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在所自處 (재소자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510/01.41996183.1.jpg)
在: 있을 재
所: 바 소
自: 스스로 자
處: 처할 처
어떤 환경에 있는 것은 스스로 처한 것임
스스로 선택에 따라 운명이 달라짐을 이름
-<사기>재소자처
중국 진(秦)나라의 대신 이사(李斯)가 젊어서 아직 초(楚)나라 말단 관리직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그는 변소에 있는 쥐가 사람이 오면 놀라 황급히 도망가는 모습을 보았다. 또 어느 날에는 창고에 들어갔는데, 거기 있던 쥐들은 곡식을 열심히 갉아먹으며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두 곳의 쥐를 본 이사가 탄식하며 말했다.
“사람이 잘나고 못난 것이 쥐와 같구나. 스스로 어떤 곳에 처해 있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구나!(人之賢不肖譬如鼠矣 在所自處耳).”
이사는 서로 다른 쥐의 모습을 보고, 처한 환경에 따라 현자와 군자에 오르기도 하고 우민과 소인으로 전락하기도 한다고 생각했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그럴 수 있는 환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 이사는 곧장 제(齊)나라의 사상가 순자(荀子)를 찾아갔다. 순자의 수제자로 학문을 다진 이사는 당시 막강한 세력을 갖춘 진나라로 다시 떠났다. 진나라의 실권자였던 승상 여불위(呂不韋)의 눈에 든 이사는 진왕의 신임을 얻게 되었고, 천하 통일에 지대한 공을 세워 20여 년 동안 재상직에서 공명을 누렸다.
<사기> 이사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 고사에서 유래해 재소자처(在所自處)는 어떤 환경에 처할지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자신의 처세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