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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函谷鷄鳴 (함곡계명)

    ▶한자풀이函: 지닐 함  谷: 골 곡  鷄: 닭 계  鳴: 울 명'함곡관의 닭 울음소리'라는 뜻으로비굴하게 남을 속이는 하찮은 재주 -<사기(史記)>제나라 맹상군(孟嘗君)은 전국시대 사군자 중 가장 앞 시대 인물이다. 제나라 위왕의 막내아들인 정곽군 전영의 서자로 태어났다. 전영은 사람 보는 안목이 좋았으나 정작 자기 아들 맹상군 전문의 능력은 알아보지 못했다. 전문이 천첩(賤妾)의 자식인 데다 하필이면 5월 5일에 태어나 재수가 없다며 아이를 내다 버리라고 명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을 몰래 길러 장성하자 전영에게 데려갔다. 전문이 아버지에게 물었다.“어째서 저를 버리려 하십니까?” “속설에 5월 5일에 태어난 아이는 문설주만큼 자라면 아비를 죽인다고 하지 않더냐.” “그럼 사람 목숨이 하늘이 아니라 문설주에게서 받은 것입니까? 설령 문설주에게서 받았더라도 문설주를 계속 높이면 그만 아닙니까.”맹상군은 인심이 후해 갖가지 재주 있는 식객이 많았다. 어느 날 진나라 소왕(昭王)의 부름을 받아 여우 겨드랑이 쪽 흰 털이 있는 부분의 가죽으로 만든 갖옷인 호백구를 선물했다. 소왕은 맹상군을 주요 관직에 임명하려 했지만 왕의 신임을 잃을까 염려한 신하들의 반발로 좌절되었다. 신하들은 맹상군을 죽여야 진나라에 후환이 없다고 감언이설로 소왕에게 간했다. 음모를 알아차린 맹상군이 소왕의 애첩 총희에게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호백구를 가져오면 청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개 흉내로 도둑질에 능한 자가 왕에게 바친 호백구를 훔쳐 와 총희에게 주었고, 그녀의 간청으로 맹상군은 석방되었다. 궁을 빠져나와 밤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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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多言數窮 (다언삭궁)

    ▶한자풀이 多: 많을 다  言: 말씀 언  數: 자주 삭  窮: 다할 궁말이 많으면 자주 궁해진다입이 가벼우면 자주 곤란에 처함-<도덕경><도덕경>은 노자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도가(道家)를 대표하는 경전이다. 총 81장으로 구성되며 처세의 지혜와 인생길을 밝혀주는 문구가 가득하다.경전에는 여러 장에 걸쳐 말을 경계하는 구절이 나온다. 5장에는 “말이 많을수록 자주 궁색해지니 중심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多言數窮 不如守中)”라고 했고, 23장에는 “말을 적게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希言自然)”고 했다. 5장에는 “천지는 인하지 않다. 만물을 모두 풀강아지로 여긴다. 성인은 인하지 않다. 백성을 모두 풀강아지로 여긴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천지 만물의 변화는 누구의 개입이나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내뱉는 말이 많으면 자연스러운 과정에 부자연스러운 개입이 될 수 있고, 이는 곧 위기나 화를 자초한다는 것이다.다언삭궁(多言數窮)은 노자의 이런 생각을 반영한 말로, 말이 많으면 자주 궁해진다는 뜻이다. 궁해진다 함은 곤란하고 난처한 상황에 부닥침을 이른다. 말을 많이 해 자칫 화를 초래하는 것보다 침묵으로 내면의 중심을 지키라는 말이다. 흔히 셀 수로 쓰이는 수(數)가 여기서는 ‘자주’라는 뜻으로 사용하며, ‘삭’으로 읽는다. 입은 복을 부르는 입구(口)이자 화를 부르는 입구다. 세상 다툼의 대다수는 입에서 비롯한다. 우리말 속담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도 함의가 비슷하다.공자도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고 거처함에 편안함을 구하지 않으며, 일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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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倨後恭 (전거후공)

    ▶한자풀이前: 앞 전  倨: 오만할 거  後: 뒤 후  恭: 공손할 공이전에는 거만하다 후에는 공손하다상대에 따라 태도가 변하는 것을 비유-<사기(史記)>소진(蘇秦)은 뤄양(洛陽) 사람이다. 제나라 귀곡자(鬼谷子)에게서 학문을 배우고 곤궁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오자 형제와 집안 식구들이 그를 비웃었다.“주(周)나라는 농업을 주로 하고, 상공업에 진력해 2할의 이익을 올리기에 힘쓰는 데 본업을 버리고 혀를 놀리는 일에만 몰두했으니 곤궁한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소진이 이 말을 듣고 부끄럽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방문을 닫고 틀어박혔다. 그러던 중 주서(周書)의 음부(陰符)를 탐독하고, 1년이 지나니 남의 속내를 알아내는 술법을 생각해내었다. 이제는 군주를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한 그는 연(燕)나라와 조(趙)나라로 가서 제(齊), 초(楚), 위(魏), 한(韓)의 여섯 나라가 연합하여 진나라에 대항하는 합종책(合從策)을 건의했다. 여섯 나라는 소진의 뜻에 따라 합종의 맹약을 맺었고, 소진은 합종을 성사시킨 공으로 여섯 나라의 재상을 겸했다.소진이 북쪽의 조왕에게 경위를 보고하기 위해 가는 도중 낙양을 통과했다. 소진을 따르는 일행의 행렬은 임금에 비길 만큼 성대했다. 주나라의 현왕(顯王)은 이 소식을 듣고 도로를 청소하고 사자를 교외에까지 보내 위로하게 했다. 소진의 형제, 처, 형수는 곁눈으로 볼 뿐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 소진이 웃으며 형수에게 말했다.“전에는 그렇게 거만하더니 지금은 이렇게도 공손하니 웬일입니까?”형수가 넙죽 엎드려서 얼굴을 땅에 대고 사과했다.“계자의 지위가 높고 재산이 많기 때문입니다.”소진이 탄식하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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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藏頭露尾 (장두노미)

    ▶한자풀이藏: 감출 장    頭: 머리 두    露: 드러낼 노    尾: 꼬리 미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드러나 있다진실을 숨겨도 거짓의 꼬투리가 보인다는 뜻 - <점강순·번귀거래사>원나라의 문인 장가구(張可久)가 지은 산곡(散曲) <점강순·번귀거래사>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일찌감치 관직에서 물러나 세속의 시비를 멀리하고 머리만 감추고 꼬리를 드러내는 일은 덜어보려 하네(早休官棄職 遠紅塵是非 省藏頭露尾).”이 구절에서 유래한 장두노미(藏頭露尾)는 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기고 감추려 해도 거짓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같은 시기에 왕엽(王曄)이 지은 잡극(雜劇) <도화녀(桃花女)>에도 장두노미가 나온다. 무슨 일이든 흔적 없이 감추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원래 뜻은 쫓기던 타조가 덤불 속에 머리를 처박고 숨으려 하지만 몸 전체를 가리지는 못하고 꼬리를 드러낸 모습을 형용하는 말에서 비롯됐다.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이 이미 드러나 보이거나 진실을 감추려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비유한다. “꿩은 머리만 풀에 감춘다”는 우리말 속담과 함의가 같다. 몸통을 감추고 그림자마저 감춘다는 장형닉영(藏形匿影)도 뜻이 같다. 장두치(藏頭雉)는 ‘머리를 감추는 꿩’이라는 뜻으로, 머리를 처박으면 자기가 보이지 않으므로 온몸을 숨겼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한다.거짓과 관련된 사자성어도 많다. 허전장령(虛傳將令)은 ‘장수의 명령을 거짓으로 꾸며서 전하다’는 뜻으로, 윗사람의 명령을 거짓으로 바꿔서 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전와(以訛傳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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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伐齊爲名 (벌제위명)

    ▶한자풀이伐: 칠 벌齊: 엄숙할 제爲: 할 위名: 이름 명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딴짓함명분은 그럴듯해도 실속이 없음도 비유- <사기(史記)>전국시대 연나라의 장수 악의(樂毅)가 제나라를 공격했다. 지략이 뛰어난 제나라 장군 전단(田單)이 이간계를 썼다.“악의가 제나라를 정벌한 후에는 제나라의 왕이 되려고 한다.”연왕(燕王)이 전단의 반간(反間, 이간질)에 넘어가 제나라 정벌을 멈추게 하고 악의를 연나라로 불러들였다. 군주가 귀가 얇고 의심이 많으면 이간질에 쉽게 넘어가는 법이다. 전단은 악의에게도 “연왕이 당신을 의심하고 있다”고 이간질했다. 악의가 물러난 뒤에는 또 다른 계책으로 연나라 군사들을 혼란에 빠뜨려 빼앗긴 성들을 모두 회복했다. <사기> 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여기서 유래한 벌제위명(伐齊爲名)은 겉으로는 무언가를 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딴생각을 품거나 딴짓을 하는 것을 이른다. 제나라를 정벌하면서(伐齊) 명분만 있을 뿐(爲名), 사실은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명분은 그럴듯하게 내세우나 실속이 없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명(名)은 일을 도모할 때 앞세우는 구실이나 이유다. 명분(名分)의 줄임말인 셈이다.겉과 속이 다르다는 표리부동(表裏不同),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양두구육(羊頭狗肉), 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등을 돌린다는 면종복배(面從腹背),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 겉으로는 명령을 받드는 체하면서 물러가서는 배반한다는 양봉음위(陽奉陰違)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뜻이 비슷하다. 안팎이 같다는 표리일체(表裏一體)와는 뜻이 반대다.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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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鹽車之憾 (염거지감)

    ▶한자풀이鹽: 소금 염  車: 수레 거  之: 어조사 지  憾: 서운할 감소금 수레에 대한 서운함이라는 뜻으로등용되지 못한 인재의 처지를 안타까워함 -<전국책><전국책>은 전한시대 유향이 전국시대 전략가들의 책략을 편집한 책이다. ‘초책(楚策)’ 편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늙은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끌고 태항산(太行山)을 올라가게 되면 발굽은 무력하고 무릎은 꺾이며, 꼬리는 처지고 살갗은 문드러지며, 침을 땅에 질질 흘리고 땀을 온몸에 줄줄 흘리면서 겨우겨우 끌다가 산 중턱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 백락(伯樂)이 이 모습을 보게 되면 곧장 수레에서 뛰어내려 그 말을 부여잡고 통곡하면서 자기 옷을 벗어서 말을 덮어줄 것이다.”백락은 춘추전국시대 진나라 손양(孫陽)이라는 사람인데, 말을 알아보는 재능이 특출했다. 백락이 한번 돌아보면 말값이 치솟는다는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고사성어와 연관된 인물이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도 그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능력을 펼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염거지감(鹽車之憾)은 ‘소금 수레에 대한 서운함’이라는 뜻으로, 능력 있는 인재가 때를 만나지 못하거나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르는 말이다.같은 고사에서 유래하는 기복염거(驥服鹽車)도 뜻이 비슷하다. 천리마가 소금을 실은 수레를 끈다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비천한 일을 맡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기복염차로도 쓴다. 때를 잘못 만난 것을 탄식한다는 불우지탄(不遇之歎)도 뜻이 같다. 재대난용(材大難用)은 재목이 너무 크면 쓰이기 어렵다는 말로, 이 역시 재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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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전비후 (懲前毖後)

    ▶한자풀이懲: 징계할 징前: 앞 전毖: 삼갈 비後: 뒤 후지난 날을 징계하여 뒷날을 삼가다이전 잘못을 교훈 삼아 앞날을 조심하다          - <시경><시경(詩經)>은 공자가 춘추시대 민요를 중심으로 엮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다. <시경> 주송 편에 실린 ‘소비(小毖)’라는 시는 “내 지난 일을 징계하여 후환을 삼가리라(予其懲而毖後患)”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이는 주나라 성왕의 고사에서 비롯한 말이다.성왕은 주나라 무왕(武王)의 아들로, 무왕을 이어 즉위했을 때 아직 나이가 어렸으므로 숙부인 주공(周公)이 섭정을 했다. 주공의 형제인 관숙과 채숙은 주왕(紂王)의 아들인 무경(武庚)과 결탁해 주공이 왕위를 찬탈하려 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어린 성왕이 차츰 그 말을 믿어 주공을 의심하게 되었으므로, 주공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성왕의 곁을 떠났다. 주공이 사라지자 관숙과 채숙은 물 만난 고기처럼 반란을 꾀했다.성왕은 그제야 자신이 속았음을 깨닫고 급히 주공을 불러들였다. 주공이 돌아와 반란을 진압하고 관숙과 채숙 등을 징벌했으며, 다시 섭정하다가 성왕이 장성하자 물러났다. 나중에 성왕은 이 일을 깊이 반성하며 여러 신하 앞에서 말했다.“내 지난일을 징계해 후환을 삼가리라(懲前毖後).”여기서 유래한 징전비후(懲前毖後)는 지난날의 과오를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을 이른다. 조선 시대 재상 류성룡(柳成龍)은 임진왜란을 겪고 나서 후세에 끔찍한 전화(戰禍)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교훈으로 삼기 위해 <징비록(懲毖錄)>을 지었는데, 이 고사에서 제목을 따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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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립신고 (粒粒辛苦)

    ▶한자풀이粒: 낟알 립粒: 낟알 립辛: 매울 신苦: 쓸 고쌀 한 톨마다 모두 고생이 배어 있다농부의 수고로움/곡식의 소중함을 비유 - 이신의 시 '민농(憫農)'이신(李紳)은 당나라 시인이다. 자는 공수(公垂)이며, 당나라 중기에 백거이·원진과 함께 신악부운동을 주창했다. 신악부운동은 옛 악부의 정신과 수법을 빌려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 창작 운동이다. 농부의 노고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담은 그의 ‘민농(憫農)’이라는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김을 매니 해는 벌써 한낮, 땀방울이 벼 아래 땅을 적신다. 뉘 알리오 그릇에 담긴 밥, 한 알 한 알마다 농부의 수고로움이 배어 있는 것을(鋤禾日當午 汗滴禾下土 誰知盤中, 粒粒皆辛苦).”입립신고(粒粒辛苦)는 쌀 한 톨마다 모두 고생이 배어 있다는 뜻으로, 농부의 수고로움을 이르는 말이다. 곡식의 소중함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시 원문 그대로 입립개신고(粒粒皆辛苦)와 함께 쓴다.흔히 곡식 한 톨에도 농부의 땀이 배어 있다고 하는데, 입립신고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농부가 피땀으로 곡식을 가꾸듯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고심하고 애쓰는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차창밖으로 스치는 농촌의 풍경은 포근하고 고즈넉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농부의 땀이 땅을 적신다. 세상의 진실은 머릿속에서 그리는 추상화보다 발로 그리는 풍경화에 더 많이 담겼다.음수사원(飮水思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근원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남북조시대 문인 유신(庾新)이 남긴 말이다.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들도 그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