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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다고 한다'는 왜 언론의 기피어가 됐을까

    “그는 화재 현장 내부로 진입하지 않고 불을 끄는 부서인 안전센터에 배치됐지만, 구조대원 근무를 강하게 희망했다고 한다.” “A군의 부모는 지난 25일 경찰 조사 도중 배 의원의 보좌진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고 한다.” “오찬에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진도 함께했다고 한다.” 최근 비중 있게 다뤄진 사건을 전한 언론들의 뉴스 문장 일부다.남의 것 인용하는 표현…신뢰 떨어져이들 문장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서술부 ‘~다고 한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널리즘 언어에서 그리 잘 쓰이지 않는, 일종의 기피어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 말은 뉴스 문장에서 왜 환영받지 못하게 됐을까? 이 문장의 서술어는 ‘한다’이다. 그 앞에 온 ‘~다고’는 어미 ‘~다’에 인용을 나타내는 격조사 ‘~고’가 결합한 말이다. 즉 서술하는 내용을 간접적으로 인용해 나타내는 형태다. 문법적으로는 이상이 없다. 이 말은 입말에서 흔히 쓰지만, 언론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 ‘기사의 신뢰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한 기사 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자칫 취재가 부실한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말이 언론의 기피어가 된 까닭은 그 때문이다.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그대로 전달하면 된다. 취재원을 주체로 잡아 “A는 ~라고 말했다”라고 쓰는 게 전형적 문형이다. 기사 문장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이 전달문이다. ‘~라고(다고) 말했다’가 직접 또는 간접인용을 나타내는 형식이다. 이것을 “A는 ~라고 말했다고 한다”라고 쓰는 것은 남의 말을 다시 간

  • 영어 이야기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다 'gobble up'

    The South Korean battery industry is bracing for a grim market as Tesla is seeking every possible means to reduce costs to combat softening electric vehicle demand, while CATL has decided to offer EV batteries at half price.Tesla signaled renegotiations with its suppliers for better pricing to save costs during its conference call on fourth-quarter results, which came in below market expectations due to weaker EV demand.“As we introduce new products, we have the opportunity to renegotiate with existing suppliers for better pricing,” said Karn Budhiraj, vice president in charge of Tesla’s supply chain. Projecting a “notably” slower growth this year, Tesla is “looking at every penny,” he said.Early last year, Tesla gobbled up cylindrical batteries and cathodes from major suppliers at high prices amid a battery shortage.줄어드는 전기차 수요에 대한 대응책으로 테슬라가 비용 절감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모색하고 있는 와중에, CATL이 전기차 배터리를 절반 가격에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는 암울한 시장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테슬라는 전기차 수요 감소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이어진 콘퍼런스 콜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공급 업체와 가격 재협상을 시작할 것임을 시사했다.테슬라 공급망을 담당하는 칸 부디라즈 부사장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공급 업체와 더 나은 조건으로 가격을 재협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된다고 예상하며 “동전 한 푼까지 절약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테슬라는 배터리 부족으로 주요 공급업체의 원통형 배터리와 양극재를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해설최근 전기차 수요가 부진하자 테슬라가 비용 절

  • 영어 이야기

    'brick and mortar'는 오프라인 점포 뜻해

    Woori Financial Group, South Korea’s fourth-largest financial holding company, will reinforce its wealth management service for high-net-worth individual clients despite growing controversy over local banks’ repeated reckless sale of high-risk financial products.“Trust and reliability lie at the heart of banking services. This year will be the first year laying the foundations for Woori Bank’s successful transition into a wealth management bank,” said Woori Financial Group Chairman Yim Jong-yong. Yim unveiled an ambitious goal to expand the financial group’s presence in the wealth management sector at home and abroad to catch up to bigger rivals.In three years, Woori Bank will open a total of 10 wealth management-dedicated banks across Korea including Seoul, Busan and Daegu despite the latest trend of closing brick-and-mortar banks amid accelerated digitalization. The center in Seocho manages funds worth about 1 trillion won in total for its clients.한국의 4대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그룹은 국내 은행들의 반복되는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액 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 최고 경영자인 임종룡 회장은 “금융의 본질은 신뢰입니다. 올해를 우리은행이 자산관리 전문 은행이 되는 원년으로 삼겠습니다”라고 말했다.임 회장은 국내외에서 자산관리서비스를 확장해 경쟁 은행을 따라잡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금융의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은 점포 수를 줄이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3년 내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구 등에 자산관리 특화 점포를 1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자산관리센터는 1조 원에 달하는 고객자산을 관리하고 있다.해설인터넷·모바일 뱅킹의 등장으로 은행들은 점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올해부터 과학 빼고 수리논술만…일반고 학생에 기회

    연세대는 그간 유일하게 의학계열을 제외한 일반 자연계열 논술에서 수학과 함께 과학Ⅱ 영역까지 출제한 대학으로, 과학 영역의 출제 비중과 난도 역시 높은 편이어서 과학고나 영재고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올해 시험을 치르는 2025학년도부터는 연세대도 수리논술만 실시하게 되어 미적분 1~2등급대 학생이라면 출신고의 유불리에 관계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다. 다만, 미적분 외에도 기하와 확률과 통계를 고르게 학습하는 것이 필수이므로 본인의 선택과목 이수 현황과 향후 이들 과목의 학습 계획을 고려해 연세대 수리논술 대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연세대학교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포인트1. 미적분 모의고사 1~2등급대를 유지해야- 미적분 문제풀이 능력은 상위대 수리논술 합격의 필수조건!2.수학적귀납법, 롤의정리 등 교과서의 증명을 반복해서 연습해야- 논리적인 서술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3. 기하/확률과 통계의 전반적인 내용을 꼼꼼하게 학습해야- 이차곡선,벡터,확률,이항분포,정규분포 등 전체 개념을 고르게 학습할 것!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낯선 미디어 언어 '최심신적설'

    1월 하순, 제주 한라산에 50cm가 넘는 눈이 쌓이면서 안전관리를 위해 입산 통제가 이어졌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5일 아침까지 최심신적설 현황은 사제비 54.1cm, 어리목 45.2cm, 삼각봉 28.9cm 등입니다.” 이를 전하는 한 방송사의 보도에 익숙지 않은 말이 눈에 띈다. ‘최심신적설’이 그것이다. 우리말인 듯 우리말 같지 않은, 사전에도 없는 이 말은 어떻게 언론의 뉴스 언어로 등장한 것일까?암호 같은 말은 뉴스 언어로 부적격소수만 아는 전문용어가 공공언어로 포장돼 쓰이고 있는 현실은 우리말이 여전히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위에서 마주치는 ‘정체불명의 우리말’은 수없이 많다. 최심신적설도 그중 하나다.우선 이 말의 구성을 살펴보자. 말의 형태로 미루어보아 한자어일 듯하다. 그렇다면 일감에 ‘최심(最深)+신(新)+적설(積雪)’로 분해해볼 수 있다. 이쯤 되면 대략 말뜻도 짐작된다. 새로 쌓인 눈으로 가장 깊은 것이다. 기상용어로는 ‘하루 동안 내린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의 깊이’를 나타낸다. 말의 단위 하나하나는 어려운 게 없다. 그럼에도 이 말이 까다롭게 느껴지는 것은 말의 구성이 일반적인 우리말답지 않기 때문이다.‘적설량’ 등에서 알 수 있듯, ‘적설’은 비교적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다. ‘신(新)-’ 역시 ‘새로운’의 뜻을 더하는, 아주 흔히 쓰이는 접두사다. 신세대, 신경제, 신기록, 신세계 등 우리말에 무수한 파생어를 만들어내는 소중한 말이다. 그런데 ‘신적설’의 결합은 일상적이지 않다. 전문용어의 범주에 들어가 생소하게 느껴진다. 여기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縣崖撒手 (현애살수)

    ▶한자풀이 縣: 매달릴 현  崖: 벼랑 애  撒: 놓을 살  手: 손 수낭떠러지에서 손을 놓다는 뜻으로막다른 골목에서 용맹심을 떨침 - 송나라 야부도천의 선시(禪詩)현애살수(縣崖撒手)는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다’는 뜻으로, 막다른 골목에서 용맹심(勇猛心)을 떨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회자된 이 말은 버티지 말고 포기하라는 의미보다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기존의 것에 연연하지 말고 더 큰 용기로 새롭게 나아가란 뜻이 강하다. 즉 손을 놓으면 떨어져 모든 것을 잃고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다. 이는 송나라 선사 야부도천(冶夫道川)의 선시(禪詩)에 나오는 구절이다.나뭇가지 잡음은 기이한 일이기에 부족하다(得樹攀枝未足奇)벼랑 아래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로다(縣崖撒手丈夫兒)물은 차고 밤도 싸늘하여 고기 찾기 어려우니(水寒夜冷魚難覓)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도다(留得空船載月歸)달빛만 실은 빈 배에서 고요와 평온이 느껴진다. 배는 비었지만 마음은 풍성한 묘한 대비도 그려진다.현애살수는 김구 선생이 거사를 앞둔 윤봉길 의사에게 한 말로도 유명하다. 자기를 버려 나라를 구하려는 구국충심을 높이 평가하고 그 마음을 깊이 위로한 것이다. ‘죽기를 각오하면 산다’는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死則生)과도 뜻이 닿는다.야부도천은 “대나무 그림자 뜰을 빗질해도 먼지 하나 일지 않고 달빛이 물밑을 뚫고 들어가도 물 위엔 흔적 하나 남지 않네”라는 게송(揭訟, 불교적 교리를 담은 한시의 한 형태)으로도 유명하다.나를 부여잡고 있는 두려움과 공포, 불안을 놓아야 발을 앞으로 내디딜 수 있

  • 학습 길잡이 기타

    수학의 완전성을 증명하기 위한 학자들의 도전

    무엇인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고, 그 언어를 사용해 다른 것을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특정한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다른 단어들로 설명하고 있지 않나요? 한국어로 영어 단어를 설명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납득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국어사전은 어떨까요? 한국어로 한국어 단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 설명 중에 뜻을 모르거나 애매모호한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를 다시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의자’ 같은 일상적인 단어조차 정의하기가 까다롭죠. 일반적으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가구라고 하지만, 가구의 정의에는 ‘실내에서 쓴다’는 설명이 있기에 “그럼 벤치는 의자가 아니냐?”라는 반례를 들 수 있죠. 혹은 앉을 수 있기만 하면 의자라고 한다면 산 중턱에 적당히 놓여있는 바위도 의자가 될 것입니다.학자들에게 이러한 문제는 매력적인 주제였습니다. 철학자, 언어학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이러한 ‘정의 내림’에 대해 그들 나름의 해석과 이론을 정리하기 바빴습니다. 수학자들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입니다.수학자들의 관심은 명확했습니다. 애매모호하고 논쟁이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단어나 표현을 완전히 몰아내는 동시에 어느 것 하나 “원래 그런 거야”라거나 “이건 어쩔 수 없지”라는 식으로 넘어가지 않는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즉 완벽한 무모순의 논리체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기원전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에우클레이데스)의 원론이 그 시작입니다.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의 저술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危若朝露 (위약조로)

    ▶한자풀이  危: 위태할 위    若: 같을 약    朝: 아침 조    露: 이슬 로위태롭기가 아침 이슬 같다는 뜻으로곧 사라질 수 있는 아주 위급한 상황 -<사기(史記)>중국 전한(前漢) 시대 역사가 사마천이 쓴 <사기> ‘상군열전’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상앙이 진나라 재상으로 있은 지 10년이 지났을 무렵, 철저히 법에 따른 개혁정치가 시행되자 종실과 귀족 중에 그를 원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어느 날 상앙이 진나라의 현명한 선비 조량(趙良)에게 교류를 청하자, 조량은 “어울리는 자리가 아닌데 차지하는 것을 탐위(貪位)라 한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상앙은 오랑캐 풍습처럼 아비와 아들이 구별도 없이 살던 나라를 개혁해 남녀를 구별하게 하고 큰 궁궐을 짓고 살게 되지 않았냐며 자신의 진재상 역할과 오고대부의 현명함 중 어느 쪽이 나은지 물었다. 이에 조량이 답했다.“오고대부 백리해(百里奚)는 형(荊) 땅의 비천한 사람이었습니다. 진목공이 그를 데려와 재상을 맡기니, 6, 7년 만에 동쪽으로는 정(鄭)나라를 정벌하고 초(楚)나라의 재난도 구제했습니다. 나라 안에 가르침을 베푸니 먼 곳에서 조공이 오고 제후에게 덕을 베푸니 주변 오랑캐가 복속했지만, 그는 진나라 재상이 되어서도 수레에 앉지 않고 더워도 장막을 펴서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가 죽자 진나라 남녀 모두가 눈물을 흘렸고,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군께서는 진나라 재상으로 백성을 위해 일하지 않고 궁궐만 크게 지었으니 공이라 할 수 없습니다. 군께서 외출할 때에는 수레 10여 대와 무장한 병사들이 뒤따릅니다. <서경>에 이르기를 ‘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