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良禽擇木 (양금택목)
▶한자풀이

良: 좋을 양
禽: 새 금
擇: 가릴 택
木: 나무 목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섬겨야 한다는 뜻
- <춘추좌씨전>

공자는 인의(仁義)에 기반한 도덕 정치를 주창했다. 공자가 노나라에서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치국의 도를 유세하기 위해 천하를 떠돌다 위나라에 갔을 때의 일이다. 공자가 위나라의 실력자인 공문자를 찾아가 만났는데, 천하가 알아주는 유가(儒家)의 시조가 왔다며 반겨 맞으면서도 정작 도덕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대숙질(大叔疾)을 공격하는 문제를 화제로 삼으면서 그에 대한 조언만 구할 뿐이었다. 실망한 공자가 답했다.

“제가 제사에 대해서는 배운 일이 있습니다만 전쟁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습니다.”

공자는 서둘러 자리를 물러 나와 제자들에게 떠날 준비를 하라고 일렀다. 제자들이 오자마자 서둘러 위나라를 떠나려는 이유를 묻자 공자가 말했다.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고 했다(良禽擇木). 같은 이치로 현명한 신하는 훌륭한 군주를 섬겨야 하느니라.”

위나라에는 공자가 표방하는 도덕적 이상 정치를 실현할 임금도, 벼슬아치도 없다는 뜻이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공문자가 황급히 달려와 결코 딴 뜻이 있어서 한 말이 아니라며 위나라에 더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공자가 마음을 풀고 위나라에 좀 더 머무르려 할 즈음에 노나라에서 사람이 찾아와 귀국을 청하자 고향 생각이 간절해 노나라로 돌아갔다.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양금택목(良禽擇木)은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는 뜻으로,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섬겨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혜안(慧眼)은 둥지를 틀 좋은 나무를 알아보는 눈이다.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 나의 재능을 키워줄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다. 나 또한 누군가가 둥지를 틀 좋은 나무가 되어야 한다.

의지할 언덕이 있는 삶은 고돼도 외롭지 않고, 의지할 언덕이 되어주는 삶은 찬 바람에도 마음이 늘 따뜻하다.