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兩敗俱傷 (양패구상)](https://img.hankyung.com/photo/202508/01.41349068.1.jpg)
兩: 두 양
敗: 패할 패
俱: 함께 구
傷: 다칠 상
양측이 싸워 둘 다 상처를 입다
서로 손해만 주는 무의미한 다툼
-<전국책>
춘추전국시대 때 제(齊)나라가 위(魏)나라를 공격하려고 했다. 그러자 제나라 학자 순우곤이 왕을 찾아가 말했다.
“옛날에 천하에서 가장 빠른 사냥개인 한자로(韓子盧)와 천하에 가장 교활한 토끼인 동곽준(東郭逡)이 있었습니다. 한자로가 동곽준을 잡으려고 산을 세 바퀴나 돌고 다섯 번이나 오르내렸습니다. 결국 둘 다 지쳐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고, 그 광경을 보던 농부가 힘들이지 않고 죽은 개와 토끼를 주워갔다고 합니다. 지금 제나라와 위나라는 이미 서로 오랫동안 맞붙어서 병사들은 모두 지쳐 있고 백성들의 생활은 피폐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위나라를 공격하신다면, 강한 진(秦)나라나 큰 초(楚)나라가 그 틈을 타서 마치 그 농부와 같은 공을 얻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순우곤의 말을 들은 제나라 왕은 일리가 있는 생각이라 여겨 공격하려던 계획을 멈추고 병사들을 휴식시키도록 명했다. <전국책> 제책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유래한 양패구상(兩敗俱傷)은 ‘양쪽이 모두 패해 상처를 입는다’는 뜻으로, 서로 손해만 주는 의미 없는 다툼을 이르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