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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분류요약형은 여러 제시문 관점차이 읽어내야
지난 시간(2023년 8월 14일자 16면)에 이어 해제를 하겠습니다. 분류요약의 유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공통된 쟁점을 잡고 쟁점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정확히 분류하는 문제 해결력입니다. 분류가 되지 않으면 오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확한 분류가 곧장 좋은 답안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제시문들의 내용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재구성하거나, 핵심적인 의미만을 잘 선별하고 제시문의 다양한 상징적 장치들이 의미하는 바를 읽어내는 문해력 및 표현력이 필요합니다. 분류요약의 본질은 요약이기 때문입니다.학교에 따라 분류요약에서 추가로 원하는 사고가 있습니다. 성균관대는 1번에서 제시문 간의 미묘한 관점 차이를 충분히 읽어내는 답안에만 A등급을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등급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A : 제시문들을 심신이원론의 <제시문 1, 4>와 심신일원론의 <제시문 2, 3>으로 올바르게 분류하고, 그 핵심 논지를 죽음에 대한 태도와 관련해 명확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두 입장 간의 차이 및 제시문 간의 내용상의 차이점까지도 부각시키고 있는 답안B: 제시문들을 올바르게 분류하고, 상반된 두 입장의 논지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서술하고 있으나, 두 입장 간의 차이 및 제시문 간의 내용상의 차이점을 충분히 부각시키지는 못한 답안C: 제시문 분류는 올바르게 하였으나, 각 입장의 핵심 논지에 대한 명확하고 간명한 서술에 부족함이 있는 답안D: 제시문 분류에서 오류를 범하였지만, 각 입장의 핵심 논지에 대한 서술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답안E: 제시문 분류에서 오류를 범하고, 논지 서술이 제대로 안 된 답안지난 문제에서는 <보기>가 주어져 분류가 쉬웠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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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경종을 울리다 'set off alarm bells'
Intel Corp.’s announcement on Tuesday that it will significantly expand its advanced chip manufacturing capacity and jump into the foundry business by opening its plants to outside clients is setting off alarm bells for foundry players.The decision by the largest US chipmaker is a direct challenge to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TSMC) and Samsung Electronics Co. which have dominated the foundry sector for years, effectively shifting the business hub from the US to Asia.“What’s important here is not just Intel’s entry into the foundry business. Rather, you have to pay more attention to the US government’s initiative to enhance the competitiveness of its chip industry through Intel,” said Hwang Cheol-seong, a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professor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A market analyst said Samsung will come under “growing pressure to build its next chip plants in the US and Europe.”인텔은 고급 반도체 칩 제조 능력을 대폭 확장하고 외부 고객에게 공장을 개방해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화요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파운드리 업체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의 결정은 수년간 파운드리 부문을 지배해 온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다. 이 두 회사 덕분에 파운드리 사업의 중심지가 미국에서 아시아로 바뀌었다.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중요한 건 단순히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인텔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미국 정부의 이니셔티브를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한 시장 분석가는 삼성이 미국과 유럽에 차기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압박을 더 크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설미국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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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상투어 '~에 따르면'은 문어체의 잔재
문장을 힘 있게 쓰기 위해서는 ‘간결함’이 필수다. 상투적 표현은 특별한 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덧붙이는 말을 가리킨다. 일상 소통에서 상투어는 ‘친교적 기능’을 발휘하는 등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보고문이나 기사 문장 같은 실용문에서는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간결하게 끊어 쓸 때 ‘힘 있는 문장’이 나온다. 올여름 한반도를 할퀴고 간 태풍 ‘카눈’ 소식을 전한 보도 문장을 통해 글쓰기 실전 연습을 해보자. 군더더기라 ‘힘 있는 문장’에 걸림돌①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전남과 경남 사이 남해안에 상륙 후 내륙을 관통해 북진하고, 11일 새벽 북한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언론들은 일제히 북상 중인 태풍 소식을 전했다. 찬찬히 읽다 보면 좀 어색한 데가 눈에 띌 것이다. 혹시 금세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문장을 살펴보자. 이런 예문은 흔한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조차 모르고 쓴다는 뜻이다.②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주의보는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이 이틀 연속 이어질 때 발령된다.” ③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로펌들은 최근 앞다퉈 ‘국정감사 증인 컨설팅’ 전략을 개발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④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현대차·LG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은 자율복장제를 시행 중이다.”(편의상 날짜는 뺐다.)‘~에 따르면’은 출처를 나타내는 인용구다. 이 말을 아무 데나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 말은 예전에 쓰던 한자어 ‘~에 의하면’을 대체한 것인데, 별 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붙이는 경우가 많다. ‘~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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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松茂柏悅 (송무백열)
▶ 한자풀이松: 소나무 송茂: 무성할 무柏: 잣나무 백悅: 기쁠 열소나무의 무성함을 잣나무가 기뻐함남이 잘되는 것을 좋아함을 이름 - <탄서부(歎逝賦)>중국 서진의 문인 육기(陸機)가 쓴 <탄서부(歎逝賦)>에는 이런 글이 나온다. “진실로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하고 지초가 불타자 혜란이 탄식하네(信松茂而柏悅 嗟芝焚而蕙歎).”송무백열(松茂柏悅)은 ‘소나무의 무성함을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잘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백(柏)은 원래 측백나무를 가리키지만, 현재는 잣나무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소나무와 잣나무는 겨울이 되어도 푸른 빛을 잃지 않아 예부터 선비의 꼿꼿한 지조와 기상을 상징한다. 송백지조(松柏之操, 송백의 푸른 빛처럼 변하지 않는 지조), 송백지무(松柏之茂, 언제나 푸른 송백처럼 오래도록 영화를 누림) 등이 그 예다. 공자는 “날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까지 푸르름을 안다”라고 했다. 소나무와 잣나무를 인간의 지조에 빗댄 것이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도 공자의 이 말에서 제목을 빌려온 듯하다.소나무와 잣나무는 푸르면서도 서로 모습이 비슷해 흔히 가까운 벗을 비유하는 데 사용한다. 송무백열이 대표적 사례다. 혜분난비(蕙焚蘭悲)는 혜란이 불에 타니 난초가 슬퍼한다는 뜻으로, 이 또한 벗의 깊은 우정을 이르는 말이다. 혜(蕙)는 난초의 한 종류다.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백아(伯牙)는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주던 절친한 벗 종자기(種子期)가 죽자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다시는 타지 않았다. 백아절현(伯牙絶絃)은 여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로, 평생 진정한 벗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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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산술·기하평균 부등식 등호 성립할 때가 최소일까?
수리논술에서 주로 출제되는 절대부등식 중 하나가 산술·기하평균 부등식이다. 특히 최솟값을 구할 때 산술·기하평균 부등식을 사용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부등식의 등호가 성립할 때가 항상 최소일 때인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는 점이다. 대개 부등식의 우변이 상수로 고정되면 등호가 성립할 때가 최소일 때와 일치하지만, 우변이 좌변의 변숫값에 따라 같이 변할 때는 부등식의 등호가 성립할 때와 최소일 때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아래 예시 논제를 통해서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해 보면서 논리적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연습해 보자. 포인트산술·기하평균 부등식은 우변이 상수일 때에만 최솟값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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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논점이 어디서 형성되는지부터 파악해야
공손룡은 ‘실’이 ‘물(物)’로부터 파생된 것이라고 하였다. 이때 ‘물’은 아직 분화되지 않은 상태의 천지 만물을 뜻한다. ‘실’은 ‘물’에서 분화된 각각의 개체이고, 이를 지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명’이다. … 그는 어떤 ‘실’은 그것을 가리키는 어떤 ‘명’에 의해서만 유일하게 지시되어야 한다는 것과, 어떤 명은 유일하게 어떤 실만을 지시하여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공손룡에 따르면 서로 다른 실인 이것[此]과 저것[彼]이 똑같이 ‘이것’이라는 명으로 지시된다면 서로 구별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어떤 사람은 ‘이것’이라는 명으로 이것이라는 실을, 다른 사람은 ‘이것’이라는 명으로 저것이라는 실을 지시하는 혼란이 나타나게 된다.(중략)후기 묵가는 하나의 명이 지시하는 실은 오직 하나뿐이라는 주장에도 반대하였다. 하나의 명이 서로 다른 사물을 지시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것과 저것, 두 마리의 새가 모두 학이라면 이것과 저것을 모두 ‘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예시를 들었다.후기 묵가가 명과 실의 엄격한 일대일 관계를 이렇게 부정한 것은 그들의 명에 대한 논의와도 관계가 있다. 후기 묵가는 명을 그것이 지시하는 실에 따라 달명(達名), 유명(類名), 사명(私名)으로 나누었는데, 이 세 가지 명은 외연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 달명은 천지 만물을 총괄하여 지시하는 것으로, 공손룡이 말하는 ‘물(物)’에 해당하는 대상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유명은 수많은 사물 가운데 어느 하나의 속성을 공유하는 것들을 지시하는 이름으로, 후기 묵가는 그 예로 ‘말[馬]’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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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중요 유형으로 자리 잡은 '분류 요약'…반복 연습해야
‘분류 요약’은 다수의 제시문을 대상으로 특정한 기준에 맞게 두 입장으로 나눈 후, 입장별로 요약을 전개하는 유형입니다. 이 유형은 성균관대학교의 오래된 물음 방식이었으며, 다른 학교에서는 간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4년 전부터 이 유형이 확산해 현재는 한국외대, 경희대 등에서도 고정 유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분류 요약은 기본 요약만큼이나 중요한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이 유형의 본질은 ‘요약’과 ‘비교’의 결합으로, 비판적 사고나 해석 등을 요구하는 다른 유형과 비교하면 제시문을 바탕에 둔 능동적 사고의 필요성이 낮아 쉬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난점을 갖고 있습니다. 분류 요약형에서 수험생들의 답안을 모아 보면 주제나 입장을 정확히 포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내용의 논리적 골조 이해나 결론 파악, 제시문 간 관계 통합에서 여러 난점과 마주치곤 합니다. 작은 실수만 해도 ‘오답’이 나오게 되는데, 잘 쓰는 학생도 기복이 커서 반복 연습이 필요합니다.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난도가 높은 기출문제의 유형으로, 4회 정도 연속 반복해야 평균적으로 기술 요령의 감을 잡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수시 지원 후에 2~3회 정도 풀어 보고 고사장에 가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다음은 성균관대학교 문제입니다. 원래 문제의 지문은 각각 2~3배 길지만, 지면 공간상 대폭 축약하고 논지만 살렸습니다. 자유로운 분량이므로 줄 노트에 21줄을 최대 선으로 잡아 쓰거나, 원고지 기준 1000자 이상 1200자 미만의 답안을 구상해 보세요. 답은 다음 호에서 상세히 풀어 보겠습니다.[논제]<보기>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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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삼단논법을 활용해 내용을 판단해 보자
16. 왼쪽 지문을 바탕으로 <보기>의 상황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보기>빛이 완전히 차단된 암실에 A와 B 두 명의 사람이 있다. A는 막대기로 주변을 더듬어 사물의 위치를 파악한다. 막대기 사용에 익숙한 A는 사물에 부딪친 막대기의 진동을 통해 사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B는 초음파 센서로 탐지한 사물의 위치 정보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사용하여 전달받는다. 이를 통해 B는 사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BCI는 사람의 뇌에 컴퓨터를 연결하여 외부 정보를 뇌에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다.① … 기능주의에 따르면, A와 B가 암실 내 동일한 사물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 동일한 대답을 내놓는 경우 이때 둘의 의식은 차이가 없겠군.② … 확장 인지 이론에 따르면, BCI로 암실 내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B의 인지 과정인 경우 B에게 사물의 위치에 대한 심적 상태가 생겨나겠군.③ … 확장 인지 이론에 따르면, 암실 내 사물에 부딪친 막대기의 진동이 A의 해석에 의존해서만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 그 진동 상태는 파생적 상태가 아니겠군.④ … 몸에 의한 지각을 주장하는 입장에 따르면, 막대기에 의해 A가 사물의 위치를 지각하는 경우 막대기는 A의 몸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군.⑤ … 의식을 물질로 환원하는 입장에 따르면, BCI를 통해 입력된 정보로부터 B의 지각이 일어난 경우 BCI를 통해 들어온 자극에 따른 B의 물질적 반응이 일어난 것이겠군.-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 평가- [지문키워드]① …둘의 의식은 차이가 없겠군. ② …B에게 사물의 위치에 대한 심적 상태가 생겨나겠군. ③ …그 진동 상태는 파생적 상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