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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藏頭露尾 (장두노미)
▶한자풀이藏: 감출 장 頭: 머리 두 露: 드러낼 노 尾: 꼬리 미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드러나 있다진실을 숨겨도 거짓의 꼬투리가 보인다는 뜻 - <점강순·번귀거래사>원나라의 문인 장가구(張可久)가 지은 산곡(散曲) <점강순·번귀거래사>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일찌감치 관직에서 물러나 세속의 시비를 멀리하고 머리만 감추고 꼬리를 드러내는 일은 덜어보려 하네(早休官棄職 遠紅塵是非 省藏頭露尾).”이 구절에서 유래한 장두노미(藏頭露尾)는 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기고 감추려 해도 거짓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같은 시기에 왕엽(王曄)이 지은 잡극(雜劇) <도화녀(桃花女)>에도 장두노미가 나온다. 무슨 일이든 흔적 없이 감추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원래 뜻은 쫓기던 타조가 덤불 속에 머리를 처박고 숨으려 하지만 몸 전체를 가리지는 못하고 꼬리를 드러낸 모습을 형용하는 말에서 비롯됐다.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이 이미 드러나 보이거나 진실을 감추려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비유한다. “꿩은 머리만 풀에 감춘다”는 우리말 속담과 함의가 같다. 몸통을 감추고 그림자마저 감춘다는 장형닉영(藏形匿影)도 뜻이 같다. 장두치(藏頭雉)는 ‘머리를 감추는 꿩’이라는 뜻으로, 머리를 처박으면 자기가 보이지 않으므로 온몸을 숨겼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한다.거짓과 관련된 사자성어도 많다. 허전장령(虛傳將令)은 ‘장수의 명령을 거짓으로 꾸며서 전하다’는 뜻으로, 윗사람의 명령을 거짓으로 바꿔서 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전와(以訛傳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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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싸움을 멈추고 화해하다 'bury the hatchet'
South Korea’s two warship builders - HD Hyundai Heavy Industries and Hanwha Ocean - have agreed to bury the hatchet and join forces to bid for overseas warship construction projects as one team.The two companies have fiercely competed for shipbuilding projects in Korea and abroad and were recently embroiled in a legal battle over the 7.8 trillion won next-generation Korean destroyer (KDDX) project.The KDDX is the first destroyer built entirely using domestic technology. Sources said Hanwha Group Vice Chairman Kim Dong-kwan and HD Hyundai Senior Vice Chairman Chung Ki-sun negotiated the reconciliation.Their decision to reconcile came after the two rivals failed to win an A$11 billion order from Australia to build 11 advanced frigates. This dealt a blow to the Korean shipbuilding industry, which seeks a new growth driver in the global warship market.국내 군함 ‘빅 2’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그동안의 다툼을 멈추고 서로 힘을 모아 해외 군함 건조 입찰에 한 팀으로 참여하기로 합의했다.국내외 선박 수주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온 두 회사는 최근 7조8000억원짜리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입찰을 놓고 법원 분쟁에 휘말렸다. KDDX는 국내 기술로만 제조한 첫 번째 전투함이다.하지만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해당 사안에 대해 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두 업체 모두 11척의 첨단 호위함을 건조하는 110억 호주 달러 규모의 호주 군함 입찰에서 탈락한 이후 화해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업체의 탈락은 글로벌 군함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한국 조선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해설한국 방위산업은 전투기, 장갑차, 곡사포 등 굵직한 해외 무기 사업 수주를 통해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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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그림·소리 데이터화에 최적…'딥러닝 혁명' 일으켜
행렬은 17세기에 이르러 수학자들에 의해 더욱 체계적으로 구조화되었습니다. 당시 수학자들은 행렬을 단순히 숫자의 배열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이를 연립방정식과 선형 변환을 처리하는 강력한 도구로 정립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체계화 과정은 19세기 아서 케일리와 제임스 실베스터의 연구로 완성되며 현대적인 행렬 이론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단순 계산을 빠르게 하기 위해 주판 같은 수작업 도구를 사용했고, 17세기에는 블레이즈 파스칼이 덧셈과 뺄셈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계산기를 발명했습니다. 이후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는 곱셈과 나눗셈까지 가능한 기계를 개발하며 계산 도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습니다.19세기에는 찰스 배비지가 기계적으로 수학적 계산을 수행하고, 조건문과 반복문을 활용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기계를 구상했습니다.1945년에 개발된 ENIAC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이진법을 사용했는데, 0과 1이라는 단순한 입력 체계가 전자회로 설계를 단순화하고 연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후 컴퓨터는 더 작은 크기와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 발전했으며, 1950년대 트랜지스터의 발명과 1960년대 집적회로(IC)의 개발로 컴퓨터는 빠른 연산과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행렬은 데이터를 직사각형 배열로 정리해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는 데 유용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좀 더 쉽게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950~1960년대에는 포트란(Fortran) 같은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함으로써 행렬 연산을 자동화하고 복잡한 계산을 간단한 명령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언어는 행렬 연산을 간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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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불평등 필수" vs "착취"…관점 정리해 반복학습을
이번 호에서는 차별과 갈등의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상반된 두 관점을 논술 실전 유형으로 치환해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 분류하고 요약하는 유형을 정형적 유형으로 출제하는 학교는 성균관대·경희대·한국외대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서강대·이화여대·동국대 등에서 출제되고 있는 유형이므로 반복해서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주제와 유형을 동시에 익기 위해 아래 문제의 답안을 진지하게 구상해보세요.[문제] <제시문 1> ~ <제시문 4>는 사회문화 현상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제시문 1]스펜서의 주된 목적은 부수적 현상인 정신상태의 진화보다는 사회구조와 사회질서의 진화에 놓여 있었다.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스펜서에게도 관념은 부수적 현상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스펜서는 사회를 유기체적 진화로 이해하려 했다.스펜서는 사회학이 오직 자연적·진화적 법칙이라는 생각에 기초를 둘 때에 비로소 과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질서가 자연법칙에 속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존재하는 한, 사회학은 완전한 과학의 범주에 속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스펜서에게 있어 우주의 모든 현상은 진화의 법칙에 종속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인구의 증가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회도 이러한 진화의 법칙에서 유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스펜서는 사회제도를 그것이 속해 있는 전체적인 구조와 관련지어 분석했다. 당시의 기준으로 보아도 이상하고 불쾌한 것으로 보이는 관습들이 다른 특정 사회에서도 전혀 무가치했을 것이라고 파악하는 공통적인 오류에 대해 그는 “원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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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伐齊爲名 (벌제위명)
▶한자풀이伐: 칠 벌齊: 엄숙할 제爲: 할 위名: 이름 명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딴짓함명분은 그럴듯해도 실속이 없음도 비유- <사기(史記)>전국시대 연나라의 장수 악의(樂毅)가 제나라를 공격했다. 지략이 뛰어난 제나라 장군 전단(田單)이 이간계를 썼다.“악의가 제나라를 정벌한 후에는 제나라의 왕이 되려고 한다.”연왕(燕王)이 전단의 반간(反間, 이간질)에 넘어가 제나라 정벌을 멈추게 하고 악의를 연나라로 불러들였다. 군주가 귀가 얇고 의심이 많으면 이간질에 쉽게 넘어가는 법이다. 전단은 악의에게도 “연왕이 당신을 의심하고 있다”고 이간질했다. 악의가 물러난 뒤에는 또 다른 계책으로 연나라 군사들을 혼란에 빠뜨려 빼앗긴 성들을 모두 회복했다. <사기> 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여기서 유래한 벌제위명(伐齊爲名)은 겉으로는 무언가를 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딴생각을 품거나 딴짓을 하는 것을 이른다. 제나라를 정벌하면서(伐齊) 명분만 있을 뿐(爲名), 사실은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명분은 그럴듯하게 내세우나 실속이 없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명(名)은 일을 도모할 때 앞세우는 구실이나 이유다. 명분(名分)의 줄임말인 셈이다.겉과 속이 다르다는 표리부동(表裏不同),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양두구육(羊頭狗肉), 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등을 돌린다는 면종복배(面從腹背),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 겉으로는 명령을 받드는 체하면서 물러가서는 배반한다는 양봉음위(陽奉陰違)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뜻이 비슷하다. 안팎이 같다는 표리일체(表裏一體)와는 뜻이 반대다.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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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에 따르면'은 어떻게 상투어가 됐나
“야권발 가짜 뉴스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장에 들어가 투표를 한 ○○○ 의원이 의총장을 뚫고 나오느라 옷이 찢어졌다고 했다.” “사측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올해 중랑천 일대 메타세쿼이아길 조성 나무 심기 행사에 참여해 동대문구의 탄소중립 실천과 녹색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군더더기로 쓰일 때 많아 조심해야문장 첫머리에 나오는 ‘~에 따르면’은 자칫 군더더기로 쓰일 때가 많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글쓰기에서 문장 구성상의 중복 표현은 거의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쓰는 이나 읽는 이나 무심코, 습관적으로 붙이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투적 오류’라고 한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없어도 되는, 아니 없으면 표현이 더 간결해지고 글의 흐름이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당연히 문장에도 힘이 붙는다. 대표적인 게 ‘~에 따르면’이다.예문에서도 불필요한 덧붙임이란 게 드러난다. 가짜 뉴스를 주체로 삼아 ‘가짜 뉴스에 따르면’이라고 한 표현은 어색하다. 바로 주절을 쓰고, 그것이 야권발 가짜 뉴스라는 점을 풀어주면 된다. ‘사측에 따르면’ 역시 이미 드러난 사실을 전달하는 문맥에서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삭제하고 나면 문장이 더 간결하다.‘~에 따르면’ 용법을 온전히 알려면 동사 ‘따르다’가 연결어미 ‘-면’으로 활용한 꼴을 살펴야 한다. 조사 ‘-에’와 결합하는 ‘따르다’는 통상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어떤 일이 다른 일과 더불어 일어나다’의 뜻이다. “증시가 회복됨에 따라 경제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같은 문장에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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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 'goldilocks'
Analysts say expectations for stronger performances, not just from chipmakers but by automakers, chemical makers and shipbuilders will drive the stock market higher, creating a Goldilocks environment for investors.A Goldilocks market is one performing well enough to avoid losses and even provide a solid return for investors, but not so well that it creates a bubble.According to market tracker FnGuide, the combined operating profit estimate of 276 listed companies for 2021 is 180.2 trillion won, up 38% from this year and above their all-time high profit of 177.5 trillion won in 2018.Chipmakers, which have led the local market’s gains, will be joined by petrochemical makers, including LG Chem, Kumho Petrochemical and Lotte Chemical. Analysts expect chemical makers’ combined operating profit to reach a record 8.5 trillion won in 2021.분석가들은 반도체 회사뿐 아니라 자동차, 화학, 조선업체 등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주식 시장을 끌어올려 투자자에게 골디락스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한다.골디락스 시장이란 손실을 피하고 투자자에게 견고한 수익을 제공할 만큼 좋은 성과를 보이지만, 버블을 형성할 만큼 과열되지 않은 시장을 말한다.시장조사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6개 상장사의 2021년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올해보다 38% 증가한 180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인 2018년의 177조5000억보다 높다.국내 주식시장 성장을 이끈 반도체 회사 외에도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회사들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분석가들은 화학회사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21년에 사상 최대인 8조5000억 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해설‘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라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으시죠? 영국 전래동화로 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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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혼외자'가 소환한 차별어 논란
지난달 배우 정우성 씨의 ‘비혼 출산’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에 여러 시비를 불러왔다. ‘차별어 논란’도 그중 하나다. 한 전직 여성가족부 차관이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정우성 씨의 아이를 언급하며 ‘혼외자’라고 부르지 말자고 지적한 게 발단이 됐다. ‘혼외자’는 차별적 용어이므로 아이를 중심에 두고 ‘아들’이라고 부르자는 게 요지다. 혼외자니 혼중자니 하는 말은 법률용어다. 민법에서 부모의 혼인 여부에 따라 태어난 아이를 ‘혼인외의 출생자’(혼외자)와 ‘혼인 중의 출생자’(혼중자)로 구분한다.주체에 따라 ‘저출산-저출생’ 구별돼이 논란의 핵심은 언어의 ‘관점(point of view)’이다. 누구의 관점에서 말하는가? 모든 언어에서 이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가령 국가 존폐의 위기라고 지적하는 우리나라의 ‘저출생’ 또는 ‘저출산’ 문제에도 이 관점이 담겨 있다. ‘출산율’을 차별어로 주장하는 근거는 그 개념이 여성을 주체로 하기 때문이다. 산(産)이 ‘낳을 산’ 자다. 그러니 ‘저출산’은 아이를 낳는 여성에 중점을 둔 말이고, ‘저출생’은 태어나는 아이에게 초점을 맞춘 말이다.‘저출산’이라고 할 때, 출산의 주체가 여성이라 마치 저출산이 여성 탓이라는 불필요한 오해 또는 왜곡된 과잉 해석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여성계에서 있었다. 좀 더 중립적 표현인 ‘출생률’ ‘저출생’으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전에 저출산으로 써오던 말이 근래 저출생으로 바뀌어가는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 다만 저출산과 저출생은 엄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