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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사즉생이 사즉생으로 와전된 까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얼마 전 임원들에게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며 ‘독한 삼성인’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삼성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자리에서다. 반도체를 비롯해 TV, 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전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비상 선언인 셈이다. ‘死卽生’은 틀린 말…‘死則生’이 맞아그의 발언은 곧바로 언론의 대대적 보도로 이어지면서 ‘사즉생’도 함께 화두로 떠올랐다. 이 말은 ‘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대해 각오가 아주 대단함을 이를 때 쓴다. 애초 이순신 장군이 임전무퇴의 각오를 다지며 쓴 말이다. 현대에 와서는 정치 지도자나 기업 CEO들이 눈앞에 닥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종종 인용한다.주목해야 할 것은 의외로 이 말의 정체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 ‘사즉생(死卽生)’으로 쓰지만, 이는 ‘사즉생(死則生)’을 잘못 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에서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즉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으리라”라고 한 데서 따온 말이다. 이를 줄인 게 ‘사즉생 생즉사(死則生 生則死)’다. ‘필사(必死)’는 “죽을힘을 다함”이다. 그래서 ‘필사적’이라고 하면 “죽음을 각오할 정도로 있는 힘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원전이 있는 말이라 원전 그대로 써야 한다.이 표현은 이순신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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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소수의견 존중 위해 '선호도 투표' 도입했죠
이전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다수 투표 방식은 소수의 의견이 쉽게 무시될 수 있고, 때로는 정직하지 않은 전략적 투표를 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선호도 투표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선호도 투표 방식 중 순차적 결선 방식은 유권자가 후보들을 순위별로 평가하고,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 득표자를 제거해 표를 재분배하여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법입니다.예를 들어 어떤 선거에서 후보 A, B, C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도 순위가 각각 다음과 같다고 합시다.1순위 득표수만 정리해보면 후보 A는 30+10=40(표), 후보 B는 35표, 후보 C는 25표이므로 후보 A가 최다 득표이지만, 40표로 절반을 넘지 못합니다. 순차적 결선 방식에서는 이때 최하위 후보인 후보 C를 탈락시키고, 후보 C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의 표는 그 유권자의 2순위인 후보 B에게 재분배되어 합산됩니다. 즉 후보 C를 탈락시키면 후보 A는 30+10=40(표), 후보 B는 35+25=60(표)로, 후보 B가 과반수의 표를 얻었으므로 후보 B가 당선됩니다.순차적 결선 방식은 다수 투표 방식에 비해 당선된 사람의 지지율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18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장샤를 드 보르다(Jean-Charles de Borda, 1733~1799)는 유권자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순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게 하는 보르다 투표 방식을 제안했습니다.예를 들어 어떤 선거에서 후보 A, B, C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도 순위가 각각 다음과 같다고 합시다. 유권자는 1순위에 3점, 2순위에 2점, 3순위에 1점을 줍니다. 이때 유권자들로부터 받은 점수의 총합이 가장 큰 후보가 승리합니다.여기서 1순위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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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良禽擇木 (양금택목)
▶한자풀이良: 좋을 양 禽: 새 금 擇: 가릴 택 木: 나무 목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섬겨야 한다는 뜻 - <춘추좌씨전>공자는 인의(仁義)에 기반한 도덕 정치를 주창했다. 공자가 노나라에서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치국의 도를 유세하기 위해 천하를 떠돌다 위나라에 갔을 때의 일이다. 공자가 위나라의 실력자인 공문자를 찾아가 만났는데, 천하가 알아주는 유가(儒家)의 시조가 왔다며 반겨 맞으면서도 정작 도덕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대숙질(大叔疾)을 공격하는 문제를 화제로 삼으면서 그에 대한 조언만 구할 뿐이었다. 실망한 공자가 답했다.“제가 제사에 대해서는 배운 일이 있습니다만 전쟁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습니다.”공자는 서둘러 자리를 물러 나와 제자들에게 떠날 준비를 하라고 일렀다. 제자들이 오자마자 서둘러 위나라를 떠나려는 이유를 묻자 공자가 말했다.“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고 했다(良禽擇木). 같은 이치로 현명한 신하는 훌륭한 군주를 섬겨야 하느니라.”위나라에는 공자가 표방하는 도덕적 이상 정치를 실현할 임금도, 벼슬아치도 없다는 뜻이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공문자가 황급히 달려와 결코 딴 뜻이 있어서 한 말이 아니라며 위나라에 더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공자가 마음을 풀고 위나라에 좀 더 머무르려 할 즈음에 노나라에서 사람이 찾아와 귀국을 청하자 고향 생각이 간절해 노나라로 돌아갔다.양금택목(良禽擇木)은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는 뜻으로,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섬겨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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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수능 연계해 미적분 학습을…논증형 추론문제 대비
숭실·세종대는 미적분 위주(확률과통계 및 기하는 출제 범위에서 제외)의 출제 및 동일한 수능최저기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선택과목 미이수에 대한 부담 없이 미적분을 집중적으로 대비하면 되므로 수학 2등급대 학생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대학이다. 특히 수능에서 다룬 문제를 바탕으로 수능과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출제하므로 EBS 연계 학습 등 수능 대비와 연동해 논술 준비가 가능하다.다만, 논증 추론형 논제도 수학Ⅱ의 개념과 연동해 일정 부분 출제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 숭실·세종대 ◆ 수리논술 대비 포인트1. 미적분 문제의 난이도는 어렵지 않은 편이나 논증형 추론문제가 수학Ⅱ의 개념과 연동하여 출제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2. 수능 미적분과의 연계성이 높으므로 수능 미적분 학습과 병행하여 공부하면 효율적으로 대비가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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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공장 가동을 시작하다 'come online'
Under the agreement, SK Pharmteco will supply GLP-1 drugs over more than five years, becoming the first South Korean company to win an order for glucagon-like peptide-1 in short supply worldwide. The order is estimated at 1 trillion-2 trillion won, more than twice SK Pharmteco’s annual sales of around 900 billion won.To expand its GLP-1 obesity medication supply, SK Pharmteco in October said that it would build a peptide drug plant in Sejong, South Korea’s administrative capital, with an investment of $260 million. It is expected to come online in 2026 and generate 200 billion-400 billion won in sales annually, starting in 2027.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SK팜테코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최대 2조원(14억 달러) 규모의 비만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수주했다.이번 계약에 따라 SK팜테코는 5년 이상 GLP-1 치료제를 공급하게 되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GLP-1 치료제의 수주를 따낸 첫 번째 한국 기업이 되는 의미 있는 성과다. 이번 수주 규모는 1조~2조 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SK팜테코의 연간 매출 9000억여원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이다.GLP-1 비만 치료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SK팜테코는 지난해 10월 2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세종시에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해당 공장은 2026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2027년부터 연간 2000억~4000억원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설비만 치료제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GLP-1 계열 바이오 의약품의 등장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GLP-1 치료제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했으나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제조 공정이 복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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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전력을 다하다 'Go all out'
Korean Air unveiled its new brand typography, “KOREAN AIR,” in a cleaner and more contemporary font in a solid navy color. The “KOREAN” on the fuselage is almost twice as big as the previous version.The new badge retains the iconic taegeuk, the traditional Korean symbol that has represented the airline since its founding, but now features a sleeker and more modern design.With Asiana Airlines under its wings, the No. 1 Korean flag carrier is expected to become the world’s 11th largest airline by annual passenger volume. It will also operate a total of 238 aircraft and employ some 27,000 staff.“My heart was heavy with responsibility rather than joy when the final EU approval came through,” said Chairman and CEO of Korean Air Cho Won-tae. “As we are poised to become global No. 11, we will go all out to become an airline that is fully embraced by our customers.”대한항공이 새롭게 선보인 로고는 이전보다 깔끔하고 현대적인 서체와 짙은 푸른 색상을 사용했다. 기체에 표기된 “KOREAN” 글자는 이전 버전보다 거의 두 배 커졌다.새로운 로고는 한국의 전통적 상징이자 대한항공 창립 이래 항공사를 대표해온 태극 문양의 원형을 보존하되 더욱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대한항공은 연간 여객 수송량 기준 세계 11위 규모의 항공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총 238대의 항공기를 운영하며 직원 2만7000여 명을 고용하게 된다.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은 “최종적으로 EU의 승인을 받았을 때 기쁨보다 막중한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며 “세계 11위 항공사로 도약하는 만큼 고객에게 사랑받는 항공사가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해설지난해 대한항공은 30여 년간 경쟁사였던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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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동양, 윤리·질서에 초점…서양, 이성·계약 중시
인간 본성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도덕’과 사회제도의 성립 방향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성에 관한 이론의 이해는 사회구조와 운영 원리를 이해하는 기반이 됩니다. 이에 대해 동서양에서는 다양한 이론이 나타납니다. 동양철학은 서양철학에 비해 윤리와 사회질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양에서 사회적 조화를 이룰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집니다. 예를 들어 맹자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네 가지 선한 마음인 사단(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을 갖고 있으며 양지와 양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잃어버린 본심을 되찾고 선한 본성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사회를 바람직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순자는 인간의 타고난 성정이 악하며 선함은 인위적 노력의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예치와 법치 사상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노자와 장자는 인간 본성에 선악이 없으며 흐르는 물과 같이 외적 환경에 따라 흘러갈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인간의 무지함이 아니라 인위적인 사회질서의 부자연스러움을 지적하는 논리입니다.한편 서양에서는 존재론과 인식론이 주되게 다루어지며 근대에 들어서도 본성보다 사회계약과 자유, 이성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본성에 대한 논의가 적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홉스는 인간의 이기성을 강조했습니다. 본성에 관한 고대철학에서의 사상으로부터 여러 철학적 계보를 거치며 데카르트, 흄, 칸트 같은 철학자들이 인간을 분석하는 철학을 발전시켜왔습니다.인간 본성에 관한 고민은 철학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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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표 많이 얻었다고 다수 의견 대표할까요?
지난 겨울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2>가 화제였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게임을 할 때마다 게임을 멈출 것인지,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OX 투표를 합니다. 게임을 이끌어가는 이들은 참가자들의 투표를 통해 게임 지속 여부를 민주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단 한 표라도 많은 쪽이 결정한 방향으로 게임의 지속 여부를 정하다 보니 적은 쪽으로 투표한 사람은 원하지 않지만 정해진 대로 따라야 하고, 결국 원하지 않는 죽음으로까지 내몰리기도 합니다. 이를 보면 과연 투표가 민주적 절차로서 현재에도 여전히 유용한 수단인지를 고민하게 합니다.공정한 의사결정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투표 방법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표 방법들은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러 가지 투표 방법에 활용된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2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투표 방법 중 편리하고 공정한 의사결정 방법이라고 생각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다수결 투표입니다. 그런데 가장 많은 득표를 얻었다고 다수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단순 다수결 투표 방식은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를 승자로 택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선거나 지방선거는 단순 다수결 투표를 실시합니다. 각 유권자는 한 명의 후보에게 투표하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승리합니다.그런데 어떤 선거에서 성향이 비슷한 후보 A, B와 성향이 반대인 후보 C가 <그림1>과 같이 득표했다고 합시다. 이 경우 후보 C가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되지만, 후보 A, B의 지지자들은 후보 C의 정책에 반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다수의 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