께 전시하고 있다. 해설고급 수입차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는 외국 고급 자동차 회사의 주요 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한국은 벤츠 자동차가 가장 많이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판매정책' 아니고 '판매전략'이에요

    ‘슈퍼주총 시즌’이 끝났다. 12월 결산 국내 상장법인의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3월 하순께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즈음에 늘 따라다니는 말 중 하나가 ‘주주환원정책’ 또는 ‘주주친화정책’이다. 이와 함께 빠지지 않는 말 중 ‘배당정책’도 있다. 이는 기업 이익을 주주들에게 언제, 어떤 형태로, 얼마나 분배하느냐에 대해 기업이 세운 방침을 말한다. 요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부각되니 ‘기업의 ESG 투자정책’이란 표현도 자주 눈에 띈다. ‘정책’은 정부·정치권에서 쓰는 말주주친화정책, 배당정책, 투자정책… 민간기업에서 사용하는 이런 말을 의심 없이 써도 되는 것일까? 다음 문구를 보면 이들 ‘정책’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있다. “사회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고용정책 운영.” 얼핏 보면 마치 정부의 ‘고용정책’ 가운데 하나를 소개하는 대목 같다. 사실 어느 기업의 ESG 경영 실천 전략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다. 그러니 상황에 맞지 않고 어색한 느낌을 준다. “국내에서 고가정책으로 ‘배짱 영업’ 하던 해외 명품 브랜드.” 이때 쓰인 ‘고가정책’은 어색함의 정도가 더하다.이에 비해 다음 문장에 쓰인 정책은 자연스럽다. “정책서민금융 상품 중 하나인 소액생계비대출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의 ‘외국인 투자정책’이나 ‘금리정책’도 눈에 익숙한 표현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정책이란 말의 정체를 알면 이해가 된다.‘정책(政策)’은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꾀하는 방책”을 말한다(<

  • 학습 길잡이 기타

    정확한 예측 위해서는 표본 선정을 잘 해야

    2024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됩니다. 선거일 현재 18세 이상의 국민이 선거권을 지닌 만큼 고등학생 중 일부 학생은 이번에 첫 투표를 하게 될 것입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TV나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집단 구성원 속 여론의 동향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정치인이나 유권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서는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닌 일부만 뽑아서 표본조사를 합니다. 이에 대해 한번 알아봅시다.통계조사에서 조사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를 조사하는 것을 ‘전수조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전수조사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뿐 아니라 전수조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조사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에서 일부분만 뽑아 조사하는 표본조사를 실시합니다.표본조사에서 조사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를 ‘모집단’이라 하고, 모집단에서 뽑은 일부분을 ‘표본’이라고 합니다. 또 모집단에서 표본을 뽑는 것을 ‘추출’이라고 합니다.표본조사의 목적은 표본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모집단의 특성을 추측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모집단의 특성이 잘 반영되도록 표본을 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추출되는 표본이 모집단의 어느 한 부분에 편중되지 않아야 한다. 표본추출이 잘못된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선거 여론조사를 통해 선거 결과를 예측해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대중 잡지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전화번호부와 자동차 등록부를 이용해 선정된 조사 응답자를 대상으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先甲後甲 (선갑후갑)

    ▶ 한자풀이先: 먼저 선    甲: 갑옷 갑    後: 뒤 후    甲: 갑옷 갑법 제정을 신중히 검토한다는 뜻으로일 처리에 사려가 깊고 추구함이 넓음 -<주역>갑(甲)은 법령을 새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선갑후갑(先甲後甲)은 법 제정의 전후를 이른다. 이는 선갑삼일(先甲三一) 후갑삼일(後甲三一)을 줄인 것으로, 새로운 법령을 제정하기에 앞서 3일 동안 신중하게 생각하고 만든 후에도 3일 동안 다시 검토한다는 뜻이다. 일을 처리하는 데 사려가 깊고 추구함이 넓음을 이르는 말이다. ’선경후경(先庚後庚)‘으로도 쓰며, 원전은 <주역>이다.<성종실록>에도 사헌부 대사헌 이세좌 등이 왕에게 상소하는 내용이 전해온다.“<주역>의 고괘에 이르기를 ‘선갑삼일 후갑삼일’이라 하였고 손괘의 구오에 이르기를 ‘선경삼일(先庚三日) 후경삼일(後庚三日)’이라고 하였으니, 성인이 정교를 제작할 적에 그 선후를 잘 생각하여 폐단을 구제하고 행할 만한 도가 되면 명령을 발하여 시행하고, 그 변경하는 것을 잘 헤아려서 뒤에 이롭고 오래 행할 만한 방법으로 삼았으니 지극하다고 하겠습니다. 만약 한 사람의 말로써 오늘에 한 가지 법을 세웠다가 한 사람의 말로써 내일 한 가지 법을 허물어뜨리면 성인이 말씀하신 ‘선갑후갑 선경후경’의 뜻이 아닙니다.”법은 나라를 세우는 기둥이다. 기둥이 곧고 단단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법을 만드는 것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고 했다. 지나치게 뒤집으면 살점이 모두 떨어져나가고 가시만 남는다. 신중하게 제정하고 제정된 법은 쉬이 바꿔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이에 비해 조령모개(朝令暮改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미적분 위주로 출제…올해도 경쟁률 높아질 전망

    이화여자대학교는 2024학년도부터 논술 100% 선발 및 약학대학 논술전형 신설로 인해 논술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상승했다. 25학년도에는 약학부 수능 최저조건이 완화되면서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화여자대학교는 그간 양질의 논술 문항을 개발해 논술 전형의 선구적 역할을 해왔다. 논술을 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기출문제를 풀어볼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출제 범위는 기하, 확률과통계를 포함한 교과과정 전 범위이지만 최근에는 미적분 위주로 출제하고 있다.또 문항 구성에서도 제시문과 발문을 보다 간결하게 줄여 수능 연계성을 높이고 소문항 간 단계적 해결 과정을 유도함으로써 논술 변별력을 잘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기출 문항을 반복해서 풀어본다면 단기간에 논술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화여대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 포인트1. 수능공통범위(수학,수학Ⅰ,수학Ⅱ)와 미적분에 집중해야- 최근 모의/기출에서 기하 및 확률과 통계 출제하지 않아- 올해도 미적분 위주의 출제가능성 높아2. 난이도는 중상 이상 … 점층적인 문제 해결 과정 연습해야- 소문항 간의 단계적인 문제 해결을 유도하여 변별력 확보- 수학적귀납법/귀류법 증명 문제 연습필요

  • 영어 이야기

    지갑을 열다 'loosen the purse strings'

    South Korean travelers are loosening their purse strings on the occasion of the Lunar New Year, with overseas travel sales for one of the biggest holiday seasons almost completely sold out.Southeast Asia and Japan are the most popular destinations for Koreans. They account for 54% and 30%, respectively, of overseas travel bookings for the holiday season up to now. According to Hanatour, its travel sales for the Jan 21-24 holidays have increased by 70 times compared to the previous year’s level.Some 15,000 customers have signed up for its overseas travel packages or tickets. Hanjin Travel’s charter flights arranged for golf tours in Kagoshima, Japan were fully booked.“Travel demand will likely reach 90% pre-pandemic levels, or more, this year. We will shift to more aggressive sales strategies than we did for last year’s winter season,” said an industry official.최대 휴가철 중 하나인 설 명절을 맞이해 한국 여행객이 지출을 늘리면서 해외여행 상품이 거의 완판됐다.동남아시아와 일본은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이번 휴가철 해외여행 예약의 각각 54%와 30%를 차지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1월 21부터 24일까지 여행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70배 증가했다. 약 15000명의 고객이 해외여행 패키지 또는 항공권을 구입했다.한진 여행사가 일본 가고시마 골프 여행 상품으로 준비한 전세기는 이미 예약이 다 찼다.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행 수요가 팬데믹 이전의 90% 또는 그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작년 겨울 휴가철보다 더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해설올해 설 연휴에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했다는 기사의 일부입니다. 예문 첫 부분에 ‘지갑을 열다’ ‘지출을 늘리다’의 의미로 ‘loosen the purse strings’라는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